보이지 않는 수호신

마지막화 이후 시점 아스유마 단편

감미료 by 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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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이후의 아스트랄은 장난을 좀 칠 수도 있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정말 강한 수호신이 붙어있구나.”

아스트랄과 헤어지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온 뒤, 여러 날을 지내고 새해를 맞은 첫날. 하트랜드 구석에 있던 신사의 첫 참배에 참석해 할머니와 친분이 있는 신주님과 같이 인사를 나누던 그때, 츠쿠모 유마가 돌연히 들은 말이었다.

신주님은 여기서 모시는 신보다도 강하다며, 마지막으로 본 뒤 1년이 지났을 뿐인데 그사이에 어떻게 이런 힘을 가진 수호신을 데려왔는지 참 신기하다는 말을 했다. 힘이 워낙 강력해, 악한 마음을 가진 신이 아니라서 다행일 정도라고 했다.

“너를 굉장히 아끼는 것 같구나.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면 사소한 것이어도 좋으니 공물을 바치는 게 좋겠지.”

살짝 웃으며 말하던 신주님의 모습을 보고, 그 이후 유마는 굉장히 좋은 일이나 기쁜 일이 생기면 다락방으로 올라가 창가에 작은 과자나 젤리, 사탕을 두었다. 혹시나 수호신의 입맛이 까다로울까, 코토리나 다른 친구들에게 어떤 간식이 맛있는지 물어보면서 최대한 엄선한 간식들을 창가에 두었다. 유마 나름의 배려였다.

창가에 처음 올려둔 날, 약간 의문도 들던 유마였지만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다락방에 올라가 보니 올려둔 간식이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였다. 혹시나 해서 누나나 할머니, 엄마나 아빠에게도 여쭤봤지만, 유마가 실컷 자고 있던 사이에 그 누구도 다락방에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약소한 공물을 바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좋은 일이 생겨 다락방 창가에 동생 샤ㅋ…아니, 리오가 맛있다고 이야기한 젤리 두어 개를 올려놓은 지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

소규모로 열린 듀얼 대회에서 유마가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품은 카드팩 17개와 쌀 한 포대. 힘겹게 쌀을 들고 와 집에 돌아온 유마는 듀얼을 하고 왔는데도 누나가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마침 쌀이 다 떨어졌다고 했다. 유마 자신보다도 쌀이 더 기뻤던 것 같지만, 갓 지은 듀얼밥을 먹을 수 있었으니 아무렴 어떤가 싶었던 그였다.

실컷 듀얼을 한 다음 먹는 듀얼밥은 정말이지 맛있었다. 가족과 함께 한 저녁 식사를 마친 유마는, 자기 손에 들려있던 마지막으로 남은 듀얼밥을 바라보더니 이내 자신의 방으로 갔다. 방 한쪽에 있는 다락방으로 향하는 통로를 타고 올라가, 이번엔 간식 대신 듀얼밥을 다락방 창가에 올려두었다.

“이번에 듀얼 대회에서 우승했어. 상품으로 받은 쌀로 만든 듀얼밥인데, 되게 맛있다구! 수호신님?도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래서 오늘은 간식 대신 듀얼밥이야!”

행여 간식이 아닌 다른 음식이 올라와 있는 것에 놀랄까 일부러 소리 내 말한 유마는 활짝 웃으며, 듀얼밥도 먹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소리에 힘을 실었다.

아스트랄은 다락방을 내려가는 유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유마가 상품으로 받아온 카드팩들 안에 있는 카드를 몇 장 정도 바꿔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창가에 올려져 있는 듀얼밥에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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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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