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뱅] 야상곡

국적불명 가상근세 20세기 무협펑크AU

LIGHT SPEED by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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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타입 재업로드

* 국적 불명 무협 AU 근데 이제 무림이 쫄딱 망한... 일대종사(2013) 엽문 시리즈(2008~) 와호장룡(2000) 외 이것저것이 막 섞여 있습니다

* 작중에 등장하는 지명과 사건 등은 모두 실제 장소나 역사와 무관합니다. 기존 무협의 보편적 설정과도 다른 구석이 많습니다.

夜想曲

BGM : Chopin: Nocturne No. 13 In C Minor, Op. 48 No. 1

다리를 저는 선생이 있다기에 찾은 매강의 쪽방에서는 아편 냄새가 났다.

남자는 모자를 벗어 차탁에 내려놓았다. 비스듬한 그림자가 벗겨지면 검은 눈이 형형하다. 권하지도 않은 의자를 찾아 앉는 것을 보고 선생은 혀를 찼다. 차탁과 어울리지 않는 모양의 낡은 의자가 봉변을 당한 듯 삐걱거렸다.

"선생이 아편쟁이인 거 애들도 아나?"

"아이고, 도련님은 모르시겠지만 이 동네에서 아편쟁이 정도면 흠도 아니네요."

의자를 차지한 남자는 무심코 긴 숨을 토했다. 오래 걸은 것이 분명하나 나무로 된 의자는 나그네를 반길 줄 몰랐다. 의자가 항의하듯 힘겹게 삐걱거렸다. 선생이 조금 웃었다.

끌려 올라가는 입매의 모양새는 익히 알던 것이다. 그는 뜻밖에도 그다지 나이 들지 않은 것 같다.

그 시절을 돌이켜보았을 때 온통 금빛인 것은 호시절의 은유 따위가 아니다.

그 즈음에는 정말로 모든 것이 금빛이었다. 장도의 여장각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가구架構에 매달린 금편만 떼어도 인근의 어린애들을 다 먹이고 입혀 혼사까지 본다는 여장각. 초대 종사가 기와집 세 채와 바꿔 지었다는 무림의 궁성. 너무 거대한 것은 본디 가려지지도 않는 법이라 그 시절의 장도에게는 겸양이야말로 거만이었다. 남자는 어느 날 어린 눈으로 올려다보던 그 무수한 금붙이들을 기억하고 있다. 흑칠 된 목재 위에서 그것들은 별처럼 빛났다.

어느날은 병찬도 그 아래 서 있었다.

'드릴 수 없는 것을 가져가신다기에 돌려받으러 왔습니다.'

조형이 장도에 패한 지 사흘. 청년은 뒷짐 진 자세가 가지런했다.

얻기 위해서는 증명해야 하는 것이 그즈음의 법도였으므로 장도는 무림의 예로 손님을 환영했다. 홀로 온 객에게 종사는 자신의 장자를 내었고, 조형의 명예를 돌려받는 데에는 두 뼘 어치 금이면 족했다.

소년의 발아래에서 여장각의 나무 바닥이 갈라졌다. 옻칠이 스미지 않은 해묵은 나뭇결이 갈라진 자리를 따라 톱니처럼 일어났다.

나무 쪼개지는 소리가 나면 병찬이 웃었다. 종수의 손날이 그 턱밑에 닿으려던 찰나였다. 목을 내어주고도 그 눈이 확신하고 있었다. 목이 아니라 숨을 내주었더라도 그는 지지 않았을 것이다. 장도의 제자들은 여장각의 마룻바닥 한 쪽이라도 필부의 목숨보다 귀히 여겼으므로.

무공이란 정밀함의 싸움이지요. 

병찬이 정중히 포권했다. 조소는 청량했다.

갈라진 바닥은 사흘도 채 되지 않아 빠르게 보수되었다. 바닥의 색을 맞추느라 부러 웃돈을 주고 묵은 목재를 구했노라고 숙덕거리는 장부쟁이들을 종수는 보았다. 목수들이 서너번 오간 뒤에는 갈라진 자리를 손으로 더듬어 찾기도 어려웠다. 여장각은 그날을 애써 잊었다. 해도 조형의 무관이 장도를 상대로 명맥을 보전하였다는 소문만은 낭만적인 설화처럼 오래도록 남았는데,

이제는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장도의 패도覇道는 실패했다. 온 무림을 제 아래로 쓸어모아 시대의 물살을 막아보겠다는 발상은 천진한 오만이었다. 옛 시대는 장중하게 매장되었다. 천하를 꿈꿨던 패자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달군 모래나 천 근이 넘는 철퇴에도 끄떡없던 무예가들은 총을 막아내지 못했고 그보다는 재화와 권세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곰살맞은 유행가를, 전깃불의 어른대는 빛무리를 이기지 못했다. 강직한 자들은 꺾이고 겁쟁이들은 도망쳤다.

그렇다면 살아남은 자는.

창밖에서 무어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자경단이 순찰을 시작한 모양이었다. 몇 달 전부터 조직된 이 골목의 방범책이었다. 가진 것 없는 동네에도 좀도둑은 들끓었으니.

소리에 종수는 눈을 비껴뜬 채 한참을 멈추었다. 시선은 소리의 보잘것없는 정체를 파악한 뒤에야 신중하게 돌아왔다. 병찬이 그 모습을 보고 어렴풋이 웃었다. 주저 없는 살기는 폭력의 자취일 것이다. 익숙한 것이 반가운 얼굴 위에서 하염없이 낯설다.

이제껏 안부를 몰랐던 것이 외려 다행이다. 들었으면 좋은 소리는 아니었겠지. 병찬은 어렵지 않게 추측한다.

"그래서. 매강에는 어쩐 일이야?"

"사람 하나 찾으려고."

"혹시 그게 나?"

"아니거든?"

"아닌 것 치고 찾아온 게 용해서 물어봤지."

"... 쥐새끼 하나가 매강에 있대서."

종수는 진작 받아둔 찻잔을 처음으로 기울였다. 연원을 가늠키 어려운 싸구려 다완에도 입술은 서슴없이 닿았다.

그 얼굴에 비스듬하게 빛이 든다. 이미 해가 진 지 오래거니와 쪽방은 한낮에도 빛이 들지 않았으므로 볕일 리는 만무하다. 아마 어느 자전거에 달린 야간등이나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짧은 빛은 척박한 얼굴을 밝혔다가 사라진다.

남자가 소년이 아닌 것처럼 그것은 달빛이 아니다.

병찬은 언젠가 종수가 나이 든 모습을 상상했다. 그 깎은 듯한 얼굴도 시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리라 짐작했다. 선녀의 옷깃에도 바위가 닳는데, 성마른 낯이라고 세월을 이기겠는가. 그리하여 노도를 다스려 종이연의 등을 밀 줄 알게 된다면, 벽력을 다스려 이슬을 어루만질 수 있게 된다면, 어른이 된다면, 그 철모르는 소년이.

모든 것이 흘러 변한 후에도 한때 그렸던 것만은 오지 않으니 우스운 일이다. 어떤 것은 십수 년 전에 영영 멈췄다.

"... 쥐새끼라면 쥐새끼인 대로 살게 두지."

종수가 눈을 든다.

"여장각이 무너진 게 쥐새끼 한 마리 때문도 아닌데."

시궁창에 구더기가 끓는 것이 자연하듯 어떤 시대에 사람이 쥐새끼만도 못한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병찬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회상한다. 살아남은 자들은 어디로 가나.

침몰하는 배에서 쥐 떼가 뛰쳐나가듯 가라앉는 무림에는 배신자가 숱했다. 그들은 사부와 제자와 사형제를 팔아넘겨 안위를 샀다. 개중 여장각에서 온 것들은 특히 값비싸게 여겨져 비겁자가 저버리기에 좋았다.

그러나 그들이 직접 여장각을 허문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러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여장각은 철거 시점에서 이미 반파되어 멀쩡한 건물이라고는 회장 하나와 서고 몇, 어린 제자들이나 문객들을 재우던 숙소 뿐이었다. 쓸 만한 건물까지 추리자면 그보다 좀 더 되었으나 비가 새거나 마루가 기울어 보기에 썩 흉흉했다.

종전 이후 군부는 여장각의 전흔을 미담으로 칭송하지도 흉물로 비난하지도 않았다. 대신 어느 날 중년의 관료 하나가 여장각의 문전에 토지 등록 말소로 인한 강제 집행 공고를 내붙인 뒤 트럭을 타고 떠났다. 그자의 상관도 한때는 여장각의 식솔이었다는 것을 인근의 사람들 모두가 알았다.

여장각이 있던 자리에는 이제 무슨 제재소인가 방직소가 들어왔다고 했는데, 병찬은 가보지 못했으니 알 수 없는 일이다.

"선생 노릇 몇 년 하더니 다 물러 빠졌네."

"너도 애들이랑 부대껴 봐, 이 버르장머리 없는 자식."

병찬은 여장각을 지키지 못한 이들을 비난하지 않았다. 싸움이 있었다면 누군가 지는 것은 당연했다. 평생 배워오지 않았는가. 그런 것은 부끄럽지 않다. 배신자를 힐난할 처지도 되지 못했다. 썩은 나무에 벌레가 끓는 것이 벌레의 잘못은 아닐 테니까.

다만 어떤 밤이면 싸울 도리조차 없이 스러진 이름들이 생경했다.

조형의 천화관은 무너지지 않았다. 전란도 운 좋게 비껴낸 고식의 무관은 내부가 개조되어 한 퇴역 장성의 사택으로 쓰이고 있다. 고택의 새 주인은 중정에 있는 나이 든 향나무를 유독 아낀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병찬은 박장대소를 했다. 그 향나무는 병찬의 스승이었던 이규후가 선물 받은 것이다. 그를 존경한 지역 토호가 자신의 뜰에 있던 나무를 캐어다 천화관에 옮겨심었다. 나무를 아낀다는 노장은 그 나무가 군부가 잡아넣은 정치범의 유산이라는 것을 알까. 알고도 아낀다면 그야말로 불온하지 않은가. 그 나무가 있는 집을 판 돈으로 정치범의 제자들은 스승의 보석금을 댔는데.

"애들이 집에도 와?"

"아니? 애들이 선생을 오래 봐서 뭐해."

"... 그러면 오늘은 신세 좀 지자."

"이 자식 봐라. 자러 왔구나, 너?"

"그러면 널 그냥 보러 와?"

뻔뻔하긴. 병찬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는다. 저 독특한 성질머리도 십수 년 전과 그대로인가. 아니면 이것만은 새로 배웠나.

침대라고 해봐야 쌓은 상자 위에 합판을 깔고 침구를 놓은 것에 불과했으니 한 칸을 더 붙이는 일이 어렵지는 않았다. 한 사람 누울 자리를 더 보고 나면 좁은 방이 보다 궁색했다. 그 초라함을 타박하면 대꾸해줄 말이 스무 가지는 족히 되었는데 신경질적인 불청객은 뜻밖에도 별 말이 없다. 그는 입을 다문 채 제 겉옷을 건다.

외풍이 덜한 바깥 자리를 내어주고 이불을 꺼내주는 와중에도 그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앞서 나눈 대화로 오늘치의 말을 다 소진해버린 것 같기도 하고 얻을 것을 얻어 만족한 아이 같기도 한 모습이었다. 어느 쪽이든 무관하겠거니 싶어 병찬은 그가 침묵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여독이야 가늠할 만도 했다. 병찬의 방은 찾으려 든대도 곧장 찾을 만한 곳이 아니었다. 실핏줄 같은 매강의 골목을 그는 오래 헤맸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심정인지는 구태여 묻지 않았으나.

병찬은 아편대에 불을 당기는 대신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남자를 내려다본다. 웅크려 눈 감은 옆얼굴이 고요하다.

숲을 깎아 철길을 놓고 그 위로 철마가 달리는 시대니 이 천하에 더 이상 무림은 없다. 병찬은 이제 그것이 슬프지 않았다. 무릎이 완전히 상해 손쓸 수 없게 된 뒤로는 그랬다. 그는 태울 수 있는 것을 모두 태웠고 남은 심지는 없다. 별도 폭죽도 될 수 없는 인간은 작렬한 뒤에도 사라질 수 없어 남은 생을 가눠내야 했으나 그것이 비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부풀어가는 도시의 그림자 속에서 옛것이 패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그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누군가는 임종을 지켜야만 한다.

애초에 모든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기거나 지는 것. 영화나 세도. 때로는 긍지와 신념까지도 모두 사토와 같을진대,

그렇잖아도 누군가는 그것을 영영 받아들이지 못하겠거니 싶었다.

살게 두지는 않겠지. 병찬이 무언가를 체념한다.

"너 안 자지."

"... 자려고 하잖아."

"그냥 자는 척하고 있었던 거 아냐?"

집주인 잠들면 뭐 하려고? 능청맞은 농담에 종수는 한숨으로 대답한다. 잠시 눈꺼풀을 들어 올리면 빈 아편대를 들고 웃는 병찬이 보인다. 그 머리 뒤편으로는 책이 쌓인 시렁이 있다. 제목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몇 되지 않았으나 양장된 동화책 몇 권이 유달리 눈에 띈다. 검푸른 표지에 붉은 끈으로 철한 것은 조형의 무보인가 싶다만 본 지가 오래되어 확신이 없다.

뒤섞여있는 꼴이 어지러워 그는 다시 눈을 감는다. 시야가 가물거리며 잦아들었다.

종수야. 그새를 가만 두지 않고 병찬이 그를 불렀다. 종수는 대답하지 않는다. 다시, 종수야. 눈을 감고 있으면 부르는 소리는 제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 목소리가 언젠가와 달라지지 않은 탓이다.

"얼마 전에 상호도 여기 다녀갔다?"

들리는 이름이 간만이기에 또 참으로 환청 같았고. 종수는 얇은 이불을 재차 끌어올린다.

"남은 애들 다 데리고 양후로 간다더라. 원중이 양후에 무관 차린 지가 이제 이 년인데, 그 녀석들도 무주공산에서 왕 노릇 하던 시절은 다 간 거지."

목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아스라한 아편향에 녹아 어둠을 가르고 귓가를 파고든다. 병찬은 죽은 것을 파내어 입 맞추는 주술사처럼 말했다. 낱말 사이에서 해안의 도시와 먼 나날과 오래된 이름들이 번갈아 되살아났다.

병찬이 앉은 자세를 고치는지 깔린 합판이 조금 삐걱거린다. 한 사람분의 무게가 바로 옆 가까운 곳에서 느껴졌다. 좋지, 양후는. 그는 나직하게 덧붙인다.

양후는 좋을 것이다. 종수는 동의한다. 항구를 낀 호반 도시는 예로부터 수많은 문인과 화가들의 도원향이었다. 이제 와서는 흐드러진 복사꽃보다 내전기 동부가 양후의 항만을 사수하기 위해 흘린 피가 더 유명했으나 여전히 봄이 오면 꽃구름과 서정이 도시를 뒤덮었다.

백화가 만개하는 동부 최후의 자치령. 변함없는 것이 있었으니 회고주의자들에게는 알맞은 도시였다.

"다들 양후로 가려는 모양이던데. 신유는 누구를 찾는다는 것 같은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고, 진훈이야 앞서 대놓은 연줄이 있으니 어렵지 않게 건너가지 싶다." 

"그 좁은 동네에 문파만 넷이라니, 미어터지겠네."

"하하,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전부 다시 만나게 될 텐데."

무심코 뱉은 대답에 병찬은 기다렸다는 듯 웃는다. 종수는 감은 눈 너머로도 웃는 모양을 그릴 수 있다. 처음 마주 선 이후로 그는 그 낯을 잊어본 적이 없다. 가지런하게 선 자세. 발밑의 금. 깨끗하게 끌려 올라가는 입매. 

종수는 그것이 남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알던 것이 모두 사라져가는 와중에 어떤 것은 여전한지. 깨지거나 부서지거나 휩쓸려 흩어지지는 않았는지.  

미지근한 손이 아이의 열을 재듯 이마를 덮는다. 마른 손금이 이마에 닿으면 그제야 십수 년의 나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 것도 같다. 그는 이 또한 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종수야. 다 끝나면 너도 양후로 가라."

다 끝나면.

무엇이?

종수는 그런 것은 묻지 않는다.

"너는."

"나도 가야지."

"대단한 결심 했네, 오래 걷지도 못하는 게."

"하여튼 말버릇 하고는. 종수야, 요새는 기차가 다닌다니까?"

누운 남자가 웃는다. 쪽방 문을 열고 들어온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웃는 것보다 모난 말 지껄이는 게 훨씬 쉬운 입을 때려줄까 하다 병찬은 관두었다. 대신 그는 안창을 내리고 벽에 기대앉았다. 한 손은 곁에 누운 이의 머리칼에 묻어둔 채였다. 조야한 침대는 머리가 없는 탓에 모서리에 바투 앉으면 등이 곧장 벽에 닿았다. 얇은 벽 너머로 차고 축축한 밤공기가 스민다. 무릎이 함께 저려오는 걸 보니 비가 오려는 모양이었다. 

다 끝나면.

안창의 닥나무 종이 너머로 드는 빛은 결이 곱다. 손으로 걷으면 손가락 사이에 타래실 같은 빛이 딸려 나올 것 같다. 언젠가 여장각의 금박 장식을 처음 보았을 때도 그랬다. 그때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줄로만 알았는데. 병찬은 눈을 감는다. 어둠과 통증이 함께 물처럼 밀려온다. 그는 피하지 않았다.

밤은 짧을 것이다. 꿈도 길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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