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게이트3

[BG3] 생각난거 썰풀이

타브아스타브 다소 함유

귀찮으니까 시나리오쓰듯이 쓸래…….

  • 엔딩 이후에야 안경 찾으러가는 헤일

안경썼었냐며 놀라는 파티원들과 막상 아스타리온과 집에 돌아와 예비안경 써 보니 뱀파이어로 승천한 덕분인지 때문인지 시력이 회복돼 초점 안맞아서 머리 핑 도는 헤일. 그래도 안경은 챙겨둔다. '노틸로이드에 잡혀갈때 어디로 사라진건지 모르겠네' 같은 소리 곁들이기.

  • 집이 업타운 구석에 있는데 피해는 괜찮으신가요?

지붕이 좀 뚫리긴 했지만 다락 바닥까지 뚫리진 않아서 문제는 없어 보인다. 집은 그래도 며칠에 한번씩 관리한 흔적이 있고 사람 사는 냄새 나는 느낌이 있다. 헤일은 야영지에 꽂아놨던 온갖 책들을 가져다가 서재에 분류해 꽂아두며 말로 집에 대해 소개한다.

헤일이 쓰는 집의 명패에는 <바드 헤일>이라 적혀있고. 햇빛이 스며들어 아늑하게 느껴지는 집이다. 햇살이 닿지 않는 곳에는 자신이 학회에 제출한 논문이 있거나, 각지에서 수집한 이야기들이 책으로 엮여져 꽂혀 있다.

아스타리온은 이와중에 편지함에 꽂힌 편지 살펴보다가 헤일이 하메른 가문 사람인거 알아채고 당황한다. 편지에는 수신인으로 헤일 대신 '헤일리 하메른'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내 사랑, 하메른 가문 사람이었어?"

"부모님이 하메른 가문의 가주와 그 배우자이긴 한데, 이제 난 가문 사람 아니야."

헤일은 고개를 기웃거리며 과거에 대해 뭉뚱그렸고, 아스타리온이 뭔가 아는 듯이 머리를 짚으며 기억해내다가 카사도어 자르가 헤일을 데려와 연주자로 삼으려 했던 걸 기억해내듯 물어본다.

"하메른 가문에 나타난 연주천재가 당신이었어?"

"그것도 있긴한데……. 하메른의 불나방이 더 유명하지 않았나?"

자조적으로 웃긴 하지만 진짜 어릴 적에는 하메른의 불나방으로 자주 불려서 (부모님 몰래 이야기 듣겠답시고 차원 서커스쇼 천막 뒤쪽에서도 발견됨) 그 말 하니까 아스타리온이 확신한다는 듯 눈이 동그래져서 바라본다.

  • 나만 아는 사람

아스타리온은 뱀파이어 스폰으로 살던 시기에, 하메른 가문을 지나치며 바이올린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아직 깽깽거리는 소리를 듣자하니 어린 아이가 처음 바이올린을 잡아보거나, 혹은 가주가 느지막이 바이올린에 취미라도 들이는 줄 알았다. 초대받지 않아 집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소리는 들을 수 있으니, 카사도어의 명령이 끝나면 하메른 가문의 지붕에 올라 그 바이올린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쉬곤 했다.

바이올린 솜씨는 날이 가면 갈수록 훌륭해진다. 연주가 잠깐 멈출 즈음이면 아이가 부모나 선생에게 말 하는 소리도 들려온다. 그 즈음에, 하메른 가문에 악기 연주의 천재가 등장했단 이야기도 퍼진다. 물론 그 아이는 망아지같아서 발더스게이트 전역을 들쑤시며 이야기를 모으고 있단 소문도 퍼지고. 아스타리온은 가끔가다 한번씩 기억이 날 즈음이면 그쪽에 찾아가 아이의 연주 소리를 듣곤 했으며, 카사도어의 고약한 고문에 당해 힘들었던 날이면 때묻지 않은 아이의 연주에 몸을 맡겨 현실에서 도피하곤 했다.

자르는 아스타리온이 그곳에 간다는 걸 당연히 알았고 하메른 가문의 악기 연주의 천재가 있다는 소식도 이어서 듣는다. 아스타리온이 위로를 얻던 아이를 그대로 사냥감으로 만들어 절망에 빠뜨릴 생각에 헤일의 졸업학년 즈음에 가문의 일일 연주자로 초청했고, 하메른 가문은 이에 응했으나 연주자인 헤일은 고철조각 폭탄으로 피습당해 의식을 잃어 그들과의 계약을 이뤄내지 못했다.

뱀파이어 스폰은 그 어린 연주자가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바이올린 소리가 잘 들리는 자신의 명당에 앉아 소리를 들을까 싶었지만, 몇 달 내내 하메른 가문에는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얼마 뒤에는 장송곡 위주로 들려오다 이내 들려오지 않았다. 헤일이 가문에서 나오고, 여행을 떠났을 때. 이에 대해 모르던 아스타리온은 가끔은 그 하메른 가문 근처에 가 얼굴도 모르는 아이가 연주하던 때를 상상하곤 했다.

  • 새옹지마

헤일은 아스타리온의 설명에 책을 정리하다 말고 바이올린을 꺼내들어 어릴 적 자주 연습했던 바이올린 곡을 연주해내기 시작한다. 밤과 달 뿐이던 시절에 뱀파이어 스폰을 위로해주던 한 곡조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연주가 끝날 즈음에, 헤일은 아스타리온에게 옅게 미소를 지어줬다. 뱀파이어 초월체는 그제야 상념에 잠겼던 눈을 풀고 연주자를 바라봤다.

"그때도 당신은 내 빛이었어. 그걸 이제 알았네."

"나도 모르는 청중이 있을 줄은 몰랐어."

헤일은 잠시 뜸들이더니 자신의 옛 이야기를 말한다.

"졸업 직전에, 고철 조각 폭탄으로 인해 내 몸이 작살이 났었어. 몇 달은 의식이 없었지. 일어났을 때엔 공식 행사도, 졸업식도, 내가 받은 그 모든 제의도 연주도 전부 다 끝나 있었고. 내가 다시 공식적인 무대에 서서 조명받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고 절망했던 시기였어."

바이올린이 장송곡만 부르던 그 때.

"내가 '귀족'이어서 그랬단 이야기를 듣고는 한참을 고민했어. 바이올린을 다시 잡고 쉬느라 뒤쳐졌던 실력을 되돌려놓은 뒤에는 집에서 나왔어. 어차피 후계 순위도 뒤쪽인데 손윗형제들은 꽤나 건강해서. 근데 그 덕에 내가 자르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거라니. 이걸 뭐 다행이었다고 해야 하나."

이 집은 부모님이 해준 거지만. 어깨를 으쓱이면서도 헤일의 얼굴에는 탈력감이 느껴졌다.

"학회에 투고할 때에야 본명을 쓰겠지만 나는 널 포함해 모두가 나에게 헤일이라 불러줬으면 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거든, 나를 부르는 '헤일리 하메른'이란 소리와,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 쓰는 사람이 한국인이라 효도는 해야함

집 정리가 끝나면 부모님 대피 잘 했는지 살피러 가보는데 다행히 지하실에 숨어서 살아남으셨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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