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적] 이혼 요슈에스
궤적시리즈, 요슈에스 20대후반 날조, 단문
2021년 11월 12일
이혼 요슈에스
렌20살 근처, 요슈에스 20대후반 설정으로 섬34 안한 사람의 대충 의미없는 날조
도력네트워크에 등록해놓은 최고등급의 경고 알람이 울리고 있었다.
에레보니아가 리벨을 침공했을 때, 에레보니아가 크로스벨을 침공했을 때, 에레보니아에 내전이나 혁명이 일어났을 때 정도로 설정해놓고 있었던거 같은데.-특정국가에 대한 깊은 불신이 스며있지만 전력이 있으니 에레보니아로서도 불평은 못하겠지 아무튼- 하지만 지난 몇일동안 세상은 잠잠했다. 아르바이트처인 R&A로도 뭔가 관련될만한 정보가 들어온 적도 없다. 그외엔…
렌은 꾸물꾸물 도력 통신기로 향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이런걸 설정해두긴 했었다. 절대 안일어날 일 그 0번째 정도로 간주하긴 했지만.
근데 이게 뜬다고? 이제 와서?
에스텔 브라이트, 요슈아 브라이트, 15:42 그란셀 행정부에 이혼서류 제출
리벨 행정부 내부 네트워크에서 직접 해킹된 내용이다. 에스텔과 요슈아 관련해서 공문서상 변화가 생기면 자동으로 알람이 보내지게 몇년전쯤에 직접 프로그램 해뒀다. 여기에 최고등급 알람을 설정한 것도 렌 자신이다. 그러니 이게 오류일리는 없다. 없지만.
…차라리 에레보니아가 칼버드를 침공했다는 알람이 잘못 울린 거라 믿고싶었다.
두시간이 지났다.
“다녀왔어 렌.”
에스텔은 여느때와 다름없는 상쾌한 목소리로 렌에게 인사를 건냈다. 렌이 만일 이 알람을 보지 못했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그런 평소와 같음이었다. 반면 뒤를 따라오는 요슈아는 어딘가 처연하게 우수에 차 그늘져있었다.
…레베같네.
문득 렌은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친 형제도 아닐텐데 이런 때만 똑 닮았다. 딱히 검은 옷을 입고있는 것도 아닌데 일년 삼백육십오일이 매일 상복입은 미망인 같았던 사람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물론 요슈아의 사랑은 바로 앞에 멀쩡히 살아있기는 한데.
공화국으로 가야할 사람들이 어쩐 일로 길을 둘러 굳이 리벨로 돌아왔다 했더니 ‘처리할 일’이 있어서였던 모양이다.
에스텔은 의연했다. 아주 의연했다. 두시간 전에 이혼서류를 제출하고 온 사람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렌은 이게 실제 상황임을 알았다. 연극이나 뭔가의 설정이나 그런 외부적 필요가 있어서 한 일이 아니라.
에스텔 브라이트는 화났을 때야말로 평소와 같은 사람이었으니까.
3년간의 결혼생활이 어떤 이유로 끝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에스텔이 결정한 것이니 그럴만해서겠지. 요슈아가 한심한 건 하루 이틀 일도 아닌걸. 냉큼 고민은 던져버리고 렌은 훌쩍 요슈아한테 달려갔다.
씨익 웃어보이는 것만으로도, 요슈아 역시 렌이 이미 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외면하는 시선이 많이 떨떠름했다.
아무래도 울며 매달리는 것도 이미 해봤나보다. 눈가가 발그스름하게 부어있었다. 정말이지, 다큰 남자가. 정말 꼬라지만 볼 것치면 누가봐도 영문도 모르게 갑자기 버려진 비련의 연인이었다.
하지만 렌은 내기도 걸 수 있었다. 틀림없이 잘못한 것은 요슈아일 거라고.
이후 전남편 요슈아 브라이트씨의 눈물나는 질척거림이 3개월정도 이어집니다… 어쨌든 요슈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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