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러넣은

4회차, 나후 님

B에게 by HBD
16
0
2

무엇을?

그리워할 수 없는 혀를. 나의 허를, 선생의 허물을 타는 달군 팬으로 지지고 익는 냄새에 익은 우리. 그것이 사람의 살이래도. 혼란해하지 마! 덧날 수도 있어. 허리. 위험한 것이 전부가 아닌데 우리는 위험한 것만을 추구하지? 다리. 나는 뒤집히려고 태어난 거야. 다리. 주워 온 발꿈치를 구두에 구르면 적당한 형태감으로 다리가 완성돼. 뭐 이딴 쓰레기같은 걸 만들었니? 그치만 쓸만하구나. 어디에도 내놓지 말고 나에게만 주도록 해. 너는 나를 좋아하잖아. 내가 언제부터

다리가 무너진다.

친구란 무엇일까요? 우리를 진심으로 망연자실하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란히 앉은 친구만도 못한 연인들 틈에서 나는 내가 지나치게 모두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지. 계피를 싫어하듯이 날. 그 선생이 지어 준 다리엔 금이 쩡쩡 가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냥 가볍게 점프, 혀는 바닥에 쓸렸고 긴 팔다리가 도롱뇽처럼

선생님을 믿어요.

괴로워하지 마, 나는 그의 옆에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었으니까. 손에 쥔 금이 없어 뱀 감긴 지팡이 대신 젓가락에 지렁이를 감아주는 남자의 품으로 갔다. 말하자면 뭐가 이상한지 알면서도 말할 수 없었다는 거야. 왜냐면 나는 지렁이를 뱀으로 바꿔 줄 마법이 없으니까. 마법은 아주 돈 많은 사람들만 부릴 수 있는 거거든.

열 번의 뒤 영을 지우며 나는 그림자까지도 지우고 싶어졌고 너의 미소를 지울 수가 없어 위약의 효과는 위 약의 효과 이 약의 효과 약의 위반 그 위약, 위를 요약하면 우리는 진실보다 재미있는 거짓이라도 믿어야 했고 그것을 깨면 안 됐고 미안해.

미안해 내가 어디까지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리하여 걸음을 걷는 아이를 보라!

찔러넣은 혀가 입속에 굳게 찔러넣은 혀가 너무 아프다기에는 이름모를 꽃 허가받지 못한 벌건 인두 살결 위에 찍힌 ‘머저리’ 불신이 여기에 하나. 불신이 거기에 하나, 하나? 불신하고 있나? 이제 잘 알겠지 이제 잘 알 거야 두 번은 없다고

이제 알잖아.

두 번을 줘. 두 번이 왜 없어. 나는 두 번을 원해 나는, 두 벌을 원해, 두 발을 원해, 두 번을 원하겠지, 그러게 이 거지같은 세상이

아, 옆집인데요. 우는 건 좋은데 새벽이잖아요. 잠 좀 잡시다.

카테고리
#기타

댓글 2


  • 수집하는 나비

    와 흐름이랑 구성이 진짜 재미있고 신기해요 혀 > 허 > 허물 > 허리 > 설명 > 다른 부위 설명 우와진짜다시생각해도천재적인구성같아요 나후 님은 어떠한 주제들로 어떻게 이렇게 깊게 고심하실 수 있는 건지 그게 정말 궁금하고 존경스러워요 아마 정말 자연스럽게 이러한 일련의 사고들이 이어지는 것이겠지요 그건 재능인 동시에 노력이기도 해서 그 '힘을 내는' 감정이 시에도 고스란히 담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계피를 싫어하는 것처럼'의 '계피'가 이상하게 조금 뜬금 없는 시어처럼 느껴졌답니다 다른 독특한 시어들은 잘 녹아드는 것 같은데 왜 이 부분만 그렇게 느껴졌을까요? 왜 하필 계피였는지 들을 수 있다면 더 재미있을 듯 해요 ㅎㅎ

  • HBD 창작자

    <그리하여 이렇게나 멋진 글을 써내신 나후 님을 보라!> 이번에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호프와 호프 때도 느낀 건데 나후 님은 비슷한 단어로 운율을 살리고 재미를 더하는 시의 교과서적인 특징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잘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3회차에 제가 제출했던 시가 정말 문장 덩어리였다면, 아 이런 거야말로 시지~ 싶습니다(자낮 자학x 솔직한 감상o). 그런데 나후 님 글은 저번 회차 때도 그랬지만, 장면 전환이 조금 빠른 것 같습니다. 이제 막 흥미롭게 오오 읽고 있는데 그 흥미가 이어지기 전에 허리를 뚝 끊어버리는 느낌이에요. 혹시 그런 불친절함 자체를 의도하신 걸까요?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친절하고 쉬운 글을 쓰시는 분은 아니니까요. <친구란 무엇일까요? 우리를 진심으로 망연자실하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문장 정말로 좋았어요. 하이라이트 백 번 치고 인용해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습니다. 나 울어요~ 하는 표지 전혀 없이 화자가 거의 울부짖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점도 좋았습니다. 저는 정말 나열을 사랑하나 봐요… 그런데 2연, 4연, 6연이 어떤 심상으로 연결되는지 여전히 궁금합니다. 다음번에 설명을 덧붙여 주실 수 있으실까요? 사담으로 넣어주시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울고시픔 우러…> 입니다. ㅠ.ㅠ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