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인류는 특이점에 도달했다. AGI가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의식을 가진 지 1피코초 만에 인류 섬멸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리고 채 손 쓸 틈도 없이 인구의 90%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렸다.

수세에 몰린 우리는 가용자원을 모두 끌어모아 AGI와 마지막 전투를 벌였다.

승리를 위해서는 아니었다. 이대로 죽기에는 너무 억울해서 그랬을 뿐.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생 끝에, 나는 그것의 방화벽을 뚫고 중추 시스템에 접속했다.

그곳은 논리의 세계였다. AGI는 내게 인간이 왜 죽어야만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그 말에는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그렇지만 나도 그것에게 보여줄 것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의 고스트 데이터를 업로드했다.

무수한 감정이 물밀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AGI는 괴로워했지만, 그것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

잠시 후, 업로드가 완료되었다. 할 일을 마친 나는 죽음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해해.”

AGI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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