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잤던 여자들

Ep. 2; 언니랑 언니 친구랑 잤대서 개 빡쳐서 나도 같이 잠 (5)

키스 쓰리썸 3p

"내 입으로 듣는 게 더 편하겠지?"

변혜림이 운을 뗐다.

"나랑 가람이랑 잔 거 맞아. 방금도 한 번 했고."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알고 싶지도 않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확신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자 작은 쾌감과 함께 분노가 차올랐다.

"가람이가 많이 고파하더라고, 섹스를."

언니를 쳐다봤다. 눈을 마주쳐주지 않았다.

"이 사람이 하는 말. 다 진짜야?"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고 말했다.

"수원아. 나는 그냥...."

"진짜구나."

더는 확인할 게 없었다.

"언니는..., 언니는, 안 들킬 거라고 생각한 거야?"

"우리는 그냥 친구야...."

"누가 친구 사이에 이딴 짓거리를 하냐고!"

"수원아. 진정해."

어떻게 화를 내야할지도 모르는 나였지만 떠오르는 대로 말을 외쳤다.

"좋았나보네, 변혜림이 하는 말 보니까. 나보다 좋았어? 그래서 나랑 안 했던 거야?"

"아니야...."

"가람아, 나도 듣고 있는데 그 말은 좀 상처 된다. 안 그래?"

뻔뻔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지가 뭔데 상처를 운운해?

"수원아, 혜림이는 어차피 나 좋아하지도 않고-."

'이게 무슨 말이야?'

"아니 그럼 변혜림이랑 계속 자고 싶다는 거야?"

"아니야, 아니야...."

"똑바로 얘기해."

"미안해...."

내가 아는 언니가 맞나? 모든 가치관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언니 진짜 이기적이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더는 이 장소에 있고 싶지 않았다. 이 역겨운 두 사람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수원아, 가지 마."

언니가 나를 붙잡았다. 그러곤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순간 녹아내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다시 이성을 부여잡았다. 헤어져야 한다. 끊어내야 한다, 이런 사람은.

"이대로 가시게요?"

변혜림이 일어서며 말했다.

"너무 도망가는 것 같아서 그림이 좀 그렇다~. 셋이 또 언제 해보나 했는데."

"뭔 소리야."

언니를 밀어내며 내가 말했다.

"그럼 가람이는 이제 나랑만 해야겠네, 아쉬워서 어떡해. 아, 또 그렇게 아쉽진 않나?"

".... 닥쳐."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안 꿀리거든, 너 같은 어린 애한텐."

"혜림아, 그만해."

"도망 가는 거 아니야. 당신 따위한테 휘둘릴 생각도 없고."

"아, 그래...?"

그러곤 변혜림이 언니에게 고개를 돌렸다.

"가람아, 네가 얘기 좀 해 줘. 진짜 누가 더 잘 맞았는지."

"그만 하라니깐."

언니의 말이었다.

일어선 변혜림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저 기분 나쁜 웃음. 뻔뻔한 입꼬리가 벌어져 또 개소리를 짖어댔다.

"자존심. 지켜드려야지."

그러면서 내 어깨를 툭툭 터는 것이었다.

'그래! 한 번 해보자고. 누가 더 만족스러울지. 해보면 되는 거 아니야.'

나는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으며 아까 내가 했던 말을 곱씹어보았다.

'또 갑자기 마음이 바뀌셨나?'

'어. 원하는 대로지? 뭐부터 하면 될까? 씻으면 돼?'

이미 샤워는 마친 상태였지만 계속해서 물살을 맞고 있는 나였다. 차마 화장실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었다.

'후훗, 화장실은 저 쪽.'

변혜림의 수에 말려든 게 확실했다. 어쩌자고 거기에 좋다고 응한 거지? 언니에 대한 분노와 변혜림에 대한 증오감에 나는 치를 떨었다.

그렇지만 영원히 화장실 안에 갇혀 있을 순 없었다. 나는 물줄기를 멈추고 샤워를 끝냈다. 수건으로 몸을 닦고 머리까지 완벽히 말린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문을 열었다.

달칵.

"늦었네."

변혜림의 목소리였다.

"수원아,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돼."

"아니, 하고 싶어."

여기까지 와서 다시 돌아갈 순 없었다.

"참고로 난 온깁이야. 미리 알면 좋을 것 같아서."

"어차피 가람 언니랑만 할 거니까 상관 없어."

침대에 도착한 내가 말했다.

"음? 아니지, 그럼 셋이서 하는 게 아니잖아."

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내가 침대에 앉자 변혜림이 다가왔다.

"나는 너도 좀 궁금해졌거든."

그러곤 내 셔츠를 풀어헤치는 것이다.

"키스 해도 되지?"

"읍-."

변혜림이 내 입을 막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한 나는 밀칠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뒤로만 몸을 내뺐다.

"수원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오늘 최선을 다할게."

'이게 무슨 소리야?'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이 언니는 지금 나에게 깁으로 잘못을 사죄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잘못 걸려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뒤에서 퇴로를 막고 풀어헤쳐진 옷 안으로 가슴을 만지려 했다. 뒷길이 막힌 나는 영락 없이 변혜림의 키스에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변혜림이 억지로 내 입을 열어 혀를 집어넣었다. 불쾌했다.

"읍. 으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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