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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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by 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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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는 너무도 손쉽게 폭력을 휘두른다. 높이 손을 치켜들었다가, 빠르게 아래로 내리꽂는다. 주먹, 손바닥, 혹은 다른 무기를 쥐고서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이에게 폭력은 곧 삶이다. 수단이자 그가 삶을 영위하는 방법. 아마 앞으로도 관둘 일은 없겠지. 그의 삶은 피가 낭자했고, 낭자하고, 낭자할 예정이었다. 그 피가 자신의 피가 되고 싶지 않다면 제이는 폭력을 손에 둘러야했다.

마리우스의 폭력은 선택적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이 아닌 자들, 그들에게 한정되어 이루어진다. 은으로 만들어진 단도를 휘두르고 총을 꺼내들어 쏜다. 이 행위에 이유가 필요한가? 마리우스는 그저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것뿐이다.

이진의 삶은 폭력과 거리가 멀다. 정확히는 과거형이다. 지금의 삶은 여기치 못한 이유로 인해 폭력과 근접해있다. 허나 그의 친구들은 그가 폭력에 노출되도록 두지 않는다. 애를 써서 그를 보호하려든다. 그들도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서. 이진은 그런 친구들을 사랑한다. 결코 자신이 폭력에 노출되도록 두지 않는 친구들을. 겁을 먹고도 자신를 지키려드는 자들을.

서하의 어린 시절은 어둡다. 폭력이라는 게 꼭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하가 받은 것은 '방치'라는 이름의 폭력이었다. 어둑한 방, 청소되지 않은 공간, 그곳에서 서하는 홀로 공포에 떨었다. 그를 보호해줄 사람 하나 없었다. 적나라하게 와닿는 공포로부터 피할 길이 없었다. 그때의 공포는 여전히 서하의 삶에 남아있지만 더이상의 폭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에서는 그를 공포로부터 지켜줄 사람들이 존재하니까.

카테고리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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