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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Hole Sun

총은 그렇게 쥐는 게 아니야. 달링

“총은 그렇게 쥐는 게 아니야. 달링.”

“어떻게 쥐든, 쏠 수 있으면 그만이잖아? 나는 돈이 필요해. 돈만 주면 조용히 보내줄테니까…….”

여자가 스텔라가 쥔 총을 힐끗 쳐다보고 말하자, 스텔라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날카롭게 대꾸한 것 치고, 총을 쥔 스텔라의 손은 잘게 떨리고 있었다. 떨고 있는 스텔라와는 대조적으로 총구가 제 복부에 닿아있는데도, 여자는 코웃음을 쳤다. “쏠 수는 있고?” 스텔라가 쥔 총을 고쳐잡았다. “당연하지!” 하고 답하는 목소리가 흔들렸다. 여자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스텔라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묘수 같은 건 떠오르지 않았다. “강도짓 해 본 적 없지?” 여자가 다시 물었다. 스텔라는 총을 쥐고 있는데도 오히려 위협당하는 것 같았다. 발밑에서부터 머리 셋 달린 뱀들이 휘감아 오는 것처럼. 도망쳐야 할 것 같은데, 발조차 떨어지지 않았다. 스텔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쩌면 대답할 수 없는 것에 가까웠는지도 모른다.

“내가 경찰이면 어쩌려고 그래?”

“경찰 아니잖아?”

“차라리 경찰이길 바라게 될 걸, 자기야. 그러니까 셋 세는 동안 총 치워.”

꼭 어린 애 달래듯 하는 말에, 스텔라는 부러 센 척 하며 대꾸했다. 하지만 그마저 여자는 장난처럼 흘려 넘겼다. 여자의 웃음에서 섬뜩함이 느껴졌다. 셋. 손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스텔라는 총을 고쳐잡았다. 실수로 방아쇠를 당길까 두려웠지만, 떨리는 어깨와는 다르게, 방아쇠에 올려 둔 손가락은 고장 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둘. 스텔라는 한 걸음 뒷걸음질쳤다. 찰칵. 작은 라이터 소리가 골목 어디선가 울렸다. 하나. 스텔라가 숨을 들이켰다. 여자가 움직인 것은 아주 찰나였다.

여자가 순식간에 총구 앞에서 빠져나와, 총을 쥔 스텔라의 손을 감싸쥐었다.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 그만 둘 의지는 없어 보이니까.” 여자가 그렇게 말하자, 신기하게도, 고장난 듯 움직이지 않았던 스텔라의 손끝이 여자의 손바닥 안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째, 총은 이렇게 쥐고 인기척을 숨기고 걸어.” 여자가 스텔라를 리드하듯 걷자, 현기증이 스텔라를 덮쳤다. 여자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양쪽 귀에서 소용돌이친다. “둘째, 타겟 선정은 신중히 해. 네가 원하는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을까.” 심장이 평소보다 크게 뛰는 것 같았다. 한 발짝마다, 공포가 경련하듯 꿈틀거렸다. “네가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상대인가. 그리고 확신이 들었다면…….” 여자가 스텔라에게 속삭였다. 숨결이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목소리와 숨결의 온도차가 어쩐지 숨쉬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셋째, 덮치는 건 망설임없이. 떠는 걸 들키면 안 돼.” 스텔라를 이끌던 여자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멈춰서자, 스텔라도 그 자리에 서서 고개를 들었다. 여자와 스텔라는 ―아마도 아까 라이터 소리의 범인이었을― 담배를 문 남자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안녕, 루크.” 여자가 속삭이듯 말하고 웃었다. 남자가 미간을 좁히고 스텔라를 내려다 봤다. 큰 키와 덩치에서 느껴지는 위압감. 게다가 시리도록 파란 그의 눈동자가 스텔라를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소리가 더 선명해지는 법이다. 남자가 문 담뱃불이 타들어가는 소리, 그리고……. “넷째, 네가 원하는 걸 빠르고 확실하게 전달해.” 여자가 남자를 향해 건조하게 말했다. “네 지갑을 이 애 주머니에 넣어.”

스텔라가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려 들자, 여자가 다시 그녀를 남자의 앞으로 밀어넣었다. “눈 떠. 그리고 따라해. 네 지갑을, 내 주머니에 넣어.” 스텔라가 겨우 눈을 떴다. 정말이지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따라 해.” 전보다 더 낮게 깔린 여자의 목소리가 꼭 으르렁대는 것처럼 들렸다. 스텔라는 숨을 들이켰다. “따라 하라니까?” 여자는 스텔라가 그녀의 루틴을 다 따라갈 때까지 놓아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스텔라가 남자를 올려다 봤다. 남자의 시선에서는 어떤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스텔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여자의 말을 따라 뱉었다. 네, 지갑을, 내, 주머니에……. 내뱉는 단어의 반절 가량은 억지로 삼키는 숨과 함께 스텔라의 목구멍 깊숙히 삼켜졌다. 매캐한 담배 냄새. 샌달우드와 장미, 베르가못 그리고 짙은 머스크……. 영혼의 껍질을 박리하는 것 같은 눈으로, 남자는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래서 이 겁에 질린 토끼는- 네가 새로 키우는 아인 아닌 것 같고.” 남자가 스텔라와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 “쏠 수는 있겠어?” 처음 총구를 겨눴을 때의 불쾌한 낯과는 달리 - 남자는 이제 심지어 다정해 보이기까지 했다. 어쩌면 여자가 스텔라를 지나치게 몰아세운 탓인지도 몰랐다. 스텔라는 난, 나는… 그렇게 반복하다가 결국 대답을 마치지 못하고 울음인지 숨인지 모를 소리만 계속해서 삼켰다.

“다섯째,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말 것.”

여자는 한 손을 들어 스텔라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스텔라가 입을 다물었다. 이제 그녀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타겟이 네 목적에 도움이 안 될 때, 그리고 타겟이 네 얼굴을 이미 확인했다면. 그리고 주변에 목격자가 없다면. 뭐, 그런 여러 조건이 필요하긴 하지만…….” 여자가 감싸쥐고 있던 스텔라의 손을 놓아 주더니, 그녀의 어깨로 손을 옮겼다. 스텔라의 어깨를 쥔 여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여자가 단호하게 말했다.

“쏴.”

스텔라의 눈이 한순간에 커졌다. 여자는 스텔라가 주저앉을수도 없게 붙들고 있었고, 남자는 여전히 여유로운데다 다정하기까지 한 얼굴이었다. 스텔라의 손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흔들리는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 봤다. 남자의 평온한 얼굴이 스텔라를 더 불안하게 했다. 여자는 스텔라의 불안에도 아랑곳않고 다시 단호하게 명령했다. “쏴. 그를 쏴.” 스텔라가 다시 한 번 숨을 삼켰다. 정적이 흘렀다. 남자의 담배는 여전히 타고 있었다.

“그를 쏴.” 여자가 다시 한 번 말했을 때, 스텔라는 결국 고개를 가로저었다. 겨누고 있던 총은 제 가슴팍으로 끌어당겼고. 터질 듯 말 듯 가늘게 이어지던 숨은 기어코 울음으로 터지고 말았다.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잘못했어요. 퍼렇게 질린 입술 사이로, 오로지 용서를 빌 뿐인 온갖 문장이 두서없이 쏟아졌다. 서러운 듯 터지는 울음에 남자는 담뱃불을 발로 밟아 껐고, 여자는 스텔라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거의 동시에 스텔라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여자가 스텔라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스텔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에 없이 다정한 손길이었다. “이건 압수야.” 스텔라의 울음이 잦아들자,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스텔라의 총을 챙겼다. 여자가 일어서자 스텔라가 따라서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크게 놀란 탓인지, 다리에 좀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애 좀 챙겨 줘.” 여자가 남자에게 눈짓했다. 남자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곧 그가 스텔라를 안아들었다.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 스텔라가 훌쩍이다가, 작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여자가 대답했다. “착한 애들은 절대 갈 일 없는 곳.”

여자는 차 앞에 도착해서야 걸음을 멈췄다. “태워.” 남자가 스텔라를 차에 내려 주면서,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너, 오늘 되게 보스처럼 군다.” 여자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 “그게 내 이름인 거 알잖아?” 남자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은.” 그가 스텔라를 태운 뒷좌석에 타려 하자, 여자가 남자를 가로막았다.

“네가 운전해. 나는 우리 자기랑 할 말이 있어서.”

차는 한밤의 한산한 도로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남자가 백미러로 뒷좌석을 살폈다. 백미러 구석에 떨고 있는 스텔라가 보였다. 그녀는 기를 쓰고 문짝에 붙어 있었다. 최대한 여자에게서 떨어지려는 것처럼. 운 탓에 붉어진 두 눈이, 간헐적으로 훌쩍이며 삼키는 숨이 안쓰러웠다. 그러나 루크는 다정할지언정, 연민하는 이는 못 되었다. 한숨을 쉬듯 튀어나가는 말투가 그러하듯이.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기라도 할 셈이야?”

스텔라에게서 받은 총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여자가 픽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스텔라는 여자가 있는 쪽을 힐끔대다, 눈이 마주치자 순간 몸을 떨며 고개를 돌렸다. 애써 창 밖을 내다보는 눈은, 정작 밖은 살피지도 못하고 창에 비치는 여자의 눈을 향했다. 여자가 여전히 총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이름이 뭐야, 달링?” 스텔라 실베스터. 아이가 짧게 대답했다. “루나.” 여자가 짧게 제 이름을 말했다. 뒤늦은 통성명이라도 하듯, 여자가 운전석 쪽으로 턱짓을 하며 덧붙였다. “그리고 루크.”

“나이랑 직업.”

“대학생이에요. 1학년이고…”

“전공은?”

“물리학이요.”

“영국인처럼 말하는데.”

“영국에서 살았어요, 6년동안요.”

루크가 꼭 신문하듯 캐물었고, 별 의미 없어 보이는 문답이 계속되었다. 그 흐름을 끊은 것은 루나였다. “왜 신뢰가 안 가지?” 스텔라가 훌쩍거리며 “네?”하고 되물었다. “왜 네 말을 내가 못 믿는다고 생각해, 자기? 너도 그 이유를 알 것 같은데.” 날 선 목소리에 스텔라가 다시 움츠러들었다. “거짓말 아니에요.” 그러나 스텔라의 반응에 루나는 코웃음을 쳤다.

“그럼 네가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해야겠네.”

루나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귀 뒤로 넘기고 다시 물었다. “그래서, 스텔라, 이 총은 어디서 구했어?” 스텔라가 잔뜩 움츠러든 채로 대답했다. “그냥… 호신용으로 구해 뒀던 거예요.” 자신감 없는 목소리가 차 안에 울렸다. 루크는 스텔라의 눈에 스쳐 지나가는 망설임을 읽었다. “거짓말.” 차는 빨간 불에도 멈춰서지 않았다. 루크는 짧게 말했지만, 루나는 말보다는 행동을 택했다. 스텔라의 것이었던 총이, 창을 바라보던 스텔라의 뒤통수를 조준했다. 스텔라는 창에 비치는 루나의 시선을 마주했다.

“이건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는 그런 총이 아니야. 거짓말을 하면 널 쏠 수밖에 없어, 달링.”

고요와 함께 숨통을 조이는 긴장감이 차 안에 흘렀다. 루나가 셋을 세었다. 차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부드럽게 앞으로 달리고 있었다. 스텔라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뱉으려다 만 것이 말인지 숨인지 누구도 몰랐다. 루나는 둘을 세었고, 야속하게도 네비게이션이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루크는 차의 시동을 껐다. 차 안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스텔라가 숨을 크게 삼켰다. ‘하나.’ 그와 동시에 스텔라가 비명을 지르듯 말했다. “말할게요!” 루나가 총을 거두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말해. 이 총을 어디서 구했는지.” 질문보다는 명령에 가까운 투였다.

“아버지 총이었어요.”

루나는 스텔라를 한참을 들여다봤다. 거짓말 아니예요. 그렇게 말하는 스텔라의 공포심 같은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 얼굴 구석구석을 저밀 것처럼 뜯어보았다. 그러다가 한참 뒤에야 눈에 띄게 굳은 얼굴로 스텔라를 향하던 총을 거뒀다. “이건 CIA의 총이야.” 스텔라가 천천히 루나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희 아버지는 훔치거나 할 분은 아니세요!” 감정에 북받쳤는지, 눈을 크게 뜨고 말하는 스텔라의 뺨으로, 눈물이 주륵 흘러내렸다. “당연히 아니겠지. 그는 거기 소속이었으니까.” 스텔라가 흘러내린 눈물을 거칠게 닦으며 물었다. “네? 아, 아닐걸요? 그렇다고 해도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 곧, 차의 잠금장치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내린 것은 루크였다.

“둘 다 내려. 계속 차에 앉아 있을 순 없잖아.” 루크의 말에 루나가 차 문을 열었다. 루나는 내리려다 말고 잠시 망설이더니, 스텔라를 돌아보고 대답했다. “내가 그 사람 팀에 있었으니까, 7년 전까지. 지금은 내 팀이 됐고.” 루나의 말에 스텔라의 시선이 흔들렸다. “계속 거기 그러고 있을 거야? 안겨서 내리고 싶은 거면 상관은 없는데.” 스텔라가 굳은 듯 움직이지 않자 루나가 덧붙였다. 스텔라는 화들짝 놀라며 급하게 차 문을 열었다. 차에서 내리던 스텔라가 발을 헛디딘 듯 휘청거리자, 근처에 있던 루크가 달려와 그녀를 붙잡았다. “조심해야지,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이제 집에 가도 돼요?”

“어떻게 가게?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집에 가고 싶어요.”

“스텔라, 달링.” 루나가 스텔라에게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놀란 거 알아. 내가 겁을 줬고, 그건 정말 미안해. 하지만 돈 때문에 곤란해하는 옛 팀장의 딸을 그냥 보낼 정도로 인정머리가 없지는 않아. 얘기 좀 하자.” 스텔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몇 발짝 루나와 루크를 따라 걷던 스텔라는 다시 멈춰서서 물었다. “다시 그러진 않으실 거죠?” 스텔라의 눈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서려 있었지만, 이제는 얼핏 단호함마저 비쳤다. “뭘?” 루나가 돌아보며 물었다. “총을 겨누거나…….” 루나가 마른세수를 하고는 스텔라를 끌어안았다.

“약속할게, 자기야. 다신 네게 그러지 않을 거야.”

낯선 집 안에 들어가고 나서야 스텔라는 그 곳이 루크의 집이라는 걸 알았다. 스텔라는 여전히 긴장한 듯 잔뜩 움츠려 있었고, 루크가 차를 내어왔다. “그래서, 스텔라. 강도짓까지 생각할 정도로 절박한 사정이 뭐야?” 루나는 스텔라에게 틈조차 주지 않고 물었고, 망설이던 스텔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남동생이 사고를 쳤어요. 친동생은 아닌데, 친동생이나 다름 없는 아이에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엄마는 없었고, 아빠는 늘 바빴으니까요. 그 집에서 자랐거든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요. 그 다음엔 영국으로 보내졌다가, 유학을 온 거구요. 이 총도 그 집에,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숨겨 뒀던 거고……. 아무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국에 오고 나서 그 남동생을 다시 찾았는데, 그 애의 부모님은 돌아가셨다고 했어요. 그 애는 아직 어리니까, 제가 그 애의 보호자가 되어 주려고 했죠.

“그래서, 스텔라. 그 애가 무슨 사고를 쳤는데, 아가?”

“마약이요. 그 애가… 마약을…….”

스텔라는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차가 다 식을 때까지, 스텔라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던 루나가 결국 인내심이 동나 스텔라를 재촉했다.

“진정하고 말해 봐, 달링. 동생의 마약 값 때문에 강도짓을 하려고 하진 않았을 거 아냐.”

“마약 운반책이었어요. 고작 고등학생인 애가요.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양을… 잃어버린거죠. 그걸 그 애가 메꿔야 하고……. 그리고 그건 제가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한다고 해도 감당할 수 없는 돈이니까…….”

스텔라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여태 가만히 듣고만 있던 루크는 그 대목에서 입을 열었다.

“◆◆ ◆◆◆.”

“…….”

“그 애가 네 동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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