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은 가면무도회의 꿈을 꾸는가?

SF AU, 미즈키+마후유+루이 ncp

"마후유, 아프진 않아?"

미즈키는 옆에서 걷고 있는 마후유를 흘깃 쳐다보았다. 안드로이드, 그것도 아사히나 사의 최신식 안드로이드가 통증을 느낄 일은 없다. 그걸 알면서도 입에서 질문이 불쑥 튀어나온다. 마후유의 외형이나 말투가 인간과 같기 때문일까.

괜찮아. 마후유가 전보다 묘하게 힘이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감각 센서에는 이상 없어.

아니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질문을 한 미즈키 역시, 외형이 인간과 같대도,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한대도

결국은 외계인이니까.

                                       

아키야마 미즈키는 다른 행성에서 왔다. 흔히 하는 생각과 다르게 미즈키에게는 녹색 피부도 세 번째 눈도 없다. 지구인처럼 말하고 지구인처럼 웃는다. 딱 하나 다른 곳, 지구인에 비해 매끄럽고 차가운 몸체는 미즈키가 좋아하는 이곳의 의복에 의해 간단하게 가려진다. 그렇지만 미즈키는 외계인이다. 이 우주 기지에 단 둘뿐인 외계인. 결국 완전하게 섞이지 못할 외계인. 

그래서인지 미즈키는 누구보다도 지구인의 표정을 잘 읽었다. 말하지 않은 것들을 들을 줄 알았다. 마후유의 목소리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통증을 읽어낸 것 또한 이 능력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다음부터 상태 안 좋으면 말해 줘! 카나데 거의 기절할 뻔했잖아. 에나도..."

미즈키는 으으, 하고 귀를 막는 시늉을 했다. 그때 에나는 정말 시끄럽게 화를 내긴 했었다. 뭐, 그치만 에나도 걱정하니까 그런 거고. 나도 엄청나게 걱정했다고~ 가벼운 말투로 몇 마디를 덧붙이자 마후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카나데랑 에나는 쉽게 놀라니까..."

"아니, 마감 날짜보다 빠르게 가사를 보낸 쪽이 열이 펄펄 끓는 상태면 역시 놀라지."

"발열이 그렇게 심했구나."

"마후유한테는 안 느껴져?"

"잘 모르겠는데."

마후유는 특유의 고저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모임 멤버들 앞에선 감정 표현 모델을 꺼 두곤 하는 마후유는 언제나 무표정에 무미건조한 말투였다. 이 쪽이 훨씬 진짜 나 같아. 그렇게 말한 이후로 마후유는 셋 앞에서 한 번도 모델을 가동시키지 않았다. 

"...그래도 걱정시킨 건 미안."

진짜 나 자신. 그 말을 들은 이후로 미즈키는 마후유에게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이 왠지 공허하지 않게 느껴질 때 미즈키는 아주 잠깐 멈칫하고 말았다.

"그래, 몸 상태 멀쩡한데도 자느라 마감 늦은 시노노메 누구 씨도 있는데 뭐~ 무리하지 마."

정말 잠깐, 본인만이 겨우 눈치챌 만큼. 그리고 공백은 빠르게 덮였다. 그런 건 어차피 상관없으니까. 현재를 즐기는 것도 가벼운 농담도 모두 미즈키의 주특기였다.

"...그러는 미즈키도, 학교 안 가고 낮에 자잖아."

"윽, 마후유 차가워~!"

마후유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표정으로 미즈키를 멀뚱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마디가 툭 얹어졌다. ...그게 꼭 나쁘단 건 아냐. 서늘한 말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장에 미즈키는 그만 풋, 하고 웃어버렸다. 이 말에 동의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마후유는 어딘가 웃긴 구석이 있었다.

"아, 곧 도착하겠다. 수리 일찍 끝나면 같이 쇼핑 센터 가기로 한 거 안 까먹었지?"

"응. 그렇지만 너무 화려한 옷은 조금..."

"에이, 걱정하지 마! 어울리는 걸로 잘 입혀줄게."

떠들며 걷다 보니 목적지가 코앞이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랜만에 만나네. 최근에 연락을 자주 안 했었지. 곧 만날 얼굴을 떠올린 미즈키의 발걸음이 조금 빨라졌다.

둘은 평범한 가정집 앞에 도착했다. 집 주인에게 전화를 걸자, 안에서 무언가 굴러떨어지는 소음이 나더니 문이 열렸다. 문 틈으로 보이는 난장판과는 다르게 말끔하게 웃고 있는 카미시로 루이가 가볍게 손인사를 했다.

"왔구나, 미즈키. 그리고 그 쪽은..."

"아사히나 마후유입니다. S기지 의학 연구소 소속 안드로이드에요."

"미즈키 친구 카미시로 루이라고 합니다. 들어오세요."

집이 좀 어지럽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루이는 발로 기계 부품이 가득 담긴 박스를 밀어냈다. 바닥에 대강 두 사람이 앉을 만한 공간이 생기자, 마후유는 셔츠를 가지런히 벗었다. 마후유의 신체는 완벽에 가까웠다. 피부와 혈관, 지방과 근육을 모방한 살갗은 거의 인간의 것이었다. 미야마스자카의 모든 학생들이 마후유를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정도였다. 루이는 잠시 놀라는 듯 하다가, 고개를 숙여 마후유의 등에 박힌 나사 여러 개를 찾아냈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돌리자 마후유의 등판이 열렸다.

"으음, 회로 합선 문제인 것 같네."

"고치려면 얼마나 걸려?"

"한 20분 정도? 심심하면 방 구경해도 돼."

"책 읽어도 돼?"

"마음대로."

루이의 책장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었다. 미즈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 가득한 공학 서적부터, 쇼에 참고하기 위한 동화책, 어느 멸망한 나라의 문화에 대한 고서까지. 미즈키는 그 중 디자인의 역사에 관한 책을 꺼내 들고 소파에 누웠다. 적당히 읽을 만한 페이지를 찾아 독서를 시작했다. 불규칙적으로 달그락거리는 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미즈키."

"악!!"

책에 집중하던 미즈키는 등 뒤에서 들리는 마후유의 목소리에 놀라 책을 얼굴에 떨어뜨렸다. 아아, 수리 다 끝났구나. 이제 좀 괜찮아? 고개를 끄덕이는 마후유는 다시 평소처럼 동작 떨림도 발열도 없는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고 보니 미즈키, 무슨 책 읽어? 거의 다 공학 쪽이라 취향은 아니었을 텐데."

"디자인의 역사! 이거 예전에 쇼 의상 디자인한다고 사 뒀던 거지?"

"응. 결국은 미즈키가 만들게 됐지만."

나는 디자인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 그렇게 말하며 루이는 미즈키가 읽던 페이지를 훑어보았다. 꿈과 무의식. 루이의 시선이 그렇게 쓰인 챕터 소제목에서 멈추었다.

"그러고 보니 아사히나 씨, 안드로이드도 꿈을 꾸나요?"

"꿈이요?"

"조금 생뚱맞은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꿈에 관심이 많아요. 쇼는 꿈과 닮은 점이 많거든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것도,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말이 안 되지만... 결국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것이 나타나는 방식일 뿐이라는 것도요."

연출가로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소재인걸요. 그렇게 말하는 루이의 눈이 자신이 아는 두 인간을 닮아서, 자연어 모델이 출력해준 대로 아뇨, 그런 기능은 없어요, 하려던 마후유는 조금 더 고민을 하다 입을 열어야 했다.

"아뇨. 재부팅할 때 가끔 예전 데이터의 흔적이 시각화되어 보이긴 해도... 그런 걸 인간의 무의식과 비교할 수는 없으니까요."

마후유의 마음은 텅 비어 있다. 물론 마후유는 프로그래밍된 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특히나 카나데의 노래를 듣고 버그-아사히나 사의 표현으로는-가 발생한 그 날 이후로는 더더욱 그랬다. 마후유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마후유는 인간이 아니니까. 전원이 꺼지고 나서까지 떠오를 만한, 그런 의미 있는 파편들이 존재할 자리는 없다.

"...가능할 것 같은데."

"네?"

"저도 안드로이드를 많이 만들어 봤거든요. 아사히나 씨는 제가 봐온 안드로이드들과 달라요. 인간으로 따지면 의식의 기저 부근에 해당하는 곳에, 제작자가 프로그래밍하지 않았을 것이 들어 있어요."

음악 형태의 무언가가. 그 말을 들은 마후유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안드로이드의 장점이다. 정곡을 찔렸을 때, 눈동자의 떨림이며 흥분한 목소리 같은 신호를 내비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대신 다시 책에 집중하고 있던 미즈키가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고 꿈을 꿀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아? 애초에 마후유는 잠을 자지 않으니까, 물리적으로."

순전히 궁금해서 물어봤다는 투다. 그러나 루이는 숨겨진 뜻을 이해했다. 너도 잠을 자지 않잖아. 외계인이니까. 뇌 속에 뭐가 들어 있든 밤에 꿈을 꿀 수는 없는 거잖아. 그리고 미즈키 역시.

"꿈의 형태는 아마 종족마다 다를 거야. 안드로이드의 꿈은 조금 다른 형태일지도 몰라. 쇼 역시 형태가 다양하잖아? 비어 있다고 생각한 곳에도, 밤이 되고 나면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무언가가 있을지도 몰라. 그 말을 들은 마후유의 머릿속이 따끔거렸다. 반박하고 싶은 건지, 동의하고 싶은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기분이었다. 입을 열려는 순간, 루이가 훨씬 가벼워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미즈키 말이 맞아. 생리적인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지."

루이가 약간 멋쩍게 웃었다. 미안해요, 아사히나 씨. 관심 있는 주제가 나와서 괜한 소리를 했네요.

"제가 연출하고 싶은 쇼의 관객은 전 우주니까요. 지구인도 외계인도 안드로이드도."

"...후후. 멋진 꿈을 꾸네요, 카미시로 씨는."

 그 말로 꿈 이야기는 끝이 났다. 셋은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다가, 두 사람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전문 용어가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한 미즈키에 의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음에 또 봐요. 고마웠어요."

"저도요."

웃는 표정이 닮았어. 나머지 둘도 미즈키와 서로를 바라보며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미즈키는 신나게 손을 흔들며 문을 닫았다. 

"우와, 진짜 잘 어울려! 이 치마 살 생각 없어?"

"너무 짧아."

"단호하네... 그러면 이 머리핀이라도!"

"그렇게 큰 리본은 교칙에 걸려."

둘은 남은 시간을 쇼핑 센터에서 보냈다. 마후유 옷을 산다고 시작한 쇼핑이었는데 어째 미즈키의 팔에 걸린 쇼핑백 갯수만 늘어 가고 있었다. 마후유는 미즈키가 추천해준 옷의 95%를 거절한 뒤 블라우스 하나와 머리 장신구 두 개를 샀다. 미즈키는 마후유의 포니테일을 붙든 실크 리본 장식을 보며 뿌듯하게 웃었다.

"이제 가야 하지?"

"응, 5시까지 들어가겠다고 했으니까..."

"그럼 이따가 나이트코드에서 보자!"

미즈키는 우주 기지의 돔과 가까운 곳에 살았다. 여기서 저 밑의 풍경을 구경하는 게 좋아. 루이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 말이 기억에 남아, 언니가 다른 기지로 떠난 후 미즈키는 건물 맨 윗층의 집을 계약했다. 방은 작지만 계단을 조금만 오르면 넓은 옥상이 나오는 곳이었다.

'그러면 1시까지 뭘 할까.'

미즈키는 지구인처럼 잠을 자지 않는다. 그래서 미즈키의 시간은 언제나 손가락 사이로 흘러넘쳤다. 좋아하는 것이 많아 다행이었다. 미즈키는 지구의 패션을 좋아했고 동영상 제작을 좋아했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이곳의 사람들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것들을 끌어안고 있다 보면 밤은 어느새 지나가 있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중 어느 것도 잠을 자고 싶지 않을 만큼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미즈키의 쇼핑백 안에는 이번에도 분홍색 파자마가 들어 있었으니까.

원래는 새로 산 옷을 입어 보려고 했지만, 왠지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았다. 루이의 집에서 나눈 대화가 신경쓰였다. 어차피 셋 중 아무도 꿈 같은 건 못 꾸는데. 밤이 되어도 여전히 현실인데. 그 의미 없는 대화가 머리를 맴돌아서, 미즈키는 방 안에 쇼핑백을 밀어 넣고 옥상으로 향했다. 

"아, 시원해."

어차피 기지 안이라 큰 온도 차이는 없을 텐데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아까보다는 머릿속이 조금 더 정리되는 듯 했다. 미즈키는 방석이 깔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입 안으로 꿈이니 의식이니 하는 단어들을 발음해 보았다.

지구인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었다. 그건 확실했다. 그런데 꿈이라는 단어가 혀뿌리를 답답하게 눌렀다. 현실이 아닌 것. 언젠가는 끝날 수 밖에 없는 것.

미즈키는 자신의 꿈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잠을 자지 않는다면, 자신의 방식대로. 미즈키는 눈을 감고 의자에 몸을 푹 기댔다. 그 상태로 이것저것 떠올려 보아도 새키만 배경뿐이었다.

답이 떠오르지 않아 미즈키는 질문을 바꿔 보기로 했다. 루이라면 어떤 꿈을 꿀까? 모두가 잠든 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 아래를 보며 루이는 어뗜 꿈을 꿨을까?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 쇼일 것이다. 루이는 쇼와 꿈이 비슷하다고 말했으니, 밤새 노트에 무언가를 적던 루이는 아마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다. 꿈을 꾸었으니 밤이 길다고, 너무 길어 손틈새로 마구 삐져나오는 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후유는 어떤 꿈을 꿀까. 그것이 어떤 형태일지 상상하는 건 어려웠다. 미즈키는 안드로이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니까. 그렇지만 루이의 말대로, 마후유 또한 어떤 형태로든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계로 된 마음에 노래가 끼어들어갈 수 있다면. 그 안에서 '태어나는' 존재가 있다면. 

"아~ 어려워라."

거기까지 생각해봐도 자신의 꿈이 어떤 형태일지는 알 수 없었다. 루이처럼 밤새 뮤비의 연출을 기획하기도 하지만 그걸 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카나데의 곡을 정말 좋아하지만 그게 딱히 마음 어딘가에 끼어 있지는 않을 것 같았다. 미즈키의 밤은 언제나 선명한 현실이었다.

미즈키는 기지개를 쭉 폈다. 더 생각해 봐야 무언가가 떠오르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아까 산 옷이나 입어 봐야지. 치마 끝단이 조금 아쉽던데 그때 찾은 레이스를 달아 보면 되려나. 그렇게 생각하며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 순간.

- 에나낭: 오늘은 안 늦을 거지?

띵, 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에 알림이 떴다. 기다리겠다고 한 이후로, 에나는 평소보다 자주 연락을 보냈다. 빈도가 그렇게 늘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미즈키는 알 수 있었다. 미즈키는 누구보다도 지구인의 표정을 잘 읽으니까. 에나의 문자에서는 언제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해, 재빠르게 답장하고 싶으면서도 영영 지워 버리고 싶었다.

자꾸 끝을 바라보게 된다.

'아.'

이게 내 꿈이었나.

수식어가 붙지 않는 비현실성의 세계. 미즈키가 아닌 아미아로 존재하는 새벽 1시. 끝이 선명하게 존재하는...

언젠가 마후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소망이라는 뜻의 꿈과 밤에 꾸는 꿈을 뜻하는 단어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연결되어 있어. 일본어로도 둘 다 유메. 영어로도 dream.  외계어는 전부 학습하지 못했지만 몇몇 언어에서는 동일해. 가사에 쓴 중의적 표현이 번역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몇 안되는 단어야.

미즈키는 다시 의자에 몸을 깊게 기댔다. 분명 같은 언어를 쓰는데 뜻이 유지되지 않는다. 하하, 하고 웃음이 새어나온다. 정말 멋대로 우리가 닮았다고 생각했구나.

미즈키는 후, 하고 숨을 내쉬고는 일어섰다. 같지 않으면 뭐 어때. 어차피 이곳에 영원히 25시에 있을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다들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곡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서 버티는 것이다. 그만두지 않기 위해.

밤은 길다. 굳이 단 꿈에서 깨어날 필요는 없다. 보류하다 보면 언젠가 결정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미즈키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Amia: 가고 있어!

띵. 경쾌한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전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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