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첫 만남을 기억해

챌린지 by 서리
1
0
0

“엄마, 다이어리에 이 밴드는 뭐야?”

“그거 네 아빠가 준거야.”

“아빠가?너무 오래되어 보이는데.”

“응, 아주 오래됐지.”

“그건 엄마가 네 아빠를 처음 만났을때야.”

***

“냐옹이 맘마 먹자, 맘마.”

“냐옹이가 잘 안 먹네. 어디 안 좋은가..”

조금 친해졌다고 여긴 길냥이가 차 밑에 들어가 나오지 않고 며칠째 밥 그릇이 비워지지 않아 걱정스럽다. 잘 먹는 간식도 가져와 밀어봤지만 도통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학원 갔다가 다시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차 밑에 거의 박고 있던 고개를 떼 일어난 순간.

“어?으아.”

뭔가에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고개를 들어 살피니 어느 남자애가 자전거로 날 밀어버린게 아닌가.

“야, 너 앞에 똑바로 안 보고 다녀?”

“아야야, 네가 갑자기 튀어나왔잖아!”

“뭐야, 가해자주제에 어디서 말이 많아. 가만히 일어나는 사람을 치고 어디 입이라고 적반하장이야.”

“너야 말로 갑자기 자전거쪽으로 튀어나온거 잖아.”

말싸움하며 일어나려고 하는데 손바닥이 쓸려 핏물이 맺혔다. 상처를 보니 그제야 아픔을 느끼고 쓰라린 손바닥을 움켜쥐었다.

“어? 나랑 부딪혀서 그런가…”

내 상처를 본 남자애가 당황하더니 주머니를 뒤진다. 원하는 것을 찾았는지 나에게 밴드를 내밀었다.

“미안해. 어찌됐든 나 때문에 다친거니 책임질게.”

“뭔 책임을 진다고 그래? 밴드는 고마워.”

먼저 사과하니 머쩍어져서 감사 인사랑 밴드를 받으며 설명했다.

“나도 길냥이 챙기느라 뒤를 잘 못본거 같아. 서로 잘 못본거니까 쌤쌤으로 치자.”

“길냥이?”

“응, 저기 차 밑에서 안 나오는 치즈냥이 말이야.”

그때 고양이가 주변이 소란스러운지 하악질 하고는 번개같이 튀어나가 도망가버렸다.

“아.. 내가 좋은 일 하는 애한테 괜히…. 소리 질러서 미안해.”

우리는 화해하고 같은 학교 교복이라 서로 이름과 잡다한 얘기를 하고는 서로 갈 길을 갔다.

그 후 그 아이는 매일 같이 반에 찾아와 손바닥 상처가 나을때까지 밴드를 주고 갔고 다 나은 후에는 바나나 우유를 같이 사먹으러 매점도 가고 친해지게 되었다.

밴드는 매일 같이 찾아오던 그 아이가 신기해 일주일 가량이 지나고 언제까지 줄지 궁금해서 모은게 첫만남을 기억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카테고리
#오리지널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