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ol

무대 위 춤을 추는 d선상의 아리아

https://youtu.be/ZeYwkrx7bxg?si=loU2hjdI5X5h2A5o


뜨거운 스포트라이트가 내리쬐는 무대 위에서 노래했다. 아, 맞아. 나는 노래를 좋아해. 춤추는 것도. 마이크를 들고 학교 강당의 무대에서 춤을 출 때쯤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학교에서 이렇게까지 큰 환호성을 듣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단순히 학교 축제여서 그럴 뿐이지, 그리고 타이밍 좋게 밴드부의 보컬이 이번 무대에 설 수 없게 된 상태가 되어 버렸으니까. 새하얀 스포트라이트가 파랑색과 하늘색이 섞인 머리카락에 닿아 미끄러져 떨어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푸른색으로 바뀐다. 몇십 번이나 연습한 곡을 익숙하게 노래하고 춤추며 무대 위를 장악할 무렵 눈동자에 푸른 빛이 가득 들어찬다. 반짝반짝, 당신들의 보석이자 최애가 되는 이 시간! 발레 공연처럼 정교하게 짜여진 안무를 선보이며 한 바퀴를 빙글 돌면 풀어져 있던 머리카락이 넓게 펼쳐진다, 자신을 찍는 휴대폰들도, 환호성을 지르는 목소리들도 익숙한 것들이다. 이런 날 좋아하지 않기도 쉽지 않을 걸? 두근두근하게 만들 거야! 당신들만의 최애가 되고 말 거야! 두 번째 곡이 시작되자 몸에 익은 안무가 튀어나온다. 한 손으로 큰 별 모양을 그린다. 그리고 윙크! 

이미 아이돌의 자격은 갖추고 있다 이거야, 생각하며 씩 웃는다. 애초에 밴드부가 춤까지 출 필요는 없어. 단지 댄스부의 역할을 뺏었을 뿐이다, 한 명이 춤을 춘다고 해서 허락해 준 것 같기는 해도 이 분위기를 잘 끌어갈 수는 없을 걸? 봐, 지금도 환호성이 터지잖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별을 보는 사람들처럼. 아이돌이란 어떤 사람인가? 무대 하나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사람! 아스테리즘이 떠오른 눈을 하고 관객석을 넓게 훑는다. 어디 있지? 나를 영원한 최애로 삼은 사람이. 모든 사람의 최애가 될 수는 없겠지만 단 한 사람의 최애가 될 수는 있지. 들어줘, 그리고 눈에 담아줘! 두 눈에서 반짝거리는 아스테리즘이 선명히 한 방향을 쳐다본다. 단 하나의 바다, 나만의 바다, 오롯이 나만이 존재할 수 있는 곳! 

있지, 보고 있어? 물어 볼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카일의 최애는 다른 아이돌도 배우도 아닌 데뷔도 하지 않은 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의 자격을 갖춘! 바로 내가 네 최애야, 카일. 앞자리에 앉아 자신의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친구를 쳐다보며 윙크! 최상의 팬서비스 아니야? 내 무대를 동영상으로 찍고 있을 필요도 없어, 원한다면 단 한 명을 위해 무대에 설 테니까. 멜로디가 강당 안을 날아다닐 때 한 마디, 마지막 가사를 외쳤다.

들어줘, 나의 디스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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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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