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 자리

선후배 반전 AU

知香 by 지향

🍎 솔직히 그렇잖아요, 누가 이따위 웃기지도 않은 옷을 입고 싶어 해요?

🍓 😮

🍎 😮

🍎 죄송합니다(당장 도게자 준비)

로 시작하는 선배 아이돌 아야와 후배 미카 AU 이야기입니다.


선후배 반전 AU의 미카는 18세 정도 될 것 같아요. 아야보다 두 살 어립니다.

원판과 똑같이 미카는 댄스부 활동 중 캐스팅되어 순식간에 데뷔했는데요…… 쿨함과 멋짐이 추구미였던 미카는 귀여운 콘셉트로 타인에게 아첨하는 노래 가사를 불러야 한다는 사실에 매우 실망했습니다. 의상은 또 왜 이렇게 요란한지! 간절함 없이 데뷔한 미카는 아이돌 활동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야와 파스파레라는 선배 아이돌의 존재는 일찍이 알았고 예능에 함께 나오기도 했지만, 근황을 묻는 정도의 관계 이상이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미카와 아야는 TIS(도쿄 아이돌 서밋)라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2회전을 다소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미카는 카메라 없는 대기실에서 우연히 아야를 만났습니다. 아야는 따뜻하게 축하를 건넸습니다. 미카 쨩! 2회전 통과 축하해! 그렇지만 미카는 자존심이 벅벅 상해 있었습니다. 내가 이따위 등수로, 겨우 턱걸이로 합격하다니. 다 마음에 들지 않는 콘셉트 때문이라고.

🍎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아슬아슬한 등수였지만요.

🍓 아쉬워? 우리도 1회전은 낮은 등수로 겨우 통과했는데.

🍎 ……제가 속한 그룹이 이런 뻔한 콘셉트를 고수하지 않았다면 더 여유롭게 통과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말하며 미카는 치렁치렁 제 몸을 감싸는 리본 하나를 떼어냈습니다. 솔직히 그렇잖아요, 누가 이따위 웃기지도 않은 옷을 입고 싶어 해요? 미카와 마찬가지로 귀엽고 깜찍한 의상을 입고 있었던 아야는 매우 놀랐고 미카는 그제야 제 실수를 알아챕니다. 당장 바닥에 엎드릴 기세인 미카에게 아야는 서둘러 말했습니다.

🍓 괜찮아, 미카 쨩! 미카 쨩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니 조금 놀랐을 뿐이야.

🍓 나는 아이돌 의상을 처음 받았을 때, 집에서도 입어 봤었다? 내 꿈에 더 가까워진 것 같아서 좋았거든. 그래서 누군가 이런 의상을 마음에 안 들어할 거라는 생각을 못 해봤어.

🍎 그렇습니까...... 그런 분 앞에서 그딴 소리를..... 전 정말 구제불능......

🍓 미카 쨩~!!!

시무룩해진 미카를 아야는 서둘러 달랬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주제에 아야에게 수습을 맡기는 것도 옳지 않다 판단한 미카는 순식간에 멀끔한 낯으로 말했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 미카 쨩, 너무 갑자기 진정하는 거 아냐?! 이내 목을 몇 번 가다듬고 아야는 밝은 미소와 함께 말했습니다.

🍓 난 정말 괜찮아! 입장이 다를 수 있지. 우리는 서로와 '다른 사람' 이잖아.

🍎 다른 사람?

🍓 에헤헤, 히나 쨩이 종종 하는 말이야.

히나 씨라면 분명 기타를 천재적으로 잘 치는 멤버였죠. 좌우지간 미카는 얼떨결에, 반쯤은 변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어쩌다가 캐스팅되어 데뷔했는데 이런 콘셉트를 할 줄 몰랐다는 설명을 듣고 아야는 진지하게 답했습니다.

🍓 미카 쨩은 곧바로 데뷔했구나. 원래 아이돌이 목표가 아니었다면 힘들 수도 있겠어. 있지, 나는 삼 년간 연습생을 했어. 아이돌은 내 간절한 꿈이었거든!

미카는 그 말을 듣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새삼, 자신이 얼마나 생각 없는 소리를 신중하지 못하게 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미카는 거의 고해에 가까운 속마음을 건넵니다.

🍎 종종 생각합니다. 제가 괜히 간절한 사람들의 자리를 뺏은 것이 아닐까 하고요. 일 년간 아이돌로 활동했지만, 여전히 열의를 느끼고 있지 않은걸요…….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비난했을지도 모를 법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 진심을 어렵잖게 간파한 아야는 깊이 생각한 후,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 음……. 있잖아, 나는 파스파레의 메인 보컬이야. 처음에는 소속사에서 지목한 대로 정해진 포지션이었을 뿐이었지만, 이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고 싶은 자리야. 결코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어!

🍓 그러니 내가 그렇듯이 미카 쨩도 제 자리에서 빛나면 돼. 그 자리가 미카 쨩에게 소중해질 때까지.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아도 돼, 간절한 사람들도 언젠가 자신이 빛날 곳에 닿게 될 테니까. 별자리의 별이 다른 별로 대체될 수 없는 것과 같아.

🍎 그렇습니까…….

🍓 말이 너무 길었지! 미안해. 미카 쨩의 고민이 조금이나마 해결되었으면 좋겠어.

그 말을 곰곰이 곱씹은 미카는 활동 반경을 적극적으로 넓혀 갔습니다. 춤은 원래 잘 추었기에 재능을 적극적으로 내보일 때마다 사람들은 놀랐고 또 주목했습니다. 실력과 열정을 인정받은 미카는 그룹의 핵심 멤버가 되었고, 콘셉트를 바꾸기까지 성공합니다.

그리고 으레 그렇듯이, 미카는 자신의 삶을 바꾸어 준 아야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자신도 아야를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 따라다니다 보면 고마움은 사랑으로 변해 갑니다…….


여담

후배 아이돌 미카는 아야를 동경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동경'이라는 키워드는 원작에서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고, 미카는 귀여움을 적극 어필하는 아이돌이 되고 싶지 않기에 아야가 동경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아야의 가치관 역시, 멋지고 존경스럽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자신이 그걸 닮고 싶으냐 하면 절대 아닙니다.

어딜 가나 미카가 아야를 대하는 키워드는 '존중'과 '소중함' 일 것이라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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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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