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정의

그것이 나를 대표하진 못한다 하더라도

완전한 공백 by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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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추락 확인. 덕 경장! 라 경장! 용의자 상태 확인하도록 해. 수 경사, 공 경장이랑 같이 리버 씨 상태 확인하고 챙겨서 내려와 주게! 각 경사, 가세!”

“알겠습니다!”

 

무전기의 잡음, 다섯 개의 목소리가 같은 대답과 함께 움직였다. 잠 경위는 무전기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곧장 각 경사를 뒤따라 1층으로 뛰어갔다. 일어나지 않길 바랐던 일이지만,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음을 가정하고 있어 대비를 미리 지시해뒀던 상황이다.

최선인지는 알 수 없었다. 위태한 광경을 보지 않고도, 그가 포기할 의지 같은 것을 가지지 않게도 끝낼 수 있지 않았을까? 잠 경위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찝찝함, 그리고 불편함을 느꼈다. 유소영을 만나고 온 뒤부터 도통 사라지지 않는 감각이었다.

 

1층으로 내려오니 상황은 관할 경찰서 사람들에 의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었다. 공 경장과 수 경사의 모습도 보이는 것으로 보아하니, 아마도 자신이 가장 마지막으로 내려온 것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뒤로한 잠 경위는 몸을 비틀며 고통을 참고 있는 용의자와 주변 상황을 지켜보았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 이상의 행동은 수사반의 누구도 하지 않고 있었다.

수사 협조 요청을 받긴 했다지만 미스터리 수사반의 형사들은 성화 경찰서 소속.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이곳은 성화시가 아니라 부서였다. 엄연히 관할지가 아니니, 이상의 개입은 일종의 월권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그를 체포하는 것은 부서 관할서 소속인 고 경위의 몫인 것이 당연하다고 수사반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고 경위는 허리춤에 찬 수갑을 꺼내며, 라 경장의 손에 의해 제압된-물론 별다른 저항 없이 간혹 고통에 찬 신음만 뱉고 있었다- 유동현에게로 다가갔다.

 

“어디 보자……. 정신은 안 놨고. 충격만 받았지, 부러진 데도 없어 보이는구먼. 병원 보낼 필요는 없겠다. 유동현이. 당신을 협박죄, 폭발물에 관한 죄, 공공위험죄에 더해 폭발물 테러 미수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때맞춰 라 경장이 힘이 빠져 있는 유동현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능숙하게 유동현의 손목에 수갑을 조여 채우며,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말 따위의 형식적 절차에 가까운 말을 늘어놓았다. 유동현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저항도 없었다. 잠 경위는 그런 유동현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낯이 혼이라도 빠져나간 사람처럼 보이는 탓이었나? 잠 경위 본인도 제 시선이 게 머무르는 이유를 알기가 어려웠다. 부러 눈을 감고 고개를 작게 저었다. 눈꺼풀 아래 남은 잔상이 계속해서 드는 불편함과 비슷한 뒷맛을 남겼다.

 

“…사태 종료다. 거, 최 순경 뭐 하나? 퍼뜩 움직여야지. 차 이리로 끌고 와라.”

“아, 예! 기다리십시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고 경위의 말에 최 순경이 빠릿빠릿한 대답을 내뱉으며 달려 나갔다. 사태 종료가 선언되자 극도로 경직되어 있던 분위기가 어느 정도 풀어지기 시작했다. 인질로 잡혀 있던 S.O.S의 리버에게 나머지 멤버들이 뛰어가 울며 상태를 확인했고, 호텔의 직원들은 다행이네, 잘 끝난 건지 모르겠네 하며 다른 순경의 안내를 받아 로비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미스터리 수사반도 그들의 무대-성화시-로 돌아갈 시간이다. 잠 경위는 여전히 매트리스 주변의 자리를 지키고 선 자신의 팀원들을 불렀다.

 

“…다들 뭐 하나? 고 경위님이 사태 종료라지 않나.”

 

우리 팀은 꼭 내가 말을 해야 끝인가? 쓴웃음 섞인 목소리의 핀잔이었다. 그제야 수사반의 다른 사람들도 긴장을 푸는 듯 저마다 입을 열며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유동현 씨 떨어지는 순간에 심장 터져서 죽는 줄 알았어요……. 감각들은 중요한 순간에는 꼭 말을 안 하고.”

“……어휴. 이 짬밥에 현장에서 총을 들고 말이야. 연수 왔다가 이게 뭔 날벼락인지 몰라. 참. 경위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는 나 말고 자네들이 했지. 아. 수 경사, 공 경장. 두 사람은 괜찮은가? 아무나 이리 좀 와 보게.”

 

잠 경위는 몸을 돌려 S.O.S 멤버들 근처에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공 경장은 인질로 잡혀 있던 리버에게 감사 인사를 받다 경위의 목소리가 들리자, 수 경사에게 적당히 넘겨주곤 이쪽으로 다가왔다.

 

“경위님이 제 자리에 있었어야 했다고요 정말. 분위기는 일촉즉발이지, 오더 내리는 거 저도 할 수 있…….”

 

능청스럽게 말을 늘어놓던 공 경장은 떨떠름한 경위의 표정을 보고 말을 멈췄다. 그리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하하 웃으며 말을 돌렸다.

 

“어쨌든, 수 경사님이나 저나 괜찮죠? 보고 계셨겠지만 용의자가 별달리 무력으로 저항하진 않았거든요. 수 경사님이 그 고통 안다고 하는 말 한마디에도 바로 분노할 만큼 공격적인 상태였는데.”

“…그래. 앞으로도 이렇게 사족은 떼고 결론만 바로바로 말하게. 공 경장.”

“뭐 방호복도 없이 폭탄을 들고 있는 사람 앞에 보내 놓으셨는데 이 정도 말이야 할 수 있지 않은가. 진짜 성질…….”

“음-. 뭐라고, 공 경장?”

“네? 저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하하! 그나저나 무슨 일인데 부르셨어요?”

 

공 경장 저걸 확. 속에서 끓어오르려 하는 분노를 참아낸 잠 경위는 이제야 본론으로 돌아가려 하는 그를 보곤, 평정을 되찾으려 한숨을 한번 깊게 내쉬었다. 그리곤 입을 열어 급작스레 바뀐 대치 상황에 관해 물었다.

 

“거기서는 대화 소리까진 들을 수 없어서 말이야. 용의자가 갑자기 인질을 놔 주지 않았나?”

“아, 그때요? 솔직히 저도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아마 용의자…, 유동현 씨는 처음부터 리버 씨를 해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확한 건 서로 가서 수 경사님이 캐물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저 보기엔 그랬단 말이죠.”

“―저도 용의자의 발언에서, 리버 씨를 향한 분노 같은 건 그다지 느끼지 못했습니다. 자기에게서 떨어지지 말라고 화를 내긴 했지만, 그런 행동은 인질을 잡은 범인의 보편적인 행동 양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우니까요.”

“아, 수 경사. S.O.S 분들은?”

 

어느새 다가와 자연스럽게 말을 얹은 수 경사는 부드러운 낯으로 아까까지 있던 방향을 턱짓했다. 고개를 돌리자, 매니저와 관할서 순경으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차로 가고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피해자인 입장이시긴 하지만, 어쨌든 사건과 관련된 분들이니까요. 가볍게 유동현 씨에 대한 진술 정도만 하게 될 겁니다.”

“그렇군. 그나저나 수 경사. 그럼 자네 보기에 유동현 씨의 인질극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어떻게든 시간을 끌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죽더라도 언론에 DN 엔터테인먼트의 비리를 전부 폭로하고 죽겠다는 식으로 말했으니까요.”

“시간을 끈다, 라.”

“보셨다시피 우재 기자도 이 근처에서 취재 중이었으니, 소란을 피운다면 어느 신문사의 기자든 오리라는 생각도 있었겠죠. 그리고, 뭐랄까. 이건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객관적인 분석과 판단만을 입에 담는 수 경사가 ‘내가 생각하기론’ 하고 말을 잇는 것은 드문 일이다. 잠 경위는 말을 해 보라는 듯 눈짓했고, 수 경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깊게 생각해보았다는 뜻이리라.

 

“…아마 누구든 제대로 들어라, 나는 이 정도로 절박하다. 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물론 중도에 전부 포기하신 것 같았지만 말이에요.”

“절박하다…….”

“그러고 보니, 빼돌린 자료를 제보한 것도 언론사 상부에서 잘려 기사화되지 않았었죠. DN이 쏟아부은 찌라시에 선동당한 사람들은 동생 쪽을 비난하기에 바빴고.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로 생각한 건가.”

 

공 경장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그의 말에 수 경사가 고갤 작게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무엇보다 공 경장. 대치 현장에서 그 얘기도 했잖아. 유동현 씨가 들고 있던 폭탄 말이야.”

“아, 그랬지. 그걸 잊어버릴 뻔했네. 경위님. 용의자가 인질극을 하며 들고 있던 폭탄 말이죠. 그거 뇌관이 없더라고요? 확언은 할 수 없지만, 정황상 가짜 폭발물이었을 것 같아요.”

“폭발물에 뇌관이 없었다니?”

“보통의 사제 폭발물은 점화나 기폭…. 그러니까 터트려야 할 게 터질 수 있도록 만드는 뇌관이 필요한데요. 용의자가 들고 있던 것에는 뇌관으로 추정되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폭파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걸 인질을 붙잡은 채로 터트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죠. 각 경사님이 저격 대기도 했던 상황인데.”

 

터지지 않을 폭탄, 앞뒤 가리지 못할 정도의 감정. 용의자 심문 당시 스스로 했던 말을 지키지 않은 이성. 끝내 선택한 포기. 잠 경위는 두 사람의 말에 의해 미처 맞추지 못한 채로 남겨둔, 어제부터 이 순간까지 자기를 괴롭힌 퍼즐이 맞춰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거였나.” 자기도 모르게 잠 경위는 중얼거렸다.

공 경장은 제가 뭐 말을 잘못 한 건가 생각을 하는 눈치였지만, 수 경사는 가는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상황 때문에 뱉은 한숨이기보단, 경위를 생각하는 마음에 나온 것인 듯 싶었다.

 

“…경위님, 유동현 씨는 아직 서로 이송되지 않았어요. 고 경위님이랑 호텔 주차장 입구에 같이 있을 겁니다.”

 

허를 찔린 듯, 잠 경위가 씁쓸한 투로 물었다.

 

“…이거야 원. 내가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나?”

“그것보다는 고민 쪽요. 경위님 항상 그러시잖아요.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여기에 내 천 그리시면서.”

 

수 경사가 능청스레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미간을 짚었다. 자연히 자기 얼굴에 손을 올린 잠 경위는, 그의 말대로 미간에 선명히 주름이 잡혀 있다는 것을 깨닫고서야 표정을 풀었다. 허탈한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수 경사는 못 속이겠군……. 고맙네. 각 경사한테 나 돌아오거든 바로 서로 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 좀 전해주겠나?”

“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난 잠깐 좀 다녀오지. 공 경장은 덕개 좀 챙겨다 오게!”

 

제가 걔를 왜? 공 경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잠 경위는 그대로 몸을 돌려서는 수 경사가 말한 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투덜거리는 공 경장을 뒤로하고, 수 경사는 경위가 걸어간 방향을 한참 보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각 경사를 찾아 자리를 떴다.


“고 경위님!”

“음? 아, 잠 경위님 아니십니까?”

 

때마침 고 경위는 이송용 경찰차에 유동현을 태우고 문을 닫고 있었다. 멀리서 힘껏 그를 부르자, 고 경위는 놀란 듯 잠 경위를 돌아보았다. 잠 경위는 어깨에 힘을 팍 실으며 빠릿빠릿하게 경례를 붙인 최 순경을 뒤로하고 곧장 고 경위와 유동현에게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시답니까? 이렇게 급하게 오시고.”

“무슨 일은 아닙니다만 고 경위님. 혹시 잠깐 유동현 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 5분, 아니 3분이면 됩니다.”

 

무례한 것을 떠나서, 어째서 하는 것인지 모를 요청에 가깝다는 것을 잠 경위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고 경위는 이유를 묻는 대신 고개만 끄덕이곤 조수석 유리창을 퉁퉁, 두드리곤 뒷좌석의 유리창을 조금 열도록 지시해주었다.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뭐, 경위님 이상한 짓 할 사람 아니라는 거야 경찰들이 제일 잘 알지 누가 알겠습니까? 뭔진 몰라도 이야기 마치고 말씀하십쇼.”

 

잠 경위는 거듭 고개를 숙여 인사하곤 열린 유리창 안의 유동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빛 꺼진 듯 보이는 멍한 눈으로 앞좌석과 뒷좌석을 나누는 격벽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문을 열더라도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꼭 이젠 다 포기한 것 같은 사람처럼 보였다.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자세를 낮춘 잠 경위는 반 정도 내려간 유리창을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그런데도 반응이 없어 가만히 그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유동현 씨. 잠뜰 경위입니다.”

 

그의 대답은 없었다. 한 번 더 이름을 불렀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대답하지 않는단 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전하기만 하면 된다. 잠 경위는 그렇게 생각하며 말을 이어갔다.

 

“소영 씨 일에 대해, 그 억울함과 아픔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기만처럼 들릴 것을 아니까. 잠 경위는 내뱉으려던 말을 삼켰다. 그렇다면 이 뒤에 하고자 하는 말들도 그에게는 기만인 걸까? 뒤이은 생각 하나가 잠 경위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지금 와서 말을 관둘 생각은 없었다. 전해야 했다.

 

“……동현 씨. 오늘 당신이 한 것은 정말로 잘못된 행동이었습니다. 행동의 동기가 무엇이었다고 해도, 그것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정의로운 일에 가깝다고 해도. 어떤 억울함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누군가를 상처입히고, 법이 그은 선을 넘어서는 것은 안 되는 겁니다.”

“…….”

“어떤 억울함이 있더라도, 주장하는 부당함과 부조리함이 진실이라 해도 개인이 법을 대리하여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법이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럼 어쩌라는 거야. 그 잘난 언론도 뭣도 내 얘길 듣지도 않았어. 너흰 알지도 못했잖아. 이번에도 들어주지 않을 거잖아.”

 

굳게 닫혀 있던 입이 드디어 열리고, 힘 빠진 목소리로 유동현이 대꾸했다. 그도 처음엔 경찰에 신고하려 했을까. 그가 깊은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기에 그것까지는 잠 경위가 알 수 없었다. 자신은 수 경사같이 사람의 마음을 캐내는 데에 능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사실 눈앞의 용의자의 마음을 짐작해 깨달은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서 느끼는 답답함에서부터 알게 된 것에 가까운 것이었다. 잠 경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유동현 씨. 당신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취조를 받을 겁니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재판을 받아 당신이 지은 죄에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처벌을 받게 되겠죠.”

 

죄에는 벌이 따라야 한다. 어느 경우에도 예외란 없다. 그리고 그 벌이란 반드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하며 공정해야 한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다.

그리고 경찰은 이 당연함을 ‘당연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고. 그것이 경찰의 정의라고. 이 순간 잠 경위는 생각했다.

 

“…이번에는 저희가, 경찰이 당신의 말을 들을 겁니다. 당신의 말을 토대로 수사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물론 저희는 성화시의 경찰입니다만, 정식으로 수사 협조 요청을 받아 이번 사건의 수사에도 함께 했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사건이 완전히 종결될 때까지 저희 성화 경찰서와 부서 경찰서의 협조는 계속될 겁니다. 저희 수사반이 노력하겠습니다.”

 

유동현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범행 동기가 된 DN 엔터테인먼트의 비리는 반드시 언급될 것이다. 그에 따라 유동현이 그간 모은 증거를 제출하고, 유소영이 밖으로 나와 진술할 수 있게 된다면 경찰은 새로운 사건의 조사에 착수할 것이다.

 

“…그러니, 유동현 씨. 포기하지 마시고. 이번 한 번만 더. 경찰을 믿어 주시길 바랍니다.”

 

잠 경위는 굳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에게, 다른 모든 이들에게도 꼭 전해졌으면 하는 말이었다.



지인 분의 생일 선물로 전달해드린 글입니다. 언젠가 한 번은 꼭 써 보고 싶었던 주제였고, 드디어 쓰게 되어 기쁘면서도 잘 전해졌는가 싶어 아쉬움이 조금은 남습니다.
잠 경위 개인의 정의는 아직 흔들리더라도, 그가 경찰로써 갖고 있는 정의관은 확고할 것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설령 그것이 위선인 정의라 하더라도, 잠 경위는 선한 위선자겠죠. 누군가에게 말했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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