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ûche de Noël
용의 후예 산업스파이 동기들아 친하게 지내라
감다뒤 김빽끼. 셤기간에 1시간 컷 날림으로 쓴 거구요. 버리기는 아까워서 올린 거예요. 그러니까 재미없다고 하셔도 충분히 이해합니다요. 분명 쓰기 전에는 웃겼는데…. 그렇지만 "빽끼 당신이 이렇게 노잼인간인 줄 몰랐어. 우린 여기까지야." 하고 절 떠나지 말아주세요. 가지 마요 선생님. 나 버리지 마…. 나를 갈아 넣은 올해 성탄절 연성 아직 안 봤잖아. 그거 외전도 아직 안 봤잖아. 물론 보고 떠나라는 건 아니고요. 가지 말아요.
"사."
"왜."
노란 대가리가 (루스 머리색 뭐임? 적갈색?) 적갈색 머리의 코앞에 하얀 종이 상자를 들이밀며 말했다.
"사라고."
"아 뭔데!"
"부쉬드노엘."
"뭐?"
"Bûche de Noël."
"?"
한껏 혀를 굴렸으나 당연히 루스의 구겨진 미간이 펴지는 일은 없었다.
"케이크 멍청아."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던가. 응? 뭐야? 통나무 아냐?"
열어본 상자 안에는 한 뼘쯤 되는 크기의 나무토막이 있었다. 감자가 쳐다보니 별가사리가 짜증을 냈다.
"케이크라고."
"이게 어디가 케이큰데. 그냥 통나무구만."
"통나무 케이크니까 통나무처럼 생겼지 그럼. 너 진짜 모자라?"
"아니, 하…. 됐다. 내가 너랑 뭔 말을 한다고."
"그니까 나불대지 말고 사라고."
"안 사. 내가 이걸 왜 사!"
나진은 하남자 가불기를 걸었다.
"이거 하나 살 돈도 없냐? 에휴."
"…? 얼만데."
걸려든 대어를 보며 그는 검지와 중지를 쫙 폈다.
"2? 동화 2개?"
그리고 눈으로 매도했다.
"설마 20개? 미쳤어? 숲에 널린 게 나무야."
"케이크라니까 왜 자꾸 나무 타령이야? 이해력이 그렇게 딸려? 그리고 동화 아니고 은화 두 개거든?"
"미친 새끼 아냐. 누가 그걸 은화 주고 사?"
"이거 하나 만드는데 들어간 시간과 노동력 생각하면 적당해."
"하. 저거 뭐 얼마나 걸린다고."
"라우준."
왼쪽 눈썹을 1mm 올린 싸가지는 상자 탑에 얼굴이 하나도 안 보이는 깔 아니 조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
순진해빠진 물음에 하얀 손이 더 격렬히 파닥거렸다.
"으응?"
"하…. 책."
"아! 여기!"
어디서 난 건지 모르겠는 두꺼운 책이 한 장씩 팔랑팔랑 넘어갔다.
"어디 보자… 라우준."
"응?"
"숫자 백까지 셀 수 있어?"
"응? 응!"
"이거 나이테 좀 세봐."
"나무 아니라며."
재미없는 만담을 꾹 참고 보던 루스는 어이가 없었다.
"어 아니야."
"근데 뭔 나이테야 미친놈아."
"야 누가 진짜 나이테래? 이것도 하나하나 다 꼼꼼하게 만든 거 아냐. 이거 한 줄 새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나 알고 지껄이는 거냐?"
하지만 상대는 강적이었다.
"그깟 줄 하나 가지고 생색은. 얼마나 걸리는데."
"1년."
"…? 나이테 맞잖아."
다시 보니 책 제목도 식물 백과였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뭐래. 아 됐고 안 산다고!"
글렀단 걸 느꼈는지 강매하던 놈은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그럴 거면 빨리 말하던가. 시간 낭비 했잖아. 아 씨 9개 더 팔아야 하는데."
"안 산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 아오 저 미친 새끼."
"시간은 금이다 몰라? Time is gold."
"네 워치가 골드다 멍청아. 어디서 난 건지는 몰라도 그거만 팔아도 은화가 뭐야 금화 10개는 쉽게 나오겠네."
"하. 진짜. 너 바보야? 내가 이걸 왜 팔아."
진심으로 경멸하는 표정을 맞닥뜨리니 루스는 자신이 뭔가 잘못 말했나 싶어졌다.
"아… 뭐, 선물 받은 거냐? 그럼 좀 그렇"
"뭐래. 시계 팔면 나견이 머리 잘라야 하잖아. 내가 걔 테스토스테론 타령하면서 확 다 잘라버린다는 거 겨우 뜯어 말려서 중단발로 타협 봤는데. 누구 좋으라고?"
"이 새낀 또 뭐라는 거야."
사과할 생각은 없었지만 사람이 기껏 반성을 하고 있는데 짖어대는 건 또 뭐 지랄이람? 한심하단 얼굴이 전혀 안 보이는 건지 나견 동생은 계속 왈왈거렸다.
"아 오 헨리 크리스마스 선물도 모르냐고. 책 좀 읽어. 제발."
"너나 꺼져 제발."
"하 라우준 텄다. 가자."
고개를 끄덕이다 들고 있던 상자를 와르르 떨군 라우준을 타박하고 4개만 들고 먼저 가버린 개싸가지를 보며 루스는 한 것도 없는데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하 드디어 갔네. 징글징글한 놈."
"야 징글징글벨 루스!"
"아 왜 또오!! 꺼지라고!!!"
라우준이 다시 쌓은 상자 탑 위에 본인이 들고 갔던 4개를 마저 올려둔 나진은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평범하게 웃었다- 맨 위에 있는 상자를 열었다.
"장작 사라."
루스는 생전 처음으로 나견에게 연민을 느꼈다. 저딴 것도 동생이라고 같이 산다니 불쌍한 놈. 그건 그거고.
"아까까지 뭐 부시 뭐라며. 포장이라도 바꾸든가."
"연속가베로 나무 하나 통째로 잘라 온 거다. 이런 기회 흔치 않아. 하나에 동화 20개. 쩝, 선심 썼다. 크리스마스니까 10개 세트로 다 사면 라우준 10분간 빌려줄게. 게미니를 쥐여주면 미흡하지만 세로 베기도 보여줄 거야."
"그냥 장작 팬다는 거잖아."
"그래. 다른 말로는 내려찍기라고도 하지."
"진짜 미친놈인가?"
댓글 1
빽끼 창작자
결국 개당 동화 5개로 흥정해서 루스한테 장작 10개 다 팔고 진짜 부쉬드노엘 사서 나견이랑 나눠 먹었답니다~ 라우준은 나견이 한 조각 몰래 챙겨줬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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