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존이설/청명이설] 타생지연他生之緣

[청명이설/검존이설] 他生之緣(타생지연) - 6. 과소평가

구화산으로 트립한 유이설

*원작 파괴, 적폐, 무협알못, 개연성x

*각자 해석에 따라 논컾으로 봐도 상관x

*2월 중순쯤에 전체적으로 서술과 설정을 이곳저곳 수정했으니 3월 이전에 보신 분들은 한번 더 보면 좋아요 (별 지장x)

*과소평가(過小評價): 실제보다 작거나 약하게 치는 것.


점소이가 식탁에 그릇을 내려놓았다. 닭뼈를 우려낸 말간 국물에 가느다랗고 흰 소면이 소담히도 담겨왔다. 유이설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물을 머금은 소면을 젓가락으로 집어 쏙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약간 초점이 흐릿한 눈으로 오직 소면을 해치우는데에만 집중했다. 그 몰입한 모습이 흡사 깨달음의 경지에 든 무인을 방불케 했다.

"누가 보면 내리 굶고 온 줄 알겠네."

청명은 한 쪽 주먹으로 턱을 괴고 그것을 보다가 이리 한마디 하고는 앞에 놓인 고노육(古老肉) 한점을 집어 먹었다. 유이설이 소면 한그릇을 다 먹는 데엔 고작 일다경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한 그릇 더."

"그런데, 어제 잘 때 누운 자리는 '딱딱'하지 않았나?"

"... ..."

"내가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청명은 눈살을 찌푸리는 유이설을 보며 낄낄 웃었다. 분명 유이설이 두번째로 청명의 정수리를 검집으로 내려친 날의 일을 말하는 것이다. 청명이 그 이후로 유이설의 잠꼬대를 언급하며 놀린 것이 오늘이 처음이 아닌데도, 유이설은 그것을 들을 때마다 새삼 청명의 무릎에서 일어났을 때 느꼈던 어리둥절함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뭘 그렇게 봐? 또 딱딱해, 불편해- 종알종알 얘기 했었는데 내가 자느라 못 들었을까봐 신경이 쓰여서 이러지."

"과장. 재미 없어."

종알종알? 그녀로서는 난생 처음 듣는 수식어였다. 유이설이 불만을 표하듯 소리나게 젓가락을 탁 내려놓았다. 청명의 얼굴에는 재미있다는 듯 특유의 얄미운 미소가 보기 좋게 걸려있었다. 유이설이 지금껏 청명을 포함한 사형사질들과 서로 기대어 곯아떨어진 것이 한두번은 아니었으나, 눈을 떴더니 머리를 베고 있던 것이 청명의 무릎이었을 때의 당혹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또한 민망했다.

무심결에 적당히 편하고 따뜻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더욱더 민망했다. 청명의 무릎이란 것이 그렇게 폭신한 물건이 아님에도 이상한 안정감이 느껴졌었다. 다행히도 청명이 그것까진 알아내지는 못한 듯 했다. 그랬다면 진작에 "국물은 적당히 '따뜻'한가?"라면서 놀렸을게 뻔하기에.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유이설은 때마침 점소이가 다시 내어온 소면을 처리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유이설에게 한방 먹여 아주 만족스러운 듯 청명은 화통하게 연태주를 병째 들이마셨다. 그가 서안의 객잔에서, 아니 서안이 아니더라도 병만 있다면 꼭 하는 관성적인 행동이었다. 이젠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점소이가 알아서 연태주를 가져오는 지경이었다.

"크으, 역시 사형 몰래 마시는게 제일 맛있... 어,"

청명은 아차 싶은 눈으로 눈앞에 있는 유이설을 돌아봤다. 무심코 혼자 서안에 왔을 때의 습관을...

 두 무인의 눈이 자석처럼 딱 마주쳤다가 각자의 검과 서로의 눈을 번갈아 바라봤다. 맹렬했던 젓가락질이 다시 멈췄다.

"살인멸구?"

"사형께 말하지 마라."

"소면 한 그릇 더."

"기꺼이 그러마."

청명과 유이설, 이 둘은 청성에 연통을 전하기 위해 사천에 갔다가 다시 화산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바로 섬서로 향하지 않고 서안에 들른 것은 청명의 계획이었다. 청명이 사고를 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내졌던 유이설은 처음엔 그를 말리려 했으나, 그 속사정을 듣고 나서는 청명과 동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안에 갔던 청명의 사제들이 종남의 제자에게 비무라는 이름으로 얻어 맞고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하필이면 복수에 굶주린 이 시점에 화산이 청명을 굳이 사소한 심부름 거리로 밖에 내보낸 것은 사문의 어른들이 돌아오는 길에 종남에게 복수를 하라는 무언의 명령을 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암, 장로들도 장문인께서도 이를 바라 마지 않을 것이다. 되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오면 사제들의 실망어린 눈길과 어른들의 꾸중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문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되는 일이었다.

합리화를 마친 유이설은  또 다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그녀가 이 사실을 안지는 약 두 시진 남짓이건만 느껴지는 것은 마치 방금 직접 전해듣고 방금 직접 겪은 것마냥 생생한 원한이었다.

"사ㅈ... 화산... 아니, 은인의 원수. 용서 못 해. 감히."

"... ..."

청명은 눈앞에서 단어를 두번이나 바꾸는 유이설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자리를 박차고 검을 고쳐잡으려는 유이설을 손을 들어 말렸다.

"누굴 베려고."

"인상착의. 알려줘."

"뭐 대충 무복이 일대제자였던 거 같은데... 사실 그런 거 필요 없어."

청명이 말을 마치고 씨익 웃자, 때마침 객잔 앞을 떠들썩하게 들이닥쳐오는 무리들이 있었다. 

"매화검!"

"오늘이야말로 네 놈에게 한 방 먹인다."

"그 풋매실 냄새 나는 녀석이 그새 쪼르르 굴러가서 일러바쳤나보지?"

유이설은 눈 앞에 들이닥친 종남의 무복들을 바라봤다. 원한과 악에 받친 표정들을 보니, 청명이 이곳에 온 것이 기실 그들도 바라던 바였던 모양이란 걸 모를 수가 없었다.

"항상 자기네들이 알아서 찾아와 주거든."

설명을 마치고는 '이 새끼들이 감히 우리 사제를 패?'라고 내뱉은 청명이 술병을 한 손에 쥔 채 객잔을 나서 종남의 제자들에게 천천히 걸어나갔다. 

"아. 유이설 너는 밥 값 치르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

챙!

청명에게 날아든 검을 두 개의 검이 막았다. 물론 하나는 청명 그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검에 앞서 종남의 검에 굳건히 맞물린 것은 다름아닌 유이설의 검이었다. 찰나의 시간 동안 자신의 눈을 의심한 청명은 적잖이 놀란 얼굴로 검을 막아선 유이설을 바라봤다. 방금의 초식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했다. 그리고 청명보다도 한 발 빨랐다.

 그러고 보니 청명은 유이설의 검을 나름 자주 봐왔지만 그녀가 다른 검수와 진지하게 칼을 맞댄 것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지금껏 그녀가 펼쳤던 검이 무뎠던 적은 결코 없었으나 그럼에도 이 검은 지금껏 전혀 보지 못했던 날카로움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종남의 제자들도 적잖이 놀란 듯 했다.

"누구지?"

"저 사람 분명 객잔 안에 있었는데 언제..."

"매화검보다 빨랐어?"

"야, 너..."

청명은 유이설에게 이 말에 이어서 정체가 뭐야?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청명에게 검을 날렸는데도 그의 눈길조차 받지 못한 것이 자존심이 상한 벽한경(薜翰景)이 이를 가만 두고 보지 않았다. 두 검을 거세게 밀어내고 정갈한 자세로 검을 겨눈 그가 유이설을 경계하듯 바라봤다. 금방이라도 난전이 시작될 것 같았던 분위기가 유이설을 중심으로 차분해졌다.

"누구이기에 이 일에 끼어드는 것이오." 

"화산은 내 은인. 나는 은인을 지킬거예요."

유이설이 적당히 구실을 내세웠다. 정확히 말해 그녀를 직접 구해준건 화산의 다른 문도들과 의약당 사람들이었으나, 대충 청명도 은인이라 불렀다.

"내 그대를 무인으로서 존중하지 않는 건 아니나, 여인을 상대로 손속의 사정을 따져 검을 펼치기엔 내가 아직 부족하니 소저는 이만..."

"길어."

"푸흡."

청명이 굳이 참을 노력도 없이 웃음을 터뜨리고, 벽한경의 얼굴은 잘익은 과일처럼 달아올랐다. 청명이 말을 이었다.

"어디 한번 덤벼 봐."

청명이 웃음기를 지우고 표정을 고쳐지었다.

"유이설을 꺾으면 내가 진 것으로 인정하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야, 머리 안 굴려? 얘 이기면 날 이기는 거라고. 꽁무니 내리고 서안에 발도 안 붙이겠다니까?"

벽한경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근성으로는 둘째 가면 서러운 종남이지만, 승리를 기대하고 매화검에게 검을 날린 건 아니었다. 그저 한번 그의 검이 청명에게 닿는 것만으로도 매화검의 명성에 누가 되리라 생각하고 달려들려 한 것일 뿐. 비록 한낱 계란이 바위를 깰 수는 없을지언정 이 한몸 바쳐 바위를 더럽히기라도 하겠다는 처절한 의지가 바로 벽한경이 종남에서 갈고 닦아온 근성이었다. 

벽한경은 다시 눈앞의 여인에게 눈을 돌렸다. 이립도 되지 않아 보이는 얼굴, 자신에게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신장, 덩달아 좁을 검의 범위. 비록 방금은 매화검도 놀라게 할 속도였지만 그녀의 속도가 이토록 뛰어나다면, 다른 부분엔 미처 수련을 기울이지 못했을 가능성도 크다. 그런 유이설을 꺾을 수 있다면 이리 자신만만한 매화검의 궤계도 깨부술 수 있으리라고 벽한경은 그리 계산했다. 

'저 자식이랑 직접 붙는 것보단 가능성이 있어.'

"...그 말 무르지 않겠다 믿겠다."

"차륜전이든 한번에 덤비든 상관없어. 거기 옹기종기 모여있는 놈들도 있는 힘껏 달려들어 봐."

청명의 제안은 유이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방식이었으나 유이설은 상관 없다는 듯 고요히 종남의 문도들을 보...다가, 살짝 찌푸려 청명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청명은 그저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만나 잘 됐다는 투로 술병을 기울였다.

"왜, 뭐. 은인 지켜."

"... ..."

유이설은 이내 할 말이 많아보이는 눈을 거두고 서로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종남의 검수들을 바라봤다. 대충 일대제자 정도로 보이는 연령대였다. 배분으로 치면 동등한 자들 여러 명. 그러나 방금 유이설의 검을 보고도 이 제안을 선뜻 수락한 것은 이들의 검의 경지에 별다른 기대를 할 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것을 유이설 역시 모르지 않았다.

비무는 벽한경의 기합으로 시작했다. 청명은 어느새 편한 자리에 앉아 비무를 구경했다. 정확히 말하면 유이설의 검을 보았다. 유이설은 청명과의 대련에서보다 여유로워보이는 기색으로 벽한경의 검로를 가로막아댔다. 

화산과 종남이 오랜 앙숙인 것은 단순히 서로 가까운 곳에 있는 두 검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진중하고 치우침 없는 종남의 검과 화려한 쾌와 환을 구사하는 화산의 검은 서로 상극인 존재로서,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양쪽에게 거슬리는 기운이 가득했다. 이는 유이설 또한 같은 사정일 것이다. 청명은 이번 기회에 유이설이 종남의 검을 어찌 대처할지 보고자 했다.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청명은 그냥 심심해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편 벽한경은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이마에 솟았던 식은 땀이 턱에 맺혔다. 그의 검은 유이설에게 닿을 수 있을 듯 결코 닿지 않았다. 충분히 무게를 실은 검의 위력은 속절 없이 유이설의 검날 앞에서 허망히 흩어졌다. 벽한경은 예상하지 못한 흐름에 입술을 짓씹었다. 화산의 검에는 분명 종남의 굳건함이 없다. 화려하고 가벼운 것은 본디 단순하고 굳건한 것에 힘을 잃고 나부끼기 마련이다. 그리 확신하고 검을 닦아왔으나, 그리고 아쉽지 않은 검을 펼쳐내었으나 그의 검은 유이설에게 이르지 못한 채 벽한경의 힘을 축내기만 할 뿐이었다. 

유이설은 그와 달리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벽한경의 검을 받아냈다. 누가 보더라도 전력을 다하고 있지 않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녀의 검은 굳건한 고목같은 벽한경의 공세에도 여전히 본래의 위력은 물론 속도도 쇠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히 분위기는 유이설 쪽으로 기울었다. 처음엔 소극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공세를 붓지 않았던 유이설은 어느새 기세를 바꾸고 계속해서 벽한경을 섬뜩하게 하는 초식을 펼쳤다. 종남의 진중함과는 다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검이었다. 결국 머지 않아 유이설의 검은 상대의 목을 겨눴고, 벽한경은 항복을 선언했다. 

"패배를 인정하겠소."

그는 패배를 선언하자 바로 순순히 검을 검집에 넣는 유이설을 보고 안도했다. 상대가 청명이었다면 이제 두들겨 맞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저 화산의 미친놈처럼 두들겨 패지는 않...'

깡!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의식을 잃고 뒤로 쓰러진 벽한경의 이마에 혹이 불록 솟았다. 그걸 본 종남의 제자들이 치를 떨었다. 

"사형 머리를 검집으로...!"

"그러게 사형은 왜 저런 말도 안되는 제안을 수락해서...!"

"너희들도 가만히 있었잖냐!"

"애초에 저것들의 흐름에 말려들어버린 것이 문제였습니다!"

주춤했던 종남의 제자들이 곧 본래의 패기를 되찾았다. 그들은 처음에 청명에게 들이닥쳐 오던 그 기세 그대로 검을 빼들고 유이설과 그들을 구경하던 청명에게 달려들었다. 

✿∘°˳˚∘°❀°∘˚˳°∘✿

"이 지독한 것들 진짜 근성 하나는 알아줘야 해."

"소면 다 불었어."

"나중에 사줄게. 가자."

종남을 상대하는 유이설의 검을 더 보고자 한 청명이었으나 의미있는 수확은 유이설의 대가리에 대한 묘한 집착을 다시 확인한 것 뿐이었다. 

'누구한테 배운 건지 원...'

그러나 퍽 만족스러운 앙갚음이었다. 두 사람은 이마에 검집 자국이 찍힌 채 쓰러진 종남의 문도들을 넘어 그곳을 떠나 서안의 저자를 걸었다. 

활기찬 서안의 시전은 마치 없는 것이 없는 듯 했다. 거리에 즐비한 차, 자기, 비단 등이 사람들의 말소리로 떠들썩한 거리만큼이나 어지러웠다. 이따금 어깨와 어깨가 닿을 정도로 몰린 인파속을 통과하며 줄곧 유이설과 자신의 주변을 예민하게 두리번거리던 청명이 어느 좌판 앞에 멈춰섰다.

 유이설은 그를 따라 멈춰서서 청명의 시선을 따라 진열된 물건들을 보았다. 부녀자들이 야외에서 얼굴을 가릴 때에 쓰는 멱리(羃䍦)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긴 무슨 볼 일이냐고 청명에게 묻기도 전에 그녀의 시야에 흰 그물(羅)이 내려 앉았다. 청명이 진열된 쓰개들 중 하나를 집어 유이설에게 씌워준 것이었다.

"필요 없어. 시야에 방해야."

"잔말 말고 써."

"있어? 돈."

"누구 덕분에 반이나 삭감 당했지만 이거 하나는 살 수 있거든?"

유이설은 알겠다는 의미로 청명이 머리에 얹은 멱리를 손으로 고쳐쓰고는 고개를 들었다. 반투명한 천 너머로 다시 눈을 치뜨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청명의 얼굴이 보였다. 유이설로서는 그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는 의문이었으나 청명의 목소리가 평소답지 않게 꽤나 완고한 어조였던지라 굳이 토 달지 않기로 했다. 혹시나 있을 유이설의 항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건지 청명은 빠르게 멱리의 값을 치러버렸다.

"앞은 잘 보이냐?"

"잘 안 보여."

"여기서부턴 더 붐비고 복잡하니까 잘 따라와."

발걸음을 떼려는 유이설은 문득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손길에 뒤를 돌아봤다. 행색이 다소 초라한 아이였다. 아이는 대뜸 말했다. 

"점 보러 오세요."

너무도 서투른 호객이었다. 앞서가려다가 유이설이 따라오지 않자 뒤를 돌아 본 청명이 무심하게 내뱉었다.

"점쟁이가 무슨 호객이야? 원래 용한 사람은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줄서고 하는 법이라고."

이제 겨우 충년(沖年)이 되었을까 싶은 아이가 청명의 말에 풀이 죽은 듯 주춤했다. 누군가를 데려오지 않으면 안되는 듯 잔뜩 곤란한 기색이었다. 유이설이 불만을 담은 눈으로 청명을 바라보자 청명이 움찔했다. 아이는 머뭇대다가 다시 입을 뗐다.

"한 번만 보러 오세요. 정말로 별도 볼 줄 알고, 점도 칠 줄 알아요. 그리고, 이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 누나가 자기는 미래에서 왔대요. 그러니..."

그 말을 들은 유이설의 눈이 놀란 듯 동그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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