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힐] 신관과 기사 3
신관 힐데와 기사 카일의 이야기
[카힐] 신관과 기사
W. 분점주
카일의 부대가 쿠르트아 마을에 체류한 지 닷새 째.
여지없이 오늘의 오전 시간도 힐데베르트와 함께 했던 카일은 부하의 호출에 신세를 지고 있는 여관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그들은 모두 이른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었는데, 카일을 비롯한 분대장 세 사람이 앉은 테이블에서는 소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마물의 기척이 부쩍 옅어지고 있습니다. 카일 경."
"우드렛, 언제부터였지?"
"저희가 이 마을에 온 이후부터요."
카일은 눈썹을 휘며 부하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적마에 탔던 그 기사였다.
"누군가 마물을 처리하는 건가?"
"예. 처음에는 단순히 흩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누군가 마물을 처리하고 있는 게 맞는 듯합니다. 흔적도 없이 기척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
우드렛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회색 눈의 기사가 대답했다. 카일은 잠시 고민하는 듯 팔짱을 낀 채 허리를 세웠다. 그리고는 이내 말문을 열었다.
"오늘은 각 분대에서 4인이 한 개 조로, 총 세 개의 조가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선다. 각 분대의 조는 거기서 또 두 팀으로 나눠 각자 쿠르트아 마을 외곽을 기준으로 경계를 서도록 하지. 혹시 모를 마물의 남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장비 점검들 하라고 하고."
"예."
"예."
그의 지시에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각자 제 분대의 꼴통들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서쪽 부대의 기사들은 아무래도 이력이 좋지 못한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저들도 골치가 아픈 모양이었다. 한참 그들이 조 편성에 대해 고민을 하는데 카일이 말했다.
"이곳의 일은 우드렛, 자네한테 맡기지."
"저요?"
"응. 네가 이들 중에 짬이 가장 많이 찼잖아. 실력도 괜찮고. 믿고 맡기지."
"아니, 왜요? 어디 가시십니까?"
"혹시 모르니 마물의 기척을 쫓아가 보려고. 지금처럼 개체 수가 줄어든 걸 보면 나 혼자서도 충분할 것 같아. 위험해지더라도 흡입을 하면 되니까 걱정은 말고. …무엇보다 너희들은 가족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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