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꽃잎을 붙잡기 위해서는

멜리아

백업 by 2
3
0
0

???

이런 곳에서 내가 돌아다닌다고? 난 중앙 국가는 한 번도 안 와봤는데... 

 

꽃집 점원

거기 아가씨~! 당신같은 꽃들이 있는데 구경해봐!

 

여자는 자신에게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을 매섭게 째려보고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

멋대로 친근하게 구는 사람이나 많고, 최악이야. 

 

.

.

.

카인, 들어줬으면 하는 얘기가 있는데. 

 

카인

응? 아아, 잠깐 생각 중이었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알아. 

 

아니. 모를걸.

 

카인

너랑 지내온 세월이 얼마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날이 내일이라 그런거지?

 

역시 전혀 모르잖아.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카인

하핫! 역시 아직 멀었나~!

그래서 하고싶은 얘기라는 건?

 

그녀를 봤어. 

 

카인

 그게 정말이야? 닮은 사람이라거나, 아니면...

아니. 취소할게. 

네가 봤다면 정확하겠지. 

 

글쎄. 장담은 할 수 없어. 잠깐 본 게 다니까. 

 

카인

직접 확인 해보면 알게 되겠지. 

 

이 나라에서 봤으니 그녀가 당장 어딘가로 떠날 게 아니라면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런데 곤란하네. 하필 내일이 그날...

 

카인

오히려 잘됐어. 그녀가 진짜라면 너에게 반응하겠지. 

 

... 확실히. 

 

두 마법사의 시선이 허공에서 오갔다.

내일이 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의 실마리를 드디어 찾았다.

갑작스럽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떠난 이후로 기다리면서 언제라도 맞아줄 준비를 해뒀으니까.

정말 그녀라면 기쁠텐데.

 

그녀가 아니어도 그녀를 아는 존재라면 즐거울 것 같았다.

네가 남기고 간 흔적들이 우리에게는 턱없이 부족했었다. 

수백장의 편지, 말린 꽃, 그림들

너없이 이것들만 가지고 추억하기에는 너무도 긴 기다림이었다. 

 

다음날

 

카인의 앞에 금발의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소녀가 서 있었다.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 없는 듯이 시린 표정을 하고 입을 연다. 

 

그때 약속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카인

그렇게 말하면서도 렌은 이 날만 기다리잖아? 

저번에 거울 앞에서 몇시간이고 있다가 잠든 거를 누가 침대로 옮겨줬으니까 잘 알아. 

 

시끄러워.

 

카인

아하하, 그 얼굴로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

 

더 싫어하고 싶어지는군. 

정말 성격 나쁜 여자라고 생각 안해? 

단언하지. 

츠바키는 널 사랑하지 않았어. 

 

카인

그럴지도.

 

알고 있었다는 태도네.

 

카인

그때 난 츠바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다시 만나게 되면 이번에는 정말로 이해하고 싶어.

 

난 알 것 같은데.

 

카인

뭐를?

 

알려주지 않을 거야.

 

츠바키는 정말 안타까우면서도 지독한 여자다.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런 약속을 하다니.

렌의 모습은 츠바키와 거의 동일하게 변해 있었다. 

 

츠바키가 죽기 전에 한 약속 탓이었다.

그녀가 죽으면 매년 이 날에 그녀의 모습으로 변하고 카인이랑 만나달라는 약속.

제정신이 아니었다. 수락하는 게 아니었는데. 

츠바키가 없는 세계, 그런 약속 안 지키고 그냥 죽을까 생각도 했었지만.

 

카인에게 돌아온다고 한 여자를 자신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걸 전부 알면서도 이런 짓을 하게 하다니.

다시 만나면 원망할 거라고 다짐했고, 복수하고 싶었다.

 

이런 곳에서 잡담은 그만하고 가지.

 

카인

그래. 마침 오늘 거리에서 축제도 있으니까!

분명 올거야, 츠바키라면.

 

영광의 거리는 늘 활기로 가득찼다. 

사람들이 손을 잡고 음악 속에서 춤을 추고 꽃비가 내렸다.

그 가운데에서 눈에띄는 두 사람이 서로의 손을 잡는다.

카인의 얼굴은 즐거운 듯 환하게 웃고 있었고,

렌은 끔찍하게 싫어 보였다.

 

꽃집 점원

어어! 어제 그 아가씨잖아? 이야, 카인의 여친이었어?

 

카인

안녕! 그런데 어제 그 아가씨라니? 

 

꽃집 점원

꽃 좀 사달라고 하려 했는데 호되게 무시 당했지! 

빗자루로 하늘로 올라가길래 혹시나 했는데 역시 카인의 친구였구나!

 

렌과 카인이 말 없이 서로를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츠바키가 이곳에 있다는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마녀의 모습으로.

 

그런데 역시 기억이 없는건가.

 

카인

이렇게 돌아온 것만으로도 솔직히 기적이야. 게다가 마녀의 몸으로...

츠바키가 돌아온 게 아닐 수도 있겠어.

 

그 말은 츠바키의 모습을 한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건가?

 

카인

그래.

 

만났을 때, 우리가 아는 츠바키가 아니라면 넌 어떡할래?

 

카인

내가 아는 츠바키라.

역시 모르겠네! 하지만 괜찮을 거라고 믿어.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