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の意志。
the will to -----.
"권리"란 편리합니다. 명확한 권리가 있다면, 타인을 짓밟는 것도 옳은 일이 됩니다. 그 힘은 대의에서 나옵니다. 그중에서도 신앙이란 모름지기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렇게 즐겁고도 간단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니요. 검으로 흥한 자, 검으로 망할지어다, 라는 말이 맞았습니다. 도리를 어기고 명분을 잃은 당신은 쇠합니다. 나는 당신의 가슴팍에 꽂힌 그것을 뽑아서 들어 보입니다. 혈흔이 만들어낸 잔영일까요? 깨끗하게 벼려낸 명분이 새하얗게 빛납니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찬란한 빛──그러게, 잘 지켰어야지.
-1-
배움이 많아질수록, 의문도 늘어만 갑니다.
"세계의 모든 것은 누가 만들었나요?"
──"그야 신님이시지."
우리보다 항상 더 많은 것을 알고 계시나요?
그럼, 왜 좋은 것만 만드시지 않았어요?
의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왜 이유도 모르는데 따라야 하나요? 왜 학교에서는 다른 지식을 배우나요? 어째서 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나요? 왜 간절히 기도해도 응답해 주시지 않는 건가요? 왜 세상에는 악이 존재하나요? 인간의 나약함에서 악이 생기는 거라면, 왜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드시지 않으셨어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분께서 행하는 부조리함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전능하다면 그러지 않을 텐데요. ···언젠가부터 제대로 된 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질문은, 아픔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왜 착한 사람에게도 벌을 주시나요?
그것이 신의 정의인가요?
어째서?
그럴 때마다 "또냐?"는 눈빛으로 바라보곤 했지요. 지겹다는 듯이, 마치 제겐 의문을 가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듯이. 그래서 저는 스스로 알기로 했습니다. 더는 물어보지 않자, 당신도 기쁜 듯이 보였습니다. 저는 모범적인 아이가 되었습니다. 누구도 달래주지 않는 흔적이 조금 아팠지만, 참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저를 더 강하게 해요. 작은 고통에 익숙해지다 보면, 더 큰 고통도 이겨낼 수 있게 해줄 거예요. 답답한 의문점들 한가운데서, 그것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
난처한 일입니다.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교차합니다.
어쩔 줄 몰라 염려하는 손짓에 갸날프게 떨리는 앞발이 닿습니다. 손끝으로 스며드는 무구한 따스함.
해서는 안 되는 일?
아니야, 이것이 잘못되었을 리 없어요. 하지 않은 나를 오히려 용서하지 못할 테니까.
봐요,
무엇보다 깨끗한 이 마음이,
희고도 찬란하게 빛나잖아요.
이렇게나 아름다운 일을 부정하실리 없어요.
저는 느꼈습니다. 이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고결한 한 줄기 흐름이 되어서, 거대한 악에 저항하고 있다고.
신이 보고 계신다면, 분명 칭찬해 주실 거예요.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러니 아무 것도 두렵지 않아요.
신이 저와 함께 하시니까.
-3-
어떤 아픔도 저를 죽이지 못했습니다.
무엇도 두렵지 않았던 것은 나 자신입니다.
저는 틀리지 않았어요.
비틀리는 발걸음을 고칩니다. 상실은 으레 시련이라고 하죠. 제게 힘이 될 거예요.
윙윙, 울리는 머리를 식힙니다. 단단히 잡아서 펼쳐 든 우산은 비를 맞지 않기 위해, 신앙도 같습니다. 마음을 지키는, 믿음 없이 존재치 못할 도구. 깨끗하고 투명하게 반짝이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이제 확실해요.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이제는 틀릴 리 없어요. 이제야 깨달은 이 세상의 규칙입니다.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것.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든가. 도덕과 감정 같은 것은, 절대적인 믿음 앞에서 모두 사소한 것이에요. 믿음은 어떤 두려움도 이길 수 있는 힘입니다. 힘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요.
밝은 앞날이 기대됩니다. 들뜨는 마음. 지금에서야 드디어, 진실로 행복을 깨달은 것이 아닐까요.
현관으로 들어섭니다. 당신은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도망치자.”
잘못 들은 거겠죠?
당신이 이런 말을 할 리가 없는데.
어쩔 수 없었다든가, 자신 역시 아팠다든가. 무슨 센터라는 곳에서 사람이 왔다. 탈출을 도와주겠다더라. 하는 꺼림칙한 말이 들려옵니다.
넌 속고 있었을 뿐이야.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
우리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엄마가 지금까지 아프게 해서 미안했다. 아마네.
당신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거잖아.
“다신 그러지 않을게.”
“나를 용서해 주렴.”
그러곤 나를 안았습니다. 언제나처럼, 그러나 변질되어 더러운 당신의 살가죽이 닿습니다. 소름 끼치도록 따뜻했습니다.
역겹게 느껴지는 온기가. 날숨이, 위선이, 거짓말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절대 용서치 않아.
-4-
당신이 없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무너진다든가, 하는 이변은 없었습니다.
상상한 것과는 다르네요.
현상에 이유를, 하나씩 붙여나갑니다.
첫 번째, 당신이 잘못을 저지른 나를 벌했다.
두 번째, 그것은 신앙에 의거해, 올바른 일이다.
세 번째, 나는 잘못을 저지른 당신을 벌했다.
네 번째, 그것은 신앙에 의거해, 올바른 일이다.
대원칙과 같은 안정의 숫자. 네 가지의 명제를 세며 결의가 가져다주는 용기를 맛봅니다. …당신은 저처럼 고통에 면역이 있진 않았나 봐요. 제가 강인해진 것은, 당신께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문득 나와 같은 색으로 물들어 있던 당신의 뺨과, 수척한 손길을, 울분으로 짓무른 눈가를 떠올립니다.
당신은 나와 같았을까요? 아니, 절대로 그렇지 않아.
나는 당신처럼 되지 않겠어!
그것은 내가 베푼 관용을 당신이 잊어서가 아닙니다.
고양이를 빼앗은 일을 사과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나약해서입니다.
내 삶을 부정한 당신을 나는 용서하지 않아.
있죠, 알고 있어요. 제가 이상하단 것 정도는. 여러분이 정상이라는 것도.
그러니 이 삶으로 증명하겠습니다. 고결한 가르침 아래에서 살아와서, 저는 정말로 행복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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