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감상]24년 4월 디페 오므햄님 밀그램 회지

#오므햄햄_밀회지후기

Most Common Being by 냥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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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3권에 대한 감상입니다.

선한줄요약: 내머릿속 캐릭터의 이데아, 그들의 삶을 엿보는 기분, 너무 아름다운 구성과 설계, 캐치한 연출 그리고 기저에 깔린 인간에 대한 상냥한 시선 ←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밀그램 MV는 죄수의 [심상]을 추출한다는 설정입니다. 그러니까 해당 인물이 스스로의 [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과 인식과 오감을 섞어 만든 혼합물인 거죠.

세 권 모두 MV에 나오는 요소 하나하나를 집요하게 차용해 메타포로써 사용하며 가사나 심문에서 등장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세계를 확대하고 해석해 나갑니다. 그것들을 엮어내 한 권으로 완성된 글이라니 벌써 감이 오시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이건 바이블입니다 (과장을 조금 섞은 표현이지만 농담만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소화해 내놓는 결과물은 다를 수밖에 없죠. 재해석이란 살아온 경험과 개성에 의한 고유의 체취가 묻어나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설령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쉽게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아마 이 책의 해석이 본인과 다르거나 맞지 않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죠.

그런데 굳이 바이블이라는 표현까지 쓰는 것은 이 글들이 조금이라도 오차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근거를 모아왔다는 것이 느껴지는 진심전력투구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도록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 해상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글은 스쳐 지나갔던 MV의 그림 하나, 심문의 단어 하나하나를 되새겨 주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개안되게 합니다. 당연히 창작자의 재해석 필터가 끼워져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설득할 수 있도록 탄탄히 준비해왔음이 느껴지는 글.

이런 걸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데요…… 전 못함. 그냥 얌전히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저는 2차의 묘미야말로 바로 그 재해석 필터에 있다고 생각해서. 같은 걸 보고 어떻게 소화했는지 과정을 뜯어보는 걸 즐거워하는 변태취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오므햄님이 사용하시는 필터의 기반에는 인간애에서 비롯한 상냥함이 있습니다. 이거중요해서 밑줄쳐놓음. 왜냐면 밀그램이라는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것은 곧 캐릭터를 하나의 인간으로 마주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마다 즐기는 방식은 다른 거고 꼭 원작자의 의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내가 밀그램을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그 잔인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의 직시라서…… 거기에 상냥함을 한 스푼 끼얹어 이 캐릭터들이 어떤 인간으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써내려간 글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데요 (2) 인간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원래 아름다운 거라고요. 생명이 생을 투쟁하는 건 원래 아름다운거라고!!!

뭐…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니까 삶을 조망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법 하지만.

여기서만큼은 물러나고 싶지 않네요 살아가는 이야기는 원래 아름답습니다.

아무튼.

그들은 어쩌다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요. 어쩌다가 밀그램이라는 곳에 와서 이러고 있을까요.

밀그램이 [용서]를 내리고 긍정 또는 부정하는 것이 그들의 [사상]이라면 그 사상을 이루게 되는 데에는 어떤 바탕이 있었을까요.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인간적으로 적어내려간 책입니다. 강추드립니다.

결론: 제발 봐.

이상입니다.

장르글회지라는 크나큰 축복을 즐기게 해주신 오므햄님께 무한한 감사를.

카테고리
#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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