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오스게일 - 충동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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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브, 어두운 충동 IF 세계입니다.
* 성행위 묘사가 있습니다.
* 약 고어, 피 통증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 퇴고 없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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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일렁이며 게일의 천막을 밝힌다.
“타브? 밖에 너야?”
바람이 스산하게 야영지에 유일한 빛을 흔든다. 게일은 바깥에서 들린 발소리에 읽던 책을 덮었다.
“ …잠이 오지 않아? 텐트가 좁아서 같이 자는건 어렵겠지만 네가 잠이 올 때까지 말동무는 해줄 수 있어.”
이 시간에 찾아올 만한 사람은 타브밖에 없었음으로 게일은 그라고 확신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바깥에 있는 인기척은 침묵을 유지했다. 타브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천막의 문에 손을 뻗었다.
아차, 싶었던 것은 바깥의 인기척이 묘하게 거친 타브의 숨소리를 들었을 때이다.
다가온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 맹수같은 손이 양 손목을 잡아 몸을 눌러 쓰러트린다.
차분하고 빠른 손놀림에 게일은 잠깐 타브가 제정신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제정신에 이런 짓을 한다면 그것도 문제이겠지만.- 기대를 깨고 충동에 이성이 날아간 타브의 눈이 게일을 응시한다. 게일은 마른 침을 삼키며 빠르게 이 상황을 타파할 궁리를 해낸다.
“게일….”
“… 타브?”
혹시 넘어지면서 제 정신이 들었나? 라는 생각도 잠시
입에서 비릿한 맛이, 코에서 씁쓸한 쇠 냄새가 퍼지면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한다. 배에 박힌 칼을 보았다가 타브의 얼굴을 바라본다. 기쁨으로 물든 얼굴은 환희에 찬 숨을 뱉어내며 칼을 뽑아낸다. 울컥,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와 침낭이 젖어든다.
‘망할.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리는가? 타브는 어쩌지? 폭발에 휘말리고 말텐데… 내가 죽어버리기 전에 타브의 의식이 돌아올 확률은? ’
게일의 이러한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타브가 휘파람으로 휴식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통증은 사라졌으나 상황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타브가 칼을 들고 옷을 갈라내어 게일의 복부를 들어낼 때는 게일은 완전히 상황을 이해하는 것을 포기했다. 예리한 칼날이 보주가 있을 문신 근처를 유영하다가 닿는다. 저기에 칼을 박는다면 내가 완전히 죽어버리기 전에 이 곳을 날려버릴터였다. 묘한 긴장감에 머리가 굳어 사고가 제대로 돌지 않았다.
결국 타브가 단검을 박아넣기 전 날려버릴 요량으로 마법 시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타브가 입을 맞추기 시작한다. 그 행동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밀어내려고 몸을 비틀어봤으나 칼 때문에 크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천막 안을 울리는 진득한 입맞춤 소리가 게일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처음엔 따라가지 못했으나 다정하고 부드러운 입맞춤에 게일은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타브의 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칼날은 가슴부터 복부를 긁고 내려간다. 전보다 아프진 않으나 몸을 베어내는 감각에 숨을 급히 삼키며 몸을 떨었다. 상처 사이로 피가 몽글몽글 맺히기 시작한다.
내려간 칼날은 바지 앞섶을 갈라낸다. 차가운 칼날의 단면이 게일의 성기에 닿으면 서늘한 감촉에 몸을 떨어댄다. 칼날은 이를 세우지 않고 투박하게, 하지만 부드럽게 게일의 성기를 쓸며 장난치다가
콱
허벅지에 박힌다. 게일은 억눌린 비명을 내지르다가 입술을 잘근 물어 입을 다문다.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군가가 와 이 광경을 본다면 썩 유쾌해 보이진 않았다. 아니,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제 생각이 맞다면 지금의 ‘충동’은 성욕에 가까워보였으니까. 만일 타브의 실수로 죽는다고 한들 충동이 가시면 자신을 살려줄 것이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있노라면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이 풀어졌다. 놓아주는건가? 싶은 생각도 잠시 몸을 일으킨 타브가 게일의 몸을 뒤집어 눕힌다. 그리고는 거슬린다는듯 하의를 모두 끌어내렸다. 이윽고 둔부 사이에 뻣뻣한 살덩이가 닿는다. 제아무리 이성이 없다지만 얼굴마저 보이지 않으니 게일은 불안해졌다. 정말? 여기서? 설마? 혼란도 잠시 살덩이가 게일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다른 의미의 격통에 게일은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게일이 할 수 있는 일은 제 입을 틀어막는게 전부였다.
‘침묵이라도 걸어둘걸…!’
물론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면 예언자를 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겨우 침묵을 걸으려 팔을 움직이면 추삽질이 이어졌다. 다리에서 흘러내렸던 피는 훌륭하게 윤활제 역할을 해주었다. 결국 게일은 소리가 세어나가지 않도록 하는것에 온 신경을 쏟아부어야했다.
“읍, 으…! 윽…. …!!”
통증 밖에 느껴지지 않던 움직임은 조금씩 내벽에 열감을 가져다 주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자꾸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신음소리를 흘리는 연인의 목소리에 흥분하지 않을 이가 있을까? 적어도 게일은 그렇게 생각했다. 타브는 이성이 있다고 느껴질만큼 집요하게 게일이 좋아하는 곳에만 허리를 놀렸다. 덕분에 몸에 난 상처로 인한 통증은 점차 의식 속에서 멀어져갔는데 잊을 법 하면 타브가 등에 서늘한 날로 그림을 그리듯 그어냈다. 흉터 없는 몸에 송글송글 피가 맺혀 붉은 곡선을 그리며 몸을 따라 흐르면 타브는 그것이 단 과즙이라도 된 것 마냥 핥고 음미했다. 손에 들린 칼만 없었다면 타브의 행위는 평소같이 부드럽고 다정했다. 그것이 나쁘지 않은 것과 동시에 몸에 느껴지는 통증이 칼날이 닿을 때 마다 온 몸을 저릿하게 만들어 이것이 쾌감인지, 통증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힉, 흐윽, 흐으 타브, 제발…. 그만….”
과한 자극은 그것이 좋든 나쁘든 뇌에 과부화를 불러왔다.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길 바라면서도 더, 더. 를 바라며 허리를 흔들었다. 그 몸짓에 응답이라도 하듯 타브는 거세게 허리를 쳐 올렸다. 더 이상 칼날의 감촉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쾌락에 뇌가 절여져있을 때 타브가 칼날을 어께에 박아넣었다.
“아악…!!”
울렁거리는 의식 속에서도 게일은 스스로에게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성기가 꺼떡이며 정액을 뱉어내었기 때문이었다. 날카로운 자극은 꽤나 오랫동안 게일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허리를 파르륵 떨며 풀썩 침낭에 쓰러진 게일은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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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 눈꺼풀 너머로 빛이 느껴진다. 해가 떴나? 그런데 밖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이 시간이 되면 동료들이 배가 고프다며 날 찾을 시간인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잠들기 전의 일이 생각났다. 벌떡,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서 일어난 게일이 자신의 몸을 살핀다. 어젯밤에 있던 일이 모두 거짓이었던 거 마냥 옷이 가지런히 입혀져있었고 상처 또한 없었다.
“꿈이었나…?”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천막 안은 비릿한 피냄새로 가득했다. 마른 침을 삼키며 제 양손을 내려다보다가 얼굴을 묻었다. 왜, 왜지? 왜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때 타브가 천막 안으로 물수건을 들고 들어왔다.
“아, 으음. 깼군. 몸 상태는 좀 괜찮나?”
“…응? 몸? 아아…. 응. 괜찮아.”
게일은 들어오는 타브를 보고 눈을 돌렸다. 왜인지 몸에 떨림이 가시지 않았다. 들키지 않기 위해 양 손을 감싸쥐고는 타브에게 웃어보인다.
“이상한 꿈을 꿔서 말이야. 금방 나아질거야. … 아 다른 사람들은?”
게일의 말을 들은 타브는 조금 놀라는듯 싶더니 곤란하다는듯 끄응 앓는 소리를 내었다. 타브는 뭐라 말하는 대신 게일을 밀어서는 다시 눕혔다. 이마에 물수건을 얹어주는 표정에는 죄책감이 묻어난다.
“…어제 내가 무리를 시킨 모양이야. 여러모로. 야영지 사람들에게는 네가 아프다고 전하고 내가 돌보기로 했네. 아스타리온은 우리가 싸웠다고 오해한 모양이지만… 자릴 비워주었으니 됐다고 생각하네.”
“그럼 꿈이….”
타브는 대답 대신 게일을 다정한 눈으로 바라본다. 손을 뻗어 머리를 넘겨주려고 하면 게일이 흠칫 놀라 손을 쳐내었다.
“…아, 미안. 그러려던게.”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한 거 같군. 필요하면 부르게 바로 앞에 앉아있을테니까. 목이 마르거나 하면 움직이지 말고 부르라는 뜻이야. 오늘은 편히 부려먹어도 돼.”
타브는 게일의 대답도 듣지 않고 천막을 나가버렸다. 어중간하게 뻗은 손이 허공을 맴돌다가 떨어진다. 게일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분명히 전 날의 기억은 무섭고 끔찍했다. 다만 더 큰 문제가 있다면….
“ 왜 좋았던거지…?”
전하지도 못할 중얼거림이 천막 안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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