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주영] Shape of My Heart
첫업로드: 2023.03.17. 포스타입
"거 안 본 지 두 달은 됐다니까 그러시네!"
"그럼 이참에 가서 좀 봐! 너는 아픈 애가 혼자 있는데 신경도 안 쓰이니? 주영이가 붙여준 밴드값은 해야 할 것 아냐."
흠칫.
현관 앞에서 기를 쓰고 버티던 커다란 몸이 굳었다. 지난 2년간 얼굴에 생채기가 날 때마다 염치없이 주영을 찾아가 치료받고 온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거길 다녀왔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망설이는 사이 반찬거리와 주스가 담긴 종이봉투를 떠안게 된 대만이 신발을 챙겨 신으며 물었다.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주영이가 말했어?"
"아니~ 그걸 꼭 말을 해야 알아? 그럼 네 얼굴에 그렇게 정성스럽게 약 발라줄 여자가 주영이 말고 누가 또 있는데."
"하나뿐인 아들내미한테 못 하는 말이 없으셔…."
못 하는 말이 없는 어머니의 아들이니 못 하는 일도 없을 거라고, 그렇게 등 떠밀려 도착한 곳은 커다란 마당이 딸린 빨간 지붕의 이층집이었다.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 담장 너머를 내다보니 은은한 불빛이 비쳐나오는 2층 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두컴컴했다.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는 벌써 퇴근하셨나 보다. 익숙하게 초인종을 누르려던 대만의 손이 굳었다. 그렇다면 집 안에는 하주영뿐일 텐데.
누구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하지?
아직 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은 건지 마주칠 때마다 토라진 얼굴로 지나쳐가던 눈빛이 선했다. 채치수의 동생과 친해지고 싶다더니 그보다 자신에게 받은 상처가 더 컸는지 이제는 체육관에도 발길 한번 주지 않았다. 하기야 주영은 새학기로 들떠 있었을 뿐인데. 오빠라는 놈이 그깟 자존심 좀 구겨졌다고 모진 말을 퍼부었으니 그동안 속이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불현듯 중학교 졸업식날 부모님과 함께 행복해 하는 친구들 사이에 오도카니 서있던 주영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그런 애한테 대체 내가 무슨 말을…….
주영에게 쏟아냈던 비겁한 말들이 사나운 까마귀 떼처럼 기억 속에서 날아올라 대만의 심장을 무자비하게 할퀴고 쪼아댔다. 두 달 전 그날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내 멱살이라도 잡을 텐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대만은 밀려오는 후회감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마른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렇게 몇 분째 남의 집 대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대만이 마른침을 삼켰다. 일단 들어가자. 들어가서 짐을 내려놓고 만약 마주치면…… 마주치면 사과해야지. 무릎을 꿇든 머리를 박든 주영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죽어라고 빌어야겠다. 그렇게 결심한 그는 신문 주머니 안쪽을 뒤지기 시작했다. 주영이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니 일단은 조용히 들어가야 한다고 스스로를 변호하면서.
𝘓𝘰𝘰𝘬𝘪𝘯' 𝘣𝘢𝘤𝘬 𝘰𝘯 𝘵𝘩𝘦 𝘵𝘩𝘪𝘯𝘨𝘴 𝘐'𝘷𝘦 𝘥𝘰𝘯𝘦
𝘐 𝘸𝘢𝘴 𝘵𝘳𝘺𝘪𝘯' 𝘵𝘰 𝘣𝘦 𝘴𝘰𝘮𝘦𝘰𝘯𝘦
𝘐 𝘱𝘭𝘢𝘺𝘦𝘥 𝘮𝘺 𝘱𝘢𝘳𝘵, 𝘬𝘦𝘱𝘵 𝘺𝘰𝘶 𝘪𝘯 𝘵𝘩𝘦 𝘥𝘢𝘳𝘬
𝘕𝘰𝘸 𝘭𝘦𝘵 𝘮𝘦 𝘴𝘩𝘰𝘸 𝘺𝘰𝘶 𝘵𝘩𝘦 𝘴𝘩𝘢𝘱𝘦 𝘰𝘧 𝘮𝘺 𝘩𝘦𝘢𝘳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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