調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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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 調律 [명사]

1. 악기의 음을 표준음에 맞추어 고름.

2. 문제를 어떤 대상에 알맞거나 마땅하도록 조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세계에는 필연적으로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며, 그들로 하여금 다양한 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비인간적 존재의 작은 엿봄이 있었기 때문이라. 나는 그들의 인간다움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고 있다. 그것은 쉬이 잘라낼 수 없는 것이요 결코 도려낼 수 없는 것이라, 인간들은 그 안에 잠겨 살면서도 그것이 독인 줄 모르고 또 그들을 존재케하는 약인 줄을 모르는 탓이다.

길다면 퍽 길고 짧다면 새삼스레 짧을 기간. 스무 해나, 그 안에서 불온전의 흔적을 거두어 낸 대여섯해를 빼내면 고작 이팔이나 될까말까 하는 네모난 시간. 허나 그럼에도 나라는 존재가 결코 어리다 생각해본 적 없음은, 시간이 곧 연륜이 아니며 나이가 곧 성숙의 증명이 아니기 때문이라.

명성이나 권력을 탐해본 적은 없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세속적인 가치들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기 마련이며, 규칙과 법률에는 언제나 '보다 더' 득을 보는 자들이 존재하므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에 인간스러우나 더 없이 인간적인 탓에 파멸하므로, 인간됨을 버린 인간이야말로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기에, 나는······.

이탈하는 존재들을 이끌어 제자리에 돌려두는 것은 비로소 나의 일이다. 엇나가는 음이 없도록 조율하여 화음을 자아내는 것 역시 나의 일이다. 튀어나가는 잡음도, 삐걱거리는 박자도, 어색하게 덧붙는 멜로디도 쉬이 넘길 수 없다. 사람은 그 어떤 때에도 홀로 살아갈 수 없음에, 누군가 조율해주는 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개 숙여 감사할 줄 아는 것이 마땅한 감사이자 예우이므로, 나는 —설령 그들이 그 감사의 의미를 모르는 무례한 자들임에도 개의치 않고— 끝내 이해해주고야 마는 것이다.

기타줄의 튜닝소리가 연이어 덧붙는다. 음악이 사라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악기는 현대의 것이라기에는 어딘가 미흡했다. 이름 모를 동화로부터 비롯된 작은 세계가 노래한다. 이미 온전한 것을 돌려가며 재차 조율하는 무의미한 행위가 이어진다. 시, 라, 파, ... 유흥과 즐거움이 무의미한 가치가 되어버린 마녀의 세계에서 아무도 탐하지 않는 음악이 흐른다. 오로지 이 모든 것을 짓고 마련한 마녀만이 비어버린 멜로디에 몸을 싣는다. 나는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조율자이기에, 음악이 존재하지 못할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분을 흥얼거릴 수 있는 자이기에, 감정 따위 진즉 빗자루에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전율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세계에는 필연적으로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며, 그러한 세계를 설계한 나라는 존재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이라. 스스로 비인간적인 존재가 되어 손가락으로 구멍을 만들고 그 사이로 시선을 내민다 한들, 나는 그들의 인간다움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고 있다. 그것은 쉬이 잘라낼 수 없는 것이요 결코 도려낼 수 없는 것이기에 나 역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자신하면서도 결국은 어딘가 깊숙히 남은 그 찌꺼기를 전부 닦아내지 못했음에,

인간들은 그 안에 잠겨 살면서도 그것이 독인 줄 모르고 또 그들을 존재케하는 약인 줄을 모르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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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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