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1 NCP 회지 후기】 우리는 물 속에서 내일을 숨쉬었다
부제 : 후우타 넌 정말 최고의 개그맨이야 (후우타 : 하아!?)
다량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작성된 글입니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부분을 발견하시면 일러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불친절한 글이므로 내용 정독을 하시고 보심을 추천드립니다.
한 마디 : 이걸 보고 나서 07과 01을 3심에서 용서로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사과가 가득찬 건... 마치 언뜻 보면 사과가 받쳐주는 느낌이란 것 같았어요. 사과가 거짓을 의미한다면... 그게 사라지는 순간 카즈이는 추락해버리겠죠. 혹은 카즈이가 몸으로 그것들을 가리고 있다고도 느꼈습니다. 안 보이도록요.
아, 관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만... 그렇다면 애도의 의미의 국화는 카즈이에게 있어 거짓말... 카즈이가 생애동안 쌓아온 거짓말들이 카즈이에게 바쳐지는 한 애도. 그리고 카즈이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지게될 유일한 것들이라고 생각해버리면 조금 묘해지네요.
하루카가 1심에서 얼마나 하면 난 사람이 될 수 있어(도레쿠라이 츠즈케타라 보쿠와 히토니 나레루)?라고 말을 하는 데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결합품이나 괴물로 여기고…
자신이 괴물이라 느낀다는 하루카에게 카즈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분명, 일말의 상냥함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본인은 전혀 그렇게 생각않고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타인이 괴물이 아니야,라고 말해봤자 닿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 안 한 마음도 있겠지만... 그 심정을 알고 있으니 간단히 그 아니야,를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겠지만. 그럼에도요. 저는요. 그 심정을 알기 때문에, 혹은 상대를 헤아리거나 걱정하는 마음에 말하지 않는 상냥함이야말로 귀중하다고 생각해요. 떠오르는 말이나 위로를 하고 싶어서 자기 기준에서 말을 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해요. 카즈이는 반대로 생각할 것 같지만요. 아니, 물론 살짝 그런 면모가 있어서 위의 생각도 해서 잘못 하는 건 안 하느니만 못 하다라고 생각할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말 하는 타입을 대단하게 여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파트 2에서 나오니 이후 이어서 이야기할까요.
마지막에 카즈이는 어둠에서 빛으로 걸어올라가는데 여기서 빛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시선이 집중되는... 무대의 중심. 즉 정상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의미에서 계단은 카즈이가 하나하나 쌓아올린 정상성, 혹은 정상성으로 가기 위한 거짓말이라고도 봅니다. 그러나 무대에 선 카즈이의 얼굴은 역설적이게도 빛에 가까이 있기에 빛을 등지고 있습니다. 역광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고요. 이는 카즈이의 얼굴이 남들에겐 보이지 않았고 그저 그림자나 그 옷, 혹은 체격정도만 보였음을 시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둠에 있을 때는 사람과 어울리기 위해, 정상에 섞이기 위해 노력한 카즈이가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올라갔기에 어둠을 느꼈던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아니면 하나코가 죽으며 빛이라는 정상성을 뒤로한 카즈이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물론 말풍선에 카즈이 얼굴이 가려진 건... 카즈이의 거짓말(특히 남들이 보는 카즈이, 남들에게 맞추는 카즈이)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했고... 카즈이 본인이 본인의 얼굴(표정)을 잘 모른다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했어요. 둥근 말풍선이 아니라 네모났던 것도 카즈의 거짓말의 공격성을 뜻하는 것 같기도 했고요. 의상은 1심곡이죠? 그게 떠올라서 좋았어요...
그리고 깨알같은 후우타가 귀엽습니다. 하루카에게 어쩔 도리 없이 신경을 끄지 못하는 둘이 하루카를 도와줬다는 사실이 좋네요.
아, 후우타가 내 핑계 대든가...라고 말한 건 후우타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지금(2심)의 후우타도 자기 책임을 분명히 아는 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현실에서도 이미 역으로 불링을 당했고, 코토코에게도 다치고, 계속해서 비난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만」이라는 생각과 자기가 했던 행동에 비해 과한 벌이 억울하다고 느끼고 그걸 표현하는거지 사실은 책임감 있고 좋은 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급박한 연출과 달리 살고 싶었던거지?라는 독백도 좋습니다. 하루카를 안고 있는 카즈이 표정에 진짜 너무 많은 감정이 담긴 것 같아요... 사회(정상)을 향해 느껴온 원망과 닮은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과 하루카를 향한 감정까지... 전 이런 인간적인 표정을 너무 좋아해서요. 늘 냥오 님의 감정 표현이랄까, 표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요.
파트 1 끝... 이제 글 파트네요. 여기 물방울(🫧)이 그려져있고, 이 이후에는 하루카 시점의 이야기와 카즈이의 시점의 이야기로 나뉘어져서 나옵니다. 저는 이게 두 존재가 쉬는 호흡에 대한 이야기를 뜻한다고 생각했어요. 하루카가 사랑받기 위해, 살기 위해 내뱉은 호흡. 카즈이가 남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어울리며 살아가기 위한 호흡. 그 둘의 호흡하기 위한 노력... 다른 의미로는 살고 싶다는 감정. 당연하게 숨을 쉬는 이들 사이에서 그들이 물 속에 잠겨 폐호흡을 할 수밖에 없던 괴로움.
우선 하루카의 시점... 이때 「엄마」의 쓰다듬는 행위는 관심이라고 봅니다. 물건을 부수고, 아주 잠깐 하루카에게 주어지는 관심. (정상적인)자식이 아닌 하루카를 방문 하나로 외면하며 그 존재를 묵살하며 존재적으로 죽여버린(1심에서 날 알아채줘, 누가 알아채줘처럼... 하루카에게 있어선 잊힌다,외면당한다라는 것은 죽음과 동일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하루카를 인지하는 순간. 혹은 어머니가 교정을 위해 아주 잠깐 칭찬이나 혼을 냈을 경우를 비유했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하루카가 상상한 엄마일 수도 있죠. 이 행동을 하면 칭찬해줄 거라는... 그치만 역시 이건 확률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카는 의외로 본인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상대의 반응은 뭔지 잘 눈치채는 편이니까요. 실제로 2심 보이스 드라마에서 관심 받기 위해 죽였다, 관심받기 위해 소중한 걸 훔쳐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라고도 했으니 역시 이쪽일까요.
언제 오므햄 님께서 이런 추측을 말씀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하루카의 2심 노래에서 어머니에게 뺨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보이스 드라마에서 에스에게 뺨을 맞은 것이 섞인 게 아닌가...라고요. 그 해석이 여기 섞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해주지 않는 어머니가 자신이 원하는 걸 해줬으면해서 잔뜩 장한 짓(사체가 떨어지거나 등)을 하고, 그게 안 통하니 소리내어 뭘 해줬으면 한다고 외치고, 그것마저 옳은 방법이 아니니 달려드는 것.
이 부분은 2심 보이스 드라마랄까, 그 기억이 전체적으로 섞인게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대화가 비슷하네요. 이건 꿈?이라서 그럴까요. 이건 직접 보시고, 2심 보이스 드라마 번역본과 같이 보면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망가진 물건들을 에스의 살덩어리와 함께 주물러 무우를 만드는 건 하루카가 무우의 보고 싶은 점만을 보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목소리가 상냥하고 자신을 신경써주니 착한 거고, 나를 봐주고, 칭찬해주니 엄마다라니. 어쩌면 무우도 이런 면에서 하루카에게 식는 걸지도요. 좋은 점만을 말하려고 하거나 보려고 하는 건 분명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거지만 무우는 그걸 원하지는 않을 것 같달까요. 뭐, 이건 둘째치고.
「진짜 엄마」에서 현실, 즉 카즈이 씨로 이어지는 연출은 하루카가 「엄마」에게서 찾던 것들을 카즈이가(혹은 카즈이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루카가 꿈속에서 원하던 포옹(이건 하루카의 자살 시도 때문이지만)도 해주고, 살라는 원하던(듣고 싶었던) 말도 해주고. 그 전에도 줄곧 자신을 지켜봐주고, 가르쳐주고.
물론 카즈이는 하루카가 되고 싶었던 자신에 가깝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은 이미 「안 된다」고 학습하고 체념해버린 하루카에게 그라는 존재는... 이상향에 가깝지만 도달할 수 없는 건 질투나 샘이 나기 마련이죠. 질투라는 손쉬운 단어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지만... 있기는 하다고 생각하네요. 그것까지 포함한 복합적인 감정일까요.
이건 실시간으로 감상 타래를 적으며 생각했던 거지만 하루카는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그토록 원하던 포옹을 받으며, 어머니의 것과는 전혀 다르고 평생 맡아올리 없었던 냄새를 지척에서 맡으며. 아주 오랜만에 사람의 체온을 느끼면서(전 무우가 하루카랑 스킨십을 했을 것 같지는 않아서요. 끌고 간다고 해도 가자,라며 걸어가버거나 소매 정도를 끌고가지 않을까)
마지막에 나왔던 문장이 기억에 남네요. 바닥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이 올려가본 곳이 위라면 위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이 내려다본 곳은 어디라고 불러야되겠느냐고. 이건 앞에서 나온 카즈이가 계단을 밟아 올라가던 장면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네요. 둘 다 살기 위해 어딘가로 올라가려고 한다는 게. 카즈이는 그게 무대 위였고, 하루카는 그 산이었겠죠. 아, 개인적으로 이건 하루카 개인지의 내용입니다만 마지막에 하루카가 높은 산 위로 올라간 뒤 떨어져서 밀그램에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묘해지네요. 카즈이 역시 하나코가 떨어졌고, 이후 투신했다는 것 역시.
그런 의미에서 살고 싶다는 것은 꿈이라는 것도, 산다는 건 꿈을 꾼다는 것도, 여기서 이해했어요.
둘의 호흡은 다른 사람과 다르니까요. 하루카는 독백으로 호흡은 살아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지만, 둘은 살아가기 위해 물속에서 호흡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호흡 자체는 할 수 있고, 살아가기 위해 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것이지만 지상이 아닌 정상이라는 물 속에 갇혀 있는 둘에게는요.
설령 인간의 폐호흡은 물에서 숨을 쉴 수 없는 거라서 물이 입과 코로 들어와 오히려 괴롭게 만들어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도, 남들은 저 육지에서 숨을 쉬는 1분 1초가 이들에게는 물고문임에도... 그럼에도 살고 싶어 호흡을 포기하지 않죠.
하루카에게 있어서는 육체적 호흡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사랑을 받고 싶어서, 누군가가 필요로해줬으면 해서... 그런 이해심을 갈구하며 [이쪽을 봐줬으면 좋겠어]라는 것이 호흡이니까... 그게 하루카에게 있어 살아있다,라는 거니까요.
카즈이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해요. 정상성이 당연시되고 고정관념이 만연하던 사회와 그에 가장 이상적이게, 그 시대를 대표하듯 현재까지 와서도 변하지 않는 고리타분한 집... 그럼에도 거기에 섞이고 싶어서 거짓으로 본인을 감싸고 거짓말을 내뱉는 것이 카즈이의 호흡.
오히려 살기 위해 하는 호흡 때문에 우리는 괴로워지는 순간이 분명 있습니다. 살고 싶기 때문에 죽음을 바라는 순간도 있어요. 물고기의 아가미처럼 다른 호흡법을 필요로하는 순간이 있는데도. 그 다른 호흡을 배우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고, 숨을 참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둘은 바보같을 정도로 폐호흡만을 계속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 챕터. 시도우와 카즈이의 대화. 뭔가... 좋네요. 오므햄 님의 해석이랄까 오므햄 님에게서 표현되는 시도우가 좋아요. 최근에 코토코로 오시가 바뀌고 시도우에게 좋다,는 감정을 잘 못 느끼게 되었는데 오므햄 님의 시도우는 간질간질한 느낌이라 좋아요. 처방전 농담도 재미있고요. 근데 처음 봤을 때는 이해 못 해서 두 번 정도 정독하고 아하,하고 깨달았어요. 놀라울 정도로 농담에 재능이 없어 이 사람.
그리고 카즈이는 뭐라고 해야 하지. 수다쟁이인데 수다쟁이가 아니랄까요. 사실 분위기 어색하달까 한 게 싫어서 본인이 말을 하긴 하는데 사실 편한 침묵을 더 좋아하는 타입이지만... 쌓인 말이 많은 것 같아요. 정확히는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지만 참아왔을 테니까요. 강제로 입을 다물고 다른 말을 잔뜩 주절거려서 그렇지. 늘상 하고 싶은 말은 많았을 거고요. 하루카가 그랬듯 역시 누군가한테 진짜 자신을 봐줬으면 했을지도요. 1심 보이스 드라마에서 말했듯. 이해받고 싶었는지도요. 자신의 심정과 생각을 꾸밈과 거짓없이 솔직하게 전하고. 인정받고, 이해받고. 공감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까.
이제 카즈이 시점의 꿈. 자신은 가해자, 아내는 피해자. 카즈이에게 하나코 씨는 그저 [피해자]이기만 한 걸까요. 이해자도, 아내도, 동료도 아니고... 그리고 이건 카즈이 본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가해자, 괴물... 그런 식으로 스스로마저도 어떤 명칭으로 자신을 칭할 뿐이지 카즈이 본인에게도 카즈이는 카즈이로서 존재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하루카의 반반 옷처럼,
1심 노래에서 카즈이는 무대 위에서 몇 번이고 옷을 바꾸죠. 경찰, 연기자(처럼 화려한 무대 의상), 정장... 전 그게 카즈이가 흉내내는 역할(혹은 의식하고 있는 자아?)이 아닌가 하는... 남편으로서의 자신, 경찰로서의 자신, [사랑을 하고 있는] 자신... 즉 카즈이는 늘 누군가에게 어떤 역할이었어요. 아들, 경찰, 동료, 어른, 부부. 그거랑 같다고 느끼네요. 카즈이에게 있어서는 스스로가 마지막 관객인 거고요. 설령 아무도 자리에 없어도 카즈이는 자기 자신때문에 거짓말을 그만두지 못하니까요.
아, 이야기가 조금 샜다. 아무튼 앞에서 나온... 없애기는 어렵지만 가려둘테니까,라며 다급히 천으로 가리는 장면과 「다시 거짓말을 하면 모든 게 괜찮아질 줄 알았어」는 두분 중 누가 추측을 하셨던 것 같은데. 하나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라는 말이 카즈이가 하나코에게 다 털어놓았다가 하나코가 충격을 받으니까 다시 가면을 쓰며 저 말을 해서 하나코가 더 충격을 받은 게 아닌가...라는 추측이요. 그게 떠올랐네요.
그리고 여기서 카즈이가 「해 오던 걸 그만둔 대가는 마저 살아가기가 싫어질 만큼 무겁더라고」는 이후에 카즈이의 현실과 이어지네요. 카즈이의 아버지가 「그런 걸로 투신하다니」라는 말 따위로 입에 올린 게 불쾌할 정도로 무거운 말이네요.
그리고... 언제나 그 즈음에 끊겼을 꿈이 하루카로 이어지는 것 역시 좋네요. 악몽이 더 이상 악몽이 아니게 된 거랑... 결국 과거보다는 현재(미래)로 이어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카즈이를 피해다녔지만 카즈이가 아프다니 미코토에게 물어서 이것저것 가져온 하루카도 장하고 귀여워요. 둘이 지금까지 숨 막히던 물이 지금 이 순간은 열을 식혀주는 위로의 의미가 된다는 것도 좋네요.
아, 이제 하루카가 나갈 차례. 오므햄 님의 에스도 좋아요~~ 귀엽고 오만하고 권위주의적이고 이성적이지만 그럼에도 누구보다도 인간적이고. 에스 개인지도 기대된다. 너는 첫 번째가 아니라 일곱 번째즈음에 왔어야 된다고 말하던 에스가 네가 첫 번째라서 다행이라고 말하다니. 이 변화에 눈물 흘립니다.
그리고... 정말 생각하는 거지만 늘 자료 조사가 탄탄하신 것 같아요. 하루카가 집까지 달려가는 묘사가 좋았네요. 이건 하루카가 목 졸릴 때라던가 미코토 개인지에서라던가 이미 느낀 부분이지만.
흠 그리고 아마 제 기억 상으로는 하루카 개인지에서 마지막에 「그 장면」에서 어머니에게 하루카가 안 해주는 엄마는 엄마가 아니야,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거랑도 이어지는 것 같아서 좋네요.
이제 챕터 3... 비둘기가 참고로 성경 내용이 떠오르는데요. 노아의 방주는 다들 아시죠? 비에 세상이 잠기자 동물들과 일부 인간을 태우고 한참을 바다에 떠다니다가 새를 몇 번을 보내다가 이윽고 다시 돌아온 비둘기 부리에 감람나무의 새 잎사귀가 있었죠. 그래서 물이 드디어 빠지기 시작했구나를 노아는 눈치챘고요. 그래서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카즈이가 Cat(2심 MV)에서 물어뜯은 건 비둘기, 그리고 하나코라는 글자에도 雛(새의 새끼)가 들어가며... 카즈이가 물어뜯은 건 하나코라고도 해석이 되는데... 즉 하나코가 가져다 준 그들이 지낼 땅...이라고도 해석이 되네요. 바로 다음 페이지에 서로 손을 잡고 있는데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도 드디어 둘이 물 밖으로 나왔다는 걸 뜻하는 것 같아요. 물 속에 있으면 물이 안 떨어질테니까요~
아... 만화다. 냥오 님의 에스 늘 좋아해요. 귀여워... 카즈이는 2심에서 시도우같은 믿을만한 어른이 되라는 거지?라고 말하며 묘한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용서받았다는 것과 살아가라고 말하는 듯한 에스에게 조금은 구원받았다고 생각해요. 구원이라는 거창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삶이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로도 살아가도 된다고. 단 한 사람이라도 그렇게 생각해주는(생각해줬던) 사람이 있다는 건 큰 도움이 되니까요.
퇴원한 카즈이 집이 더러운데 이게 하나코 씨랑 싸우고 나서 안 치운건지... 아니면 하나코 씨가 죽고 이 난장판이 벌어진 건지... 이건 이후 내실 카즈이 개인지에서 나올까요? 기대되네요!
근데 제가 일본 지리 잘 모르는데 도쿄에서 교토... 그, 엄청 멀지 않아요? 수학여행으로 가지 않나? 게다가 일본은 교통비 진짜 비싸지 않나요!?
음... 그리고 좋네요. 설령 자의는 아니더라도 카즈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하루카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좋네요. 노아가 찾았던 땅이, 비둘기가 알려준 그 땅의 존재 여부가 사실은 카즈이가 바다 깊은 곳에서부터 흙을 모아 만들어온 땅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그게 하루카에게 구원이 되고, 이윽고 카즈이 본인에게까지 구원으로 이어진다는 뜻이.
그리고 살인을 하고, 부정을 당하며, 밀그램에까지 와서 평범과는 멀어졌던 두 사람이 평범하고 정겹게 일상을 살아가는 건 역시 좋네요. 얘네도 충분히 그럴 수 있었어...
그리고 하루카가, 누구보다도 아이다운 하루카가 진심으로 카즈이에게 당신의 아이였다면 행복했을 거라고 말하는 건 정말 좋았어요. 비록 하루카는 회상할 때의 표정을 보고 그걸 거부라고 생각해버렸지만...
그리고 저는 이 부분에서 무서웠습니다. 분명히 평화로운데 반절이 남아있어서요.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심으로, 이 사람의 얼굴을 보자마자 책을 덮었습니다. 하루카는 카즈이랑 닮았다고 표현했지만 저 심술 덕지덕지 붙은 얼굴 어디가!?
아, 그리고 겁 먹은 하루카 귀엽네요. 하루카 개인지에 나왔던 자그마한 하루카가 떠오른다...
흠... 그리고 늘 생각하지만 자기를 향한 비난이나 욕은 (익숙해서) 참지만, 자기 때문에 남이... 그리고 소중한 사람이 나쁜 말을 듣는 건 참지 못 하는 이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그런 말을 들었으면 웬만한 수위였어도 넘겼을텐데. 남을 위해 내주는 분노는 상냥함이라고요.
일평생 폭력이라고는 범죄자들에게나 써왔을텐데도. 부모에게는 적당히 입 다물고 순종하며 살아왔을 텐데도. 그런데도 하루카를 위해 화를 내준거라고요. 하루카도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해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카즈이라는 남을 지키기 위해 힘을 썼어요. 이 변화가 정말로 무지막지하게 좋네요!
그리고 하루카가 카즈이를 껴안아준 건 역시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좋아하는 안심이 되는 방법(애정표현)이 포옹이어서였을까요. 엄마에게 포옹을 원하기만 했던 하루카가 이젠 남에게 포옹을 해주다니...
또, 카즈이의 표정이 정말 좋아요. 이렇게 살아가면 된다고 깨달은 것 같기도 하고... 엄청 여러 감정을 느끼는게 느껴지지만 기쁨이나 환희만큼은 확실하게 전해져와서... 괜스레 기뻐지네요.
이제 다시 글 파트! 하루카의 일상과 학교 생활에 대한 것... 저는 하루카 회지를 읽고... 하루카가 학교에서 어떤 짓을 당했는지 아는 사람으로서... 하루카의 학교 생활의 변화에 눈물이 납니다... 코이치 군 오해해서 미안해...
아, 파트4의 코이치군은 하루카의 행복과 일상을 나타내는 친구이고 그 사람들이 왔을 때 급하게 방에 가둔 이유도... 행복을 감춰둔 거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네요.
저는... 늘 하루카의 어머니가 회피형이라고 생각을 해왔거든요. 하루카를 버리거나 떠날 정도로 마음이 독하지도,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될 용기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하루카에게 좋은 어머니... 혹은 최소한의 도리라도 해줄 정도로 책임감있고 좋은 어른도 아니라고요.
하루카가 죽고 싶지 않아, 즉 외면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하루카를 외면해온 주제에. 틀려먹은 자식이 아니라 제대로 하루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인데도, 그 존재를 말살해버린 주제에.
지금도 그래요. 마치 자기 의지는 없는 것처럼 소극적인 태도고, 강제적인 것처럼 굴지만 결국은 또 자기를 위해 하루카를 놓아주고 자기를 위해 화내주는 그 사람에게 완곡히 거절할 정도도 되지 않는 주제에. 중간에 낀 사람처럼.
근데 배가 아프다는 말을 알아듣거나... 옷을 걸쳐주거나... 손을 잡아주거나... 이런 것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를 포기하지 못하죠. 성냥팔이 소녀의 초보다도 미약한 온기를 잊지 못해서.
차라리 온전히, 객관적으로 보기에 나쁜 사람이었으면 끊어내기 편했을 텐데요. 카즈이의 부모도 우리의 입장에서나 고리타분한 거지... 사실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은 당연한 거니까. 그렇게 이해해버리고 마니까요. 그래서 두 사람도 평범과는 다른 자기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남들과 다르니까, 내가 평범이 될 수 없으니까 이런 거라고.
그리고 좋았다고도 생각해요. 각자. 스스로의 의지로 과거와, 가족과 끊어냈다는 점에서. 서로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로 인하여.
하루카의 어머니에게 하루카의 변화를 인지시키는 장면도 좋았어요. 당신이 외면하고 버린 사이에 이렇게나 성장했다고. 이렇게 될 수 있는 아이였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어요. 그게 가장 효과가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뒷표지에 언뜻 보이는 수조와 두 개의 땅으로 이어지는 발자국... 표시에서는 물에 갇혀있던 두 사람이 이야기의 과정 끝에는 물 속에서 나와 드디어 괴롭지 않은 호흡... 즉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건 회지이기에 가능한 연출이죠!
역시 이런 이야기는 오므햄 님과 냥오 님이 아주 상냥하신 분이기 때문에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책 감사합니다. 즐겁고, 기쁘게 두 사람의 변화를 한껏 즐겼습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두 사람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다,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언젠가 저도 두 사람을 다루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질 정도로요.
뭐랄까, 멋대로 추측과 하고 싶은 말을 잔뜩 쏟아낸 후기였습니다만... 뭔가 후련하네요! 회지 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얼른 다른 후기들도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얼른 바쁜 일 끝내고 후기 더 올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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