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우성명헌/사와후카] 당신에게 보내는 기원

2023.12.31


- 그날, 그...... 인터하이요. 그렇게 진 거 제 탓 같아요......

학교로 돌아오고 사나흘쯤 지났을 무렵. 그 또래 남자애답지 않게 눈물이 많아 골치 아픈 후배가 조심스럽게 꺼내놓은 이야기에 3학년들은 다들 이마를 짚었다.

누구도 한 사람의 실수나 잘못이 그날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와키타 역시 그럴 터였다. 무엇보다 패배는 죄나 실패가 아니라고 말해준 사람도 있었으니까. 네가 집중력 엉망인 게 하루이틀 일이냐고 선배들은 웃어 넘기려고 했으나, 이어지는 말에는 다들 황당하다는 얼굴이 됐다. 실은 근처에 있는 신사에서 소원을 빌었노라며. 건방지게도 새로운 경험을 달라는 기도를. 제가 그런 소원만 안 빌었어도...... 금세 방울지는 눈물에 반사적으로 누군가는 주먹을 쥐고 누군가는 이마를 짚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떠날 날이 며칠 남지도 않았건만 눈물을 글썽거리는 후배 놈을 무시해버릴 수 있는 선배는 안타깝게도 산왕에는 없었다.

- 오, 여기 사와키타가 원흉이었다고? 이거 기억해놔야겠네?

등짝을 후려치듯 두드리면서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후배를 놀려댄 건 부주장 노베.

- 무슨 소리야, 네 탓이라니. 그런 생각 하지 마. 그렇게 따지면 나도 할 말이 없는데.

그 화제를 꺼낼 때면 여전히 한번 숨을 삼키면서도 다정하게 다독여준 건 마츠모토.

- 이 자식 보게. 야인마, 그딴 미신에 오락가락할 만큼 느네 선배들이 쉬워 보이냐?

부러 목소리를 크게 높이고 손가락을 꺾어 우두둑 소리를 내며 위로를 호통으로 가린 건 카와타.

- 주변에 그런 데가 있었다니 몰랐네. 거기는 어떻게 찾았는데?

무심한 듯 다정하게 익숙한 눈물방울을 무시하고 화제를 돌려준 것은 이치노쿠라.

여기에 미키오가 같이 있었다면 큰 덩치를 구깃거리며, 그런 말씀 마세요, 선배는 항상 최고였어요, 하고 목소리를 떨면서 말을 보탰으리라.

그리고 주장인 후카츠는.

- 의외다뿅. 사와키타가 그런 요행에 기댈 생각을 하고뿅.

아득하고 깊은 눈으로 사와키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또 울컥 울음을 터뜨리려던 사와키타를 막은 것은 선배들의 장난스러운 주먹질이었다. 신사라니 인터하이를 무슨 중간고사 같은 걸로 생각했느냐는 타박에 그런 거 아니라고 사와키타는 결국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후배를 놀려먹을 기회를 잡은 선배들은 멈추지 않았고, 그 덕에 수학시험 성적도 털렸다. 와, 후카츠보다 수학 점수 낮은 놈 처음 봐...... 너덜너덜해진 사와키타를 이치노의 고요한 한마디가 결국 박살 냈다. 너 이래서야 미국에서 학교는 다니겠냐, 진심으로 걱정이 내린 노베 덕에 영어 점수까지 털린 것은 덤이고. 이거 학교 폭력이라며 우왁거리는 소리에는 결국 오늘도 반가운 레슬링 기술이 작렬했다. 그래도 덕분에 후배의 얼굴에 망설임과 우울함이 아니라 다른 빛이 돌아온 것을 보며 선배들이 지은 미소를, 팔뚝에 갇힌 사와키타도 눈치 못 채지는 않았으리라.

입학 후 처음으로 맞은 패배가 뼈아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낯설게도 환호성 없이 고요한 복도를 걷는 그들에게 제일 먼저 닿은 말을 산왕의 소년들은 잊지 않았다. 패배의 경험은 언젠가 큰 재산이 될 거다. 그렇기에 모두가 패배를 곱씹고 되새김질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학교로 돌아오자마자 후카츠는 감독과 코치에게 인터하이 녹화 비디오를 받아왔다. 호출도 하지 않았건만, 혼자 쓰는 주장의 방에서는 코트 위에 있던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 티비 제일 가까이에 앉은 에이스의 목덜미를 잡아 끌어 선배들의 뒤로 보내면서, 후카츠는 조용히 숨을 삼켰다. 

그날 코트에 올랐던 이들에게는 제각기 흔적으로 남은 찰나가 있었다. 흐트러진 마음과 함께 파울을 알리던 휘슬이라든가 당연한 듯 승리를 확신해버렸던 순간 같은 것들. 그 조각들이 굴러다닐 때마다 가슴에 박혀 있는 아쉬움이 날카롭게 소리를 낸다. 이 땅을 떠나버릴 녀석에게 당연했을 승리를 안겨주지 못한 여름의 모습을 하고서.

그래서 더더욱 그 애가 울면서 산왕을 떠나기를 바라지 않았다. 승리를 안겨주지는 못했어도 웃으며 떠나게 하고 싶었다. 한데 모여 비디오를 돌려보는 동안 종종, 후카츠는 사와키타의 떨리는 손을 남몰래 꼭 잡아주었다.

+ + +

용하다는 소문은 났지만 어쨌든 결과가 최강 산왕의 추락이었던지라, 신사로 향하는 발길은 그리 늘지 않았다. 혹은 빠른 걸음으로도 학교에서 몇십 분은 걸리는 거리와 사와키타가 좋아하던 삼백 계단 탓인지도 모르고. 그래서 후카츠가 도착했을 때도 신사 앞은 여전히 고요했다. 의외로 혼자 오기에 편한 곳은 아니었다. 계단은 낡고 가팔랐고, 계단 옆 산길은 어둡고 깊었다. 이 길을 뛰며 좋은데? 같은 말을 쉽게 뱉을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그 녀석 정도나 되어야 가능하겠지.

바람이 제법 서늘했다. 여기 오는 건 두 번째다. 처음에는 다 같이 왔다. 더 넓은 곳으로 금세 날아가버린 녀석을 기억하려는 작은 미련이었다. 또는 머잖아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탓이었거나. 감히 이들에게 미련이나 두려움 같은 말이 스치게 만들 수 있는 것까지도 사와키타다워서, 다들 신사에서 새삼 헛웃음을 지었다. 지가 못해본 새로운 경험을 달랬다니, 하여간 건방진 새끼. 애정이 듬뿍 담긴 거친 말을 시작으로, 다들 자기가 아는 사와키타의 이야기를 토해내듯 꺼냈다. 그날 후카츠가 꺼낸 이야기는 사와키타와 처음으로 뛴 연습경기였다.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은 늘 시작점을 되짚기 마련이라.

그리움이 일상을 좀먹을 수 있다는 걸 아무도 알지 못했다. 마음을 나눈 선배들을 몇 번이나 떠나보냈던 후카츠조차 그랬다. 코트에 사와키타의 깨끗한 목소리와 빠른 발소리가 울려퍼지지 않은 지 몇 주. 공을 튀길 때마다 코트에 허전함이 그림자처럼 드리웠다. 의미가 달라진 수신호를 따라갈 때마다 등 뒤로 아쉬움이 발자국처럼 새겨졌다. 그럴 때마다 모두가 더 힘껏 코트 위를 달렸다. 더 힘껏 공을 던졌다. 사와키타라면 뚫었을 것들을 뚫지 못하는 사람들이 새로이 코트를 정립했다. 농구를 너무 사랑해서 날아간 이를 그리워하는 방법은 마찬가지로 농구밖에 없었으니까. 헤어짐에 익숙지 못한 소년들은 매일같이 힘껏 이별과 맞섰다.

해가 기울어 불긋한 하늘을 지고 계단을 내려가면서는 더는 아무도 사와키타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남은 자들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겨진 사람이 아닌 남은 사람의 길이.

그날과 달리 오늘은 후카츠 혼자 이곳에 왔다. 며칠 전 산왕은 윈터컵 현 예선을 언제나처럼 1위로 마무리했다. 

후카츠 카즈나리의 농구는 미래를 가정하는 데서 뻗어간다.

그렇다고 그가 셈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끝없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상대 팀이 골을 넣으면 공격 턴은 돌아오기 마련이고, 우리가 골을 넣으면 셈해야 하는 것들은 다시 리셋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후카츠는 언제나 간단하고 또 명료하게 가정들을 정리했다. 마츠모토에게 패스하면, 하지 않으면? 카와타가 길을 열면, 열지 않고 공을 돌리면? 노베가 저 공을 잡으면, 잡지 못하면? 이삼 초 뒤에 가능할 두세 가지의 경우의 수는 한 번의 선택으로 리셋되고, 그러면 후카츠는 다시 이삼 초 뒤를 셈한다. 그 기술에서 후카츠보다 능한 사람은 적어도 국내 고등학교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계산과 가정이 처음으로 무력해지던 순간을 후카츠는 여전히 기억한다.

그가 늘상 세우고 셈하는 몇 개의 가정을 단번에 움켜쥐어 하나의 답으로 응축해버리던 사람이 있었다. 후카츠처럼 정답을 향해 길을 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답이 되어버리던 사람.

그 애가 운이나 요행을 바라며 코트 위에 선 적은 한 번도 없다. 지켜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다. 이 신사에 온 것도 마지막 인터하이를 위해 오전 훈련 전에 조금 더 달리고 뛰어오를 곳을 찾다 도착했다고 했더랬다. 농구가 자기를 다치게 하는 흉기였을 때도 사와키타는 공을 튀기고 코트 위를 뛰면서 계속 자랐다. 남이 구해주길 바란 적은 한순간도 없었을 것이다. 그 애는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기 위해 단 한 순간도 타인의 손을 빌린 적이 없는 사람이니까. 그러니, 그렇게 높이 날아올라 떠나버릴 수 있었지.

그렇기에 그리움은 자부심에 닿는다.

- 사와키타를 걱정하진 않습니다삐뇽. 걔는 알아서 잘할 거니까요, 삐뇽.

진심이었다. 그 산왕에서 1학년부터 스타팅으로 뛴 후카츠도, 박살 나버린 제 몸을 기어코 손아귀에 넣고는 1년 만에 모든 포지션을 섭렵한 카와타도, 감히 자신의 농구가 더없이 하찮아질 곳으로 떠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 결심을 할 수 있는 녀석이라니, 외로울까 봐 걱정할 수는 있어도 잘해낼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불안을 품는 것 자체가 오만이리라.

그러니 여기에 사와키타의 미래를 빌러 오지는 않았다.

후카츠는 낡고 적막한 신사 앞에 섰다가 손뼉을 치지 않고 물러났다. 소원 빌러 온 거 아닙니다삐뇽. 새전은 넣겠습니다삐뇽. 왜냐하면.

- 약속을 하러 왔거든요.

새전은 들어주시는 값삐뇽.

사와키타가 새로운 경험을 빌었을 그날과는 달리 숲은 갈색이었다. 나무는 이미 초겨울의 색을 입었다. 적지 않은 이파리가 이미 떨어져 바닥에 쌓여 있다. 그 위로, 바람이 잔잔한데도 가끔 한 줄기를 빌려 나뭇잎 몇 개가 내려앉는다.

그러나 내려앉는 것이 추락은 아님을 후카츠는, 산왕은 알고 있다. 사와키타가 한때 삼백 개의 계단을 기꺼워하며 다시 올랐듯이, 산왕은 익숙하던 수보다 몇 경기 더 많을 뿐인 예선전과 본선을 거쳐 다시 한 번 기어 올라갈 것이다. 본디 그들이 있어야 마땅한 곳, 정상으로.

- 그때 우리는 사와키타한테 부끄럽지 않은 선수로 설 겁니다.

네가 없어도 산왕은 건재하다고 그 애한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게요. 도와달라거나 지켜봐달라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삐뇽. 우리 힘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거든요삐뇽.

우리는, 산왕이니까.

딸그랑, 보통 기도와 함께 던져지는 동전보다 크기도 액수도 마음도 조금 더 큰 소리가 들린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삐뇽. 소원을 빌러 온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에는 이 또한 바람이겠지. 잠시 고민한 끝에 후카츠는 두 번 손뼉을 쳤다. 짝, 짝. 아침의 산 위에는 살아 있는 것이 많았고, 그중 몇은 소리에 놀라 날개를 펴거나 발을 재게 놀렸다. 이 신사도 실은 외롭지 않았구나. 작은 기쁨이 공기를 타고 살에 닿는다. 손뼉 소리가 멀리 퍼져 희미하게 흐트러진 후에야 후카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결심이 약해지지는 않겠지만, 상대가 있다고 믿는 것만으로도 말에는 힘이 더해진다. 그래서 후카츠의 말에는 늘 힘이 있었다. 그 굳건함은 자신의 결심과 상대의 신뢰로 다져진다. 그러니, 바다가 사이에 있더라도 코트 위에 서 있는 한 후카츠의 말은 여전히 단단할 것이다.

다들 알고 있어, 너는 잘할 거야. 언제나 널 응원한다, 사와키타. 단단함 위로 기원이 쌓인다. 깊이 숨을 들이쉰 후 후카츠는 몸을 돌려 계단으로 향했다. 다시 산왕으로 돌아가기 위해.

+ + +

짝, 짝. 그날과 똑같은 손뼉 소리가 두 번.

출국을 사흘 앞두고 사와키타는 새벽부터 뛰었다. 익숙한 길은 조금은 색이 바랬지만 여전히 활기가 넘쳤다. 삼백 개의 계단도 여전히 상쾌했다. 한때의 제 어리석음이 안개처럼 깔린 오르막을 단숨에 뛰어올라간다.

처음에는 다시는 이 신사에 오지 않겠다고 생각했더랬다. 스스로가 얼마나 어리고 오만했는지 깨달은 순간 저절로 무릎이 꿇렸다. 울음이 샜다. 통곡은 폭발처럼 터졌다. 배전 앞에서 자신 넘치게 돌아서던 순간이 떠오르자마자 사와키타는 정말로 오랜만에 무력감을 느꼈다.

새로운 경험을 주십시오, 어리디어린 기원에 세계는 응해주었다. 몇 번이고 비디오를 돌려보며 확신했다. 사와키타 에이지에게 필요했던 새로운 경험은 패배가 아니었다. 카와타 선배 말이 맞아요, 산왕 선배들이 내 소원 한두 마디에 휘둘릴 사람들은 아니지. 패배는 그저 여러 사람의 결심과 결정에 뒤따른 결과다. 세계가 건네준 경험은 진심과 진심이 맞부닥쳤을 때 기회를 움켜쥘 수 있는 결단력, 사랑하는 것을 힘껏 사랑할 수 있는 용기. 사와키타에게 정말로 필요했던 것. 솔직히 말해 억울한 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세계는 그에게 틀리지 않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마침내 다시 여기에 섰다. 진심이 부족했던 소년을 끝내 무릎 꿇린 곳으로. 이번에는 자만을 접고, 낮게 몸을 숙이며 도움을 바라는 사람이 되어.

소중하게 쥐고 온 소원은 오직 하나뿐이다.

배단 앞에 서서 사와키타는 당연하다는 듯이 후카츠를 떠올렸다. 후카츠의 말은 언제나 사와키타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사와키타를 실력으로 무너뜨리지 못하는 이들은 종종 그를 운이나 우연의 이름으로 비난했다. 방금 그거 뽀록이지! 우연이잖아! 그러나 몇 주를 고민하고 연습해 완성한 기술은 진실로 그의 것이다. 던지는 모든 공이 막히고 달리는 모든 길을 읽히는 막막함과 좌절. 그 감정을 발디딤대로 삼을 줄 아는 사람에게서 나왔기에, 그 노력 또한 고작 운이 아니다. 그러니 후카츠는 다른 모든 말을 누르고 그가 지닌 단어로 말해주는 것이다. 사와키타는 요행을 바라는 녀석이 아니다뿅, 하고. 그가 흘린 땀과 눈물을 언어로 빚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사와키타는 제가 딛고 선 곳에서 결코 운이나 우연에 기댈 필요가 없었다.

이번에는 너무 알아듣기 어렵게 이뤄주시진 말고요. 사와키타의 입술이 잠깐 불퉁해졌다 돌아간다. 저는 알아서 잘할게요. 자신 있어요. 열심히 할 거고요. 전처럼 잘난 척하지도 않을 거고, 할 수 있는 건 앞으로도 다 할 거예요. 요행 같은 거에는 안 기대요. 사와키타는 기원을 또박또박 눌러 담았다.

그러니까.

- 후카츠 선배랑, 다른 선배들이 다들 오래오래 농구를 계속하게 해주세요. 아, 미키오도요.

바다가 사이에 있어도, 코트 위에 서 있다면 우리는 괜찮을 거니까요. 이것만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확신이다. 

손바닥과 눈꺼풀 아래로 힘껏, 사랑을 새긴다. 최강 산왕이 무너졌듯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 사와키타의 깨달음은 그 진실과도 닿아 있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 당연한 것 또한 없다. 그러니 사랑을 영원하고 또 당연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사와키타는 더 많이 뛰어야 했다. 두고 보라지, 절대 안 멈추고 계속 달려가줄 테니까. 다만 바라는 것은, 그 사랑을 받을 사람들 또한 계속해서 지구의 반대편에서 나와 함께 뛰기를. 

처음으로 사람을 그리워하게 될 소년이 작게나마 운을 바란다. 계단 쪽에서 첨벙, 작은 물소리가 들렸다. 거북은 기나긴 시간의 상징. 느리지만 단단한 걸음처럼, 오래도록 이어질 기다림을 구하는 목소리는 느리지만 단단하게 미래로 향할 것이다. 사와키타는 이번에야말로 깊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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