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마회귀 드림] 노동절 기념 첫 광마 드림 연성
제발 좀 쉬세요.
제 포스타입에서 긁어왔습니다. 작성된 날짜 2024.05.01
갑자기 왜 광마냐고요? 원래 파고는 있었는데 소설을 이제 반 넘게 읽었어요. 마침 오늘 노동절이기도 해서 아 이건 써야 한다 하고 파파박 갈깁니다. 짧음 주의. 썰체 주의. 날조 주의. 퇴고 안한 날것 주의. 급전개 주의. 아무튼 다 주의.
대충 원작 끝난 뒤 평화로운 일향현의 어느 날 입니다. 걍 몽주랑 자하가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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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서 트립한 몽주. 어찌저찌 살아 남아 취직도 하고 작지만 내 집 마련도 했음. 옛날이라 근가 물가도 저렴해서 진짜 숨만 쉬고 돈을 모았더니 낡고 초라하긴 하지만 집을 살 수 있었음! 물론 문주님 보일때 마다 열심히 삥 뜯은 것도 있음. 현대인 몽주가 하오문주에게 '하오문주는 책임지고 하오문도의 삶을 보장하라!' 라고 시위했더니 이게 의외로 먹혔음 ㅋㅋㅋㅋ 문주는 '일리가...있어!' 라고 생각해서 줌. 근데 많이는 아니고 빙당 몇 개 사먹을 정도? 사실 시위할 때 만일(?)을 대비해서 옆에 요란이를 꼭 끼고 있었거든. 몽주도 큰 기대는 안했음. 근데 돈을 주니까 볼때마다 삥 뜯음ㅋㅋ 문주도 자기한테 스스럼없이 대하는 몽주가 이상하고 웃기다고 생각해서 장단 맞춰주는 겸 둘이 과자나 사먹으라고 용돈 준거임 ㅋㅋ 자본의 99%는 몽주는 현대인일 적의 사회경력과 k-눈치를 잘 살린 덕분에 몸값을 올리고 팁도 많이 받아서 모은 거임. k-노동의 저력을 보여준 덕분에 여기저기서 탐내는 인재임. 코리안은 동물의 숲을 노가다의 숲으로 즐겨.
아무튼 평생의 소원일 줄 알았던 내 집 마련을 빠르게 이루고 나니 다른 것에 생각이 미치기 시작했음. 현대도 부족한 점이 아직 많긴 하지만 아무리 여기가 먼 옛날이라고 해도 근로 환경이 너무너무 열악해! 다들 제정신이야? 주7일 일하는 건 역시 너무하지 않음? 어케 모든 가게가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음? 이해는 함. 대부분 1인 자영업이거나 가족회사고 직원도 많아봐야 점소이 1~2명? 정도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거 알지. 근데 일향현이 관광명소도 아니고 백응지처럼 사람이 많이 오가는 게 아니라 사실 돈이 잘 돌지도 않는단 말임. 철방, 기루, 객잔, 포목점 등등 모든 분야가 다 똑같이 굴러감. 해 뜨면 문열고 해 지면 문 닫음. 밤에 장사하는 술집이나 기루 같은 예외도 있지만 거기도 매일 일을 하고 있음. 그렇다고 막 엄청 돈이 벌리고 그러지도 않음. 너무 비효율적인 상황에 답답했던 몽주가 머리를 굴렸음. 그러다 오랜만에 이자하가 일향현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몽주가 부리나케 그를 찾아갔음.
"문주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음. 미소 처자 오랜만이네."
왜 미소냐면 돈에 미친 소저, 줄여서 돈미소라고 소개해서 그럼. 처음에는 돈미새(돈에 미친 새끼)하려고 했는데 다들 뜻이 뭐냐 물으면 기겁하면서 제발 바꾸라고 해서 합의 본게 돈미소임ㅋㅋㅋㅋㅋ 참고로 자하랑은 나이가 비슷함.
"예, 그게 접니다. 이 미소가 문주님께 한 말씀 올릴 게 있으니까 잠깐 시간 좀 내보세요."
"흠."
오랜만에 쉬려고 일향현 왔다가 또 꼼짝없이 일하게 생긴 이자하. 그래도 일은 싫지만 돈미소를 만날때마다 재밌었기에 일단 참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음.
"저희, 대대적으로 쉬는 날을 만들죠. 각 가게마다 다른 날을 쉬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용두철방이, 내일은 춘양반점이 쉬는 거지요. 솔직히 우리 마을,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아서 매일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없어요. 문을 열어도 손님이 안 오면 그냥 하염없이 가게만 지키고 있잖아요. 이게 무슨 시간 낭비 인력 낭비란 말입니까. 하다못해 수레도 기름칠을 주기적으로 해줘야 하고 마차 끄는 말들도 돌아가면서 쉬는데 사람이라고 다르겠습니까? 무엇보다 돌아가면서 쉬니까 서로 다른 가게를 들리니 돈도 전보다 훨씬 잘 돌거에요. 쉬는 날이 생기면 어린애들은 엄마랑 아빠랑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고, 어르신들은 동네 의원한테 가서 침이라도 한 대 맞을 수 있겠죠. 칠주야 중에 하루, 아니 반나절만이라도 쉬는 걸로 시작해서 한 석달만 강제해 보는 거 어때요? 처음엔 다들 싫다고 할 지 몰라도 막상 쉬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걸요?"
미소의 화려한 언변에 이자하 홀린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신박한 발상에 감탄하고 있음. 자신 역시 한 때 점소이였는데 이런 좋은 생각을 못 해봤음. 그저 매일 장사를 하고, 되는대로 돈을 벌었음. 제 할아버지 역시 마찬가지. 물론 그때는 보호세를 내려면 어쩔 수 없기는 했지만.
"물론 네 말도 옳다. 하지만 미소야. 너야 말로 쉬는 날 없이 일하지 않았냐? 설득력이 없잖아."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감이란 일감은 다 찾아다니면서 돈을 모았던 미소라 일향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고 안 일해본 가게가 없을 정도였음. 오죽하면 이자하가 너는 어째 가는 곳마다 보이냐면서 기겁했음.
"에이. 저야 돈이 많이 필요해서 그랬던 거죠. 이제 집 샀으니까 저도 쉬엄쉬엄 일 할 거에요. 그러려고 말 꺼낸 거고요.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평생 일하고 살아요."
"그러냐. 그것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런데 무슨 수로 열심히 사는 이들에게 일을 하지 말라고 한단 말이냐?"
"가게마다 쉬는 날을 정해주고 안 쉬면 벌금을 매기는 걸로 합시다. 제가 어떤 순서로 가게들이 쉬면 좋을지 생각해 둔게 있어요. 진짜 머리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적어둔 거 보여드릴게요. 보면 깜짝 놀랄걸요? 진짜 완벽한 계획이거든요. 물론 해 봐야 알겠지만. 그리고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죠. 반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싫으면 하오문도 관 두라고 해요. 하오문도면 문주의 말을 따라야죠."
"으음. 그건 좀 너무하지 않을까?"
"너무한건 일중독자 밖에 없는 여기 일향현 사람들이에요. 하다못해 이렇게 강한 문주님도 종종 쉬는 데 자기들이 무슨 강철로 된 것도 아니면서 너무 안 쉬잖아요. 저러다 뒤지고 나서 정신 차리지."
"...솔직히 말해봐 소저. 그냥 어르신들이 걱정 되는 거 아냐?"
"내가 뭐 맨날 쉬자고 했어?! 다들 한 두 군데씩 골병이 들어 있다고요! 그렇다고 의원님 찾아 가래도 말도 안 듣고! 문주님 나 진짜 환장한다. 포목점 할머니! 국수집 할아버지! 당과집 아주머니까지! 하여간에 사람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를 않아! 제발 좀 쉬시라고!! 나이랑 몸을 좀 생각 하란 말야!! 무병장수 하라고!!!"
욱한 미소가 결국 본심을 내놨음. 앞에 언급된 사람들 전부 외부인이었던 미소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자주 일을 시켜주고 돈도 많이 쥐어준 다정한 사람들이었음. 하오문 소속이라 보호세를 내지 않아서 다들 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는데도 허리, 무릎, 손목 등이 쑤시는 주제에 의원 보러 절대 안 감. 이정도는 괜찮다, 나이들면 다 그렇다, 돈 없다, 시간 없다, 가게 비우면 장사는 누가 하냐. 온갖 핑계를 대면서 가게에 붙어 있음. 그럼 의원을 여기로 모셔온다고 해도 네가 무슨 돈이 있냐며 말림. 그래서 궁리 끝에 강제 휴일 만들기를 내놓은 거였음.
"소저. 울지마. 나는 우는 여인을 위로할 줄 몰라."
"안 울어요!"
"지금 눈물이 그렁그렁한데."
"그래서 제 제안 어때요? 참고로 안 받아주면 문주님이 나 울렸다고 소문 낼 거야!"
"아니, 왜 나한테 그래?"
"그럼 하오문주가 당신인데 누구한테 말해요?"
"참나. 문주를 이렇게 협박을 하다니. 간이 큰 소저로세."
"됐고, 할 거죠?"
"안된다고 하면 큰일 나게 생겼구만. 뭘 물어? 차성태한테 말 해둘테니 둘이 알아서 잘 해봐. 내 이름 필요하면 갖다 쓰고, 돈도 필요하면 갖다 쓰고. 우리 돈도 많고 사람도 많다. 그리고 소저 생각 나는 좋다고 생각 해."
자하가 허락하자 속으로 조마조마 하고 있던 마음을 겨우 안심한 미소는 떨어지기 직전인 눈물을 소매로 벅벅 문질러서 닦았음.
"...훌쩍. 문주님 고마워요. 얘기 들어줘서. 이제 어디 가실 거에요?"
"음. 글쎄. 소저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
"할 거 없으시면 저랑 노실래요? 오늘은 요란이도 없어서 저 심심하거든요. 근처에 새로 생긴 찻집 있다던데. 같이 가주세요."
"...혹시 이것도 거절하면 울렸다고 소문 내나?"
"아뇨. 대신에 문주님이 처자의 플러팅을 거절했다고 욕하고 다닐거에요."
"엉? 푸러팅? 그게 뭐야?"
"그런 게 있어요. 하여간 시간 되시죠? 없어도 만드세요. 하오문주는 하오문도의 행복을 보장하라!"
"...오늘은 그 소리 왜 안 하나 했다. 확인."
이후, 이자하랑 미소가 정인이 되기 까지는 그리 먼 시일이 걸리지 않았다.
tmi) 사실 자하는 무자각 짝사랑 하고 있었습니다. 미소는 그걸 알면서도 돈 모으기 바빠서 모르쇠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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