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_먼 곳에서 온 편지
에덴
사냥매의 선물
〈에덴에서 온 도감이 들어 있다.
도감에는 지수문과 일부 생물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카이로스의 손글씨로 각종 주석이 곁들여져 있다.〉
1년만이네, 잘 지내?
이곳은 모든 게 순조로워.
무고한 피해자에게 총을 겨누라고 강요 당하지도 않고, 괴상한 외계 생명체의 표적이 되지도 않지.
사해 부근의 노선도가 보다 세밀한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어.
지난번에 이 전선도를 복사해두었으니 초고는 네게 보내려고 해.
다음에 만날 때는 더이상 길을 잃지 않아도 될거야. 오토바이가 필요하다면 미리 연락 줘.
그럼, 잘 지내.
카이로스.
레지스탕스 단장의 선물
〈예기치 못한 선물. 한때 에덴에서 잃어버린 고양이 안대다.
사용된 흔적이 있으며 미세하게 유황 냄새가 난다. 그밖에도 탄환, 금화, 물감 등이 들어 있다.〉
너는 지금도 우리의 동료야.
안에 네 소지품과 새해 선물, 이쪽의 특산품을 넣어 놨어.
우리도 새해를 축하하긴 하지만 여기서는 ‘등불 축제’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아.
대체로 여러가지 불을 켜고, 불꽃놀이를 하고, 친한 사람을 안아주거나……
네가 원한다면 아주 큰 불꽃을 쏘아 올려줄게.
불을 붙이는데에 있어서는 자신 있으니까.
아인.
여행가의 선물
〈작은 선물 상자 안에 얇은 메모가 들어있다.
거기에는 마치 낙서와도 같은 에덴 여행가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선물은 오래 전에 줬었지? 그 선인장은 아직 건강해?
이번에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를 보낼게. 선인장을 그려서 내게 그 녀석이 씩씩하게 자란 모습을 보여줘.
아…… 당연히 사진이 더 빠르고 편하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난 네 그림을 원해.
그림에는 그린 사람의 감정이 묻어나기 마련이니까.
물론, 네가 이곳에 와서 내 손을 잡고 더 쉽게 ‘근황보고’를 할수도 있겠지.
뭐, 어쨌든…… 새해 복 많이 받아, 소화가.
집에 있는 선인장에게도 새해 축하한다고 전해 줘.
로샤.
알카이드가 보내는 선물
〈예쁘게 포장된 상자에 에덴의 세계 영화 필름, 소소한 선물,
그리고 예쁜 글씨로 쓰인 장문의 편지가 담겨있다.〉
꿈을 꿨어요.
꿈 속에서 저는 너무 겁이 나고 두려워서 누군가가 도와주길 바라고 있었죠.
그러자 당신이 나타났어요.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이 비추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당신은 사라졌죠.
그 후 오랜 시간이 흘러 저는 분노하고 질투하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네요. 그때의 저는 아직 어린 아이였는데도 그렇게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게.
반대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책이나 이론으로만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리고서 저는 깨어났죠.
지금까지 살아온 20년의 인생이 꿈처럼 느껴져요. 꿈에서 깨어난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나와 함께 걸어줘서 고마워요. 나의…… 친구.
알카이드.
예신이 보내는 선물
〈정갈하게 포장된 상자 안에 정성껏 준비되었을 선물,
그리고 예신의 ‘작은 답례’가 들어 있다.〉
이런 날에도 축복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네가 문제를 가져온 기념일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날 때 조금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일은 여러가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별의 제독을 조심해야 한다는 거야.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으니 조금 방심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별로 좋은 태도가 아니니까.
너와 내게는 작은 사건에 불과해도 그건 분명 더 깊은 문제를 남기게 될 거야.
나 역시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시할게.
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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