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_먼 곳에서 온 편지
에르세르
아인 전하의 선물
〈에르세르 대륙의 황궁에서 도착한 선물.
안에는 섬세하게 닦아둔 물감과 휘갈겨 쓴 메모가 들어 있다.〉
네게 줄게. 장인들이 만들어준 물건이야.
덧붙여서, 이 수경이라는 것도 꽤나 편리해졌네. 모습 뿐만 아니라 물건까지 보낼 수 있게 되다니.
아니면 네가 굉장해졌다고 말해야할까? 이세계의 괴물 아가씨.
또 한 해가 지났구나.
도시 건설과 슬럼의 개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이쪽은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인.
마법사 알카이드의 선물
〈에르세르 대륙의 마탑에서 도착한 선물.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으며, 리본과 어린 잎이 달린 가지로 장식되어 있다.
아무래도 어린 잎에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마법이 걸려있는 것 같다.〉
신녀님께,
또 다시 계절의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눈이 그치고 마탑에서는 내년 봄 농작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쩐지 이상합니다.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자니, 마치 저 자신이 ‘예언자’가 된 것만 같아
지금까지 중 그 어떤 때보다 마법의 지배자가 된 기분이에요.
룬 마법도, 농업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과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세계에는 음력이라는 것을 따져서, 새해를 두 번 치룬다는 이야기를 하셨었죠.
그래서 당신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알카이드로부터.
성주 로샤의 선물
〈에르세르 대륙의 스나이트 성에서 도착한 편지.
수경의 텔레포트 기능을 사용해 보내지고 있으며, 이 세계에서 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당신 한 사람 뿐이다.〉
새해 복 많이 받아!
나는 다른 나라의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도 빠르고, 그것에 대한 열정도 쉽게 식지 않지. 그대도 그렇게 생각하지?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그대가 가끔 이쪽을 찾아온다고 하던데?
에르세르 대륙의 길목에서 자주 그대에 대한 소문이 들려.
전기를 담당하는 마법사 알카이드도 그 소문을 듣더니 용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하더군.
아무래도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상태로 새해를 맞이할 모양이야.
로샤.
실버나이트의 선물
〈침대 옆 탁자 위에 청금석 펜던트, 연습용 물감, 갓 만든 딸기 토스트가 놓여 있다.〉
소화가, 이 펜던트는 원래 네 물건이니까.
베개 아래 놓아 두었다가 사라진다든지, 그런 악몽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잘 간직해두렴.
지난번에, 만약 내가 처음부터 시작점에 결말을 지정해두었더라면 도중에 많은 것을 경험하지도, 힘든 일을 겪지도 않았겠냐고 물었었지?
그런 가설은 애초에 존재할 수 없어. 여행자에게 있어 시간이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있지 않으니까.
확실히 일어나는 사건이라면 그건 어딘가의 시점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겠지.
어찌 되었건, 나는 그 길의 끝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예신.
마법사 카이로스의 선물
〈지나치게 가벼운 선물로,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물감 옆에 마력으로 굳인 잎사귀가 놓여 있지만 건드리자 그대로 녹아버린다.〉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다.
잎사귀에 손을 대자, 그것은 희미한 빛의 알갱이로 변해버린다.
아직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따스함이 느껴졌다.
‘잘 지내’
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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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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