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회랑

번외_미식가 순회


[1. 아인]

소화가

조금 있으면 불꽃놀이가 시작할 시간이네요.

아인

조금 시끄러울 거야.

귀를 막아줄까?

소화가

괜찮아요! 매년 몇 번씩 있는 일이고.

하지만 아인이 그렇게 말한다는 건……혹시 그 소리가 싫은 거예요?

아인

갑자기 시작해서 끝나니까 정신이 없을 뿐이야.

소화가

하지만 그 몇 분의 소란이 새해를 맞이하는 축하같은 거니까요,

오히려 행복을 상징하는 음율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올해에는 아인과 함께 즐길 수도 있고.

아인

그렇게 생각하면 저 소리도 그렇게 나쁘지 않네.

가까이서 보고싶으면 같이 보러 갈까?

소화가

괜찮아요ㅡ 불꽃놀이의 좋은 점은,

멀리서도 그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거니까!

아인

그럼 불꽃놀이가 터지기 전에……

소화가

네?

아인

네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말해야겠네, 소화가.



[2. 카이로스]

소화가

카이로스 선배도 무서운 게 있나요?

카이로스

있는데, 갑자기 그건 왜?

소화가

지금 연말이면 찾아오는 괴물의 전설이 생각났거든요.

그래서 이 축제는 사람들의 ‘두려움’이 기원이 된 건 아닐까 싶어서.

정말 그럴지도 몰라요.

사람들이 새해에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이유는 불길한 것이 다가오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인 거죠.

저도 무서운 게 많고요. 그래서 선배에게도 물어보고 싶었어요.

카이로스

네 말이 맞아.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사람은 없지. 나도 예외는 아니고.

소화가

선배가 무서워하는 건 뭔데요? 뱀이나 거미, 도마뱀…… 아니면 다른 거?

카이로스

뱀도 거미도 도마뱀도 전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던데.

소화가

…….

카이로스

넌 혹시…… 내 약점을 찾고 싶어하는 거야?

소화가

…….

카이로스

뭐, 머지 않아 알게 될거야. 아니, 어쩌면 눈치채지 못한 것만으로 이미 알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새해 복 많이 받아, 소화가. 올해도 좋은 한 해가 되기를.



[3. 로샤]

소화가

로샤…… 아까 만두, 몇 개 먹었어요?

로샤

한 4~5개 정도.

소화가

으음~…… 이상하네요.

로샤

왜 그래? 너무 많이 먹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소화가

그게 아니라…… 분명……

로샤

분명 그 만두들 중에 행운의 동전을 하나 넣어 두었던 거 같은데, 인가?

소화가

어떻게 알았어요?

로샤

하하, 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만두, 네가 그린 것 중에 가장 잘 그린 호랑이였지.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어주려고 그 안에 몰래 넣어둔 거지?

소화가

그게 왜요?

로샤

하지만, 역시 행운은 두 사람의 몫이니까 함께 나누고 싶어.

내친 김에 말하자면, 소화가도 즐겼었지?

내게 그걸 먹이기 위해 만두에는 손도 대지 않았잖아.

소화가

들켰다…… 서프라이즈 실패했네요…….

로샤

그렇지 않아. 내 인생의 가장 큰 서프라이즈는 지금 내 앞에 있으니까.

새해 복 많이 받아, 소화가. 행운이 항상 너와 함께하길.



[4. 예신]

예신

추우면 조금 더 가까이로 와.

소화가

괜찮아요. 밥을 먹은지 얼마 안돼서 온 몸이 따끈따끈 한 걸요.

한 해가 지나가네요.

그러고보니 지난 일년 간 예신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명절이 있나요?

예신

화이트데이일까. 그 날은 우리가 정식으로 연인이 된 날이었으니까.

소화가

그럼…… 가장 좋아하는 기념일은요?

예신

그건…… 춘절이려나.

일년 중 가장 기쁨의 재회를 하는 날이니까.

소화가

저는 오늘이 제일 좋아요!

예신

어째서?

소화가

지금 이 순간 손을 내밀면 바로 예신에게 닿으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예신.

예신

새해 복 많이 받아. 앞으로도 계속 너와 함께할게.

우리는 영원히, 지금과 같은 시간을 함께 보낼거야.



[5. 알카이드]

소화가

선배, 봐요. 누군가 항구 쪽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나봐요. 너무 예쁘다.

알카이드

그러게, 굉장히 아름답네.

그래서 소원을 빌 거야?

소화가

아니요. 소원이라면 아까 날이 바뀌었을 때 몰래 빌었어요.

알카이드

사람은 아름다운 걸 접했을 때 소원 비는 걸 좋아하지.

유성이나 불꽃놀이, 그리고 촛불의 빛……소화가는 어디에 빌었어?

소화가

선배는 이미 알고 있어요.

알카이드

자정에 종이 울렸을 때, 분명……

혹시 나 말하는 거야? 어쩐지 아까 눈을 떴을 때, 네가 묘하게 웃고 있었지.

실은 좀 전에 네게 키스했을 때, 나도 소원을 빌었어.

소화가

우리의 소원은 꼭 이루어질 거라고 믿어요.

알카이드

나도 그렇게 생각해. 새해 복 많이 받아, 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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