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야마토가 나에게 편지 써주는 글

인생 처음으로 드림타로라는 것을 보고 너무 벅차오르는 감정을 바로 글로 써보았습. 뭔가 이상하지만… 저는 마음에 드네요.

당연하지만 사귀는 사이입니다.

츠보미에게.

녹색의 깔끔한 편지지를 펼치면 가장 먼저 보이는 문장이었다. 앞엔 희미하게 사랑하는. 이라고 적어 놓은 글씨를 줄로 죽죽 그어 놓은 게 보여 츠보미는 소리 내어 웃는다. 눈은 사랑스럽게 휘어져있다. 이 편지를 준 사람이 그의 얼굴을 봤더라면 ‘또 그렇게 이 오빠를 유혹하려는 거지?!’ 라며 얼굴을 붉힌 채 말 했을지도 모르겠다.

츠보미는 입 꼬리가 계속 올라간 상태로 눈은 편지에 집중했다. 츠보미에게. 안녕. 이라고 해야할까... 너에게 편지 쓰는 거 처음이라서 말이지. 빈말로도 반듯하다고 할 수 없는 대충 휘갈겨 쓴 것 같은 악필이었지만 이 편지를 읽고 있는 츠보미에겐 그가 이 편지를 쓰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얼마나 멋쩍어 했는지가 글씨에서 잘 전해져왔다. 무심코 또 웃음이 새어나온다. 귀여운 사람. 혼잣말로 중얼거려본다.

 

─조금 이상하지? 오빠가 이렇게 편지 쓰는 거 말이야.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냐고 생각할거 같아서 첨언 하자면 평소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취지의 방송을 다 같이 보게 되었거든 거기서 편지를 쓰고 서로 주고받는데 타마가 재밌어 보였던 모양인지 우리도 써보자! 라고 하더라. 그래서 결국 남자 7명이서 각자 방에서 편지를 쓰게 됐는데...

아, 참고로 타마는 반리 씨에게 썼어. 나는 보시다시피 귀여운 여자 친구 씨에게 쓰고 있고. 리쿠는 쿠죠한테 쓰는 거 같더라. 이치가 ‘얼굴에서 다 티 납니다.’ 라고 잔뜩 놀렸어ㅋㅋㅋ 그러니까 리쿠가 ‘너도 어차피 미츠키한테 썼으면서!’ 라고 맞받아쳐서 결국 둘 싸우더라. 싸운다고 썼지만 보는 입장에선 귀여웠지. 음 적는 김에 멤버들에 대해 더 적자면 미츠는 모모 씨. 나기는 나한테 써준다고 기대하라고 하더라? 솔직히 좀 무서웠어. 마지막으로 소우는 유키 씨. 그런 인간한텐 고마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아. 너무 길어졌잖아 이거ㅋㅋ 미안. 한 장 더 쓸게.

 

한 장째의 편지를 다 읽은 츠보미는 여전히 웃고 있다. 편지에 적혀있는 아이돌리쉬 세븐 숙소 상황이 생생히 머릿속으로 재생된다. 츠보미는 웃으면서 항상 자신에게 웃음 주는 아이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편지를 넘겨 다음 장을 본다. 한 장 더 쓴다고 적혀있지만 편지지는 총 세장이었다.

츠보미는 보물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녹색 눈동자로 녹색의 편지지를 바라본다. 검은 글씨가 눈에 비친다. 편지지를 잡고 있는 손끝은 어쩐지 들떠있다.

 

─그럼 츠보미, 오빠가 왜 너에게 썼는지 궁금해 할 거 같네. 앞 장에서 썼다시피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게 이 편지의 취지잖아? 듣자마자 이 오빠 츠보미가 생각났어요. 츠보미에겐 내 개인 매니저 일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로 의지하고 있으니까. 내가 감사의 마음을 전할 사람의 1순위는 츠보미 너라고 생각해.

츠보미. 항상 고마워. 내가 널 의지할 수 있게 해줘서. 나를 지탱해줘서. 나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줘서. 그리고 나도 츠보미 너에게 더 잘할게. 내가 너에게 상처 줬던 만큼 널 사랑해줄게. 그러니까 내가 너에게 의지하는 만큼 너도 날 의지 해줘. 오빠 요즘 츠보미가 너무 열심히 하니까 걱정이야~ 미츠한테도 줬던 대충대충. 너에게도 줄게. 언제든 그걸 꺼내도 좋아.

아. 역시 아무리 글로 쓰는 거라지만 부끄럽네!! 있지 이거 절대로 혼자 읽어야 돼. 알았지? 절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마! 너 말고 다른 사람이 보게 되면 오빠 수치심에 죽어버려.

또 길어졌네, 진짜 마지막으로 한 장만 더 쓸게…….

 

두 번째 장까지 다 읽은 츠보미의 얼굴은 다소 붉어져 있었다. 괜히 볼을 긁기 도하고 괜히 벽에 있는 시계를 올려다보기도 한다. 크흠. 헛기침을 한번 하고. 츠보미는 마지막장 편지지를 들여다본다. 글씨는 여전히 악필이었다.

 

─편지라는 거 정말 쓰기 어렵네. 생각해보면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서 편지를 써본 적 없는 거 같아. 뭐 어릴 때 아버지의 날이라던가 에 몇 번 썼던 기억은 있는 거 같지만. 애초에 어릴 때고 그 시절의 기억 잘 안 난단 말이지.

있지, 오빠의 마음 츠보미에게 잘 전해졌어? 오빠 지금 엄청 힘내면서 쓰고 있다구.

 

마지막 장의 글씨는 이 전 보다 더 꾹꾹 눌러 쓴 것 같아 보였다. 츠보미는 편지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부끄럽지만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편지. 너무 길었지? 이만 끝내도록 할까! 솔직히 나 자신도 이 편지에 자신은 없지만 말이야. 적어도 내가 너에게 전하고 싶음 마음은 제대로 눌러 담았다고 생각해. 랄까 타마가 문 부서질 기세로 두드리고 있어ㅋㅋ 그럼 마지막으로

사랑해. 츠보미. 항상 이 오빠와 함께 있어줘.

20xx. xx. xx. 니카이도 야마토

 

편지를 전부 읽은 츠보미는 편지지 세장을 반듯하게 접어 조심스럽게 봉투 안으로 넣었다. 그리고는 작은 편지 봉투를 품에 안아본다. 그저 종이를 뿐이지만 거기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이지 따스했다.

편지를 옆에 내려놓고 츠보미는 편지를 써준 야마토에게로 전화를 건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야마토가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츠보미? 무슨 일이야? 츠보미는 부드럽게 목을 울리며 입을 연다.

“야마토 씨.”

[응.]

“저도, 사랑해요.”

[으응?! 아 편지... 읽었구나.]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야마토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캐치하지 못했겠지만 츠보미는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네. 그런데 편지도 직접 전해 줬으면 더 좋았을 거예요!”

[하하... 미안해 그건. 오빠 그 편지를 쓰는 것만으로도 한계였거든. 네 얼굴을 마주보고 편지를 전해 줄 자신이 없었어. 그래도 잘 전해져서 다행이다. 중간에 누가 채가지 않을까 걱정했어~]

“설마요. 츠무기 짱이 비밀 미션을 수행하는 스파이처럼 저에게 전해 주던걸요!”

[그 녀석 그런 면이 있지. 수고한 매니저에겐 다음에 맛있는 거라도 사줘야겠네.]

“야마토 씨.”

[응?]

“지금 만나고 싶어요.”

[지금?]

“네. 편지를 읽었더니 야마토 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잔뜩 생겼거든요. 꼭 야마토 씨의 얼굴을 보고 하고 싶어요.”

[정말~ 어쩔 수 없네. 귀여운 츠보미가 부탁하는 거니까. 이 오빠 져줄 수밖에. 지금 나갈게.]

“네..!”

그럼 거기서 봬요. 전화를 끊고 츠보미는 제 손으로 볼을 만진다. 한번 붉어졌던 얼굴은 여전히 붉은 채로 있었다. 어쩌면 더 진해졌을지도 모른다. 으음, 하지만 이런 편지 받아버리면 누구라도 이럴거라구.

“...만나면 잔뜩 사랑한다고 해줘야지. 나만 당할 순 없으니까.”

 

그냥 야마토가 자기 마음을 편지로 써보는 걸 보고싶었다… 개연성 좃도 없지만 내가 만족스러우면 된 거 아닐까(ㅈㄴ) 야마토는 날 정말 사랑하고 있는 거 같아…(양심 없어서 ㅈㅅ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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