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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쟁]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동명의 공포게임 소재 차용 / 준쟁 카페 배포 원고

준쟁 카페 white day에 양일 배포했던 원고입니다.

3월 14일에 내용이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준수햄 따돌리기 성공했나봐요. 휴, 퍼뜩 놓고 나옵시다 저희.”

“님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임?”

“x발 이게 나 때문이냐? 니들이 내긴지 뭔지 편의점에서 사라고 부추김 존나 해놓고 x발.”

“근데 인간적으로 그 누나가 발렌타인 때 암만 우정이라지만 초콜릿을 줬으면은 싸나이 된 도리로 갚아야 하는 거 아입니까?”

“아 싫으면 우리 주셈. 잘 먹겟음. 1분 컷 가능.”

“x발 내가 미칫나? 여까지 와가 느그들을 처먹이게.”

복도에서 들려오는 세 사람의 대화 소리에 준수가 빡이 쳤다. 재유가 참으라며 준수의 팔을 붙잡았다. 재유가 준 소시지를 뜯어 먹던 고양이들이 불안한지 애옹거리며 울어대기 시작했다.

“히익, 머머죠 방금. 햄들 들었어요? 아…아 우는 소리 아니에요 이거?”

“x발 아가 학교에서 와 울겠노? 고양이 소리 같구마. 오바 좀 떨지 마라.”

“공태성. 님 그거 모름?”

“뭔데 x발 똥폼잡고.”

“예전에 학교 있던 자리에 산부인과가 있었다고 함. 그러던 어느 비 오는 날 화재가 났는데, 이상하게 불이 안 꺼졌다는 거임.”

“헉……! 그래가 우예 됐는데요?”

“병원은 전소되고 사람들은 다 죽었다고 함. 그리고 짐작했겠지만 그 자리에 학교가 들어선 거임…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함…”

애아앙~

타이밍 좋게 울어젖힌 어미 고양이의 울음소리에 상호가 절규했다.

"흐아아아아,“

“헉…밖에 비도 옴…! 확실히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조건’을 만족한 거임…!”

“구라 즐. 창밖이 맑기만 하구만.

“우르릉-꽝꽝- 진짜임. 천둥번개도 침.”

“x신아, 입으로 효과음 내지 말라고;”

“그래요 다은햄. 이건 소설이라 다은햄 줄 효과음 말풍선도 없다고요.”

“이 새끼들이랑 온 내가 x신이지…아니? 난 x신 아니야.”

“나도 아님. 근데 그거 앎? 통계에 따르면 놀랍게도 세 명 중 한 명은 x신이라고 함.”

“……왜 내를 빤히 보는데요? 빨리 놓고 가죠? 준수햄 만나서 생을 마감하기 전에?”

점점 가까워지는 목소리의 끝에 드르륵, 하며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태성이 볼일 있는 여학생은 옆 반이었던 모양이었다. 준수는 어이가 없어 낮게 코웃음을 쳤다.

“놀고 있네, 똘추 새끼들…”

소매를 걷으며 녀석들의 해이해진 기강을 잡기 위해 나서는 준수의 팔을 재유가 붙잡았다.

“재유, 왜 자꾸 말려?”

“기다려 봐라. 점마들 분명히 볼일 끝나면 일로 올거거든, 귀신인지 궁금해가? 그때 아주 놀래켜가 기절초풍을 하게 해 주자.”

“오…”

얌전해 보이는 재유도 확실히 가끔 이럴 때는 장난기 넘치는 소년이었다. 득점수를 잔뜩 부풀려 어머니와 통화하며 이게 효도라고 장난스레 말하던 그를 떠올리고 있으니, 볼일이 금방 끝났는지 다시 태성, 다은, 상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됐다, 이제 끝. 진짜 가.”

애앙~

“으아악 깜짝아! 햄들… 진짜 애기 귀신 있는 거 아니에요?ㅠ”

“x발. 귀신이 어딨어? 내가 잡아준다, 까짓거.”

“따까리처럼 모시겠습니다.”

확실히 재유의 말대로 그들은 정체불명의 울음소리가 끌어준 훌륭한 어그로에 이끌려 준수와 재유가 들어가 있는 이 교실을 들여다보려는 것 같았다. 

“준수! 퍼뜩!”

“어어…”

어느새 준수는 재유에게 팔을 잡힌 채 교실 구석 캐비닛에 끌려 들어온 상태가 되었다.

캐비닛 안은 몹시 비좁았다. 보통 키지만 다부진 몸을 가진 재유, 평균보다 훌쩍 큰 키를 가진 준수가 각각 하나씩 들어가도 불편할 판국에 둘이나 들어간다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었다. 덕분에 재유는 끌고 들어온 준수의 팔을 와락 끌어안게 되었고, 준수도 재유의 어깨를 비롯한 상체를 껴안듯이 감싼 상태가 되었다. 숨소리도 매우 선명하게 들린 것은 덤이다.

“…….”

“애아옹~”

“뭐꼬. 고양이구마.”

“ㅈㅅ함. 사실 산부인과 건물 얘긴 구라임.”

“아! 다은햄!”

정원 초과인 만큼 가엾은 캐비닛은 제대로 닫히지도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두 야간자율학습이 없는 학교의 방과 후 한밤중에 몰래 들어온 만큼 교실 불을 켜지 않아 학교가 어둑어둑해 열린 캐비닛 안에 구겨진 두 소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상하다, 이, 이게 아인데……’

‘…이게 맞아?’

분명 최초에 재유가 제안한 계획은 잠깐 숨어있다가 뛰쳐나가서 안도한 녀석들을 더욱 놀라 자빠지게 만들기였다. 그러나… 현재 두 사람이 숨어있는 자세가 자세인지라 이 상황에서 섣불리 뛰어나가다가는 잘못하면 좀 이상한 그림이 연출될 것 같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직전까지 체육관에서 연습을 했기에 밀착한 몸은 뜨겁고 끈적했다.

“…….”

“…….”

그렇게 준수와 재유가 이 민망한 분위기에서 타이밍과 할 말을 모두 잃어가는 사이, 길고양이 가족을 구경하던 개노답 삼형제는 편의점에서 고양이 간식을 사오는 김에 물도 떠다주자는 의견을 모았다. 고양이들이 야생에서 생활할 때 스스로 구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 깨끗한 물이라는 이야기를 설파하는 태성을 선두로, 다은과 상호도 빠져나갔다.

결국 괘씸한 화이트데이 사절단이 나갈 때까지 준수와 재유는 서로의 숨결이 목덜미며 정수리를 간지럽히는 것을 참으며 캐비닛에 웅크리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후배들이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가 사라질때까지 숨을 죽인 둘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캐비닛을 반쯤 굴러서 빠져나왔다.

“…….”

“…덥다.”

“…준수,”

“…어.”

“니 점마들 혼내킬거믄 내는 먼저 숙소 드가께. 땀 때문에 찝찝해가 얼른 씻을란다.”

“어, 그래.”

이따 보재이, 그렇게 도망치듯 사라지는 재유의 귓가가 불타는 것처럼 새빨갰다.

🍬🍬🍬

그리고 약 30분 후.

신나서 교실에 돌아온 개노답 삼형제는 악령처럼 교탁에 앉은 준수와 맞닥뜨리고 학교가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야했다.

“x바꺼… 니네 내일도 빠지면 죽어 진짜.”

“늬예~ 죄삼다.”

“잉잉, 넵… 응?”

준수의 화려한 언변으로 정신을 두들겨 맞고 잉잉대던 상호가 고양이들에게 짜준 츄르 껍질을 버리러 쓰레기통으로 향하다 문득 바닥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허리 숙여 주웠다.

“희한하네. 요새 재유햄 말고도 이런 이어폰을 쓰는 사람이 아직 있나 보네요.”

“제품도 재유햄이 쓰는 거랑 같은 것 같음.”

“음?”

재유의 이름을 들은 준수가 고개를 돌리자 캐비닛 앞에서 하얀 줄 이어폰을 들고 서 있는 상호가 보였다. 그러고 보면 아까 이 교실에서 재유와 마주쳤을 때 고양이가 이어폰을 가져가서 찾으러 쫓아왔다고 했었다. 분명 챙긴 걸 봤었는데, 캐비닛에서 나오다가 떨어뜨린 모양이다.

그러니까, 아까 캐비닛,에서……

좀 전의 캐비닛 분위기를 다시 떠올린 준수는 왠지 얼굴이 후끈거리는 기분이 들어 성큼성큼 상호에게 다가가 이어폰을 낚아챘다.

“내놔. 임자 있어.”

“어엇, 햄 꺼예요?”

대답 대신 준수는 이어폰을 천천히 자신의 손에 감으며 음산하게 말했다.

“숙소까지 뛰어. 3분 컷 못하면 운동장 스무 바퀴야.”

“!”

세 사람은 이렇다 할 반문이나 리액션 없이 곧장 교실 문 바깥을 뛰쳐나갔다. 숙소 안으로 달리는 상호의 고개는 다급한 사람답지 않게 갸웃거리고 있었다.

‘희한하디. 아까 그 캐비닛은 머 들은 것도 없던데 왜케 후끈하니 한증막 같노? 꼭 누가 드갓다 나온 것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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