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르 에고의 규칙

알테르 에고의 규칙 7화

리케

후후, 저는 매일 샤일록과 연습하고 있으니까요.

그 덕분에 평소에도, 비상 사태가 생겨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겨도, 제가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아키라는, 안심하고 저를 따라와주세요.

가슴을 편 리케는, 왜인지 빛나보였다.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아. 그는 제대로, 이 거리에 서있어.

아키라

리케는, 굉장하네요. 저는 이 거리에 오고부터, 아직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리케

처음에는 누구나 그래요. 저도, 옛날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창밖을 보면서, 저게 하고 싶어, 이게 하고 싶어…… 침대 위에서, 매일같이 꿈만 꾸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만큼, 지금이 무척이나 즐거워요.

무술 연습도, 암호 공부도, 뭐든지 할 수 있는 지금이.

아키라

암호 공부?

리케는 자랑스럽게, 주머니에서 종이조각을 꺼내서 펼쳐보였다.

리케

방금 전에 전해드린 것과 같은, 보스에게 받은 특별 지령은 평범한 사람은 읽을 수 없게 되어있어요.

아키라

…와, 정말이다! 뭐라고 써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리케

보스가 저에게만 알려준, 특별한 문자. 그런 암호에 의해 지어진 종이가, 전서구에 의해 제 아지트로 와요.

정말, 꿈만 같죠. 평범한 문자도 대부분 읽을 수 없었던 제가, 이렇게 특별한 역할을 맡게 되다니.

리케는 미소지으면서, 행복한 듯이 종이를 끌어안았다.

리케

그러니까, 아키라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당신의 미래에는 분명, 많은 ‘가능성’과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아키라

리케…

리케

…아, 여기서부터 앞쪽은 조금 커다란 길이 나올 거예요. 아키라, 저한테 멀어지지 말고ㅡ.

스노우

어이쿠.

리케

읏…!

리케의 안색이 휙 바뀌었다. 모퉁이에서 부딪힐 뻔 했던 청년은, 다른 누구도 아닌ㅡ.

아키라

(돈 스노우…!)


샤일록

(두 분 다, 무사히 아지트에 도착하셨을까요.)

(…라니, 리케가 옆에 있으니 불필요한 걱정이었네요.)

저는, 저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

???

…죄송합니다. 열려있나요?

샤일록

…바깥에, Close 간판을 걸어두었을 텐데요.

보시는 대로, 여기는 술집입니다. 태양이 대지에 입을 맞추려는, 황혼기에 여는 것이 운치있는 법.

???

실례했군요.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까운 가게였기에 무심코 여쭤보고 말았습니다.

당신처럼 운치있는 분에게 멋없다고 생각되기는 싫지만…

한 잔만이라도, 어려울까요?

샤일록

(키르슈 페르슈를 노리러 온 자객인가, 평범한 방문객인가… 어느 쪽이라고 한들, 너무 완고하게 버티는 것도 수상하겠지요.)

…어쩔 수 없네요. 한 잔만이라면.

히스클리프

감사합니다. 멋있는 가게다.

…!

샤일록

왜 그러시나요? 제 얼굴에, 뭐라도?

히스클리프

…당신은… 아니, 그럴 리가…

샤일록

…? 어쨌든, 안으로 들어오시죠. 한 잔 마시고 가시겠다 하셨지요?

히스클리프

아, 아아… 맞아요. 연달아 세련되지 못한 행동을…

샤일록

(이상한 태도네요. 마치, 유령이라도 본 것 같은…)

주문은?

히스클리프

……

그럼, 키르슈 페르슈를.

샤일록

…후후.

그 주문은, 받을 수 없겠네요!

히스클리프

큭……

그 승표…… 나를 구해줬을 때와 똑같아…

…역시 당신은…

샤일록

지팡이로 제 칼끝을 튕겨낼 줄이야, 꽤나 익숙한 솜씨군요.

하지만, 저도 물러설 수는…

히스클리프

읏, 무기를 내려주세요! 저는 당신의 적이 아니야!

샤일록

……

…무슨 뜻이죠?

히스클리프

저는 벤티스카의 첩자가 아닙니다. 판테라 패밀리의 히스클리프 블랑셰트.

샤일록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기억하지 못하, 나……

못된 분이시군요. 혼자서 벤티스카에 항거하는 무리를 하고……

자아, 손을. 뒤는 저희들에게 맡겨주세요.

샤일록

……

히스클리프

…예전에, 어렸던 저에게, 당신이 하신 말이랍니다.


리케, 아키라

……

스노우

마침 좋군. 여기서 부딪힌 것도 무언가의 인연이다.

그대들, 키르슈 페르슈를 모르는가?

아키라

(…!)

리케

뭡니까, 그건. 들어본 적 없어요.

스노우

유감, 즉답인가.

그대들처럼 귀여운 자들이 냉담하게 대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스노우는 금색의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시장에서 식재료를 음미하는 것처럼 우리들을 바라본다.

스노우

……

아키라

(뭐, 뭐지? 방금, 나와 눈이 마주쳐서…)

스노우

호호호. 그대, 긴장하고 있구먼. 조금이지만, 동공이 열려있다네.

…뭔가, 숨기는 일이라도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아키라

…읏.

스노우가, 나에게 손을 뻗은 순간이었다.

리케

아키라를 건들지 마!

리케의 소매에서, 빛과 같은 속도로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샤일록이 애용했던 무기와 같은, 승표다.

스노우

…읏.

지근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스노우는 뒤로 크게 물러서며 칼끝을 피했다.

그런가 했더니, 으슬으슬하게 떨릴 정도로 요염하고 무시무시한 웃음을 띄웠다.

스노우

이 녀석.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겠는가.

예의가 못되먹은 아이에게는, 교육이 필요하겠구먼.

아키라

(스노우, 검자루에 손을 걸쳤어…? 설마, 검을 뽑을 생각!?)

리케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그 사이에 아키라는 도망가세요.

리케의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내 주머니에 종이조각을 쑤셔넣는다. 살짝 들여다보자, 손으로 적은 지도 같았다.

리케

거기서 기다려주세요. 반드시 뒤따라 갈 테니까.

아키라

하지만……

‘리케를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하려고 했던 그 말은, 목구멍에서 삼켜버렸다.

방금 전 일순에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내가 있으면, 발목을 잡을 뿐이다.

아키라

리케, 부디 무사하세요…!

리케

하앗…!

대답 대신에, 리케는 승표를 휘둘렀다.

스노우

칫…

스노우가 검을 뽑고, 칼끝을 튕겨낸다.

날붙이와 날붙이가 부딪히는 새된 소리를 뒤로 하고, 내가 왔었던 길로 달리기 시작했을 때ㅡ.

카인

이런, 도망가려고 하면 곤란하지. 아직 저 세상에 가고 싶진 않잖아?

얌전히 우리들과 수다를 떠는 편이 신상에 좋을 텐데.

흐르는 듯한 붉고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은 청년이, 눈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아키라

(…읏, 이러면, 돌아갈 수밖에…)

그러나, 돌아서도 도망칠 곳은 없었다.

미스라

……

뒤에는 한 명 더, 불타는 듯한 적발의 남자가 서있었으니까.

아키라

그런……

카인

…… 엄청 새파래졌네.

자신 있는 무기는? 이 세계의 인간이라면, 피를 흘릴 각오로 싸우는 법이잖아.

아키라

죄, 죄송해요. 자신 있는 무기라면, 칼을 말하는 거죠.

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카인

! 너, 설마 건실한 녀석이냐……?

아키라

(어쩌지, 일단 루나피에나의 일원이긴 하지만, 리케나 샤일록처럼 싸울 수 없는데…)

망설이면서도,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이자, 온도가 없었던 청년의 표정이 팟하고 바뀌었다.

카인

아아ㅡ…… 그런가. 그랬구나.

미안했어, 건실한 녀석 상대로 무서운 행동을 해서.

카인이라고 불린 청년은, 방금 전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선량한 사람이 하는 상냥한 표정이 되어있었다.

긴 앞머리 사이에서 적색의 눈동자가 보인다. 다른 한쪽은, 빛에 닿자 금색으로도 보이는 노란색의 눈동자였다.

아키라

(이 사람, 오웬과 같은… 오드아이다.)

카인

처음부터 설명하게 해 줘. 나는, 카인. 너는?

아키라

아… 처음 뵙겠습니다, 아키라예요.

왠지 모르게 그가 악인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나는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미스라

…… 이거, 저도 이름을 말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가요?

그러니까… 미스라예요. 안녕하세요.

카인

우리들은 벤티스카 패밀리. 저쪽이 우리들의 보스, 돈 스노우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리케와 싸우는 스노우다.

스노우

그대, 나를 즐겁게 할 줄이야, 평범한 어린애가 아닌 모양이구먼?

리케

뛰어난 승표사가 선생이니, 얕보시면 후회할 겁니다!

스노우

호호호! 재밌군, 후회하게 해보아라.

스노우는 눈을 번쩍 빛내며, 승표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고속으로 덮쳐오는 리케의 칼끝. 그것을 피하며, 튕기고. 순식간에 검의 사정거리로 리케를 붙들었다.

리케

……읏!

뒤로 튀어 날아가는 것처럼, 간발의 차이로 참격을 피한다.

다음 순간, 리케 대신에 그 검에 베여 잘려나간 금색의 머리카락이 돌바닥에 흩날렸다.

나는, 조마조마하며 그들의 전투를 시선으로 쫓으면서 말했다.

아키라

저기, 뭐라도 해서 당신들의 보스를 말릴 순 없나요? 이대로라면 리케가…

카인

보스도 필사적이니까. 말리고 싶다면, 키르슈 페르슈가 필요해.

너, 뭔가 알고 있지? 그 아이를 구하고 싶다면 알려줘.

어떤 사소한 정보라도 괜찮아. 아키라, 너를 나쁘게 대하진 않을게.

나에게 물어보는 카인의 목소리는, 어디까지나 진솔하고, 상냥했다.

…하지만, 찾는 물건의 장소를 말하면, 아지트에 남아있던 샤일록은 분명 그냥 끝나지 않을 것이다.

???

꽤나 즐거운 일을 하고 있네. 나도 끼워줘.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