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

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 9화

네로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 끝이 없네.

히스클리프

《렙세바이블프 스노스》!

히스클리프가 마도구를 들고 주문을 외우자, 시간이 멈춘 것처럼 망령들이 정지했다.

히스클리프

시노, 지금이야!

시노

맡겨줘!

가벼움을 무기로 대낫을 다루는 시노는, 한 번에 많은 망령들을 베어넘기고, 히스클리프와 호흡이 맞는 연계를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쓰러트려도 망령들이 나오는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네로

선생. 이거 어떻게 못하는 거야? 이대로라면 이쪽의 마력이 먼저 바닥나버릴 거야.

파우스트

…… 로랑이 이 장소에 머물고 있는 한, 망령들은 계속 늘어나겠지.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내가 없애주지. 포학의 기사를 길동무로, 여기에 있는 망령 전원을 말이야.

카인

기다려줘!

로랑의 망령과 대치하던 카인은, 파우스트의 말을 막듯이 외쳤다.

카인

이 녀석은 분명, 긍지를 더럽히고,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짓밟아서 화내고 있을 뿐이야!

내가 반드시 이 녀석을 막을게. 그러니까, 로랑을 없애는 건 아주 조금만 더 기다려줘!

파우스트

하지만…

파우스트는 망설이는 것처럼 눈살을 찌푸렸다. 대신 대답한 것은, 오즈였다.

오즈

해라.

너의 진가를 보여봐라. 중앙의 기사 카인이여.

망령의 신음 소리나, 도적들의 비명이 겹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결코 크지 않을 터인 오즈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강하게 울렸다.

그것을 들은 순간, 어둠속에서 카인의 눈이 반짝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카인

…그래!

파우스트

…하지만, 기다리는 건 정말 아주 조금이다. 이제 시간 유예는 없어.

카인

괜찮아. 바로 끝내보일게.

무겁게 공중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로랑의 공격은 용서없이 카인을 노렸다.

하지만, 몸을 휙 돌려 피한 다음, 카인 또한 민첩한 움직임으로 로랑에게 검을 휘둘렀다.

그 참격은 달빛조차 베어버릴 것처럼 날카롭다.

아키라

(굉장해…)

끊임없이 검을 맞부딪히는 소리가 울리며, 그들 주위에는 불꽃이 튀고 있었다.

카인

…윽…! 로랑…!

멈추지 않는 검극을, 카인은 몇 번이고 피하며, 검을 치켜들었다.

로랑의 마음에 강하게 따지는 것처럼, 카인은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카인

로랑! 당신은 기사잖아! 당신 자신의 소원을, 긍지를 떠올려!

로랑

…!

카인의 말에 반응한 것인지, 일순이지만 로랑의 움직임이 무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카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크게 검을 쳐냈다.

카인

하아아아앗!!

리케

검이…!

로랑의 손에서 검이 튕겨져 나간다. 그 검은, 달빛을 반사하면서 공중을 날아, 아서 근처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파우스트

아서, 검에 정화 마법을 걸고 묘에 돌려놔!

아서

알았어!

아서가 검을 재빠르게 들자, 로랑은 괴로움에 혼이 나간 듯한 절규를 내질렀다.

그러자, 호응하듯이 대지가 굽이치고, 수많은 담쟁이 덩굴과 망령이 아서를 노리며 덮쳐왔다.

아키라

아서, 위험해…!

아서

읏…!

―그때, 아서의 앞에 뛰어든 그림자가 있었다.

카인

아서 님!

무사하신가요…!

아서

고마워, 카인! 덕분에 살았어!

아서는 카인에게 등을 돌리고, 눈 밑에 있는 묘석을 응시했다. 그리고 검을 머리 위로 치켜올리며, 커다랗게 숨을 들이마셨다.

아서

영웅, 기사 로랑이여. 지금, 다시 이 땅에 잠들어라!

《파르녹턴 닉스지오》!

달빛 속에서 아서가 다시 주문을 외운다.

그 순간, 검이 대좌로 있던 큰 바위에, 깊숙이 꽂힌 것이 보였다.

순도 높은 금속을 치는 것 같은 소리가, 주위에 울려퍼졌다.

아키라

…!

그리고, 순식간에 주위는 새하얀 빛에 휩싸여, 너무 눈부신 탓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마을 사람

로랑 님! 저희들을 지켜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로랑 님이 계셔주셔서,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병사

로랑 님은 제 동경의 대상이에요! 아들도, 당신처럼 훌륭한 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답니다.

주군

로랑, 언제나 고마워. 네가 옆에 있어준 덕분에, 나는 안심할 수 있어.

너와 같은 기사를 옆에 둘 수 있어서,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 앞으로도 내 옆에 있어줘.

믿고 있어, 나의 기사 로랑.


눈부신 빛이 천천히 사라지자, 조금 전까지의 격렬함이 거짓말처럼 정적이 주위를 채우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언제부터인가 로랑의 망령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그토록 무궁무진하게 생겨나던 망령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아키라

방금 건…

파우스트

…생전 로랑의 모습이겠지.

아키라

(방금 게, 로랑의 진짜 모습…)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과 눈을 한 장신의 청년은, 어딘가 카인과 분위기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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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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