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브아스] 온기
오만님 리퀘 타브 아스 글!
*오만님 리퀘로 작성한 타브 아스(비승천) 글입니다...
*타브 외형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늦게 드려서 너무 죄송,,,
*재밌게 읽어주세요!
아스타리온은 이따금씩 자신의 연인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200년이란 세월을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하다가 갑자기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을 만난다면... 누구나 당혹스럽지 않을까? 분명히 처음엔 이용하고 버릴 생각이었는데. 그랬는데... 그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 은근히 자신을 배려해주는 태도... 평범한 동료를 대한다고 하기에는 과할 정도로 자신을 챙기지 않나? 굳이 힘을 들여가며 이렇게까지 배려하는 이유가 뭐야? 뇌 속에 박힌 올챙이를 이용한다면 그의 진정한 마음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혹시 자신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결과가 찾아온다면, 그 오랜 시간 중에서 만난 유일한 친절이 그를 기만하는 것 뿐이라면... 자신은 그 사실을 버틸 수 있을까?
"아스타리온, 무슨 생각해?"
"아, 자기야."
아스타리온은 자신의 어깨에 느껴지는 온기에 뒤를 돌아본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푸른 눈동자가 온전히 그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뭐, 예전이었다면 저런 생각에 밤새 고민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의 연인은 그가 암울한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에게 믿음을 주고 애정을 주고, 다시금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니까, 이제 그는 카노푸스를 의심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랑에 그런 감정을 붙이는 것은 낭비였다. 그렇기에 아스타리온은 쓸모없이 헛된 것에 시간을 소비하기 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자신의 기나긴 삶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보니까, 더 잘생긴 거 같은데?"
"지금 나 유혹하는 거야?"
"어쩌면 그럴지도."
하! 그는 재밌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린다. 카노푸스가 그의 어깨를 껴안고는 서로의 뺨을 비빈다. 맞닿은 뺨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꽤나 기껍다. 과거의 자신이었다면 이 티플링을 구워 삶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짓 따위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해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아스타리온은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아도 되고, 강요당하지 않을 자유. 카노푸스가 그에게 선물해준 많은 기적 중 하나였다. 그는 카노푸스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중얼거린다. 슬슬 잘 시간이야. 자기야. 그의 말에 카노푸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안아들고는 텐트로 걸음을 옮긴다. 그의 품에 안겨 놀란 눈을 한 아스타리온이 배부른 고양이같은 미소를 짓는다. 흐음, 이렇게 이동하는 것도 나쁘진 않네.
**
카노푸스와 아스타리온이 사용하는 텐트엔 잡다구리한 물건들이 즐비했다. 한 쪽 구석엔 혈액을 담아놓는 병과 와인, 간단한 식재료가. 다른 한 구석엔 탐험에 필요한 물건들. 예를 들면 언더다크의 지도 -위험한 지역과 스폰들이 자리를 잡은 대략적인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마이코니드의 살덩이 -모아서 군주 스포에게 가져다 줄 생각이야! 가 카노푸스의 의견이었다.- 딥노움이 선물해준 화약, 마법사의 탑에서 발견한 버섯과 증류기 등... 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햇빛을 차단하는 망토 등이 있었다. 암흑시야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누군가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허공에 흩어진다.
볏짚을-폐허가 된 마을에 널려있다!- 이용해 보다 푹신하게 만든 자리 위에 두 개의 침낭을 솜씨 좋게 올려놓는다. 카노푸스는 랜턴을 등지고 침낭 위에 몸을 뉘인다. 그럼 아스타리온은 그의 품을 비집고 들어가 안정적이게 자리를 잡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카노푸스의 팔을 베고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본다. 자신의 것보다 빠르고 일정하게 뛰는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언데드의 차가운 피부보다 훨씬 뜨끈한, 살아숨쉬는 자들의 특권을 잠시 동안 빌린다. 그가 품을 파고들 듯이 카노푸스의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면 그는 천천히 등을 토닥여주고는 했다. 아, 그 순간이 얼마나 마음에 위안이 되어주는지. 마르고 갈라진 땅에 물을 들이붙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200년 만에 만난 물가는 그의 채워질 줄 모르는 갈증을 모두 포용해주고 싶어했다. 그게 정말 실현될 수 있는 일인지 그 조차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 따뜻한 마음이 그저 고마움을 느낄 뿐이었다. 분에 넘치는 일이라고 여기던 적도 있었지만. 모든 모험이 끝나고 나서 그와 함께 누워있는 이 시점에 와서도 그를 의심할 정도로 아스타리온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야, 내일은 뭐할 거야?"
"글쎄, 일단 마이코니드 마을에 한 번은 들려야 할 것 같은데..."
"흠, 그럼 가는 길에 스폰들 상황도 점검해봐야겠군."
"그... 페트라스였나? 동생들이 걱정 돼?"
"...오, 자기야. 차라리 포자덩어리 이야기를 하는 게 낫겠어."
하하. 카노푸스의 웃음 소리가 텐트를 가볍게 울린다.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 아스타리온의 표정이 웃겼는지, 카노푸스는 한참을 끅끅거리다가 결국 아스타리온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급하게 그를 껴안았다.
"내가 미안해, 가지마. 아스타리온. 응?"
"...약았어. 우리 자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요망해졌지? 응?"
아스타리온이 얄밉다는 듯이 그의 뺨을 잡아당긴다. 그러다가도 금방 찌그러진 연인의 얼굴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가 미소를 지으며 카노푸스의 뺨을 잡는다. 그러면 카노푸스는 다시 한 번 그의 몸을 자신의 쪽으로 당긴다. 카노푸스의 팔이 안정적으로 그의 등허리를 받치고 아스타리온의 얼굴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간다. 쪽. 입술끼리 맞닿는 시간은 짧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동자엔 차마 헤아릴 수 없는 애정과 신뢰가 담겨있었다. 카노푸스가 그의 등을 살살 문지르고는 자신의 팔에 머리를 벨 수 있게 도와준다. 아스타리온은 카노푸스의 허리에 팔을 감고 그의 몸에 자신의 몸을 기댄다.
"...자기, 품에 안겨있는 거. 기분 좋더라."
"설마, 그걸 이제 안 거야?"
"오, 그럴리가. 자기 피를 처음 마셨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
서로 다른 웃음 소리가 텐트를 울리다가 사라진다. 마치 선을 그은 듯이 그들이 있는 공간엔 언더다크의 눅눅하고 습한 공기가 넘어오지 못하는 것만 같았다. 언제 누군가가 습격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평온했다. 그게 카노푸스의 품에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텐트 근처에 뿌린 향 -블러그에게 받았다! 몬스터들이 기피하는 효과가 있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아스타리온은 요근래 가장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네가 보기에도 그렇지?'
어둠 속에서 푸른 눈동자가 느리게 깜빡이다 이내 자신의 연인으로 시선을 옮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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