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4

2021.07.27.~2021.11.11.

단문모음

M1STYP1CTUR3S by Ki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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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이 <창천의 이슈가르드>의 내용을 포함합니다.

* 모든 글에서 빛의 전사는 '아우라 여성'입니다. 개인적인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름은 별도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 부제목처럼 단문 모음입니다. 모든 글은 서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 모든 글의 빛의 전사가 동일인물은 아닙니다.


1. 에스히카

(날짜... 모르겠음...)

* 창천의 이슈가르드 3.3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기루겠죠.” 

위병은 그가 평생에 걸쳐서 한 번 볼까말까한 사람을 코앞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에 뻣뻣하게 굳은 자세와 평상시 취하던 편안한 자세 중 어느 것을 골라야 하는지 여전히 분간이 가지 않는 것 같았다. 눈 앞의 남자가 푸른 용기사를 그만두고 그들이 대대로 입던 갑옷을 벗어 던졌다고는 하나, 그 위압감이 어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엘레젠의 키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무시하기 힘든 것이 것이 확실히 있었고, 위병은 그것과 마주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하얀 눈밭의 검은 양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에스티니앙의 질문에 지극히 온건하면서도 보수적인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뼈에 새겨진, 이슈가르드가 남긴 족쇄 탓일 것이다. 그것은 어떤 틀이 되어, 그에 맞는 대답을 쉽게 내어놓을 수 있게끔 만드는 것으로 발전까지 한 것 같았다.

“눈이 잔뜩 내리기 시작하면서 신기루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요.”

저는 잘 모르지만, 제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에스티니앙은 위병의 그 말에, 속으로 코웃음쳤다. 그 단어는 눈과 얼음, 돌과 피로 이루어진 이 나라가 아니라, 저 한참 아래 사막과 태양의 나라에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던가. 눈밭에서의 신기루라. 그러나, 그것이 대체적으로 쓸모있는 정보라는 사실은 순순히 인정했다. 가벼운 단어의 나열 속에 섞인 경험은 무시할 때보다 우스갯소리라도 기억해두는 편이 늘 더 좋았다. 신기루. 에스티니앙은 그 단어의 발음을 한번 입 안에서 굴려보고, 어딘가로 밀어넣었다.

“유령이 아니라?”

“유령이 어딨습니까. 있다고 하더라도 죽은 사람의 혼은 온전한 사람의 모양을 하지는 않잖아요.”

아하, 에스티니앙은 짧게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제멜 요새의 그런 것들을 말하는 건가. 그래, 그런 것이 보편적인 유령의 형태이지. 형체가 없고, 부유하고, 원래 어떤 모양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아볼 수 없는 것들. 오히려 작은 불씨 같고, 빠르게 점멸하며 정신 사납게 날아다니는 그것들. 그런 것들이 하얀테 전초지에 나타날 이유도 짐작이 가는 바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나쁘지 않은 발상이다.

에오르제아의 영웅이 사라지고 이 주가 지났다. 처음 며칠이야 워낙 신출귀몰한 사람이니 어디서 무언가라도 하고 있겠거니 생각했으나, 그 기간이 보름이 가까이 된다면 누구든 걱정하기 마련이다. 누가 무력으로 그녀를 억누르겠냐만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그런 이성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새벽의 현자들, 그렇지 않으면 르베유르의 쌍둥이 중 하나에게 어떻게든 귀띔해주던 사람이 잠시 다녀온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았다는 이는 하얀테 전초지의 위병이었으나, 그마저도 며칠 뒤 눈보라가 몰아치던 날 실종되었다.




2. 오르히카

(2021.07.09)


가루는 두 숟가락. 혹은 더 많아도 좋다. 달콤한 냄새가 올라오는 양철통은 잘 닫아서 찬장 위로 올려두자. 제법 비싼 물건이다. 성도에서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을 청하여 받았다. 

데운 우유를 가루를 덜어 넣은 컵 안으로 붓고, 가루를 덜어냈던 숟가락으로 휘휘 젓는다. 녹지 않을 때는 천천히, 잘 녹기 시작한다면 빠르게 젓는다. 그 위로 기호에 따라 크림을 올려도 좋고, 사치스럽게 마시고 싶다면 작은 과자들을 띄우는 것도 좋다. 달콤하고 걸쭉한 액체에 젖은 비스킷이나 과자 종류들은 그 풍미와 함께 눅눅하면서도 자잘한 알갱이가 씹히는 맛이 독특하니 좋았다. 몇 스푼의 가루를 넣든, 크림이나 과자 중 무엇을 올리든, 그 달고 따스한 그 음료가 커르다스 중앙고지의 끝없는 겨울에 가장 적합한 것임에 틀림없다. 먼 길을 달려온 사람에게 이만한 환영 인사는 없지 않겠는가.

기다림은 매 순간이 즐거움이며, 마찬가지로 초조함이다. 그는 나무문이 열리는 상상을 한다. 그것이 잘 보이는 책상 뒤에 앉아, 가끔 그것을 흘끗거리며 쳐다본다. 그 문이 열리고 뒤늦게 눈을 털어내는 작은 체구의 여자가 멋쩍게 웃다가도 그를 향해 걷는 것도 달리는 것도 아닌 애매한 속도로 다가오는 순간들을 그 위로 겹친다. 지나가는 길에 당신이 생각나 들렀다. 그는 그 말이 좋아 그녀를 기다렸다. 눈이 쌓일 때 들리는 사각거리는 소리와 벽난로의 불꽃이 탁탁 튀어 오르는 소리를 하나씩 겹치며…….

그러다 밤이 깊어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커르다스의 고원을 달리는 바람이 돌로 된 벽을 두드리며 들여보내 달라 특히 애원하는 밤에는, 그는 어쩐지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어 양철통에서 두어 스푼 정도의 가루를 들어내는 것이다. 잘 데운 우유를 부을 때 올라오는 그 달콤함을 그는 선호하지는 않았으나, 그것이 연상시키는 모든 것들이 좋았다. 눈에 젖어 서늘한 손목의 비늘과 그의 손이 스치는 순간. 달콤함과 뒤섞이는 커르다스 고원의 향기. 그러다가도 마주치는 순간에 사치스럽도록 빠져드는 벌꿀 같은 눈과,, 수없이 많은 그 순간을 묘사할 수 있는 감각들.

그는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 문을 바라본다. 오르슈팡 그레이스톤의 삶이 시작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포르탕의 오르슈팡. 은빛 검날의 오르슈팡. 그 어느 것도 아닌, 그저 오르슈팡 그레이스톤이.

그의 입에 그 음료는 너무 달고 사치스럽다. 입안에서 부서지는 비스킷의 정도가 딱 좋다. 그것은 그에게 어울리는 종류의 음료가 아니라, 그 여자에게나 어울릴 종류였다.

희미한 등불 아래 오래도록 종이를 바라보아 뻑뻑하니 지친 눈을 깜박이며, 그는 그 여자를 떠올린다. 어딘가 지친 기색으로 그가 건넨 컵을 받아들고, 이리저리 관절까지 얼어버린 손을 녹이며 희미하게 웃는 얼굴을 떠올린다.

오, 할로네. 우리의 할로네이시여.

그는 나직이 신을 부른다. 양철 컵을 두드리며,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 격의 없는 자세로 가만히 문을 바라보며. 그 비늘이 그녀가 용의 딸이라는 증거라면 어떤가. 이미 그 어깨 위에 할로네가 올라앉았으니, 밟아 나아가는 길마다 승리만 있을지어다.

그는 그러다가, 문득 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생각했다.

“안녕, 오르슈팡,”

코코아 있어?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을 바라보고, 그의 미래의 덧없는 환상을 잠시 그 옆에 덧그렸다가, 컵과 함께 그것을 그의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는 웃으며 가늘어지는 시야 속에서, 그것이 그렇게까지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인의 삶은 행복에 그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명예와 용맹, 그리고 그 충성의 방향에 있는 것이니.

“나의 맹우여! 늦은 시간이지만 잘 왔다!”

코코아는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어. 걱정하지 않고 늘 용머리 전진기지에 들러도 좋아. 나는 언제나 널 기다리고 있으니까. 대답 대신 여자의 서늘한 손이 그의 얼굴에 닿는다. 옆머리를 헤집고, 그 여자가 지친 듯이 웃으며 덧붙였다.

“좋네.”

할로네, 무인, 명예와 용맹은 일단 어디론가 미루어두자.

자, 우선은 찬장에서 양철통을 찾자. 그러고는 가루는 두 숟가락. 더 많아도 좋다. 우유를 데우기 위해 주전자를 벽난로 위에 걸고, 돌아본다.

“과자? 크림? 어느 쪽이 좋지?”

결국 그 가치들은 지금은 크림이나 과자보다 중요하지 않기에. 




3. 에스히카

(2021.07.27)


이것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많은 생각이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처럼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금방 잊힐 것이다. 잠이며 용의 피에 짓눌려 점차 몽롱해지는 머리로, 그는 무엇이든 생각하려 들었다. 이슈가르드, 아이메리크, 그의 오랜 친우, 니드호그, 용, 비늘과 뿔, 날개.

용의 눈은 그에게 때때로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운 종류의 꿈을 안겨주고는 했다. 이해할 수 없기로는 어느 날 이슈가르드 신성재판소의 로비를 빌려 열렸던 전시회의 그림들과 같다. 각기 다른 색채가 무언가를 의미한다고는 하였지만, 그것은 그에게 닿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기에 전해지는 어렴풋한 불쾌감 같은 것들. 그는 그런 것들에 예민하게 굴며 어지러이 흔들리다 속을 뒤집어놓는 과거의 파편들과 함께 구역질이 치밀어 올라올 때면, 갑자기 두들겨 맞은 사람처럼 일어나는 것이다. 무의식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다만 축복으로 여겼다. 그에게 실체를 가지는 단어들을 늘어놓는 것은 그런 까닭에서였다. 과거에는 아이메리크였고, 지금도 그러하나 이제는…….

그러나 마비된 이성이 늘 그러하듯이 그것들은 머릿속에 문자로 떠올랐다가 이윽고 형체를 갖추기 전에 흩어지는 것이다. 그는 그것이 흩어지는 줄도 몰랐다. 꿈인지 생각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빠져든다. 그는 웃었다. 아, 이번에도 꿈이로군. 몸은 무거우나 머리는 맑다. 그 탓에 말도 안 되는 단어와 문장의 나열들이 그의 머릿속을 훑듯이 지나가며 부피를 키워갔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형상들 속에서, 그는 그와 마주하고 누운 여자의 얼굴을 덧그렸다.

그 여자의 뺨, 그리고 코를 감싸듯이 내려온 비늘들이 자라나는 상상을 한다. 용의 것과 마찬가지로 거칠며 서늘한 기운이 돌고, 딱딱하나 힘을 다해 긁으면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남는, 그런 종류의 비늘들이. 그것이 줄지어 늘어서, 물결이나 격자처럼 보이게 될 순간을 떠올려본다. 자라나고, 또 자라나서, 그녀의 얼굴을 덮어버리는 상상을 한다. 이마에서 아래로 드리워진 곡선, 뺨의 능선, 우아하게 뻗은 속눈썹이며, 살풋 감긴 눈꺼풀까지 전부 그 비늘이 덮어버리는 것을 상상한다. 윤곽이 사라지는 것을 떠올린다. 온통 짙은 암청색이 그의 시야를 가득 매울 때까지.

개의 주둥이. 맹금의 눈. 닭의 손톱과 뱀의 몸. 어디 남쪽의, 끊임없이 오로지 여름이기만 하다던 나라의 바다처럼 빛나는 그 눈이 맹렬한 냉기로 그를 마주한다. 그러고는 거울처럼 그를 비추는 눈의 안쪽에서 문득, 그의 것이 분명한 숨이 턱 막혀오는 분노와 흘러내리는 알 수 없는 것에 그가 너무 오래 걸어 지쳤단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슈가르드의 군인, 할드라스의 재림. 굵은 눈발이 그러하듯 흔들림 없이 서늘하게 떨어지기만 하던 천 년에 걸친 역사는 그의 일부임에도, 아, 이럴 때마다 그는 그가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에스티니앙,”

눈이나 얼음과는 다른, 체온에 미지근하게 덥혀진 탓에 애매하게 서늘한 그 감촉을, 아마 그는 머지않은 시일 안에 사랑하게 될 것이었다. 지금 뺨에 와닿은 그것 말이다. 눌러쓴 면갑 너머 용도 아니고 이슈가르드의 여인도 아닌 그 여자가 이질적일 정도로 고요하게 그를 바라보는, 지금과는 엄연히 다를 어느 순간에.



4. 에메히카

(2021. 10. 09)

* 칠흑의 반역자 5.3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태양이 없어지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만이 태양을 신으로 모시는 법이다. 그런 것들만이, 망각과 가장 먼 곳에 위치하는 것만이 영원한 사랑을 얻기에. 따라, 모든 신앙의 가장 아래에 누운 마음은 사랑이며, 애정이요, 종국에는 그 자신과 구별할 수 없는 집착이리라. 믿는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이므로. 누군가가 말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제국의 그 어떤 이도 태양에 불멸의 사랑을 걸지는 않았다. 그들에게 영원한 사랑과 증오의 대상은 태양이 아니라 눈일 것이기에. 사랑은 오랫동안 머물 곳을 찾아다녀도 결국 증오의 옆에 자리하는 법이 아니던가.

태양, 그러나, 태양은 너무도 멀어 그들에게는 닿을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갈레말드에서 태양을 바라본 것이 언제지? 그 앞의 하늘을 구름이 뒤덮지 않아, 눈이 아릴 정도로 새파랗던 그것이 꿈결같이 머리 위를 떠가던 순간이 언제였냐는 말이다. 분명 최근은 아니었을 것이다. 전쟁이 시작하고 청린수 내연기관으로 돌아가는 공장이 그 여느 때보다 활발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태양도 하늘도 모두 잊어버렸다.

그러나 그 석공은 사랑 이외에 황제의 신앙에 붙일 수 있는 말을 감히 알지 못하였기에, 그의 황제에게 어린아이가 만든 것만 같은 형태의 조악한 종이 이름표를 걸어주는 것이다. 사랑이라고. 다만, 알지 못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 말할 수는 없어, 그는 그저 앵무새처럼 그들의 황제는 에메랄드가 곱게 흐르는 하늘이며 웃음처럼 빛나는 태양을 사랑하노라 믿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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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느 시대나 돌 속에 숨겨진 형태를 찾았다. 그것은 그들의 일이었고 그들에게만 가능한 일이었으며, 새로 태어나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아이는 자라 석공이 되었다. 그가 자발적으로 석공의 길을 걷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는 무엇이든 조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그리도 어색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사랑이라는 것은 언제, 어느 시대에서나 가치있는 것이라 눈에 보이지 않아도 가끔은 값이 매겨지기 마련이다. 그의 기술은 그런 종류의 것이 되었다. 갈레말의 국부가 그를 부르던 날, 어떤 이는 영광이 그에게 깃들었다고 했다. 어떤 이는 그의 파멸의 시작이 될 것이라 걱정 섞인 악담을 퍼붓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가 그 순간에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는 이제 잘 떠올리지 못한다. 어느 쪽이 맞았는 지도 알 수가 없다. 너무 늙었기 때문이며, 기억할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낡은 서랍장을 뒤집어 엎어, 이제 더는 쓰지 않는 것들을 내다버리는 작업도 필요하지 않은가. 그날의 대화는 조금 망설이다가 버리는 것의 가장 꼭대기에 올려둘 법한, 버리기 직전까지도 곱씹어볼만한 것이었다.

황제는 그에게 아제마의 석상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어도 좋고, 어떤 형태여도 좋고, 어떤 옷을 입고 있어도, 어떤 계급으로 보이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으나, 그저 다만 완벽한 것을 만들기를 요구했다. 그는 몇 마디 협박의 말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는 않았다. 아, 그러나, 이 갈레말에 태어나 무언가를 만들며 살아가는 사람이 황제의 안목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가 아무리 의자에 앉아 꿈을 찾아서 눈을 감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영혼은 차갑다 못해 시리고 아린 갈레말드에 자리를 틀고 있었고 그의 눈도 마찬가지인 것을.

아, 완벽. 완벽함이라. 황송하오나 폐하, 저는 아제마를 믿지 않습니다. 저는 아제마가 어찌 생겼는지 알 수 없으며 돌 속에서 그녀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는 할 수 없다 입을 열었다. 그는 만들 수 없는 것을 만들 수 있다 마랗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아무도 그에게 그런 것은 가르치지 않았으며, 그가 스스로 배우지 않으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하지 않는 신을 조각할 수는 없었다. 적어도, 그 신은 그에게 태양을 사랑할 기회를 주었어야만 하기 때문에.

황제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에게 주변을 둘러볼 것을 명했다.

사방이 아제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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