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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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마찰음이 발목을 붙잡는다. 창살 너머의 랜턴은 흐리다. 그림자가 그를 산산조각낼 듯, 빛이 순간, 명멸한다. 적막감. 금속성의 냉기. 이윽고 가벼운 타박거림이 가까워 온다. 잿빛 그림자가 들어섰다. 차가운 호흡이 복도에 내뿜어진다. 죄수 번호 2810. 간수가 목소리를 낸다. 그는 랜턴 불빛을 본다. 귀를 후벼파는 경첩의 메아리. 간수가 그를
흩어지고, 흐려진다. 사방이 검고 하얗다. 때로는 끓어오르고, 가라앉다가, 다시 떠오른다. 나는 나를 잃어버린다. 나의 몸은 이제 바람처럼 부유하는데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없다. 한 사람만을 위한 고성소. 나가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럴 자격 따위, 없다. 손으로 쥔 것은 지옥행 편도 티켓. 오직 하나뿐. “■ ■■■■ ■■ ■■ ■■ ■■■”
본작 B 루트, DLC 스포일러 및 해당 루트의 거의 모든 비윤리적 소재(임신의 수단화 등)를 다룹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커플링 요소(아토노아, 아토니나)를 포함합니다. 옛날 옛날에, 노아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공주님이 있었습니다. 공주님은 모두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다정한 부모님은 나쁜 마귀의 저주로 죽고 말았습니다. 마귀는 ‘바
이소이 미노루는 얕은 눈밭을 밟는다. 곧 연구소에 도착한다. 길을 따라 안으로 갈수록 발자국은 점차 줄어들고, 입구 앞에 서자, 오직 그가 남긴 발길만이 뒤를 따라왔다. 네에. 에테르 계간 기자, 하라다 미노루입니다. 입에 붙은 인사말이 신코보다도 먼저 튀어 나갔다. 명함 대신 외부인 전용 정식 출입증을 내민 지도 꽤 되었는데, 습관이란 쉽게 바뀌
여기, 은은한 조명 아래, 중앙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놓여 있다. 인물은 장식을 하나씩 손질하여, 트리에 건다. 붉은 방울, 모조 선물상자, 알록달록한 지팡이, 눈사람 인형……. 창문 밖에서 눈이 뭉텅이로 묵묵하게 내린다. 새카만 밤하늘 속 별빛 하나 없이, 바람이 휘몰아치고…… 창이 이따금 삐걱거린다. 그 소리에 응답하듯, 인물이 작은 캐럴을 흥얼거
아이디어 제공: 나희(@rwahee123) 님 (트위터) 원문 (티스토리) 도심지로부터 약간 떨어진 주택가. 아이 여럿이 골목을 오가며, 새처럼 재잘거리고 있다. 이른 시각임에도 나무라는 어른은 없다. 대신, 집마다 웃는 호박이 작은 친구들을 맞이해 준다. 가지런히 놓인 지붕 가운데 붉은빛이 도드라진 곳은, 에어체룽그에 발을 들인 두 사람에게
카이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스포성이 미약하다고 보아 올리나, 차후 판단에 따라 비밀번호 혹은 리스트 등을 통해 재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아동 학대/가정폭력에 포함되는 묘사가 일부 존재합니다. “아빠가, 엄마를, 데려올게. 기다릴 수 있지?” 언젠가부터, 그 말에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돌아오는 아이의 새카만 눈빛이 현실을 일깨운다
살인 묘사에 주의 바랍니다. 작중 관측되지 않은 부분을 날조하고 있습니다. 같이 들으면 좋은 곡 가사 카나오 씨. 노력도 않고 빌붙기만 하는 머저리. 아오기는 그를 지나쳤다. 안경 그늘은, 눈 밑 다크서클을 진하게 만들지언정, 찌푸린 눈썹을 탁월하게 가려 주진 못한다. 입꼬리라도 올렸으니 망정이지. 카나오 씨. 그가 재차 부른다. 어쩔 수
디타 일리너의 초상肖像 새카만 상자가 떠오르고 새카만 세계가 떠오르고 그 안에 빛이 있으라 하니 백광이 쏟아져 문자열을 자아내기 시작한다_ 곧 싱그러운 녹빛이 아래를 덮고 쾌청한 하늘이 펼쳐지며 세상이 열린다_ 안녕! 여기는 로제마리아, 모두가 평화롭게 지내는 아름다운 세계야. 나는 용사, 디타 일리너다. 만나서 반가워. 이쪽은 든든한 친
배역은 종이를 집어 든다. 눅눅한 나무 향이 코끝에 더는 걸리지 않았다. 필체가 장마다 어지럽게 흐트러져 무용지물이다. 개중 유일한, 발자국 없이 온전한 편지. ‘친애하는’ 따위의 수식언에서 먹물이 넘쳐흐른다. 이어서 쓰자. 그가 바닥 위를 거듭 밟을 때마다 마루가 삐걱대며 불평했다. 위로 음영이 진다. 어두운 숲이 창문 너머로 굽이쳐 움직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