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가 지저귀는 곳에서

카나리아가 지저귀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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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라는 언제나 세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얀색, 황금색, 그리고 검은색. 하얀색은 평화를, 황금색은 부국강병을, 그리고 검은색은 비옥한 토양을 의미했다. 그러나 진실된 의미는 별개로 존재했다.

정치적인 선을 따르면, 나의 나라는 중앙아시아에 포함된다. '황금의 집'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나라는 여느 다른 나라와 동일하게 이름 끝에 ~스탄이 붙었다. '에크스탄'. 그것이 지금 내 나라의 이름이었다.

'지금'라 말하는 이유는 에크스탄의 국호는 종종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름과 같이, 이 나라또한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처럼 소련의 지배를 받았다. 그때는 '에크야'라고 불렸다.

러시아혁명 이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일원으로 자리잡은 나의 나라는 수많은 변혁을 겪었다. 피는 붉은색, 총과 검은 회색, 죽음은 파란색이니 나의나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색인데도, 그것들은 온갖 곳에 난무했다.

원색적인 비극들로 가득찬 나라에서 그 모든 것을 잠재우고 자리에서 일어난 이가 있었다. '빅토르 이바노비치 에크비치'. 소련이 붕괴되고 민족의 독립투사로 이름을 떨친 그는 에크스탄의 유일무이한 통치자이자 아버지, 독재자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손자다.

나의 나라, 에크스탄은 중앙아시아 독재국가이며 나는 독재자의 유일한 적자 혈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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