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콜로니. 18
#18. 방해꾼
“범인은 20에서 35세 사이의 동양인 여성이며 지능은 높지만, 교육 수준은 낮을 거예요. 감정적으론 상당히 안정적이며 일상생활이나 회사에선 지배적이고 독선적인 모습을 자주 보일 겁니다. 이런 유형은 대개 직접 범행을 저지르기 보단 다른 이에게 대신 하게 만들죠.”
노먼은 태블릿을 앞에 선 여성에게 넘겨주었다.
“복종 성향의 남성 공범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공범은 사람과의 관계가 서툴고, 낮은 지능에 불안정한 감정 상태를 가졌을 겁니다. 기존과 다른 곳에서 피해자가 발견된 건 자신들에게 수사망이 좁혀온 것을 알았기 때문이에요. 모텔을 수색하고 심문을 벌이던 날짜와 시간을 정리해서 당시 그곳에 머물던 장기 투숙객과 직원을 중점으로 조사해 보세요.”
노먼의 말이 끝나자 범죄수사부의 책임 요원, 사라 테일러가 웃으며 답했다.
“고마워요. 제이든 요원.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바로 프로파일 작성해서 팀원에게 돌릴게요.”
“별일 아닌걸요. 그건 그렇고, 안드로이드 납치 건에 대한 수사는 진척이 좀 있나요?”
그의 질문에 사라가 본인의 태블릿 화면을 톡톡 두들기더니 노먼에게 다시 내밀었다. 그간의 수사내용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는 문서였다.
“당신이 말한 대로 부품을 불법으로 유통하고 매수하는 의료 관계자와 사설 업체를 잡아냈고, 그들에게 수급된 생체부품 중 일부는 실종자의 것이라는 걸 알아냈어요. 수리공이란 자도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확인했고요. 그를 목격한 안드로이드를 세 대 정도 찾아냈는데, 진술에 따르면 최소 다섯이 넘는 안드로이드로 이루어진 조직인 것 같아요. 당신 말이 맞았어요. 납치할 때 동원된 건 전부 인간이고, 그저 연막일 뿐이었죠. 의뢰비를 받고 행동했다 하는데 누가 시켰는지에 대해선 진술이 제각각이에요.”
사라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한숨을 쉬었다. 어깨 아래로 내려오는 금발이 찰랑였다.
“그들의 거처가 루즈 강 근처 항구에 있다는 것마저 밝혀냈는데, 급습하러 들어가니 어떻게 알았는지 장소를 비우고 철수한 상황이었어요. 한 번 들쑤셔놔서 그런지 최근엔 또 잠잠하네요. 아, 그리고 당신과 리처드가 창고에서 발견한 시신들은 해방 전 그 공장에서 폐기된 안드로이드 직원이었어요. 수리공조직은 해방 직후 거기서 처음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가, 거처를 옮긴 것 같아요.”
노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자꾸 신경이 쓰여서요.”
“뭘요. 그래도 요원 덕에 몇 대의 실종자도 찾아냈고,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으니까.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물어봐요.”
사라의 말에 노먼이 재차 감사를 표하며 태블릿을 돌려주었다. 책임 요원이 자리를 뜨자마자, 후배 수사관인 휴즈가 냉큼 노먼의 책상으로 다가왔다.
“저기, 요원님. 이 사건도 한 번 봐주실 수 있나요?”
아까부터 계속 그를 흘끔흘끔 바라보던 시선을 눈치채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노먼은 눈썹을 긁적이며 휴즈가 내미는 태블릿을 받아들었다. 몇 구의 남성 시신이 찍힌 사진이 화면 위로 떠올랐다. 그들은 모두 얼굴에 피 칠갑을 한 상태로, 안구 한쪽이 비어있었고 목에는 손자국처럼 보이는 멍이 짙게 들어 있었다.
“전형적인 권력 통제 유형이네요. 남성 강간은 주로 힘과 지배력의 문제죠. 안구는 기념품으로 가져간 것 같고. 피해자들의 나이를 봤을 때 범인은 최소 40대, 많아도 50대 초반일 거예요.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고, 사교성이 좋으며 어느 정도 재력이 있는 남성일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범행 주기가 너무 들쑥날쑥한데다가 도중에 바뀐 방식은 조금 신경 쓰이네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피해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노먼은 시신이 발견된 골목 사진과 예상되는 살해 시각, 그리고 최초 목격자의 진술이 담긴 자료도 훑어보았다.
“피해자가 주로 다닌 곳을 조사해 봐요. 공통으로 자주 가는 술집이나 클럽, 사교모임이 있는지도 알아보고. 범인은 거기서부터 접근했을 거예요. 피해자의 키와 체격을 봐선 쉽게 제압할 수 없었을 텐데도 반항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아마 검출되지 않을 약물을 썼을 가능성도 보이네요. 블랙 젬을 먹였다면 부검 결과로도 안 나올 테니, 그것도 확인해 보고요.”
노먼이 태블릿을 건네주자 휴즈가 활짝 웃었다. 건조한 사무실 공기에 그의 검은 곱슬머리가 주인의 기분처럼 둥실 떠올랐다.
“감사합니다! 요원님이 최고예요!”
후배의 부담스러울 정도로 초롱초롱한 눈빛에 노먼은 조금 불안해져서 당부했다.
“이건 그냥 통계에 따른 프로파일일 뿐이에요. 절대 제가 했던 말로 범인을 단정 짓고 조사하면 안 돼요. 알고 있죠?”
“네! 알겠습니다!”
노먼은 어색하게 웃으며 요원을 자리로 돌려보냈다. 한참 동안 화면을 들여다본 탓에 피로해진 눈두덩을 꾹꾹 누르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퍼킨스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다 끝났어?”
“응…. 일단은.”
디트로이트 지부의 유일한 프로파일러인 탓에, 가끔 들어오는 골치 아픈 분석 의뢰는 거의 노먼에게 배정되었고 노먼은 자신이 맡은 일 외에도 틈을 내서 다른 사건 역시 들여다봐야 했다. 퍼킨스는 그에게 업무적 피로도가 쌓이지 않을 만큼만 의뢰를 받고 적절한 선에서 쳐내라 조언했지만, 노먼은 그게 안 되는 모양이었다.
퍼킨스가 컴퓨터를 끄고 외투를 입으며 말했다.
“벌써 5시야. 얼른 나가자고. 남의 사건만 실컷 해결해 주다 정작 우리가 맡은 건 뒷전이 될지도 모르니.”
노먼이 퍼킨스를 보며 빙글 미소지었다.
“네가 그동안 목격자 면담이랑 관련사건 전부 수집했잖아? 어때, 뭐 좀 나온 거 있어?”
퍼킨스가 사무실을 나서며 말했다.
“같은 유형의 피해자가 총 다섯이야. 앞에 세 건은 강박적일 정도로 흔적을 지우려고 노력했는데, 어제 봤듯이 범인은 갈수록 자신감이 넘치고 무모해지고 있어. 반면 시신에 남은 방어흔은 거의 사라졌고. 피해자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를 따라갔을 거고 죽기 직전까지도 무슨 일을 당할지 몰랐을 게 분명해. 게다가, 안드로이드의 머리는 그렇게 쉽게 분리되지 않아. 공학이나 기술지식이 있는 사람이야.“
노먼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물었다.
“새로운 시신은 어디서 발견된 거야?”
“하나는 템플 스트릿, 하나는 채시 콘돈에서.”
“한 번에 두 구가 발견됐다는 거야?”
“아니. 총 네 구야. 채시 콘돈에서 한 구, 템플 스트릿에서 세 구.”
노먼이 미간을 좁혔다.
“…내가 맞춰볼게. 채시 콘돈에서 발견된 게 훨씬 오래전에 유기된 시신이겠지?”
“맞아.”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빨리 잡지 않으면 점점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거야.”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퍼킨스가 내리며 말했다.
“내가 채시 콘돈으로 갈 테니, 넌 템플 스트릿으로 가서 좀 살펴봐. 감식팀을 먼저 보냈으니 자세한 건 그들이 말해줄 거야.”
“그래. 연락할게.”
퍼킨스가 손을 휘적이며 몸을 돌렸다. 노먼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며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차에서 내린 노먼이 주변에 널린 밴을 둘러보며 통제선 안으로 들어갔다.
감식 요원 몇 명이 장비를 차에 싣는 중이었다. 하루 종일 날이 흐린 탓에 어제 내린 비가 여전히 땅을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노먼은 근처에 있는 감식 관리관에게 말을 걸었다.
"노먼 제이든입니다. 퍼킨스 요원이 말하기론 여기서 피해자가 발견되었다 들었는데, 어디에 있나요?"
"아, 이쪽으로 오세요. 요원님이 오시기 전까지 수습하지 말라고 얘기해 두었습니다."
안내 받은 곳으로 걸음을 옮긴 노먼은, 골목 안쪽에서 쓰레기 봉지 사이에 나란히 놓인 시신 세 구를 마주했다. 그들의 몸체는 빗물로 젖어 매끈했으며 티리움도 거의 씻겨 내려간 상태였다.
"일단 저희 선에서 할 수 있는 조사는 어느 정도 마쳤고, 주변에 남은 흔적이 더 있는지 찾아보는 중입니다."
그는 노먼에게 현장에서 발견된 단서와 몇 가지 유심해서 봐야 할 요소를 말해주었다. 또한 시신에 조금이나마 남았던 흔적과 주변에서 찾아낸 담배꽁초와 머리카락 등을 이전에 발견했던 DNA와 대조하려 수집하는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데는 조금 시일이 걸린다고 했다.
감식관의 설명이 끝나자 노먼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저도 금방 둘러볼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네. 마무리되면 말씀 주세요."
감식관은 다른 요원에게 손짓하며 근처를 정리하라 얘기했고 사람들이 남은 장비를 옆으로 옮겼다.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한차례 살펴 본 노먼은 시신 옆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ARI를 꺼내 들었다. 시신의 피부색과 체격엔 어떤 공통점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손과 발목의 결박한 흔적, 머리가 없다는 점만 앞서 발견된 피해자와 똑같을 뿐이었다.
대다수의 연쇄살인범은 사냥감으로부터 얻어낸 기념품을 가져가고, 그것을 보며 살인 당시의 흥분을 이어가려는 특징이 있었다. 이 사건의 범인은 명확하게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기념품으로 삼은 듯했다. 노먼은 이마를 짚고 생각했다. 현존하는 모든 안드로이드 모델은 수십 종이 넘었고 한 모델에서도 생김새가 상이한 경우가 많았다. 여태까지 남성형 피해자만 나왔다는 걸 고려해 보아도, 앞으로 범인의 타깃이 될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거리에 넘쳐났다.
일단은 현재까지 발견된 피해자의 모델명을 알아내는 게 중요했다. 노먼은 장갑 낀 손을 들어 눈앞을 둥둥 떠다니는 인터페이스를 조작했다. 시신의 모델을 분류하기 위해 FBI 서버에 접속하여 안드로이드의 신체 특성이 저장된 데이터를 찾아냈다. 모델이 한둘이 아녔고 그에 따른 정보는 더더욱 많았기에, 용량 역시 어마어마했다. 모든 데이터를 받기보단 외적으로 보기에 가장 흡사한 모델 몇 개만 선택한 후 주저 없이 전송 명령을 내린 노먼은, 곧바로 엄습하는 구역감에 입을 가렸다.
이젠 익숙하다 못해 친숙해진 현기증과 뇌를 울리는 감각이 찾아왔다. 노먼은 거의 자동 반사적으로 눈에서 ARI를 벗어냈고, 다른 손으로 손수건을 꺼내 들어 코 밑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곤 눈을 감고 숨을 고르며 울렁거리는 속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그러면서 입 안으로 욕설을 지껄였다.
최근 들어 그는 경찰차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도 쓰고 있던 ARI를 급하게 벗어야 했고, 혹시라도 주변에 그 안드로이드가 있을까 봐 사방을 살피며 잔뜩 예민해진 신경으로 안경을 쓰는 습관이 생겼다.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수사에 집중할라치면, 바로 지금처럼 머리를 거세게 내려치는 감각이 여지없이 뒤따라왔다. 계속 이런 식이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DPD는 그가 근무하는 FBI 본부의 위치와도 너무 가까웠고, 심지어 건물 내부에서조차 ARI를 방해하는 신호를 느꼈다. 노먼은 답답한 마음에 짙은 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왜 하필 그놈의 안드로이드는 하고 많은 경찰서 중 1번 관할구여선, 이런 문제를 만드는 건지…. 노먼은 자신이 그에게 비합리적인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으나, 짜증이 치미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어느 정도 어지럼증이 가시자 노먼은 자리에서 느릿하게 일어났다. 아니나 다를까, 코너가 골목 끝에 서서 노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노먼은 지친 표정으로 안드로이드를 마주 보았다.
“맞아요…. 템플 스트릿도, 그쪽 관할서 담당이었죠.”
그 말을 뱉으며, 노먼은 속으로 퍼킨스와 조사 구역을 바꿀 걸 그랬다며 극심히 후회했다.
코너가 천천히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인간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노먼은 손수건을 집어넣으며 힘없이 반문했다.
“괜찮아 보여요?”
“아뇨. 굳이 검진하지 않아도 호흡과 맥이 빠른 게 보이네요. 안색도 안 좋고요.”
안드로이드의 무심한 어조에 노먼은 피식 웃었다.
“네. 아주 죽을 맛이에요. 디트로이트에 발령 온 후 반년 간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는데, 왜 최근 들어서야 계속 만나는 걸까요?”
“클라인 의원 사건에 대해 깁슨 국장님이 평가 서신을 써주신 뒤로,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사건에 제가 배정됩니다. 필연적으로 마주칠 확률이 늘어난 거죠.”
노먼은 조용히 앓는 소리를 냈다. 그땐 확실히 코너가 준 도움이 컸고 깁슨이 그에 대해 좋은 평가를 DPD 측에 보낸 것 역시 잘된 일이라고 여겼으나, 이런 식으로 후폭풍이 되어 돌아올 줄은 정말 짐작조차 못했다. 노먼은 얼굴을 쓸어내리곤 내뱉듯이 말했다.
“여기엔 왜 온 거죠? 전달할 사항이라도 있나요?”
코너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목격자 신고 전화가 들어왔어요. 확인 후 관련 사안이 맞다면 FBI에도 보고를 해야 하니까요.”
“그런 거라면 메일이나, 아무튼 연락을 주시면 되잖아요.”
“진술의 신빙성을 위해서라면 현장을 보고 교차검증까지 마치는 게 기본입니다. 제이든 요원이 이곳에 있을 거란 생각은… 미처 못했지만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경찰이 그런 귀찮은 작업은 생략하기 일쑤였고, 사건을 넘겨받은 FBI가 걸러지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넘겨받는 진술서와 신고 내용에 골머리를 앓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노먼은, 이 안드로이드만큼은 제발 본인의 일을 조금만 대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요…. 최초 목격자 말씀하시는 거죠? 무슨 내용이었죠?”
“아뇨. 용의자를 본 목격자입니다.”
“네?”
노먼이 머리를 들어 코너를 바라봤다. 코너가 대답했다.
“어젯밤, 이 근처에서 수상한 사람이 커다란 인형을 옮기는 걸 봤다고 해요. 목격자도 당시 술에 만취한 상태라 제대로 기억하진 못하지만, 이쪽 골목에서 두세 번 왔다 갔다 하며 무언가를 버렸답니다. 처음엔 마네킹인 줄 알았다고 해요. 이 근처는 상업지구고, 옷 가게도 많으니. 하지만 오늘 깨고 나서야 무언가 의심스러운 느낌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용의자의 얼굴은 봤나요?”
“아뇨. 모자와 마스크를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묘사한 바로는 최소 185cm 이상, 몸무게는 90kg정도 될 듯 싶습니다. 혼자 안드로이드를 옮길 정도면 어느 정도 체격이 있는 남성으로 예상되고요. 전부 목격자가 서술한 내용을 토대로 한 분석입니다.”
“범인의 프로파일이 얼추 나왔네요.”
뜻밖의 단서에 노먼이 작게 미소 지었다.
“추가적으로 진술받은 게 있나요?”
코너가 머리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노먼은 이쯤이면 충분하다는 듯 만족스레 웃었다.
“전달 고마워요. 코너.”
그렇게 말한 노먼은 여태 손에 쥐고 있던 ARI를 눈앞으로 들어 올렸다. 그가 손을 까딱이며 안경을 코너에게 보이도록 흔들고는, 콧등에 얹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다시금 시신 옆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그 몸짓에 담긴 뜻을 알아챈 코너는 경찰청 서버에 올리려던 용의자 데이터의 전송을 멈추었다.
노먼은 이제 코너에게 완전히 신경을 끄고 시신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매우 간단한 일 하나를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끝마친 코너는 고개를 틀어 골목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모두 바쁘게 자기 일을 하며 돌아다녔다. 현장 곳곳 노란 표식 앞에서 사진을 찍고, 채취 용기에 무언가를 집어넣고, 장비에 뜬 정보를 살피며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었다.
지금 이 장소에서, 오직 코너만이 유일하게 쓸모 없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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