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의
코즈믹 호러적인 요소 존재, 이부시마, 논컾
어스름한 새벽, 루틴처럼 시작한 새벽 러닝이 막바지를 달리던 이부키는 무언가와 마주쳤다. 그것은 사람이라 부르기에 부적합했고 사람이 아니라 정의하기도 부적합했다. 제대로 판단을 마치지 못한 뇌가 흔들렸다.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도로는 어두웠고 달리던 걸음은 멈춘지 오래였으며 그것은 도로 위를 걸어오고 있었다. 똑바로, 제 자신에게로. 목적지는 자신이 아닐 터다. 들려오는 것은 구둣발 소리 어쩌면 이대로 스쳐지나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제 앞에서 멈췄다. 가까이에서 본 그것은 명백한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나 이부키는 그를 인간으로 지정할 수 없었다. 인정해서는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그것은 하나의 '감'이었다.
"안녕하세요."
그것은 사람의 언어를 구사했다. 음성은 높지않았으나 필요 이상으로 낮지도 않은 일반적인 남성의 목소리와 흡사했다. 이부키의 귀가 한층 예민해졌다. 어딘가 익숙했다. 나는 언젠가 이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 하지만 기억을 되짚어보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친숙했다. 그 괴리감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드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마주보고있을 뿐임에도 누군가 뒤에서 당장 뒤돌아 도망치라 소리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사람의 언어를 속삭였다.
"시마 카즈미입니다."
거짓말. 이부키는 만연에 피어난 것을 잡아챘다. 그러나 입으로 뱉을 수 없었다. 진실이되 진실이 아닌 것. 이건 무어라 정의해야하지? 거짓말이면서 거짓말이 아닌 것. 제 앞의 무언가는 특별히 거짓말을 하고 있지도 그렇다고 진실을 말하고 있지도 않다. 언어로 표현할 수단을 그는 찾지 못하고 헤메자 그것이 한 발, 더 다가온다.
"괜찮으신가요?"
모든 것이 꾸며져있다. 하지만, 사람이야. 그러나 사람이 아니야. 사람의 거죽을 뒤집어 쓴 무언가다. 적신호가 울리는 것을 애써 내리누른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공포감을 무시한 채로 그 또한 입을 열었다.
"...네."
괜찮다고. 그런 편견을 자신에게 심어둔 채로 그것을 인간의 반열에 허용한다. 사람의 형태로 사람의 말을 구사하며 대화를 요구하는 자를 이부키 아이는 두고 도망칠 수 없었으므로. 아, 이것은 하나의 속죄와도 비슷할지 모른다. 나를 믿어준 그들에 대한, 지금껏 저질러온 것들에 대한. 나는 믿기로 하지 않았던가. 또한 계속해 들려오는 적신호를 무시할만큼 눈 앞에 그것이, 아니.. 시마 카즈미라는 사람이. 너무나도 온화해보였기에.
"가까운 상점을 찾고 있습니다. 안내해주실 수 있을까요."
무미건조하지만 정중한 목소리가 평이한 말투를 따라 흘러온다. 그가 걸어온 곳은 터널이었다.
"제가, 길을 잃어서요."
어색하다는 양 웃는 얼굴이 자연스럽다. 그에 더욱이 이질적이었다.
"뭐~ 그럼요, 편의점이면 될까요?"
이부키의 대답에 시마 카즈미는 고개를 기울였다가 돌아온다.
"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요."
두 남성은 걸었다. 아스팔트에 울리는 것은 구둣발 소리와 조금 닳아 해진 운동화 소리 시마라 소개한 사람은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부키를 보지도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지도 않았다. 그는 앞을 똑바로 걷고 있었다. 그것이 어색해 남자는 입을 열었다.
"이 동네에 새로 이사오셨나봐요? 아, 저는 이부키 아이입니다~. 잘부탁드려요 시마씨."
시마 카즈미는 그제서야 이부키 아이를 돌아봤다.
깜박, 눈꺼풀이 한 번 움직이고 나서야 입이 열린다.
"네, 아마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잘부탁드려요. ...이부키씨."
"여기가 생각보다 복잡하거든요~.
저도 이번달에 와서 거진 다 익힌 참이었어요.
지금은 새벽 러닝중이었고요. 아, 나이는 어떻게 되세요?"
"글쎄요, 몇 살 처럼 보이나요?"
"엑, 그렇게 나오시는 건가요~... 흐음...2..27?!"
"그렇게 젊어보이나요?"
"틀렸나요~ 이상하네 제 감은 보통 잘 맞는데~~"
"이부키씨는..."
눈이 마주쳤다.
아, 그러니까.
본래도 마주하고 있었으나
이부키 아이는 그제서야
그와 눈이 마주쳤다 느꼈다.
"35살, 맞죠?"
"오..!! 어떻게 알았어요?"
"그냥, 감이에요."
저도 감이 꽤 좋거든요. 그런 시시콜콜한 대화가 이어졌다. 시마 카즈미, 나이는 동갑이었다. 오, 같은 나이네요. 말 편하게 해도 되나요? 네. 대화는 평범했고 이부키는 슬슬 마음을 놓았다. 저 멀리 편의점이 보였다.
"그럼, 여기서..
아 맞다. 나 이래봬도 경찰이니까.
곤란한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줘."
이부키는 사람좋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에 남자 또한 무미건조한 얼굴에 입꼬리만이 올라가 대답한다.
"그래."
이부키 아이는 느린 걸음으로 벗어났다. 이윽고 천천히 발돋음을 했고 이부키는 달렸다. 그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시선이, 따라붙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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