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내일을 써내려가

그 애에겐 비밀이야

네임리스 X

TAKE OFF-ER by 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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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림캐의 짝사랑 방식은

쿠로오 테츠로는 좀 미련한 면이 있었다. 어떤 면이 그랬냐면, 좋아하는 사람이 불편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고백을 몇 년째 미룬다는 것이나,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든 아니든 상관 없어 했다는 것이나, 주는 것으로도 괜찮으니 계속 좋아하게만 해 달라고 속으로 빌었다는 것이나. 물론 쿠로오는 그것을 구태여 미련이라 표현한 적은 없다. 그리 생각한 적도 없고.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답답함을 유발하는 요인이었다.

“쿠로…. 고백 안 할 거면 나한테 그만 와.”

옆에서 쿠로오를 흘겨보던 켄마가 게임기로 시선을 돌렸다. 쿠로오가 어깨를 으쓱였다. “뭐, 그치만 시오 쨩이 나 때문에 눈치 보는 건 싫으니까.” 켄마는 시오가 그럴 리 없다고 하려다 관두었다. 설명해주는 것도 귀찮고, 말한다고 해서 들을 쿠로오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그냥, 귀찮게만 하지 마. 하고 덧붙였다. 쿠로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켄마의 머리를 잔뜩 헝클였다. 켄마가 짜증스럽게 쿠로오의 손을 쳐 냈다. “하지 마, 쿠로.” 물론 쿠로오는 들은 체도 안 했다.

“뭐야? 둘이 무슨 얘기해?”

시오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쿠로오가 그대로 멈췄다. 대답은 켄마가 했다. “그냥, 쿠로가 괴롭혀서.” 시오가 장난스레 웃으며 쿠로오의 옆에 앉았다. 쿠로가 켄마를 왜 괴롭혀? 쿠로 켄마 엄청 좋아하잖아. 쿠로오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다니까, 켄마 군~. 그렇게 말하면 쿠로오 씨는 섭섭합니다? 그러면서 시오에겐 그가 불편할 한 마디도 안 하는 게 쿠로오다웠다. 아마 시오가 준비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말하지 않을 테다. 그게 쿠로오 테츠로의 사랑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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