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they(end day)
이런 게 1년의 마지막 연성이라니
“아카데미, 그만두려고.”
낯설지만 낯익은 사람의 티셔츠 후드가 바람에 날렸다. 그의 얼굴에서는 어떤 표정도 읽을 수 없었다. 슬픔, 괴로움, 외로움, 분노, 하물며 심란함까지도. 그는 고요했다. 고요하다 못해 잔잔했다. 모토마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도 묻힐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데 반해 그의 태도는 올곧았다. 스타단의 모두는 마침내 그를 목도했다. 앞에 서 있는 건 그냥 평범한 아이 하나였다. 다른 무엇도 아닌, 그저 아카데미에서 마주치는 학생 하나가.
“아, 이게 아닌데. 미안해… 내 진짜 이름은 모란이야. 본론이 먼저 나가버렸네….”
학생들로만 이루어진 조직이라고는 해도 나름 ‘보스’라는 수식어가 붙은 사람이라고는 믿어질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유약해보였다. 시선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몰라 열 개의 눈을 계속 피해다니고, 뱉은 말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몰라 그대로 입을 다물어버리는 사람. 이제는 카시오페아가 아닌 모란. 모두에게 정체를 드러냈지만, 그러고도 그는 안절부절못했다. 후련해보이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마주치자마자 앞으로의 일을 말하는 그는 처음 연락이 닿자마자 스타 대작전의 계획을 말하는 사람과 한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니까, 카시오페아는 모란이다. 더할 나위 없는 불변의 사실이었다. 그러나 친구들 눈앞에 비치는 그의 모습은 이제 자신은 그 무엇도 아니라고 선언하는 듯했다.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뭐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더 이상 카시오페아일 필요도 자격도 없다는 것처럼 보였다.
“…오랜만이야, 진 보스.”
“피나….”
“오랜만이 아니라 ‘만나서 반가워.’겠지.”
“…멜리.”
“진 보스의 존안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다니….”
“추명.”
“그러니까… 이름이 모란이라고?”
“티가….”
“많이 걱정했었어….”
“…비파 언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고 그에 화답하듯 익숙한 이름들을 하나하나 부른다. 감격의 재회라기보단 생존 신고에 가까웠다. 누구도 웃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울지도 않았다. 공기는 건조했고, 바람은 불어오지 않았고 아무도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더 이상 아카데미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얘들아… 너흰 어떻게 생각해? 이대로 교장 선생님도 학교 선생님들도 전부 다 바뀌면, 그 사람들은 우리를 지켜줄까?”
“그럴 리가.”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오르티가의 대답은 단순하고 퉁명스러웠다. 어쩌면 한낱 가십거리처럼 지나갈 수도 있는 학교폭력에 대한 폭로, 무언가를 숨기려 했던 교감, 교장을 포함한 아카데미 교사진들의 전원 교체까지. 이때까지의 과정은 어떤 신뢰도 그들에게 안겨주지 못했다. 이대로 사람만 바뀐다고 달라질까? 근거 충만한 의심이 그들을 좀먹었다. 그들은 더 이상 학교 내부인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이미 스타단이라는 조직은 그들로부터 철저한 외부인이나 다름없었고, 밀려난 ‘우리’들은 돌아가도 갈 곳이 있으리라 확답받지 못했다. 그러니…
“관둘 수밖에 없잖아.”
“멜리도 같은 생각이야?”
“그래. 이젠 하나도 모르겠으니까….”
평소 멜로코의 모습과는 달리 그는 완전한 맨얼굴이었다. 그렇지만 입고 있는 건 교복이 아닌 사복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비파 역시 분장하지 않았고, 추명도 두건 따위 쓰고 오지 않았다. 스타단도 아카데미도 아닌 제3의 경계선에 그들은 걸쳐져 자발적인 외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뒤로 돌아갈 수도 있으나 흐릿한 앞만을 내다보며 계속 걸음을 딛는 모습은 위태롭지만 굳건했다. 흔들리는 발의 중심은 누구보다도 단단했다.
“그,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내 고향은 가라르지방이야. 그래서, 기숙사 방도 없으니 원래는 아카데미를 그만두면 일단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맞는데….”
“응.”
“…그러고 싶지 않아. 너희랑 헤어지기 싫으니까… 근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으음, 어렵네. …지금은 방법이 없어.”
“나도 알아. 당장은 돌아가야 한다는 거. 근데 답답하고… 그냥… 너희랑 계속 있고 싶어….”
모란은 고개를 푹 숙였다. 눈물이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막혔다. 말을 빼앗긴 것처럼 목 전체가 아렸다. 진 보스? 괜찮아? 걱정하는 피나의 음성이 주변에서 일렁거렸다. 답이 정해진 문제에 계속 답을 찾으려고 한다. 원하는 결말을 위해서라면 과정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모란은 믿기 힘들었다. 모든 일은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야만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계획하고 이때까지 움직였다. 그래야만 했는데.
“모란 나리… 괜찮소?”
“아니. …미안해. 그래도 처음 얼굴 보는 건데,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서.”
“모란 나리 잘못이 아니오.”
“알아. …그냥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운 것뿐이니까.”
모란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저마다의 표정으로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 다섯 사람이 그의 앞에 서 있다. 모든 일은 너무 쉽게 결정되고 진행되었다. 스타단이라는 조직이 공들여 쌓아올린 탑은 무너지지 않았다. 대신, 그 탑이 서 있어봤자 무용지물이 되었을 뿐이다. 버티는 게 힘겨운 것이 아니라 버티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건 어쩌면 탑을 무너뜨리는 것보다 세운 사람들에게 더욱 잔인한 일일지도 몰랐다.
“모란아.”
“으, 응?”
“…아카데미가 원망스러워?”
“가, 갑자기? 글쎄….”
“난 그게 뭐든 미워하지 않으려고, 다 품으려고 쭉 노력했어. 근데… 이제는 안 될지도 모르겠네.”
“비파 언니….”
비파가 대놓고 무언가에게 실망하는 표정을 모란은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이 처음일 거라고 그는 확신했다. 비파뿐만 아니라 모두는 평소같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모란은 그 모습이 약간은 절망스러웠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아니 아주 조금이라도, 평소다운 모습이 남아있었으면 했다. 우리 이렇게 됐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나아갈 길은 있다고… 형체 없는 단어의 나열이라도 좋으니까… 가느다란 희망이라도 보였으면 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절망 속에서 무엇이든 끄집어내 희망으로 만드는 건 자신의 일이라고 모란은 줄곧 생각해왔다. 실제로 그는 스타단이라는 실체 있는 조직으로 그걸 보여줬다. 의심이 되는 존재인 만큼 증명해냈다. 자신을 위해, 아카데미에서 고통받고 있을 불특정 다수를 위해, 또 지금 당장 함께하는 소중한 친구들을 위해. 원동력은 항상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었고, 그렇기에 지금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정확히 누굴 원망해야 할지도 몰랐다.
“스타단은 잘못되지 않았어. 너흰 스타 대작전에 최선을 다했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잘못되지 않았어. 스타 대작전이고 뭐고 이젠 아무것도 쓸모없게 되어버렸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틀린 건 아냐.”
자기부정을 하기 위한 자기긍정을 한다. 끝내 누구에게 화살을 돌릴 건지는 모란을 포함한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걸 입밖으로 내는 건 잔인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고야 말 것이다. 학교폭력 기사가 나가고, 물 흐르듯 교사진들이 사퇴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도 흐지부지되어 말만 남는 것처럼… 가장 쉽고 빠른 길을 택하는 건 가장 이기적이면서도 남들이 가장 이타적이라 부르는 방법이었다.
“잘못된 건 나야.”
“잠깐, 뭐라는 거야?”
“말 그대로야.”
“네가 지금 뭔 소리를 하는지 알아?! 그렇게 모두 네 탓으로 돌려서 얻는 게 뭔데?”
멜로코가 포효하듯 부정하며 모란의 앞으로 몇 발자국 다가갔다. 모란은 그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자신의 말에 뒷받침될 만한 논리는 없다는 걸 모란은 잘 알고 있었다. 가장 제멋대로인 오르티가가 트집을 잡아도 달리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근거 없이 혼자 내려버린 결론을 모두에게 밀어붙인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어차피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든 아니든 변하는 건 없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돌리는 편이 나았다.
“내가 막무가내로 스타 대작전 같은 거 하자고 해서… 다들 성공할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일에 매달리고… 이런 일이 생길 것까지 고려했어야 했는데….”
“잠깐, 모란, 그건 좀 아니-”
“티가, 그리고 얘들아… 미안해.”
“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건데?!”
실체 없이 허공에만 떠도는 공허한 사과를 똑같이 막무가내인 오르티가가 붙잡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이타를 가장한 이기적인 사과였다. 모란의 사과에는 ‘내 뜻대로 다 되었어야 했는데.’라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그 뜻을 눈치챈 사람도, 아닌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는 입을 다물었다. 마음대로의 논리에 마음대로 반박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였다. 어이없어야 할 상황에 미안함도 화도 나지 않았다. 잠시 적막만이 그들 사이에 감돌았다.
“…내가 다 책임질게.”
“그 말, 책임질 수 있어?”
“피나… 그건,”
“분명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자고 모인 거 아니었어? 분위기가 왜 이래? 일방적으로 사과하려고 오늘 만난 거야?”
“…그러면 무슨 얘기를 더 해야 하는데? 나도 여기 나오기 전까지 진짜 많이 생각했어. 뭐라고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근데,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났어. 그러는 너는? 뭔가 생각하고 나왔어? 너 머리 좋잖아. 그러니까… 아, 아니야, 내가 무슨 말을….”
모란은 얼굴을 감싸쥐었다. 아까부터 똑같은 상황의 반복이었다. 뭘 해도 답을 낼 수 없다면 우리는 지금 왜 여기 모여서 같은 대화만 반복하고 있는 거지? 의미 없는 사과와, 의미 없는 분노와 의미 없는 반박 사이 그 문제야말로 가장 정확한 답이 나오는 일이었다. 그들은 이 대화를 끝낼 생각이 없다. 지금 여기서 뭐라도 결론을 낸 채로 헤어지면…
어쩐지 다시 만나기 힘들어질 것 같으니까.
그런 건 단순히 스마트로토무 번호 교환 따위로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역시 답이 없는 문제라는 사실만은 자명하오….”
추명이 이마를 짚었다. 모두가 같은 고통 속에서 함께했던 만큼이나 같은 무게로 가라앉아 있었다. 어떻게 되든 함께하고 싶다는 말을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라는 말로 대강 덮어버린다. 나중 일을 생각하면 분명 더 괴로울 것이다. 단순히 헤어지고 말고의 문제 같은 게 아니었다. 더 이상 스타단이라는 이름으로 묶일 수 없는 그들은 그들일 수 없다. 어떻게 해도, 예전 같을 수 없다.
“…우리 단체로 퇴학 수속 밟으러 갈까?”
“뭐, 뭐라고?”
“어때? 어차피 그만둘 거라면 다같이 그만두는 게 낫지 않아?”
“…그게 무슨.”
궤변 아닌 궤변을 늘어놓은 건 누구도 아닌 모란이었다. 그건 스타 대작전만큼 허무맹랑한 말임과 동시에 한 줄기 동아줄과도 같은 연자락이었다. 같이 시작했으니까 같이 끝낸다. 그 제안이 모두를 근거 없는 이어짐으로 이끄는 듯 보였다. 함께 끝낸다면 다음 시작도 어째서인지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다음 시작’이 뭔지는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 함께. 네 글자가 지금의 그들을 움직이는 모든 것이었다.
“강요하진 않을게. …새삼스럽지만 그게 스타단의 규칙이니까. 싫으면 거절해도 돼. 그래도, 어차피 다들 그만두기로 했잖아?”
“다같이 학교를 그만두러 학교에 가자는 말이오? …마지막으로?”
“그래. 다음 일은 그러고 나서 이야기해도 늦지 않을 거 같아.”
엔딩을 보기 위해 엔딩을 미룬다. 학교 생활의 끝이 곧 그들의 끝은 아니기에. 고작 이렇게 한 걸음 더 미룬다고 괜찮을까? 어차피 이야기에 끝이란 건 존재하고 우리는 불가피하게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다. 멈춰있고 싶어도 그럴 수는 없다. 그래도… 적어도 한 걸음이라도 더 함께 내딛고 싶으니까. 언젠가는 헤어지더라도 그 언젠가가 지금이 되어서는 안 됐다. 이제 스타단으로 이루어야 할 건 아무것도 없다. 스타단의 문제에 결론을 내야 할 것도 형식적인 절차 외에는 사실상 없다.
그래도 헤어질 수는 없었다.
“난 찬성. 간만에 학생회실도 좀 가봐야겠어.”
“…뭐, 그래. 혼자 가느니 그게 나을지도.”
“모란 나리의 말에 동의하오. 끝까지 동지로 남읍시다.”
“으, 이러면 나도 같이 갈 수밖에 없잖아!”
“잘 알았어, 모란아. 나도 계속 함께할게.”
“그, 그러면 결정된 거다?”
앞으로의 일을 말하기 위해 모인 하루의 결론은 끝에 함께하자. 라는 시시한 말이었다. 모란은 아까 비장하게 학교를 그만두자고 말한 것과는 다르게, 막상 다들 동의하니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싫지는 않아보였다. 애초부터 별 생각 없이 동의했는지, 잛은 시간에 긴 고민 끝에 동의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그들은 다시 하나로 모였다. 이렇게 된 김에 방법도 없는데 다같이 퇴학이나 할까? 라는 얼토당토없는 말 아래일지라도.
“시간은 당장 내일 아님 모레 어때?”
“자, 잠깐, 멜리, 그건 너무 급하-”
“더 미룰 이유도 없잖아?”
“…그렇기는 해….”
“아카데미 정문 앞에서 보자고.”
“…알았어.”
멜로코의 말에 별다른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감정과 사건 끝에 도달한 곳이 여기라니. 분명 그들의 잘못은 아니었으나, 허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일 최악은 역시 허망할 새도 없이 헤어지는 것이었다. 낼 수 있는 최악의 엔딩은 피했네. 딱, 거기까지의 감상을 남길 수 있는 결말이었다. 대강 엔딩이 보이니, 가장 발빠르게 모두를 모이게 한 사람이 모란인 만큼 깔끔하게 흩어지게 하는 역할 역시 그가 맡을 필요가 있었다.
“나, 나는 이만 돌아가 볼게. 더 있을 이유도 없고, 방 정리도 해야 하고… 그리고, 얘들아.”
“응.”
“…수고하셨스타!”
단순한 인사가 아니야. 이때까지 진짜 고생 많았어, 얘들아. 모란은 저도 모르는 새에 울며 별을 그렸다. 아무도 당황하지 않고, 괜찮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그에 화답하듯 애써 웃어보이며 별을 그렸다. 스타단으로 이룬 게 없어보여도, 만남뿐이라도 분명 무언가 이루어졌을 거라고 희망 아닌 희망을 가져본다. 다들 그렇게 믿고 싶었고, 그건 아마도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항상 마지막은 수고하셨스타! 여야 했다. 앞으로도 계속….
모두는 다시 불확실성 속의 확실성을 찾으러 뛰어든다. 끝에 뭐가 있어도 괜찮다, 가 아니라 무언가 있어야만 한다는 마음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서… 그리고 절대 놓지 않겠다는 믿음으로 다져진 무언의 약속을 하며. 두루뭉술한 말들 속 단단한 믿음으로 내일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문을 열면 무엇이든 나올 것이다. 괜찮아, 함께하니까. 라고 되뇌인다.
바닥이 계속 그들의 걸음을 잡아끄는 건 무시한 채로.
사용한 BGM / 리컬렉션 엔드롤 - 츠미키
한 해 동안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합니다!
그럼 내년에도 수고하셨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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