從業式(종업식)
스타단은 계속되어야 한다
오렌지 아카데미 학생들의 종업을 축하합니다.
올해 졸업하는 사람까지 포함하여 재학생 한정 샌드위치 30% 할인 이벤트가 진행 중인 테이블시티의 매일 de 샌드 광고지를 보고 나서야 모란은 자신이 얼마 안 가 2학년임을 실감했다. 그러니까, 내가 2학년이라고? 진짜로? 거짓말 같은데…. 사계절이 비교적 덜 뚜렷한 팔데아라지만 이맘때쯤 되면 거짓말같이 조금 추워짐과 동시에 눈이 내렸다. 물론 외출하지 않는 날이 압도적으로 많은 모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그냥 나갈 때 코트 좀 껴입으면 그만이지.
‘그러고 보니 종업식은 이번이 처음인가?’
체감상 종업식만 서너번은 한 것 같았다. 모란은 그만큼 긴 시간을 비행하다 이제서야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그의 곁에 함께하는 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친구 중 누군가는 자신처럼 처음 맞는 종업식, 누군가는 길고 긴 여정 끝에 맞이하는 두 번째 졸업식이었다. 특별히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는 말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기도 했지만, 당연히 내년에도 함께하리라는 믿음이 서로 간에 있기 때문이었다.
30% 할인받아 더욱 소중해진 잼 샌드위치 몇 개를 종이 봉투에 넣고 기숙사로 돌아가려는 와중 전화가 왔다. 멜로코였다. 종이 봉투가 떨어질까 조심스레 받자 뒤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친구들인가. 멜로코는 소음을 비집고 중요한 전달 사항이라도 있다는 마냥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끼리 종업식 같이 할래?!”
“뭐? 뭐라고?!”
“지금 말 나왔는데 비파 언니가 우리끼리도 종업 축하 하고 싶대!! 괜찮아??”
“아아, 응! 당연히 괜찮고말고. 그럼 만나서 더 이야기할까??”
“그래!! 우리 지금 아카데미 입구 홀에 있으니까 거기서 보자!!”
“알, 알았어!!”
주변이 소음 천지였던 건 종업식 시즌에 아카데미 입구 홀에 있어서였나. 덕분에 그는 오랜만에 크게 목소리를 내는 법을 깨달았다. 삽시간에 목이 아파왔지만, 멜로코의 제안이 나쁘지 않아 기분은 좋았다. 졸업 축하도 아닌 종업 축하라니. 새삼스러웠지만 종업 시즌을 친구들이랑 보낼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에 부푼 마음을 감출 수 없어 괜히 발걸음이 들떴다.
‘근데 뭐하지?’
물론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졸업 축하가 아닌 종업 축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꽃다발을 안겨주는 것도 좀 그렇고, 밖에 돌아다니자니 그의 몸이 허락하지 않았다. 다같이 실내에서 축하 파티? 근데 어떻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일단 함께한다면야 뭐든 재미있긴 하겠지만…. 모르겠다, 혼자 먼저 생각해서 뭐해. 모란은 그 길로 답지 않게 빠른 걸음으로 아카데미 입구 홀로 향했다. 저 멀리서 손을 흔드는 친구들이 보였다.
“교실이나 기숙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됐는데….”
“시끄러워도 기다렸다 같이 가는 편이 나을 것 같았소.”
“고마워, 추명. 그리고 다른… 어?”
가장 앞에서 모란을 부르던 추명과, 뒤에 대여르처럼 줄줄이 선 친구들이 전부 교복을 입고 있었다. 익숙해야 하지만 아직은 낯선 모양새에 모란은 잠시 당황했다. 종업식 시즌이라고 나름 기분이라도 내보려고 한 건가. 교복을 입은 채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들어간 친구를 보며 모란은 문득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사이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언젠가는 차례차례 꽃다발을 들고, 사람들 사이에서 축하를 받으며 졸업하겠지…. 과거를 생각하면 그건 분명 기쁠 일이지만, 당장 머릿속에 그려보자니 어딘가 어색했다. 우리가 진짜 졸업을 할 날이 온다고?
“여긴 시끄러우니까 기숙사 쪽으로 이동할까?”
모란이 응, 이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피나가 앞장서서 걷고 있었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모란은 자신이 아닌 다른 친구들마저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렇게 해도 될까, 문득문득 과거를 떠올리던 날들을 지나 다들 조금씩 생각을 비우고 괜찮아진 것이다. 그건 다시 말하면 차분하게, 말하지 않고도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내년에도 우리 그냥 이대로 사는 걸까…. 나쁘지는 않지만. 모란은 미래를 걱정하는 편까지는 아니어도 생각하는 쪽이었다.
기숙사 건물에 도착하자 아까랑은 비교도 안 되게 조용해진 모습에 모란은 마음이 편해졌다. 기분이든 주변이든 항상 이 정도 소음의 크기로만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근처 벤치에 어색한 모양새로 주르륵 앉아 옹기종기 이야기하는 장면은 볼만했다. 고작 일이년만 더 지나도 볼 수 없는 장면일 테니, 모란은 지금 이 순간을 전부 눈에 담아두려 했다.
“나 하고 싶은 거 있어.”
오르티가의 제안에 모든 이목이 그리로 집중됐다.
“각자 간식을 챙겨와서 중간에 커다란 케이크를 두고 같이 먹는 거야.”
“헉, 그거 좋다.”
“…너무 좋아하는데? 완전 모란이 맞춤형 아냐?”
“메, 멜리! 난 그렇게까지는….”
“그거 좋다! 난 찬성. 너흰 어떻게 생각해?”
오르티가의 의견에 멜로코와 모란이 의견 아닌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 비파가 화색을 띄고 다른 두 사람에게 생각을 물었다. 피나와 추명의 대답은 말할 것도 없이 긍정이었다. 오르티가가 낸 의견치고는 소박했으나 비파는 눈에 띄게 신나했다. 아마 입학한 이래 그래본 적이 없어서겠지. 그를 봐서라도 모란은 케이크에 초를 꼭 꽂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아늑한 실내에서 맛있는 간식을 마음 편하게 까먹을 수 있어서는 절대, 절대, 아무튼 절대로 아니었다.
모란이 답지 않게 먼저 나서서 말했다.
“그럼 다들 언제가 좋아? 그보다도, 어디서 하지?”
“음, 모란 나리의 기숙사 방은 어떻소?”
“뭐?! 그 쓰레, 아니 더럽, 아니 정돈이 덜 된 곳에서?”
“티가,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아, 아니, 아니라고. 애써 부정하려고 목소리가 높아지는 오르티가를 추명이 겨우 진정시켰다. 모란은 괜찮다고 대답한 것 치고는 할 말이 없었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번 나름 치웠답시고 방에 다른 스타단 친구들을 초대했다가,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다들 발벗고 나서서 모란의 방 치워주기 대작전! 이 진행되었다. 모란은 미안해, 고마워. 이 두 말밖에 못하는 사람처럼 그들의 정리정돈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멜로코가 피규어 박스를 박스라고 내다 버리려는 걸 모란과 같은 오타쿠인 피나와 추명이 겨우 말렸고, 오르티가는 내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으며, 비파는 웃으면서 앞으로 깔끔하게 있으면 되지! 라고 말했다. 물론, 그들 중 제일 무서운 건 비파였다. 모란은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말했으나, 사람 쉽게 고쳐쓸 수 없다는 말이 맞다고 점점 다시 예전의 생활패턴을 되찾아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만의 종업식? 진심인가?
“나도 좋다고 생각해!”
“피, 피나도? 진심이야?”
“설마 그때보다 방 상태가 엉망이진 않을 거 아냐!”
“아, 응, 그렇지.”
그답게 정말 정직한 사고방식에 모란은 일단 맞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모란의 방에서 케이크와 간식을 먹는 걸 전제로 하고 있었다. 자신을 배려해준 건지 이참에 다시 한번 자신의 방을 깔끔하게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으나 모란은 제발 전자이길 굳게 믿었다. 아, 어쨌든 최대한 깔끔하게 치우긴 해야겠네. 저번의 악몽이 반복되지 않도록 그는 기숙사에 돌아가자마자 그새 다시 쌓인 굿즈 박스부터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럼 모란이 방에서 다같이 케이크랑 간식 나눠먹고, 내년 소원 빌면서 초 부는 걸로?”
“좋아!”
어느새 착착 진행된 논의를 멜로코가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 너나 할 것 없이 신난다는 듯한 답이 돌아왔다. 모란 혼자서만 좋긴 좋은데 어쩐지 식은땀이 흐르는 상태였다. 비좁은 공간에 여섯 명이 껴있자니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해 자신을 포함한 몇 명은 침대에 올라가서 이야기해야 하는데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나를 생각해주면서라도 함께하고 싶었던 걸까.
간식은 각자 준비하고, 케이크는 오르티가가 아는 유명 고급 브랜드에서 3단 케이크로 준비하겠다는 걸 비파가 저지하고 그가 파티시에 사보니르에서 초까지 함께 사오는 걸로 마무리되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해산! 수고하셨스타~ 친구들이 각자 흩어지고 나서야 모란은 훅 다가오는 현실에 마음은 가벼웠지만 손이 무거웠다. 그러니까 친구들이 오기 전까지 내가 방을 다 치워놔야 한다고? 이건 진짜로 거짓말 같은데….
*
“어, 어서 와.”
당일이 되자 모란은 모든 생각을 비우고 그저 친구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자신이 보기에는 이것보다 깨끗한 상태일 리 없었으나, 남이 보기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몰라, 더럽다고 혼나도 갑자기 다른 데로 옮기자고 하진 않을 테니까…. 될 대로 돼라, 하고 두 팔다리 뻗대고 누워있다 보니 시간이 흘러 지금이 되었다. 모란이 준비한 건 감자칩과 나쵸, 콜라와 어색하지만 반가운 환영 인사 정도. 나름 신경써서 입은 브이브이 얼굴이 작게 여러 번 프린팅된 잠옷은 덤이었다.
예상 외로 친구들은 별 지적 없이 반갑게 그의 방에 들어오기만 했다. 단백질 칩, 화과자, 팝콘, 수제 쿠키, 불향 바베큐맛 과자 등 가지각색의 간식과 함께였다. 비파가 사온 케이크는 벌레 타입 테라스탈 쥬얼 모양이 초콜릿 판으로 코팅된 곡물 생크림 케이크였다. 모두의 입맛을 만족하려고 애썼다는 걸 다른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자! 이건 모란이가 꽂아.”
“그렇지만 케이크는 언니가 사왔는데….”
비파는 다섯 개의 별 모양 케이크 초를 내밀었다.
“이런 건 모란이가 꽂아야 의미가 있지! W 모양으로 꽂으면 좋을 것 같아.”
“아, 알았어….”
딱 봐도 카시오페이아 자리 모양이잖아…. 신중해야 돼. 모란은 이상한 책임감에 왜인지 정확한 모양을 완성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가 조심스레 완벽한 W 모양을 만드려 애쓰는 동안 옆에서는 멜로코가 성냥 불이 안 붙는다며 거칠게 계속 성냥을 긋고 있었고, 피나가 그렇게 붙이는 게 아니라며 그의 옆에서 열심히 설명하는 와중 추명은 기껏 가져온 과자 세트의 맛 개수가 안 맞는다며 혼자 심각한 표정으로 과자를 세고 있었다.
“난장판이네.”
오르티가가 혀를 쯧 차고 마음대로 하라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비파는 조용히 모란이 초를 전부 꽂기만을 기다렸다. 돼, 됐어 얘들아! 모란이 소리치자마자 피나와 멜로코가 같이 잡고 있던 성냥에 불이 붙었다. 피나가 차분히 불을 붙이는 동안 멜로코는 급하게 뒷정리를 했다. 시트콤처럼 어떻게든 됐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상황이 마무리되자, 모두의 앞에는 불을 붙이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아름다운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불을 끄면 더 분위기 있다는 비파의 말에 스위치랑 가장 가까이 앉은 오르티가가 귀찮다는 듯 겨우 팔을 움직여 방 불을 껐다. 어둠 속 케이크가 별처럼 빛났다.
다섯 명이 불규칙한 높이로 둘러앉아 케이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어째서인지 별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한 군데 모여서 내년을 기약하는 것 같다고 모란은 생각했다. 내년에는 뭘 하러 갈까? 이번에는 집에서 보냈으니까 다같이 별이라도 보려 베이크마을 천문대라도 가자고 할까? 한참 걸릴 내년의 일을 그는 먼저 생각했다. 그만큼 이제는 친구들이, 더없이 평온한 일상이, 탈 없이 지나가는 지금이 당연해졌다.
“그럼 다같이 소원 빌자!”
피나의 말에 누군가는 평범하게 두 손을 모으고, 누군가는 가슴에 손을 얹고, 누군가는 닌자나 할 법한 포즈로 소원을 빌었다. 근데 소원은 비밀이야? 라는 오르티가의 말에 멜로코가 어깨를 으쓱하며 자기 마음이지 뭐. 라고 대답했다. 모란은 흔들리는 촛불을 가만히 바라봤다. 촛불은 흔들릴 듯 보이면서도 올곧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그래도 언젠간 바람에 꺼지겠지. 그렇다 해도, 무너지지 않고 새 초를 세우면 될 일이다.
“뭐 이렇게 오래 빌어? 난 벌써 다 빌었어.”
“그럼 멜리가 하나 둘 셋 하면 다같이 초 불자!”
“…언니가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럼… 하나 둘 셋!”
수고하셨스타! 라는 인사 대신 연기가 주변에 흩날렸다. 연기는 바람을 타고 창 밖으로 날아갔다. 연기가 다 날아가고 나서야 추명이 날렵하게 손을 뻗어 불을 켰다. 시야가 돌아오고 눈앞에 있는 건 다시 평범한 케이크다. 빛날 때까지 빛났다가 평범한 모양새가 된 게 꼭 우리 같다고 모란은 생각했다.
“다들 무슨 소원 빌었소? 소인은 내년에 진정한 닌자의 길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길 빌었소이다!”
“와, 되게 너 같네.”
“그러는 오르티가 나리는 무슨 소원을 빌었소이까?”
“…난 비밀이야. 피나 너는?"
“난 그냥 내년에도 모든 게 잘 풀리라고 했어.”
“…난 제발 내년에는 낙제를 면하길….”
“정말 멜로코 나리 같소이다!”
“뭐라고?”
각자의 소원으로 왁자지껄해진 사이 비파는 조용히 케이크의 초를 정리한 뒤 그걸 여섯 조각으로 잘랐다. 소란이 멎고 나서야 그는 웃으며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길! 이라고 이야기했다. 가장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소원에 다른 네 명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케이크 여섯 조각이 모두의 앞에 놓이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모란에게로 향했다. 그, 그렇지. 비밀이라고 하든 아니든 이야기는 해야겠지. 모란은 애써 타오르려는 얼굴을 감추고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나, 나는….”
“너는?”
“뭐라고 했는데?”
“모란 나리는?”
“궁금하다.”
“얘기해줘!”
새삼스러운 자리에서 새삼스럽게 이야길 하자니 부끄러웠다. 그래도 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모란은 새삼스러운 진 보스의 굳센 눈빛으로 새삼스럽게 포크를 케이크에 푹! 꽂으며 말했다.
“내년에도 우리가… 그냥 지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그, 그러니까. 이대로 스타단을 계속할 수 있길… 빌었어.”
모란은 애써 말하고 눈치 보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말을 들어서 기쁘다는 듯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도, 자신이 대답을 잘못했다는 식으로 쳐다보는 사람도, 그저 그다운 반응이라는 것처럼 웃는 사람도, 말없이 엄지만 내미는 사람도, 이미 케이크를 먹다가 대답에 멈칫한 사람도 있다. 이렇게나 다른 우리지만….
“그, 그러니까! 얘들아. 종업 축하해. 그리고… 내년에도 잘 부탁해.”
그 한마디에 하나되어 웃는다. 모란은 그들을 바라본다. 불이 완전히 꺼진 케이크는 오히려 아까보다 반짝였다. 방 안의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깨닫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우리가 다음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사용한 BGM / 무희 - cover by DAZBEE(원곡: Vau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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