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2024. 5. 15. 모즈 실장 1주년 기념 연성 백업
선선한 바람이 피부를 부드럽게 스쳐지나갔다.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반쪽짜리 달빛, 그리고 곳곳에서 고요하게 들려오는 새 소리를 받아들이며 모즈는 가만히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속이 아무리 복잡할지라도 이렇게 가만히 앉아있으면 마음 속 어딘가가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기에 오늘도 그렇게 아무도 없는 정원에 앉아 그 순간의 고요함을 즐겼다.
그렇게 한참을 고요함에 몸을 맡긴 모즈의 곁에 익숙한 인기척이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모즈의 곁에 앉아 모즈에게 말을 걸었다.
"모즈, 기억나?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은 나는데, 그래서?" "어느샌가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해서." "그러게-"
츠바메의 말에 모즈는 건성건성 답을 했다.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걸 대놓고 드러내는 태도, 하지만 츠바메는 그런 모즈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우리가 만난지 1년이 흘렀어. 그간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무탈하게 지금 이 순간 모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뻐. 그래서..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 "고마우면 이대로 츠가이를 해체하는건 어때? 무탈하게 라고 했지만 꼭 무탈한 일만 있었던건 아니고, 이렇게 함께해봤자 서로에게 상처만 줄텐데?"
모즈의 말에 츠바메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모즈야말로 슬슬 인정하는게 어떨까? 우리가 츠가이인것도, 앞으로도 절-대 해체될 일이 없다는것도."
츠바메의 변함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모즈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끈질긴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 "고마워!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거니까, 잘부탁해. 모즈."
츠바메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모즈는 츠바메의 손을 맞잡으며 이야기했다.
"하.. 그래. 나 또한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거니까 잘부탁한다-."
츠바메의 손을 맞잡은 모즈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모즈도, 츠바메도, 서로의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고요함에 몸을 맡겼다. 그런 둘을 반쪽짜리 달이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조용히 눈을 뜬 츠바메는 모즈에게 늦지 않게 자길 바란다고 말하며 그대로 등을 돌려 정원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홀로 남은 모즈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이렇게까지 츠바메와 이어질줄은 몰랐는데.."
츠바메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 비록 종종 귀찮을지언정 츠바메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편하고, 그 순간만큼은 불안도 부정적인 감정도 가라앉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의도해서 날카로운 말을 내뱉곤 했다. 츠바메에게 하는 말이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을 향해 하는 이야기. 츠바메의 온기에 취해서는 안된다고, 죄를 지은 자로서 이렇게 마음을 놓으면 안된다고 계속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그런 질책조차 어느샌가 옅어질정도로 츠바메의 온기가, 빛이 너무나도 따스했다. 그렇게 어느새 1년이 흘렀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 할정도로 모즈는 바뀌어버렸다.
상처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은채 변함없이 다가오는 츠바메, 변화하지 않으려 하는 자신을 자연스럽게 바꾸고자 하는 츠바메를 떠올리며 모즈는 중얼거렸다.
"역시 너무하단 말이야. 츠바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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