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어린 마음을.
나는···· 그것을 보여줬을 뿐이니까.
“응. 이내 어리석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걸. 에,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이건 확실하니까. 마, 만약에 내가 당신을 바보같이 잊어버린다면 화내도 좋아. 그리고····· 부탁이 있어. 내가 그렇게 된다면, 카요가 다가와서 다시 친구를 해줬으면 해. 기억을 잃어버린 나라 할지라도 난 나 자신을 잘 알아. 아마도 호의를 거부하진 않을 거야. 받아들일 테니까. 그, 그리고 반대도 마찬가지야. 카요가 리타이어를 당해서 모든 것을 싹 잊어버린다면 그, 그때는 내가 다가갈게. 내가 말하면서도 내가 놀라운걸. 누, 누구에게 먼저 다가가서 종알거리는 타입이 아닌데도. 그래도 괜찮아. 다름 아닌 카요라면, 이 소심한 성격을 이겨내고 다음과 같이 할 수 있어. 날 믿어도 좋아.” 같이 새끼손가락을 걸면서 웃어준다. 진심으로 보인다. 아니, 이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애초에 거짓으로 포장하는 타입도 아닌걸. 미나미 나츠메라는 여자는. “·····내가 아둔하지 않다고? 그, 그렇지만. (부정적인 답변을 내뱉으려다가, 이내 말을 더듬으며 쏙 집어넣었다. 아, 또 나쁜 버릇이 나오잖아. 자제하자.) 내가 다정하고, 따뜻하다고. 그건 말이지··· 다정함이 필요하다고 스, 스스로가 생각해서야. 나는 말이지. 단절되는 고독 속에서 생의 끝을 예감하고, 공허한 연결의 미로 속에서 홀로 헤매는 모든 이들에게 손에서 손으로, 눈에서 눈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다정함을 주고 싶으니까. 물론 나도 알아. 현실을. 타인과의 교류가 늘 행복만을 촉진하는 것만은 아니야.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스트레스 역시 감당해야 할 일이니까. 그런데 그걸 감당하는 것 역시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여정에 포함된다고, 생, 생각해. 아.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좀 웃기기도 해. 교류가 서툴다고, 그동안 사람들보다는 동물들에게만 파묻혀 살아왔던 나니까. 할 말이 없네.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새롭게 해보려 시도해보면 되지 않을까나. 고, 고양이들에게 거부당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가갔던 내 이 끈기는 내 장점이니까. 그걸 이제 인간한테 적용시키는 것이지. 바, 발전해나가는 나를 지켜봐줘. 곁에서. 우리 같이 앞으로 나아가자.” 결심한 듯이 각오를 다짐하는 미나미 나츠메. 걸린 새끼손가락에 희미하게 힘이 들어간다. 조심히 놓고는 평소처럼 다시 고개를 푹 숙이려다가··· 고개를 젓고는 이번에는 똑바로 고개를 들었다. 빛이 들어온 눈동자로 당신을 조용히 마주 바라보는 것이다. “그, 그거 알고 있어? 사람이 괴로워할 때 손을 잡으면 두 사람의 호흡과 심장박동이 같아진다고 해. 두 사람의 몸이 비슷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인데, 이를 ‘동조 현상’이라고 한달까. 이 내용은 결국 우리가 함께 치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는 핵심일 거야. 서로가 서로를 다정함과 상냥함으로 구원하는 것이지. 에, 이,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영화 대사 같네. 부끄럽다.“ 그래도 아까와는 달리 얼굴이 더 붉어지진 않았다. 동공을 실컷 굴려대고 있긴 하지만 말이지! 이 정도면 나츠메치고는 상당히 밝고 활발한 버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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