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 내 절교를 받아라 - 1화
그러니까 내가 궁금한 건 친구란 이름하에 우리가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과연 맞는 건가 하는 거야. 생각을 해봐. 제발 나는 네가 생각이란 걸 좀 해보길 바라. 그렇게 능청스럽게 있지 말고 생각을 좀 하란 말이야. 물론 네 인생에 진지한 순간이야 그 지긋지긋한 삼시 세끼마다 나를 어떻게든 골려 내서 네 식모로 만드는 때뿐이겠지만. 그래도 나이를 그렇게 쳐 먹었으면 이젠 생각이란 걸 할 때가 되지 않았어? 언제까지 이렇게,
"히... 따뜻해. 호빵 같다. 사이즈는 호두과자지만."
내 가슴을 만져댈 거야, 미친년아.
내 절교를 받아라
1화 개와 친구가 된다는 것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를 찬양할 때마다 나는 진지하게 신을 원망했었지. 따지고 보면 너한테는 잘못이 없을지도 몰라.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리는 차라리 옷깃만 빼고 모조리 스쳤다고 해도 좋을 거야. 그래. 잘못을 따지자면 모든 것은 나 때문인지도 몰라. 나는 제법 영악한 여고생이었고 타인을 도와주기 전에 내 앞가림이나 잘 해야 한다는 우리 어마마마의 인생관을 철저하게 지키던 애였는데, 일 년의 하루쯤은 그런 날이 있었던 거야. 예를 들면, 등굣길에 쓰러진 옆반의 애에게 동정심을 베푼다거나 하는 것.
"저, 저기 괜찮아?!"
그때 내가 물었잖아. 시험기간이라 새벽에 나와 마지막으로 정리된 페이퍼를 달달 외우며 첫 등교를 노리던 문과 전교 14등의 내가 너에게 분명히 물었었지. 괜찮냐고. 괜찮으면 괜찮다, 아니면 아니다, 라고 말을 해줬다면 너와의 첫 만남이 그렇게 뭐 같진 않았을 거야. 아직도 나는 그때의 너에게 궁금해. 왜 너는 처음 보는 내게 꼭,
"이왕 죽을 거면 예쁘게 죽고 싶어. 아직 손봐야 할 년들이 많은데... "
라고 말해야 했던 거니. 그것도 엎어져 쓰러진 채 눈은 말똥말똥 뜨고서. 하고많은 말 중에 왜 유언이라도 남기는 불치병 소녀처럼 말이야. 물론 내용은 그렇지 않았지만. 나는 냅다 너를 업고 택시를 잡았고, 너는 생각보다 무거웠어. 나보다 키가 컸기 때문인지도 몰라. 나는 그날 아침 기분이 좋았어. 컴퓨터용 사인펜을 산다는 명분으로 엄마의 지갑에서 천 원짜리인 양 만 원짜리를 꺼내는데 성공했는데, 왠지 그 성공이 시험 대박의 전조로 느껴졌거든. 그런데 나는 그 돈을 모조리 택시에 쏟고 동네에서 그나마 제일 큰 병원의 응급실로 갔어.
택시 안에서 내 어깨에 기댄 네게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고 지금 생각하면 그건 단지 네가 코를 고는 소리였는데, 나는 네가 발작을 하는 소리인 줄 알았지. 너는 지금처럼 어디서나 잘쳐잤어. 심지어 중간고사가 한창 진행되는 시간에 너 때문에 발이 묶여 결국 2교시 중간에서야 들어가 차라리 푸느니 못한 시험을 치고 오는 동안에도 너는 병원 침대 위에서 잘쳐잤어. 내가 문과 14등에서 214등이 되게 생겼다며 네게 따졌을 때도 너는 쳐자고 있었어. 내가 억울한 마음에 너를 깨웠을 때 너는 내게 말했지.
"어? 푸흐흐.. 난 215등인데..."
이때 알아봤다면, 아니 이때라도 차라리 너를 피했다면 내 인생은 조금 덜 힘들었을 거야. 나중에 네가 학교 가는 길에 쓰러져있던 이유가 동네 부잣집에서 탈출한 새끼 강아지에 놀라 발을 헛디뎌 넘어진 거란 걸 알고 나는 진심으로 개 같다,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했지. 그때부터 너는 내게 개였어. 개 같은 년이었어. 내 핸드폰에 저장된 개수현, 이라는 이름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너무 실망하지 마. 더 심한 말을 하고 싶지만 참는 거야. 그래, 더 심한 일들이 아직 엄청나게 많으니까. 뭐부터 시작할까.
"김아연이를 추천할래요."
그래, 뭐니 뭐니 해도 본격적인 첫 만남을 이야기하는 게 좋겠어. 우리가 같은 반이 된 건 신의 마이너스 한수였어. 그것도 고 3 때. 병원 사건을 계기로 나는 너를 피했어. 자꾸만 교실로 나를 찾아오는 너를 무시하고 자는 척하거나 자리를 비웠지. 수현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은혜는 그렇게 갚는 게 아니야. 그 엥엥거리는 목소리로 차라리 내 이름을 불러 줬으면 널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을 정도의 냉정한 사람이 되진 않았을 거야. 네가,
"야, 문과14등!!"
이라고 한없이 해맑은 표정으로 교실문을 쾅 열고 소리칠 때마다 사실 난 너를 줘 패고 싶었어.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그래. 넌 그때 분명 내 이름을 알고 있었을 거야. 그럼에도 해맑게 웃으며, 하필 목소리는 왜 그토록 하이톤인지 네 목소리에 우리 반 애들이 모두 너를 돌아보며 웅성웅성 거릴 때도 너는 쪽팔림이란 없었지.
그래, 그때 나는 어렴풋이 알았어. 내겐 없고, 네겐 있는 것. 하고 싶은 데로 하려는 그 부러울 정도로 순수한 자신감. 심지어 너를 피하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면 내 책상 위엔 지워지지도 않는 유성펜으로 매일매일 하루하루,
나 왔다 간다, by. 215^^
010 - 0203 - 1216, 콜미♡
라고 무슨 연예인이 사인이라도 해놓듯이 그려놓다시피 메시지를 남기지만 않았어도 너를 그렇게 피하진 않았을 거야. 그래 차라리 피하지 않았다면 좀 덜 꼬였을까. 문과 10등 이내로 도약하기 위해 단단히 마음을 먹고 들어선 고 3이 된 첫날. 난 설레는 마음으로 교실문을 열었고, 너는 네 옆자리만 비워둔 채 내게 외쳤어.
"야 비싼 척!! 인누왕."
어쩜 그 엥엥거리는 목소리는 밥맛이다 못해 고막에 소름을 돋게 하는 목소리였을까. 지금도 난 네 목소리가 너무 싫어. 네 그 뻔뻔한 얼굴도 너무 싫어.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네 옆에 앉았지, 너는 내가 덮고 있던 담요를 네 쪽으로 당기며 말했어.
"드디어 잡았다."
너는 샐쭉 웃으며 티 없이 맑은 얼굴로 말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섬뜩한 말이었어. 나는 첫 수업이 시작하기까지 식은땀을 흘렸지. 어째서 네가 내 옆에 있는 걸까. 왜 고 3이 된지 하루 만에 일이 꼬여버린 걸까. 짝은 이대로 바꾸지 않는 걸까. 야자를 빼고 독서실이라도 다녀야 하나, 하고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너는 말했어. 김아연을 추천합니다, 하는 소리에 내가 놀라 퍼뜩 너를 돌아봤고 너는 놀랍게도 내게 윙크를 했어.
내가 너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데, 너는 웬걸, 첫 조례를 놀라울 정도로 집중해서 잘 듣고 있었고, 임시 반장을 뽑는다는 담임의 말에 손을 번쩍 들고 내 이름을 말했어. 낭랑하고 하이톤의 아기 같은 목소리가 교실을 가득 울렸어. 제 말이 끝나자마자 손을 든 학생을 황당하게 쳐다보는 담임만큼이나 내 입도 뜨억 벌여졌는데 고맙게도 너는 한마디 덧붙여주었어.
"왜냐하면 김아연이는 전교14등이기 때문이에요."
새 학년 새 학기의 설렘과 민망함 따윈 개나 줘버리고 너는 결국 나를 실장으로 만들어 주었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내 전교 등수가 내 별명이 되었고, 너는 그게 마치 칭찬받아야 할 일처럼 나한테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으스댔었지. 그리고 1년 내내 단지 너를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내 성적이 곤두박질칠 때도 너는 뿌듯한 표정으로 내게 으스댔어.
"나랑 같은 대학가자니깐?!"
이라고 말하던 너를 그땐 진짜 어떻게 해버리고 싶었어. 결국 학교 최고 문제아를 만난 전교 14등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설적인 후배들의 본보기가 된 나는 너와 같은 대학에 갔지. 오빠가 삼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재수를 했을 거야. 차라리 내가 너와 같이 놀기라도 했으면 덜 억울했을 거야.
나는 단지 네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밤마다 네게 끌려다녔고, 다이어트를 도와줘야 했으며, 수업시간엔 베개가, 쉬는 시간엔 샌드백이 되어야 했어. 네가 10분 거리에 마주 보고 있는 공고의 일진이랑 사귄 지 100일이 되었을 땐 1000장의 장미를 접어줘야 했고, 그 일진의 전 여자친구인 ㅇㅇ여상의 임진아에게 머리채가 잡혀 눈이 터져왔을 때엔 하루 종일 네 간호를 해야 했지. 무려 6월 모의고사 날이었는데 말이야.
수시 원서를 쓰면서 내가 서러움에 울음을 터뜨렸을 때, 너는 내게 말했어. 나는 그때 적어도 네가 눈치가 요만큼은 있어서, "미안해. 내가 네 인생을 망쳐버려서..."라는 말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미안한 표정이라도 지어줄 줄 알았어. 그래, 그것까지도 바라지 않아. 그냥 닥치고 가만히 있으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나 그때 넌,
"야 근데 우리 오늘 친구 된지 300일째야."
하고 내게 100원짜리 세 개를 꼭 쥐여주었지. 300일 기념으로 널 딱 300대만 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나는 한낱 쩌리였고, 너는 이미 나를 구워삶아먹는 방법을 터득해버린 날라리에 구미호에 허세퀸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날도 입꼬리만 억지로 올리며, "고, 고마워..."하고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넌, 그런 날 보며, 마치 아주 말 잘 듣는 애완견에게 하듯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지.
왜 ㅇㅇ여상의 임진아는 정수현의 눈만 터지게 한 걸까. 소문에 의하면 까딱 스치기만 해도 전치 4주 이상은 거뜬하다던 일대 최고의 일진이라면 적어도 정수현의 팔다리쯤은 부러뜨려놓아도 되었을 텐데. 그럼 전치 12주 이상은 받을 거고, 정형외과에 입원해있는 동안 나는 떨어진 성적을 회복할 시간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몰랐을 거야.
수현아,
우리의 첫 만남만 쓰는데 한 장 다 채웠어. 어떡하면 좋을까, 아직 수백 가지 이유가...
"김아연!"
헉. 황급히 쓰고 있던 리포트 노트를 닫고는 고개를 돌렸다. 오늘도 편지는 나 혼자만의 일기가 될 테지. 카페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의 끝에서 마치 소개팅에 나갈 것 같은 차림의 여자가 들어선다. 어깨와 쇄골을 한껏 드러낸 쉬폰 원피스, 풍성한 셋팅펌, 그리고 완벽한 블링 블링 메이크업까지. 카페의 2층은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짧은 순간에 다 가져가 버리고도 전혀 민망해하지 않는 여자가 내 맞은편에 앉는다.
"공부해애애?"
"넌 소개팅이라도 가?"
"으으응- 아닌데에-?"
말꼬리를 끈적하게 늘리며 앙탈 아닌 앙탈을 부리는 건 익숙하다. 저건 기분이 좋을 때다. 나는 방금 전까지 빡빡하게 한 장을 채웠던 노트를 꼬깃꼬깃 만지다가 이내 백팩에 넣었다. 정수현은 익숙하게 내가 먹고 있던 음료를 빼앗아 쪽쪽 빨고 있다.
"나 너 계속 보구 있었는데에-"
"응?"
"쪼오기 신호등 건너면서 계속 봤어어-"
"어, 그래. 창가 자리가 여기 밖에 없었어."
"창가에 있지 마. 하얘서 다른 사람들도 쉽게 본단 말이야."
"뭐래..."
뭐야, 오늘따라 더욱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아, 내 녹차 카푸치노! 아껴먹던 휘핑크림까지 휘휘 저으며 쪽쪽 빨아대더니 이내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아! 거금 5천 원이 날아갔다. 부르주아도 아니고 공부하는데 무슨 카페야, 하고 겨우 자기 위안을 하며 참고 참았던 녹차 카푸치노. 꽃집 아르바이트 시급이 4000원, 그리고 정수현이 방금 내 다급한 표정에도 싱긋 윙크를 하며 바닥까지 마셔버린 녹차 카푸치노는 5000원. 망했다.
"야, 그걸 다 마시면 어떡해?!"
"아이 시원하다. 이거 맛나."
"......"
이렇게 또 '내가 정수현과 절교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조금 화가 날 거 같았다. 과제 해야 하는데, 나도 이제 막 들어와서 집중이 안 돼서 네게 편지나 쓰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잖아. 나는 괜스레 정수현이 비운 컵을 잡고 안을 슬쩍 한번 더 바라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팔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는 수현이었다.
"마침 달콤한 게먹고 싶던 참이었어."
"앞으론 네 건 네가 사 와. 나 그거 진짜 아껴먹었던..."
"히잉... 우리 사이에 네 거 내 거가 어딨어?"
헐. 어깨까지 흔들며 장난스럽게 앙탈을 부리는 이 장면. 정수현의 108연애 공략 스킬 중 하나로, 실제로 정수현의 수많은 남자들이 이 앙탈을 보고 사주지 않았던 게 없었다. 네 징한 남자들에게나 그따위 애교를 부려. 안돼, 김아연. 대꾸해주지 말자. 얘한테 말렸다간 오늘 과제 분명히 다 못할 테니까.
나는 부러 전공 책을 꺼내 본격적으로 과제를 할 테니 말을 걸지 말라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뭐? 네 것 내 것이 어딨냐고? 너 말이면 단 줄 알아? 잘 생각해봐. 지금까지 너를 만난 5년 동안 네 건 니꺼였고 내꺼도 네 거였어. 억울한 마음에 잠시 정수현을 쏘아보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금 밖으로 시선을 옮기는 수현이었다.
음....
....오늘 무슨 일 있나?
평소보다 훨씬 차분하고 얌전하다. 오랜만에 만끽하는 카페에서의 오후를 수현에게 방해받게 되었을 땐 어떡하나 싶었는데....
[개수현] 어디야? 3초
정수현은 메시지를 보낼 때 내용 뒤에 시간을 덧붙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어디야? 3초'라는 내용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지 3초 만에 답장해라'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는데, 일진 생활 때 청산하지 못한 못된 습관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어느새 후딱 답장을 하고 말았지만. 결코 정수현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음, 무서... 운건 아니고, 그냥 귀찮은 것이었다, 고 말하고 싶지만 무섭다.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언젠가 일주일 동안 정수현의 문자를 씹고 어떻게든 요리조리 피해 다니다가 흥신소에 털린 적이 있었기 때문에(2년 전이었다. 정수현에게 진지하게 화를 내기 위해 모든 연락을 씹었더니, 이상한 사람들이 친구들에게 나를 수소문하고 다녔다고 했다. 나중에 내 컨버스 뒤축에서 GPS 수신기가 나왔다. 그때부터 나는 절대로 정수현의 연락을 씹지 않는다) 두 번 다시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게다가 정수현은 차라리 연락을 해주는 게 나았다. 씹으면 씹었다고 달달 볶아오기 때문이었다.
[나] ㅇㅇ카페 2층. 폭풍 과제 중.
이라고 답장을 보내도 물론 네가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은 몰랐지. 전공 책을 펼쳐도 집중이 안 된다. 왜 찾아온 건지 용건만 간단히, 좀 말을 해. 결국 슬쩍 시선을 올렸다. 고개를 창밖을, 그러다 시선은 나를 빤히 쳐다보는 눈매에 깜짝 놀랐다. 아, 얘는 이런 표정 나올 때마다 무서워 죽겠...
"...... 나 과제 해야 하..."
"나 임신했어."
"... 응 그래, 난 과제..."
응?
툭...!
검지와 중지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던 내 샤프가 떨어졌다. 동시에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읭?!
....엉?!
.............어어어?!?!?!?
"뭐야!??!"
공중도덕이고 나발이고 몸을 벌떡 일으키며 소리를 지르는 나를 향해, 잠시간 사람들의 시선이 흘깃 머물렀다.
그러나 개수현은, 아니 정수현은 어째서인지 빙긋 웃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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