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동굴의 나비

Call of Cthlhu 팬메이드 시나리오

바다동굴의 나비

그리고 그곳에는 네가 있었다.

개요

비가 오는 날에는 절대로 바다에 가지 마.

마을의 어른들이 익숙히 말하는 이야기입니다. 왜? 왜 바다로 가면 안 되는 걸까요. 특히 어른들은 탐사자에게 더더욱 강하게 이야기합니다. 비 오는 바다에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 그때까지는 탐사자도 몰랐을 겁니다. 비 오는 바다에서의 만남, 그리고 과거 한 켠의 추억에 대해서. 이 이야기는, 탐사자가 잃어버린 일주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나리오 소개

  • 인원: 1:1 타이만을 상정하고 작성하였으나, 다인 및 키퍼를 따로 둔 2인 PC 개변 등... 인원 개변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 배경: 현대의 한 바닷가 마을, 계절은 여름 상정입니다.

  • 추천 관계: 초면 상정. 관계를 크게 타지 않으나 기본적으로 KPC 쪽이 탐사자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 탐사자 난이도: 낮음

  • 키퍼링 난이도: 낮음

  • 로스트 가능성: X

  • 판정이 극도로 적은 스토리 위주 시나리오

  • 테스트 플레이 기준 약 3시간 소요

본 시나리오의 약칭은 '동굴비' 입니다. 크툴루의 부름 7판 (초여명) 을 기반으로 한 비공식 2차 창작 시나리오이며, 자유로운 개변을 허용하고 있지만 개변된 시나리오의 2차 배포를 금합니다. 스포일러성 발언이 될만한 발언은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삼가해주세요. 이하, 상식적인 선 내에서 즐겨주세요. 출처는 '쿠키' 로 부탁드립니다.

탐사자가 고등학생임을 전제로 적은 시나리오입니다. 개변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탐사자는 어릴 적 (초등학교 고학년 이하 상정) 에 비가 오는 날 바다에서 일주일간 실종되었던 적이 있으며, 탐사자는 당시의 기억이 없습니다. (개요에 나와있는 '잃어버린 일주일') 또한 탐사자가 모르는 탐사자의 고정 백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진행 난이도가 쉬운 편입니다. 입문용으로 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 중 모든 진상이 밝혀지지 않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시나리오는 자관 헌정 시나리오로 해당 자관이 파기될 시 비공개로 전환됩니다.

후기 폼: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Edh_t2Fyhf3TSRjkCsLHlYTgTU4TN03sxFanJDvVPAqXupg/viewform

이하부터 시나리오 본문입니다. 키퍼링 예정이신 분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과거의 한 사건

왜 마을 사람들은 유독 탐사자에게만 그렇게 경고할까요? 비 오는 바다에 가지 말라고. 혹시 비 오는 바다에 탐사자가 휩쓸려간 적이 있었던 걸까요? 정답부터 얘기하자면 '아니오' 입니다. 하지만 탐사자가 정말로 어린 시절 (많아도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를 생각 중입니다.) 비 오는 바다에서 일주일간 실종되었던 것은 정말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일주일 동안 마을은 난리가 났습니다. 돌아온 탐사자는 기억이 없는 채였고, 마을 사람들은 똑같은 상황이 일어날까 염려하여 탐사자를 비 오는 바다로 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애당초 비 오는 날의 바다는 위험하지만, 탐사자에게 특히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애당초 어른들이 비 오는 바다에 가지 말라고 강경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도 탐사자가 원인입니다.)

탐사자의 사라진 일주일

그 일주일간 탐사자는 '바다 동굴' 에서 지냈었습니다. KPC라는 자신 또래로 보이는 아이와 함께. 탐사자는 비 오는 날 바다에 들어서, 건드리면 안 될 것을 건드리고 수룡의 노여움을 샀지만, 그런 탐사자를 KPC가 지켜준 것이었죠. 수룡의 힘이 약해지자 악한 것들의 폭주가 일어났습니다. 그 동안 KPC는 탐사자와 함께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악한 것들을 제압하였죠. 그리고 그 일주일의 기억을 KPC는 가져갔습니다. 능력을 빌려주는 대가로. 악한 것들이 탐사자를 노릴 수도 있으니 능력을 빌려주어야 한다고 KPC는 판단했습니다.

바다동굴과 수룡

어린 탐사자가 건드린 건 어떤 비석이었습니다. 그 비석은 KPC와 수룡간의 계약을 의미하는 비석이었습니다. 탐사자가 그걸 그만 넘어뜨리고 말았죠. 덕분에 계약 파기라고 수룡이 오해하기도 했고, 비석이 넘어져 악한 것들의 힘이 강해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KPC가 탐사자를 바다 동굴로 데려와서, 탐사자는 악한 것들로부터 안전했습니다. 바다동굴은 KPC만의 공간이니까요. 일주일 간 KPC는 비석도 다시 세우고 수룡과 여차저차 이야기를 잘 끝냈다고 합니다. 그 뒤로 탐사자도 마을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KPC

KPC의 정체는 '바다' 입니다. 바다 전체는 아니고, 탐사자가 지내는 마을 인근의 바다입니다. KPC는 바다에 바쳐진 소망을 받아 태어난, 어쩌면 이 바닷가 마을의 작은 신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존재입니다. KPC는 바다 사람들의 소중한 염원들이 모여져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우호적입니다. 당연하지만 그 중에는 탐사자도 있었고요. 탐사자를 악한 것들로부터 지켜준 것도 순수하게 KPC가 탐사자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을 감히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KPC는 어린 탐사자를 위해 이런저런 환상과 마법을 보여주며 탐사자에게 추억을 주었습니다. 바다 동굴은 어린 탐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고요. 모든 것이 끝나고 KPC는 탐사자에게 제 능력의 일부를 빌려주어서 탐사자가 안전하기를 빌었습니다. 담보로 받아간 것이 일주일의 기억이었습니다. 왜 굳이 담보를 받아갔는가? 그것이 인간계의 룰이라고 KPC가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모습이든 할 줄 알며, 어린 탐사자의 앞에서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났었습니다. 물론 현재에서의 만남도 탐사자와 비슷한 나이대의 모습을 띌 것입니다.

현대 문물에 대해 거의 모르며, 평범한 사람들과 평범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합니다. 교류를 잘 해본 적이 없어서 엉뚱한 면이 있습니다.

탐사자

평범한 마을 주민입니다. 어린 시절, 실종되었을 때의 일주일간의 기억이 없습니다. 그 기간동안은 KPC와 함께 바다 동굴에서 지냈습니다. 그 뒤로는 마을 사람들에게 절대로 비 오는 날 바다에 가지 말라는 경고를 무진장 받고 있습니다.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존재입니다. KPC와의, 신님과의 작은 추억이 있었었던 그런 평범한 존재입니다. 다만 그에게는 KPC의 능력 일부가 잠자고 있습니다. 빌려온 것이기에, 언젠가 돌려주어야합니다. 그렇게 하면 잃어버린 일주일도 되찾겠죠.

수룡 베넷

KPC와 계약 관계를 맺은 수룡입니다. 평소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마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물론 탐사자도 수룡 = 베넷임을 모르며, 이는 KPC만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탐사자에게 약간 반감을 가지고 있으나 미워한다기보다는 껄끄러워한다에 가깝고, (그 정도도 심하지 않음) 필요시에는 탐사자를 긍정적으로 대하거나 보기도 합니다. 탐사자가 비석을 넘어뜨린 건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마을의 수호신과 계약한 수룡인 만큼 마을을 지키는 것이 주업. 용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지되지 않아서 가끔은 하늘에서 잘 때도 있다고. NPC가 아니기에, 시나리오 내에서 등장하지 않습니다.

'악한 것들'

악귀, 귀신, 잡귀 등... 악하고 사악한 것들입니다. KPC는 악한 것들로부터 마을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정리하자면?

KPC는 마을의 신적인 존재로. 수룡 베넷과 계약하여 마을을 악한 것들로부터 보호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베넷과의 계약의 증표로 세운 비석을 탐사자가 실수로 넘어뜨립니다. 베넷은 고의라 생각하여 분노했지만 KPC와 일주일간의 대화와 협상 등등을 거쳐 물러났습니다. 그러나 비석이 넘어뜨려지는 바람에 베넷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되는 상태가 되자, 악한 것들이 더 기승을 부립니다. 그 일주일간 탐사자는 바다 동굴에서 지냈으며, 탐사자는 그들에 대한 것을 거의 모른 채로 KPC와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KPC는 탐사자를 돌려보낼 때 능력을 빌려주어 악한 것들로부터 탐사자를 지켜주는 대가로 탐사자의 일주일을 가져갔고, 그것이 바로 탐사자가 잃어버린 일주일입니다. 이제 기억과 힘은 제 주인을 찾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탐사자가 자신이 잃어버린 일주일을 돌려받는다면 그것은 곧 탐사자의 몸에 있던 KPC의 힘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의 끈 같은 것이 사라지고, 두 사람이 다시금 만날 이유와 필요가 사라지게 됩니다. 즉 기억과 힘이 제 주인을 찾아간다면, 기억은 분명히 남겠지만 두 사람은 이후 만나지 못할 겁니다. 만일 기억과 힘이 주인을 찾아가지 못한다고 해도 마냥 긍정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주인을 찾지 못한 것들은 필연적으로 마모되어, 결국 언젠가부터 만나지 못함과 동시에 기억마저도 언젠가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KPC는 Chapter 3 후반 즈음에 이 사실을 베넷에게 전해듣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KPC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기억과 힘이 주인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걸 알고 난 이후라고 해서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KPC가 자각하지 못하는 방법이자 베넷도 몰랐고, 설명해주지 않았던 루트가 하나 있습니다. 만일 KPC가 주기적으로 탐사자에게 제 힘을 건네주면 어떻게 될까요?

붉은색의 볼드체 + 휘어진 글자는 키퍼링 가이드입니다.

시나리오에 적혀 있지 않아도 진상에 대해 자유로이 이야기할 수 있으나, KPC 캐릭터는 엉뚱한 면모가 있어서 두루뭉실하고 이상하게 이야기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설명해주지 않는다 같은 느낌으로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얼마나의 정보를 주고 싶으신지는 키퍼분이 결정해주시되 진행 중에 나오지 않은 정보에 대해 바로 발설하는 건 지양해주세요.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해서 탐사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나리오를 한 번 정독하시고 유동적으로 결정해주세요...)

여담으로 Chapter 1은 목요일, Chapter 2는 금요일, Chapter 3, Chapter 4는 토요일, Chapter 5는 일요일을 전제로 작성되었습니다.


Chapter 1. 비 오는 날에는 바다에 가지 마

# 탐사자의 학교

쏴아아아-

빗소리가 귀를 간지럽힙니다. 창 밖에는 안개가 살짝 낀 채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괜히 기분도 우중충해지지 않나요? 탐사자는 창 밖을 무의식적으로 돌아봅니다. 선생님이 한창 수업을 하시는 지루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선생님: 이 글의 슬픈 점은, 사랑마저도 나의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 마모된다는 거야.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대에게 사랑을 준다는 것은 꽤 중요한 거지. 그럼으로서 인연을 이어가는 거야.

그렇습니다, 선생님의 이 대사. 진상 저격입니다. 어떤 형태든 KPC과 탐사자의 '자기 것이 아닌 것' 은 마모되게 되어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상대에게 사랑을 준다' 즉 지속적으로 KPC가 탐사자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선택지를 암시합니다.

요즘은 비가 자주 옵니다. 곧 친구들의 목소리가 탐사자의 귀에 콕! 하고 꽂힙니다.

듣기 판정

성공 이상: "아쉽다, 바다 가고 싶었는데."

실패 이하: "아쉽다, 바다......"

아, 그래요. 바다. 마을 어른들은 이야기합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절대로 바다로 가지 마. 다른 친구들은 모르지만, 탐사자는 압니다. 바다에 가지 말라고 어른들이 강조하는 이유는, 탐사자가 원인이라는 걸요.

기억도 나지 않는 까마득한 어린 시절. 탐사자는 바닷가에서 일주일 동안 실종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기억을 탐사자는 가지고 있지 않았고, 어른들은 신님이 탐사자를 보살펴준 거라면서, 다시는 비 오는 날에 바다로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어른들은 KPC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얼떨결에 정답을 말해버린 셈입니다.)

탐사자는 계속 창 밖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관찰력 판정

결과 무관: 안개 사이로 용의 형상을 본 것 같습니다.

... 방금 뭐 잘못 본 건가요? 바다에서 용이...

수룡 베넷입니다. 악한 것들이 많이 몰려와 KPC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용의 형상으로 KPC에게 찾아갔습니다. 베넷을 볼 수 있는 '예외' 는 KPC의 힘을 빌린 탐사자입니다. 베넷은 탐사자를 까먹은(...) 상태라 전혀 이 점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보지 못한 걸까요? 물어봐도 못 봤다. 그런게 있을 리가. 잘못 본 거다. 따위의 이야기만 나옵니다. 탐사자는 바다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립니다. 당황도 잠시, 목소리가 이야기합니다.

??: 바다로 와줘, 탐사자.

KPC입니다. 빌려준 능력을 돌려받기 위해 탐사자를 불렀습니다. 보고 싶었던 것도 이유지만요!

갑자기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와 용의 형상. 이상하다고 느낄 수도,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왠지 모를 그리움... 쓸쓸함. 애잔하고 애틋한 감정들이 피어오릅니다. 왠지 바다로 가면, 이 감정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탐사자, 바다로 향하나요? 물론 수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한 번 바다에 가 볼까요. 비가 오는 날에는 절대로 바다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 에라, 어른들의 잔소리일 뿐인걸요! 이제 탐사자도 다 컸으니 또 실종될 걱정은 없습니다. 그렇죠?

탐사자가 어른들의 말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한다면... 억지로라도 가게 해주세요. 다른 이유를 만든다던가. 탐사자가 바다로 가지 않는다고 해도 별도의 엔딩은 준비되어 있지 않기에 유도 부탁드립니다.

# 비 오는 바다

수업이 끝났고, 탐사자의 걸음은 바다로 향합니다. 우산 하나를 쓰고 도착한 바다에는 안개가 껴 있습니다. 아, 오지 말라고 어른들이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 결국 와 버렸습니다. 그때였을까요. 갑자기 강풍이 불어옵니다. 우산 날아가겠어요! 바다를 바라보면, 언제 나타났는지 용이 모습을 드러내 탐사자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우산이 날아가고, 탐사자는 빗줄기를 맞으며 용을 올려다봅니다. 이성 체크 (0/1).

??: 왔어, 탐사자?

누군가 탐사자의 이름을 부릅니다.

* 고개를 돌린다

KPC: 안녕, 탐사자.

그곳에는 당신 또래의 아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탐사자와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관찰력 판정

성공 이상: 하지만 학교에서 이런 학생은 본 적이 없는데요. 탐사자의 이름을 어떻게 알고 저 옷은 어디서 난 거죠?

실패 이하: 우리 학교 학생인걸까요? 모르는 사람인데 탐사자의 이름을 어떻게 알죠?

KPC: 기다리고 있었어. 우리, 몇 년 만이지?

몇 년이라고 하기엔, 탐사자는 KPC에 대한 기억이 없습니다. 곧 KPC는 아, 하고 날아간 탐사자의 우산 쪽으로 향해 그것을 주워듭니다. 이제보니, 양말도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입니다. 모래가 따갑지 않은 걸까요? KPC는 우산을 주워와서는 탐사자에게 씌워줍니다.

* 누구냐고 묻는다

KPC: 아, 그렇네. 거기부터구나.

KPC는 잠시 고민합니다. 무어라고 답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곧 KPC는 입을 엽니다. … 고개를 돌려보면 그 용은 어느새인가 사라진 채입니다. 신기루였나?

KPC: 나는 바다야. 달리 말하면 KPC.

...... 그리고 내뱉은 답은 꽤나 황당한 답이었습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고, 탐사자는 KPC가 씌워주는 우산 안에 서 있었습니다. 이상합니다. KPC, KPC. 익숙한 어감이에요. 이 이름을 탐사자는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KPC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아요. KPC는 탐사자의 얼굴을 보다가 이내 우산을 탐사자의 손에 쥐여줍니다. 곧 탐사자가 맞았던 빗방울들과 온 몸을 축축하게 했던 물기가 순식간에 증발되듯 사라져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아요. KPC는 탐사자와 무슨 관계였던 걸까요.

KPC: 오늘은 비가 오니까 위험해. 어서 집으로 돌아가. 나는 언제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우리, 서로의 것을 돌려줄 때가 왔어.

KPC는 그 말만 남기고 어딘가로 향합니다.

지능 판정

성공 이상: ... 그러고보니, 저 방향에는 작은 바다 동굴이 하나 있었죠.

실패 이하: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저 쪽에 집이 있는 걸까요?

이상한 만남이 끝이 났습니다. 그나저나 서로의 것을 돌려줄 때라니요? 온 몸을 적셨던 물기도 사라져버렸고, KPC도 그새 안개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뭐 하는 아이일까요. 분명히 우리 학교의 교복이었는데, 맨발이었던 것도 이상하고. ... 스스로 바다라고 그랬죠.

우선 어른들에게 들키기 전에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잔소리를 듣고 싶진 않으니까요.

그나저나 서로의 것이라...

정신력 판정

결과 무관: 머릿속을 꿰뚫는 생각 하나가 있습니다. 탐사자... 당신이 잃어버린 일주일. 그것이 문득 떠오릅니다.


Chapter 2. 바다의 동굴에서 기다릴게

# 다음 날, 맑은 바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습니다. 탐사자는 수업이 끝나고 바다에 왔습니다.

어제, 비가 오는 날에 만났던 아이, KPC. 탐사자는 기억을 더듬어 KPC가 향했던 곳으로 향합니다. 작은 바다 동굴이 있습니다. 바다와 맞닿은 작은 동굴은 아이들의 은신처로 쓰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탐사자가 바다 동굴에 들어오면,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조용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고개를 돌리면 KPC가 있습니다.

KPC: 안녕, 탐사자. 오랜만이야.

어제도 봤는데 말이죠. 오늘도 학교의 교복이네요. 맨발이고요.

'잃어버린 일주일' 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 가벼운 RP를 즐겨주세요.

* 잃어버린 일주일에 대해 묻는다

KPC: 응. 맞아. 내가 네 일주일을 가지고 있어.

... 꽤 태연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군요. 그나저나 일주일을 가지고 있다는 건 KPC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겠죠. 제 입으로 '바다' 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도대체 KPC는 뭐 하는 사람이죠? 아, 그러고보니 서로의 것을 돌려줘야 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탐사자는 무엇을 주어야 하는 건가요?

* 무엇을 주어야 하냐고 묻는다

KPC: 내 힘. 네게 빌려준 내 힘을 받아갈 때가 된 것 같아. 그걸 준다면, 네 기억도 돌려줄게.

라며 KPC는 웃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띠리링! 탐사자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전화가 오는 것 같아요. … 일단 받아보죠.

*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끊어버리죠?

* 전화를 끊는다

갑자기 스팸 전화라니, 타이밍이 애매하다고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탐사자는 KPC가 엄청나게 빛나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부, 부담스러워요.

KPC: 탐사자, 그거 뭐야? 그런 거 본 적 없어! 작은 상자에서 목소리가 나와!

KPC... 꽤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바다' 라고 했죠. 이런 걸 접해본 기억이 아예 없는 걸까요? KPC는 잠시 탐사자를 바라보다가 이야기합니다. 무언가 크나큰 결심을 한 것 같기도 하고...

KPC: 결정했어, 탐사자. 나한테 마을을 구경시켜 줘! 구경시켜 주지 않으면, 일주일도 돌려주지 않을 거야.

...... 네?

아니, 뭐요? 그냥 평화롭게 끝날 줄 알았더니, 갑자기 마을을 구경시켜주는 안내원이 될 판입니다. 어쩔까요. 마을을 구경시켜주겠다고 약속할까요?

약속하지 않는다면 눈물 공격, 떼 쓰기, 협박(?)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마을 구경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아주세요.

...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죠. ... 무심코 약속까지 해버렸습니다. 바닷가 마을이지만 있을 건 있으니까 KPC를 재밌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아, 그 전에 KPC가 신을 신발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요. KPC는 그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제 발을 톡톡 건드립니다. 그러자 신발과 양말이 생겨납니다. KPC는 바로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때였을까요. KPC가 갑자기 바다를 돌아봅니다.

KPC: 오늘은 바빠서 힘들 것 같아. 탐사자, 내일 구경시켜줄 수 있어? 바다 인근의 공원, 비석 앞에서 만나자.

상관이야 없다만 이유가 궁금하네요.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악한 것들이 오고 있다' 라 답하셔도 좋습니다. 상세히 물으면 악한 것들이 악한 것들이지 그럼 뭐겠냐. 처럼 이야기해주세요. 이후 KPC는 베넷을 거들어 악한 것들을 물리칩니다!

탐사자가 그러겠다고 하면 KPC는 고맙다고 이야기합니다. 우선은 돌아갈까요. 어디를 구경시켜줘야 할지도 고민을 좀 해봐야할 것 같고... 돌아가나요?

* 돌아간다


Chapter 3. 넓은 세계에 발을 들이고

# 다음 날, KPC와의 약속 장소

탐사자는 약속 장소에 도착합니다. 바다 인근의 공원. 비석 앞에서 만나자고 KPC가 그랬습니다. 아직 KPC는 오지 않은 것 같네요. 탐사자의 시선이 문득 비석으로 향합니다. 듣기로 이 비석은 신님의 은총이라는데, 보고 있다보면 뭔가 기분이 묘합니다. 그때, 탐사자를 향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비석이 KPC와 수룡간의 계약을 약속한 비석입니다.

KPC: 탐사자!

KPC군요. 입고 있는 옷도 무난하고, 신발도 잘 신고 있습니다. 눈에 띄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런 KPC는 손에 뭔가 종이 같은 걸 들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그것을 펼칩니다. 아, 혹시 가고 싶은 곳을 정리해온 걸까요.

KPC: 제일 먼저 오락실이 가고 싶어. 그 다음에 식당, 그 다음에 학교, 마지막으로 아쿠아리움!

... 식당과 학교는 관광할 만한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넘어갑시다. 학교는... 경비원 분에게 어떻게 어떻게 잘 설명해보면 되지 않을까요?

순서를 바꿔도 상관 없으나, 아쿠아리움은 맨 마지막 순서로 고정됩니다. 애당초 아쿠아리움은 Chapter 4의 내용이기에, 아쿠아리움에 먼저 가면 시나리오가 꼬입니다. 이하부터는 자유로운 RP를 즐겨주시면서 KPC가 가고 싶었던 장소들을 함께 둘러봐주세요. 참고로 KPC도 (베넷에게 빌려서) 돈은 가지고 있으나 사용방법을 잘 모른다는 전제 하에 작성하였습니다.

오락실

오락실입니다. 수많은 게임기가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인형뽑기] , [사격 게임] , [레이싱 게임] , [리듬 게임] 이 있습니다. 판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행운 등의 판정을 이용해도 상관 없습니다.

인형뽑기: 인형 뽑기를 할 수 있습니다. 안에는 귀여운 인형들이 정말 많습니다. KPC도 관심을 보이는 것 같고요. 하나 정도만 뽑아볼까요? (최대 횟수 제한을 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격 게임: 좀비들이 몰려와서 좀비들을 처리해야 하는 컨셉의 게임입니다. KPC가 좀비를 무서워하진 않겠죠? 아니, 애초에 총을 다룰 수는 있을까요? ... 한 번 봅시다.

레이싱 게임: 다행히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평소엔 인기가 많았는데 운이 좋네요. KPC. 이런 거 할 줄 아려나요? 좀 봐줘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리듬 게임: 두 명이서 즐길 수 있는 리듬게임. KPC에게 룰을 설명해주는 것도 쉽진 않겠습니다. 그래도 한 번 해보죠. 혹시 모르죠, 숨겨진 고수일지도. (리듬게임 '펌프' 를 생각하고 작성한 부분입니다.)

이동: 이쯤 놀았으면 충분히 논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으로 이동하죠.

식당

그런데, 식당으로 가기 전에 하나 분명히 할 게 있습니다. 바로 어느 식당을 가냐, 죠.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종류가 여간 많아야죠. 분식도 있고요! 먼저 KPC에게 취향을 물어봐야할 것 같아요. 아니면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레스토랑 같은 곳을 가도... 아, 탐사자의 돈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유로이 식당에 가서 식사를 즐겨주세요. KPC는 돈을 넉넉히 가지고 있으니 레스토랑에 가도 됩니다. 어차피 돈 관련 뒷감당은 베넷이 합니다.

학교

탐사자가 다니는 학교입니다. 오늘은 축구 동호회가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날이어서 그런가 경비원 분도 두 사람을 그냥 들여보내 주었습니다. 교내로 들어가진 못할 것 같은데... 돌아볼 수 있는 건 운동장 뿐인 것 같습니다.

KPC는 학교의 외관조차도 신기한지 흥미로운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꽤 빛나는 눈동자에요. ... KPC는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는 걸까요?

세 군데를 모두 둘러보았다면

어느새인가 한 곳만을 남겨두었습니다.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으로 향하는 길을 걷다 보면 문득 KPC가 멈춰서서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마치 무언가를 듣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면서. 탐사자도 무언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정신력 판정

성공 이상: 어렴풋이 무어라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데. 내용을 전혀 모르겠습니다. 탐사자도 우선은 KPC의 힘을 가지고 있어서, 베넷의 목소리를 어렴풋이 느끼는 것입니다.

실패 이하: 위화감이 전부일 뿐입니다. 기분 탓이었겠죠?

KPC: ......

그렇게 잠시 멍하니 있던 KPC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탐사자에게 향합니다. KPC가 '그런데...' 부분의 진상을 베넷에게 전해듣는 시점입니다.

두 사람은 어느새인가 아쿠아리움 앞에 도착합니다. 운이 좋은지 오늘은 무료 개방일이라고 하네요. 앞서서 내부로 들어가는 KPC. 탐사자는 그런 KPC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아까까지만 해도 행복해보였는데, 별안간 저 뒷모습이 우울하게 느껴집니다.


Chapter 4. 그 날의 바다

# 아쿠아리움

탐사자가 아쿠아리움 내부로 들어옵니다. KPC는 뒤늦게 들어오는 탐사자를 바라보다가 옆에 서서 함께 걷습니다. 아쿠아리움은 늘 그렇듯 굉장히 아름답고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KPC도 그런 풍경에 감탄한 듯이 그 공간에 취해 있었습니다. 다양한 물고기들에, 귀여운 해파리들. 이 정도로 KPC가 놀라면 안 됩니다. 탐사자는 알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바다 속의 공간 같은 풍경이 펼쳐지니까요. 네, 해저 터널 같은 공간이 펼쳐질 겁니다. 마침 저쪽에서 해저 터널 운행 열차가 기다리고 있네요. 저걸 타면 앉은 채로 평화롭게 그 내부를 구경할 수 있을 겁니다.

KPC: 탐사자, 저기 뭔가 하고 있어.

마침 KPC도 해저 터널 운행 열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체할 것 없습니다, 어서 가서 탑승할까요. 늦으면 자리에 못 앉을지도 모릅니다.

해저 터널 운행 열차가 출발합니다. 곧 펼쳐지는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KPC는 입도 다물지 않은 채로 주위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탐사자 또한 주위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창에 은은하게 비친 탐사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실 탐사자는 아직 KPC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KPC의 존재는 친근합니다. 잃어버린 일주일. 문득 그 일주일에 어떤 풍경이 있었을까 의문이 듭니다. 잃어버린 일주일을 돌려받으면 그 순간이 분명 떠오를 겁니다. KPC와의 추억은 어쩌면 그 안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하는 탐사자를 KPC가 돌아봅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하면 KPC는 흐릿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듣기 판정

성공 이상: “... 미안해.” 그리고 돌연 그런 한 마디를 남깁니다. 왜 미안하냐고 물으면 대답을 회피해주세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소개시켜달라고 하는 게 아니었는데, 의 미안함입니다.

실패 이하: 무어라고 입을 뻥긋이는데, 주위의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 미안하다고 한 걸까요, 방금?

의문을 남기고 열차는 끝에 도달합니다. KPC는 탐사자에게 어서 내리자면서 웃어보일 뿐이었습니다. 역시 무엇인가 슬퍼보이는 미소였고요. 탐사자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 KPC는 앞서서 내립니다. 따라가죠. 뭔진 모르겠지만 저 슬픔의 이유를 물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 KPC를 따라가 '미안하다' 의 의미를 묻는다

KPC는 침묵합니다. 침묵을 두르고 두 사람은 아쿠아리움 내부를 거닙니다. 그러던 중 KPC가 탐사자를 돌아보며 이야기합니다.

KPC: ... 나, 탐사자가 너무 좋은 것 같아. 그래서 모르겠어.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겠어.

어느새인가 출구입니다. KPC는 고개를 돌립니다.

KPC: 오늘 정말 재밌었어. 일주일은 내일 돌려줄게. ... 내일도 바다에 와 줘.

짧은 RP 구간입니다.

그 이후의 일은 명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단지, KPC는 쓸쓸한 듯이 굴다가 떠나갔을 뿐입니다.

… 어렴풋이 떠오른 한 순간은, 환상과도 같았던 어느 바다 동굴에서의 이야기…


Chapter 5. 바다동굴의 나비

# 다음 날, 아침의 바다

약속한 내일이 되었습니다. 아, 이제는 오늘이죠. 탐사자는 약속대로 바다에 왔습니다. 오늘 날씨는 뭔가 우중충합니다. 비가 오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이 우중충해요. 탐사자가 바다에 도착하면 익숙한 인영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제의 옷을 입고, 맨 발로 해변가를 딛고 있는 KPC. 모래가 따갑지도 않은지 멀쩡하게 서 있는 KPC. ... 무언가 슬퍼보이는 뒷모습의 KPC. 오늘 탐사자는 잃어버린 일주일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 때의 순간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KPC는 탐사자를 돌아봅니다. 그러고는 흐릿하게 미소짓습니다.

KPC: 탐사자, 먼저 해야할 말이 있어.

진상을 털어놓아주세요. 정확히는 Chapter 3 후반부에 베넷에게 전해들었던 '그런데...' 부분 위주의 진상을 이야기해주시면 됩니다. 아래는 밝혀야 하는 진상의 요약본입니다.

잃어버린 일주일과 힘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면 우리의 인연은 끊어진다. 그건 그 이후로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그랬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가 제자리를 찾지 못해도 언젠가 이것들은 마모되고,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면 기억도 사라지고 만나지도 못하게 된다고 그랬다.

난 정할 수 없다. 탐사자가 정해달라.

KPC: 나는 탐사자를 좋아해. 그래서 정말로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이런 거 누구에게도 배운 적 없어. … 애당초 바다라는 것이 감히 누군가 한 사람만 사랑해서 일어난 일일까… 모르겠어.

KPC는 탐사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책임한 KPC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선택을 탐사자에게 미뤄버린다뇨. 하지만 결정해야 합니다.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방법이 없는 건가요? 정말로?

탐사자가 다른 방법을 생각하려고 한다면 아래의 내용을 전해주세요. 지능 판정을 진행해도 좋고 그냥 주셔도 괜찮습니다.

... 만약에, 만약에 힘이 제자리를 찾는 게 문제라면. 그러면 그 힘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되는 거 아닐까요? KPC가 계속 힘을 나에게 준다면...

일주일을 돌려받고, KPC와의 인연을 끝낸다. -> ENDING 1. 나의 나비에게 작별을

일주일을 돌려받지 않고, 언젠가 끊어질 KPC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 ENDING 2. 언젠가 시들 꽃과 나비

KPC에게 계속 힘을 받아 인연과 기억을 모두 이어간다. -> ENDING 3. 나비는 언제나 당신의 곁에


ENDING 1. 나의 나비에게 작별을

일주일을 돌려받고, KPC와의 인연을 끝낸다.

원래 이렇게 되었어야 했습니다.

탐사자는 잃어버린 일주일을 돌려받고, KPC는 힘을 돌려받는다. 그렇게 하기로 이미 약속했으니까요. KPC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곤 탐사자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저 손을 잡으면 일주일과 힘은 제 자리를 찾아갈 겁니다. 언젠가 KPC를 잊어버릴 바에는, 보지 못하더라도 기억을 계속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탐사자는 KPC의 손을 잡습니다.

곧 흐릿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웃으면서 떠드는 두 아이의 목소리입니다. 과거의 한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마주해서, 일주일 동안 웃고 떠들면서 지냈었습니다. 순간의 기억이 점차 머릿속에 흘려들어옵니다. 머리가 아플 법도 한데,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도리어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웃음소리가 잦아들 때 즈음에, 탐사자는 눈 앞의 풍경을 다시 마주합니다. 바다입니다. 탐사자의 손은 텅 비어있고, KPC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뒤로 바닷가에서는 단 한 번도 KPC를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바다에 가도 KPC를 만날 일은 없었습니다. KPC는 신기루마냥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탐사자의 기억 속에는 분명히 KPC가 남아있었습니다.

그 날도 어김없이 바다에 들렀던 탐사자는, 문득 보았습니다. 파도가 치는 해변가와, 그 파도 위를 날아다니는 푸른 나비를.


ENDING 2. 언젠가 시들 꽃과 나비

일주일을 돌려받지 않고, 언젠가 끊어질 KPC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순 없습니다.

잃어버린 일주일인지 뭔지... 그런 것보다는 KPC를 이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더 탐사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걸까요. 탐사자가 고개를 저으면 그와 대비되게 KPC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언젠가 이 인연이 끊어지더라도, 그래도 우리의 지금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요.

탐사자는 그 뒤로 KPC에게 몇 번을 찾아갔나요?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갈 때마다 KPC는 웃으면서 탐사자를 맞이해주었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웃으면서요. 두 사람은 언제나 떠들었고, 두 사람은 언제나 그 시간을 공유했습니다. 마치 과거의 잃어버렸던 일주일처럼, 두 사람은 웃고 떠들었습니다. 그 때의 일주일 못지 않게 무척이나 행복한-

- ......

......

... 탐사자. 기억하나요?

왜 당신은 이 바다에 왔나요? 이 바다에서 만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멍하니 서 있던 탐사자의 눈에는 파도 위를 날아다니는 푸른 나비가 들어왔습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ENDING 3. 나비는 언제나 당신의 곁에

KPC에게 계속 힘을 받아 인연과 기억을 모두 이어간다.

참고사항: ENDING 3에서는 잃어버린 일주일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KPC: 타, 탐사자... 천재야?

문득 든 생각이었는데, 천재 칭찬을 받아버렸네요. KPC의 얼굴은 밝습니다. 맞아요. 그렇게 한다면 분명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 이어질 겁니다. 틀림없어요. KPC는 바로 그렇게 하겠다면서 웃습니다. KPC는 중얼거립니다.

KPC: 늘상 무언가를 주면 무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그랬어. ... 나는 탐사자에게 힘을 줄 테니까, 탐사자는 나한테 행복을 줘.

KPC는 탐사자에게 손을 뻗습니다. 저 손을 잡으면, 우리는 계속 웃을 수 있는 거겠죠. 미소지을 수 있는 거겠죠. 앞으로의 행복을 그릴 수 있는 거겠죠. 탐사자는 KPC의 손을 잡습니다.

그 뒤의 우리는 언제나 행복할 겁니다. 탐사자는 KPC에게 행복을 주었으니까요. 둘이서 여기저기 놀러다니기도 하고, 둘이서 여기저기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우리는 틀림없는 행복을 그릴 겁니다. 잃어버린 일주일이 없더라도, 우리에게는 앞으로가 있으니까요. 잃어버린 일주일 대신, 앞으로의 영원을 얻은 거예요. 어쩌면 KPC의 힘을 받고 탐사자가 마법사가 되는 건 아닐까요? 그런 시시콜콜한 농담을 나눌 수도 있겠습니다. 바다는 무한하기에, 괜찮아요.

두 사람이 함께인 바다에는 푸른 나비가 날아다닙니다.


후기

만남과 이별은 정말 극적이죠...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군가와의 만남, 그리고 누군가와의 이별. 전부 저는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동굴비도 조금은 그렇게 생각하며 쓴 시나리오입니다. 언젠가 필연적으로 찾아올 이별이지만 그럼에도 만남은 아름답죠. 저는 이별과 만남의 아름다움이 정말... 아름답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요!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인연입니다.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사실 중요한 정보는 아니잖아요?

플레이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만남이 플레이어분들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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