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
마기카로기아&킬데스비즈니스 기반 자캐
나, 아시야 분코는 평범한 일본인이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 점과, 검도를 한다는 점일까.
현대의 검도는 스포츠다.
스포츠에는 라이벌이 필수불가결한 존재. 나에게도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존재가 있었다.
사토노 오우키.
언제부터인가 자주 맞붙게되어 자연스럽게 라이벌이 되었다. 그렇다고는 하나, 검도를 해온 세월이 비슷한데 체격 차이가 있다 보니 거의 내가 지는 편이었다. 가끔 우위에 서는 편도 있었지만 항상 그가 내게 보이는 여유로운 표정 뒤엔 내가 지쳐 쓰러져있었다.
그러기를 몇 개월, 검도 대회의 개인전이 있었다. 대회란 얼마나 가슴이 울렁이는 단어인가. 이 개인전에서야말로 사토노를 꼭 이기고 싶었다. 좀 약삭빠른 짓을 해서라도.
무엇을 해서라도.
—그날, 악마는 내게 속삭였다.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데 어느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이제와 돌이켜보면 악마인지도 모르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악마는 나를 데리고 다른 사람과 싸워 이기라고 하고, 포인트를 모으게 하는 오락거리로 삼았다.
이런 건 줄 몰랐어, 라고 변명해봐야 악마의 계약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기거나 회피할 방법을 찾아내고 싶어서 지옥을 돌아다녔다.
지옥은 그래도 돌아다닐 만했다. 주민들에게 장난감 취급 당하기도 하고, 불에 지져져 온몸이 새카맣게 타올랐다. 미션을 해나가며 지옥을 헤매던 와중 어째서인지 모르게 나도 그와 비슷해졌다.
귀는 잡아당겨진 듯이 뾰족하게 길어지고, 날개와 꼬리가 돋아나며, 특이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악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악마가 된 뒤로, 그 정신나간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그리고 악마는 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헤매고 왔는데도 내 현실은 1분도 지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회가 다가왔다. 내 속마음도 모른 채 사토노는 평소와 같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내 앞에 서있었다.
무려 악마가 내가 이긴다고 손을 들어주는 시합인걸. 게다가 이젠 나까지 악마라 수상한 힘을 쓸 수 있단 말이야. 네가 이길 가능성은 전혀 없어. 너는 무도인이면서 그런 직감도 느끼지 못하는 거야? 어떻게 그런 표정을…….
―결과는 뻔했다. 나로선 최대한 본 실력대로 했다고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너무 간단했다. 손을 휘두르면 폭풍이 불고, 앞으로 찌르면 불이 나가는 것처럼 쉽게 이겼다.
이런 승리, 인정할 수가 없다.
나는 다시 돌아갔다.
내게만 다시 돌아온 대회. 결과는 똑같다.
다시 한 번. 또 다시 한 번.
악마는 인간을 가지고 놀 정도로 강하다. 그런 악마가 이루어준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을 리가 없다.
하지만 난 아직도 다시 시합에 나간다. 시합에는 주특기인 거짓말과 교활함 없이 정직하게. 이번에야말로 사토노가 날 실력으로 이겨주길 빌며.
나는 아직도 시합에 나서질 못한 고등학교 1학년, 검도의 애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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