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넬 타로 백업
불같은, 다혈질의, 타자에 대한 불신, 사교성과 사회성 결여, 염세적, 냉소적, 자신의 선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는 정이 많다는 이 성격이 본질에서 무엇을 기반으로 하며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그 해석이 알고 싶다고 말해주셨지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 사람의 코어를 이루는 건 '규칙에 대한 신뢰'예요.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믿지 않고 애정을 갖지 않고 많은 부분 결핍되어 고립되어있으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신 홀로 헤쳐나가야 하는 삶에서 타인의 주관과 의지가 개입되지 않는 '합의', '규칙', '자신의 판단'같은 것들을 정말로 중요시하죠. 규칙이나 규범을 맹신하는 원칙주의자라는 뜻이 아니라, 사람을 믿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인 정답지가 존재하는 규범을 상당히 중시하며 그것을 토대로 누군가에 대한 신뢰를 가늠하는 신중하고 고집스러운 인간이란 이야기예요.
이 사람은 생각보다 서툴러요. 사람이 어리숙하다는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규칙과 상황이 많아서 언제나 긴장 상태에 있다는 뜻이고 그 사회와 문화의 토박이처럼 여유롭게 지낼 수는 없다는 이야기죠. 말하자면, 언제나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낯선 세계를 경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과 상황에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기도 해요. 겪어온 사건도 사건이지만 이 새 환경은 변화에 대한 가능성 못지않게 낯선 것에 대한 위협과 공포를 동시에 주고 있으니까요. 이런 것에 주눅이 들고 압박받을 만큼 심약하지 않고 자기 고집도 강한 사람이지만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건 어쩔 도리 없는 일이죠. 오히려 이런 상황치고는 썩 잘 적응하고 있어서 본인의 위태로움에 비해 주변부에서는 이 친구의 불안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이미지도 있어요.
이 사람의 행동은 겉으로 보기엔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자신이 손해 볼 일을 하지 않고 타인을 배척하는 부류의 인간으로 보이기 쉽거든요. 방어적이고 고립되어있으며 속을 잘 헤집어 꺼내놓지 않죠. 일정 이상 근접한 사람은 이 사람의 거부가 자기보호의 맥락이란 사실을 알 수 있겠지만요.
그럼 ‘무엇이 이 사람을 방어적으로 만들었는가’가 중요하겠죠. 이 사람의 과거는 각박하지만 동시에 못 견딜 만치 '괴로운' 것까진 아니었어요. 원치 않게 압박받고 저항을 할지언정 이렇게 느껴지는 감각은 언제나 존재해 왔으므로 이 친구는 자기 존재나 가치에 위협을 받았다기보다는 자신이 원치 않는 길과 가야 한다고 제시받은 길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에 가깝거든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 앞에서 이 친구는 '막연히 자신의 상황에 가지고 있던 불만과 스트레스'가 형체를 가진 위협이 되는 것을 겪은 사람이에요.
이 사람은 극단적으로 자신을 압박하는 사회와 전쟁 같은 '외부적 압박'을 거부하는 상황이 됐고, 모험가로서 행동하고 동료와 의견을 나누는 현재에는 그런 문제를 느끼지 않지만, 자신에게 무언가 강요하거나 압박한다는 외압을 느낄 때에 곧장 반박하는 다혈질적인 면모로 드러나곤 하죠. 하지만 태생이 싸움꾼이라기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분노와 다혈질이 훨씬 크기도 해요. 애당초 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고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고 할까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한 적이 없어서 지금 당장은 일신의 안위를 가장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다만 평범하고 안전한 삶을 원한다기보다 이 모든 것이 변한 상황을 조금 더 알고 누리고 나아가고 싶다는 충동이 삶을 살아가는 동력으로 기능하는 상태고요. 어떻게 보자면 겉으로 드러난 성질은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와 본인의 수단이고, 속은 뜻밖에 무른 점이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이 사람에게 있어 이 모험은, 아무것도 갖지 않고 알지 못하는 자신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여정이 될 거예요. 보통 모험을 한다고 하면 여행을 원하든, 유적을 원하든 개개인의 목적이 있기 마련인데 이 친구에게 있어 모험이란 당장 현재 상황에서 주어진 여러 선택지 중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던 요소 중 하나의 이미지에 불과하거든요.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은 아무 기대를 하지 않아서, 오히려 이 모험으로 하여금 얻어가는 게 많을 수밖에 없어요. 우선 사람과 외부에 대한 불신은 자신과 협력하고 대화하는 타인으로 하여금 완화될 수밖에 없단 걸 가장 큰 요소로 들 수 있네요.
이 친구는 기본적으로 '남이 자신에게 호의적이거나 이로울 거라는 생각을 안 하는' 부류의 사람인데 생각보다 이 사람이 살아가고 보게 될 세상은 호의적이기도, 감정적이기도, 공감할 수밖에 없기도, 안쓰럽기도 한 공간이거든요. 마음이 가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고 누군가를 적의나 경계가 아니라 호의와 불쑥 치민 충동으로 대하게 되는 순간이 올거예요.
이 사람이 사랑하게 될 사람과 장소는 곳곳에 있고 무엇이든 좀 더 가까워질 기회는 열려있죠. 이 사람이 모험에서 얻는 건 자신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달라진 인식과 애정, 그리고 자신을 인정해줄 파트너예요. 함께 모험하는 동료 중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인연이 생길 수도 있을 텐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그런 애정이 이 사람을 고집스럽고 완고하게 ' 그 사람을 위해 살아가고 싶은'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단 점이네요. 모험의 끝에서 이 사람은 남들이 보기엔 그다지 변하지 않은 듯 보일지 모르지만 그 자신의 내면이 가진 여유와 만족에서는 충분히 변화를 이루리란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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