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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02&03. ???
* 반야로2의 프롤로그 날조
* 네임리스 or 빙 드림으로의 진행 분기점
…………
귀가 먹먹하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간판이다.
한 번쯤 본 것 같은 편의점과 카페, 식당, 그리고 라이브 하우스들……
——라이브 하우스.
낯선 이름의 간판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청각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말소리와 터벅거리는 발소리부터,
가게의 문을 여닫는 소리, 바람에 나무의 가지가 흔들리는 소리까지……
자신이 발을 디딘 세상을 이루는 모든 소리가 몰아치는 듯한 감각이다.
한순간 눈앞이 아찔해진다.
방금까지 먹먹했다고는 믿기 힘들 만큼 예민한 귀인걸.
어쩌면 이것들 때문에 먹먹해졌던 걸지도.
정신을 가다듬고 끊임없이 다가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어쩐지 그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
강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아주 강한 마음이 깃든 노랫소리.
그에 이끌리듯 걸음을 옮긴다.
노랫소리를 따라가는 동안 주변의 소란이 잦아든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목에 접어든다.
동시에 감각은 더욱 예민해진다.
자신을 인도하는 것처럼 이어지는 음색을 ‘바라보면서’
노랫소리를 따라가는 발걸음은 확신에 차 있다.
방금 막 시작한 게임의 튜토리얼용 안내 UI 같은 색은 선명하다.
지금까지 ‘보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뭐 어때. 듣기만 하는 것보다 ‘보고 듣는’ 게 더 즐기기 좋으니까.
점점 가까워지는 노랫소리가 선명하다.
……응?
줄곧 눈높이쯤에서 아른대던 노랫소리가 갑자기 낮아진다.
가사 없이 흥얼대던 콧노래도 자연히 멈춘다.
음색을 따라 내려간 시야에 잡힌 것은 제법 오래된 것 같은 화살표 모양의 페인트 자국.
어떤 가게의 입구를 가리키고 있다.
사방으로 가지를 뻗은 나무 모양 로고가 눈에 띈다.
그 중심에는 사과와 가게의 이름이 적혔다.
라이브 하우스, 「에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분명 노랫소리는 그 너머에서 들려오고 있다.
마치 자신의 종착지는 처음부터 이곳이었다는 것처럼 계단을 내려가는 걸음이 가볍다.
묘한 고양감에 휩싸여 주변을 둘러보자,
어디서 본 듯한, 어쩌면 처음 보는 듯한 밴드의 공연 포스터로 어지러운 벽이 보인다.
그중 하나의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계단 아래의 노랫소리와 꼭 같은 색으로 포인트를 준 공연 포스터다.
날짜는…… 일주일 후.
어쩌면 이 노랫소리는 포스터의 주인공들이 공연을 준비하는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눈에 박혔던 포스터를 뒤로하고,
길지 않은 계단 끝의 출입문 앞에 선다.
▶ 문을 연다.
문고리를 잡고 힘을 주어 밀자, 빛이 보인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포근한 난색 조명과
마룻바닥의 나무 냄새.
……그리고 두 사람 분의 인기척.
단정한 정장 차림의 중년이 어서 오라며 살갑게 말을 걸고
토끼 귀가 달린 후드 차림의 소녀가 다가온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입이 열린다.
▶ 다녀왔습니다. (Track 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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