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연애 공략 대상이라고요?
1차 창작, 현대AU, 학원물, 어쩌면 개그
<완벽한미소년퍼펙트반장 연애 시뮬레이션> 을 사기 위해 한달전부터 사전예약을 노린 차은서는 노트북 화면을 노려봤다. 이번 패키지에서 나오는 완벽한미소년퍼펙트반장은 저번에 나온 연애 시뮬레이션보다 인기가 상당했다. 한정으로 100개만 판매한다는 점도 있었지만,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모든 시뮬레이션의 게임은 인기가 많아서 저번에는 운 좋게 중고거래에서 비싸게 구매한 아픈 기억을 되새겼다.
“제발…. 이번엔 사야해…. 돈도 전부 준비해뒀잖아…….”
누구보다 가장 빠른 손놀림으로 결제 버튼을 누른 차은서는 자신이 믿지도 않는 수 많은 신들에게 기도했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신들을 나열하며 중얼거리던 순간에 질끈 감은 눈을 서서히 뜨며 화면을 다시 쳐다봤다. 이것마저 품절이면 중고거래에서 거래해야만 하고, 운이 나쁘면 몇 년동안은 게임을 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인기많은 장르는 본래 강한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야생과도 같아 한번 놓치면 평생 후회하면서 새로 나오는 게임이 있을때까지 존버하거나 하는 형식이었다.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번이고 그 단어를 읽고 있던 차은서는 방안을 뛰며 행복해했다. 한정 수량이라는 리스크와 몇천명의 경쟁을 뚫고 시뮬레이션 게임을 구매할 수 있었다. 불안해하던 감정이 눈이 녹듯이 사라지고 행복한 감정이 몰아쳤다. 분명 그랬었는데…. 모든 운을 게임을 사기 위해 전부 썼는지 그 날 이후로 밤샘 야근이 이어졌다. 어그제, 점심 시간때부터 이어진 밤샘 처리 업무에 차은서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 의자에 기대 불편한 자세로 제대로 잠들지 못한 채로 회사 모니터 화면만 노려보고 있었다.
인력을 충당시킬 수 없었으면 일을 받지 않아야지…. 차은서는 당장이라도 집에가서 어제부터 도착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겨야만 하는데…. 택배 기사님의 [택배는 현관 앞에 두고 갑니다.] 의 문자와 현관 앞에 있는 택배 박스가 찍힌 사진이 처량하게 놓여져 있었다. 그래, 반나절만 버티면 돼…. 오늘 야근은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고…. 신입이 없는것도 아니잖아?
신입 일까지 자신에게 떠맡길 수 있었다. 지금도, 부장이 억지로 맡은 업무를 대신 하고 있는건데…. 이게 끝나면 분명 신입에게 일을 알려달라는 명분으로 일을 더 얹어서 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아니, 대신 일을 해준다고 해서 대리야? 차은서는 밀린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밀려오는 분노에 찬 키보드를 두들겼고 컵 한개를 가득 채운 얼음이 녹아서 밍밍한 맛이 나는 아메리카노를 시원하게 원샷했다.
“퇴근해보겠습니다…….”
반나절동안 업무에 불태운 차은서가 인위적으로 나오는 눈물을 닦았다. 다음날에는 연차고, 그 다음날은 토요일을 이은 주말이다. 제 아무리 야근이 잦은 회사더라도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 때문이라도 순간적으로 오르는 혈압을 누르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망해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 차은서가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캔맥주를 꺼내들었다.
“그래, 고생했으니까. 이정도는 먹어야지!”
카운터 앞에는 캔맥주와 과자 봉지와 삼각김밥이 자리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었겠지만 간편한 음식을 마다할 필요도 없었다. 그 사이에 놓인 피로회복제 음료와 함께 차은서는 검정 봉투에다가 구매한 물건을 담는 알바생을 잠깐 쳐다보다가 카드로 결제한 뒤에 인사를 하고 편의점을 나왔다.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어 도착한 현관 앞에 놓인 택배와 함께 집으로 들어온 차은서가 탁자 위에 검정 봉투를 놓고, 재빨리 택배를 뜯기 시작했다. 화장도 지워야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씻어야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치워야 하고…. 업무보다 할 것이 잔뜩 많은 일을 재치고 어제부터 도착한 택배 안에 있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팩을 꺼내들었다.
“그래, 이걸 기다렸다구….”
저게 한정판 게임이 아니었으면 그냥 내일 하고 말지 하고 넘겼을텐데…. 출시된지 하루도 안되어서 공략을 성공했다는 소식에 들뜬 차은서는 게임팩을 열고 그 안에 있는 USB를 꺼내 노트북 옆에 꽂았다. 옛날에는 CD를 넣고 게임을 했었는데, 요즘은 USB로 만들어서 바로 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차은서는 게임이 다운로드 되는 동안 긴 뒷머리를 질끈 묶고, 검은 봉투 안에 있는 맥주 하나를 까서 마시고 있었다.
“…하루가 최소 기록이라고? 나는 반나절 만에 전부 공략해주겠어.”
그 전 연애 시뮬레이션에 나온 서지후라는 검정 머리의 미소년인 캐릭터가 이번 스토리에도 나왔다는 소식에 기대를 하며 게임을 시작하려고 했을 뿐이었는데……. 새하얀 빛에 두 눈을 감고 뜨자 제 눈 앞에는 인상을 찌푸리며 누워있는 서지후가 아픈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뭐, 뭐야? 이거? 나, 지금 꿈이라도 꾸는건가?
“…어?”
게임 패키지 뒷면에는 ‘인터내셔널고등학교’에서 만나는 모든 미소년들을 공략하고 숨겨진 내용을 찾아보라는 내용 밖에 없었는데 내가 모르는 게 더 있었나? 차은서는 짧은 시간동안 방금동안 자신이 게임을 하기 위해 노트북으로 다운로드를 받고 맥주를 까서 마시고 있었던 것까지는 기억해냈지만 눈 앞에 있는 서지후는 대답하지 않을거면 비키라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서지후의 가슴팍에는 학교 이름이 적힌 글자와 문양까지 그려진거 봐서는……. 아무래도 나……. 연애 시뮬레이션에 들어온 거 같다. 이건, 꿈인가? 부딪힌 거 봐서는…. 꿈이라고 치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제법 아픈데….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한숨을 내뱉던 서지후가 교복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아니, 저렇게까지 기분 나빠할 일이야? 물론, 내가 갑자기 나타나서 부딪힌 건 맞는데 그렇게 다정하게 웃던 애는 어디로 갔냔 말이야.
“너, 뭐야? 어디에서 나타난거야?”
그의 머리 위에는 호감도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빈 하트가 자리잡았다. 첫 대화를 이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한 차은서는 눈앞에 뜬 선택지를 두고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형식적인 첫 인사로 할 법만한 상황에서 쓸법만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안녕, 좋은 아침이야.]
[잘 지냈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
[서지후의 호감도가 하락했습니다. 당신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호감도에 따라 캐릭터의 기분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차은서는 최대한 좋은 말을 선택하려고 고민한 것이었지만 시간 제한이 존재했던 것인지 나는 아무런 말도 선택하지 않게 되었고 서지후가 이어서 대답하기 시작했다. 공략하려던 서지후의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기만 했다. 서지후는 너, 내 앞에서 또 나타나면 가만 안둔다고 하며 학교로 가버린 뒷모습을 지켜보던 차은서는 공략 진도가 초반부터 빡세다는 말은 하지 않았잖아! 하고 제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했다.
(생각나는게 없어서 여기까지 씁니다. 생각나는대로 더 쓸수도 있음 아무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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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cream_ouoovo)님 연성교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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